저는 요즘도 제 자신의 뜻과 제 주위의 요구들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저는 이쪽으로 가고 싶은데, 뛸 수 있다면 뛰고도 싶은데,
다른 한쪽에서는 저더러 꼼짝도 하지 않기를 요구합니다.
결국 현실과 타협하는 저는 못나게도 여건 탓을 하는 엉거주춤한 앉은뱅이의 모습입니다.

한쪽에서는 "이제는 내놓고 해도 되지 않을까?" 하고 커밍아웃을 권유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아주아주 조금 비친 저의 성향에도 소스라치고 있습니다.
참나, 제가 조금이라도 급진적인 성향이라면 말이라도 되겠는데,
뜨뜻미지근한 주제에 이런 고민을 하고 있으니 우습기만 합니다.

특히 이번 가을은 힘든 것 같아요. 
'천천히, 천천히'를 되뇌이며 자신을 달래고 있지만,
도대체, 이제 마흔인 성인이,
아직도 미성년자처럼 '어른'들의 간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화가 납니다.
나름대로 이렇게 불만을 쌓아가며 몸을 사리는데도,
가족보다 자신의 관심사만 중시하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비추어지는 사실에 절망합니다.
속으로만 소리쳐 묻습니다. 도대체 누가 더 이기적인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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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3-12-01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의 글은 한 cug에도 같이 올렸었는데, 한 지인의 답글이 고마워서 퍼왔습니다.
(사실, 이 지인과는 학생때 성향이 영 맞지 않아서, 십수년만에 이런 모습으로 만나게 될 줄 몰랐답니다.
이또한 기다림의 의미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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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모두가 이기적이다."

참으로 받아 들이기 어려운 사실이지만.
결국 나는 이 결론을 받아 들이고서야
마음이 편해지더라..

마음이 편한 뒤에야 이기적인 인간이 어떻게 하면
가장 행복해질까를 생각했지..

그래서 결국 근원을 돌아가 인간의 본능,,,,문화를 생각하면서....
참된 이기심, 아니 자기자신을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은
남을 사랑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고..

그 다음,,, 벽에 부딪히면 돌아가는 법을 배웠고
예전에는 그 벽에 머리를 쳐박으며 살지 못하는 자신을
비겁하게 여겼는데..
이제 돌아가면 됨을 배웠고

그 다음,,, 내자신이 아주 작다는 것을 배웠기에..
아주 작은 씨 하나로 남을 수만 있어도...
된다는 것을 배웠기에..

무엇보다 나는 비겁하고, 약하기에..오히려
배신하고 타협하면서도 끝내 인간의 고통을 끝내 외면못하고
외면 할수록 오히려 더 마음이 괴롭기에,, 그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벽에 부딪히면 포기하고, 돌아가기를..
끝내 남는 사람은 벽에 부딪혀 박치기 하다가 돌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아무리 멀리 돌아가도 가는 사람이란 것을 오랜 경험으로
배웠지,,,

다시금,,,,,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아니라고 하여도 그렇다고
할 자신이 있다면,,
이세상 모든 사람이 그렇다고 하여도 아니라고 할 자신이 있다면..
카산드라가 된다 하여도 외롭지 않으리니.
그냥 기다림을 알아야 변하지 않으리니..

죽을때까지 기다려야 할 우리의 기다림을 받아 들일때
마음의 평화가 오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