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방법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하루나 며칠 정도의 여행 일정이라도 우리는 보통 여행지에 관련한 정보를 필요로 한다. 초행길을 직접 운전해가야 하는 경우에는 대개 지도까지도 준비해 검토하곤 한다. 사전준비는 예기치 못한 불행을 막아주기도 하고 여행 일정을 내실 있게 해주기도 하니까.

기약이 된 짧은 여행에서도 여행지에 관련한 선지식을 요구하는데, 하물며 기약 없이 먼 길을 떠나는 이에게는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몇 백년이나 몇 천년 전의 동서양 선인의 흔적을 여행하는 독자에게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독자는 그들 선인의 자취를 책이나 기타 기록물 읽기를 통해서만 겨우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독자가 무한한 시공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내자는 과연 무엇일까. 해답은 독서법이라 생각한다. 누구를 왜 만나러가야 하느냐에 따라 물론 안내자는 달라져야 한다. 독서의 목적에 따라 알맞는 독서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의미다.

백금산의 <책 읽는 방법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는 독서목적에 맞는 방법으로 읽는 것이 훌륭한 독서법임을 알려준다.

저자가 말한 독서목적과 독서방법에 관련한 내용을 살펴본다. 머리말에서 중요한 부분을 줄여 인용한다.

"독서의 목적에는 세 가지가 있다. 즐거움을 얻기 위한 독서, 인격성숙을 위한 독서, 정보를 얻기 위한 독서 등이다.

독서의 방법은 기준에 따라 다르나 대개 14가지로 나눌 수 있다. 독서할 때 입의 사용여부에 따라 음독과 묵독, 독서하는 속도에 따라 정독과 속독, 독서하는 분량에 따라 소독과 다독, 독서의 반복여부에 따라 일독과 재독, 독서의 범위에 따라 완독과 부분독, 독서하는 태도에 따라 숙독과 개관독, 독서의 방식에 따라 분석독과 종합독 등으로 각각 나눌 수 있다.

이외에도 독서의 여러 기준에 따라 수많은 독서 방법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인격성숙(내면적 성숙)이나 신앙성숙(영적성숙)을 위해서는 철저히 읽기(정독)와 반복 읽기(재독)가 가장 적합한 독서법이며, 전문지식과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많이 읽기(다독)와 빨리 읽기(속독)가 가장 적절한 방법이다."


한 가지 독서법을 고수하는 것은 최선이 아님을 피력했다. 달리 표현하면 독서의 목적에 따라 적시에 적합한 방법으로 읽어야 함을 말한다.

저자는 목회자(목사)로 세미나에서 독서법 특강을 여러 번 한 적이 있는 경험자이다. 몇 권의 저서와 번역서도 냈던 인물이다. 독서법에 지대한 관심을 쏟았던 만큼 독서인구확대에의 열정도 대단하다. 그의 독서열정과 본서 저술 목적과도 관련 있는 대목이 있어 인용한다.

"이제 독자와 함께 독서법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겠습니다. 좀더 상세하고 완벽한 독서가이드 북은 차후를 기약하며 지금 당장 독서의 세계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거친 독서지도 한 장을 그려보았습니다. 광야를 헤매는 것과 같은 독서여행을 떠나는 독자에게 거친 지도를 들고 독서의 오아시스를 발견하는 기쁨을 얻게 되기를 바라며(후략)"

머리말의 끝부분이다. 겸손과 열정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불완전한 책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독자의 어려움을 우위에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목회자로서 사랑의 실천을 강력히 보여주는 장면인 듯하다. 사랑을 실천에 옮기는 용기가 몹시 부럽다.

전체를 세 개의 장으로 나누었다. '제1장 독서법의 기본기를 철저히 마스터하라, 제2장 평생 인격성숙을 위한 독서법, 어떻게 할 것인가, 제3장 전문지식을 얻기 위한 독서법,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이다. 각장은 저마다 항과 목 등을 빼곡히 두어 다 소개할 수는 없다.

제1장에서는 독서의 이론 곧 모티머 애들러의 독서법을 기본으로 삼고 있다.

제2장에서는 독서의 실제를 다루고 있다. '인격 성숙이나 신앙성숙을 위한 독서란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분석독서에서는 율곡 이이, 다산 정약용, 주자의 독서론, 스펄전의 독서론 등을 거론했다. 반복독서에서는 김득신, 유만주, 세종대왕 등을 언급했다. 암기독서로는 퇴계 이황을 들고 있다. 정독해야할 책으로는 성경을 으뜸으로 지목했다. 이는 저자의 신분과도 관계있는 듯 했다.

제3장도 독서의 실제를 다루고 있다. '지식과 정보를 얻기 위한 실용적 독서란 무엇인가'를 중점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엘빈토플러, 톨스토이, 다치바나 다카시 등의 인용을 통해 전문가가 되려면 한 주제에 관련해 많은 책을 읽어야 함을 강조했다. 한국의 소설가 정을병, 일본의 저널리스트 다치바나 다카시, 미국의 경영학 대부 피터 드러커, 알렉산더 대왕, 나폴레옹 등의 인용을 통해 지도자가 되려면 다양한 주제에 관련해 폭넓은 독서를 해야함을 강조했다.

본서의 가장 큰 장점은 장 밖의 내용으로 '글을 열며'와 '글을 닫으며'라는 란이다. 전체 내용의 핵심을 몇 면에 걸쳐 줄여서 소개하고 있다. 독자를 배려한 저자의 노력임이 절로 드러난다. 반드시 참고해야 할 대목이다.

이어지는 장점은 참고문헌 소개를 들 수 있다. 저자의 윤리와도 관련 있는 요소다. 한권의 책을 쓰는 데는 숱한 여러 사람의 책을 참고하게 된다. 저자로서는 많은 다른 저자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저자자신의 양심을 독자에게 밝힌다. 당연한 일인데 대부분이 잘 이행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에 저자 백금산은 더욱 돋보인다.

아직도 준비 없이 낯선 곳을 여행하려는 이가 있는가? 주저 없이 지도를 챙겨라. 지금도 독서의 방향을 잃고 독서여행을 떠나려는 이가 있는가? <책 읽는 방법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를 일독하라. 말끔한 이정표가 당신을 안내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