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회포럼 직전에 세계보건포럼이 있어 여기에 참가하기 위해 본진보다 몇일 빨리 출발했었습니다. 덕분에 단체 버스 대신 시내에 있는 세계보건포럼장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 교통은 무척 혼잡했는데, 관광단지 같은 곳에서는 신호등이 그런대로 지켜진 반면, 구도심이나 일반 주택가에서는 신호등은 있으나 마나였습니다. 그저 먼저 발 들여놓는 사람(혹은 자전거, 버스, 택시, 오토바이, 오토릭샤)에게 우선권이 있었습니다. 뭄바이가 인도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세계 최고의 slum이 있어서 유난히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한번은 보행 신호등에 파란불 켜지기를 기다려 길을 건너려다가 해일처럼 몰려오는 자동차들에 파묻힐 뻔 했습니다. 그담부터는 그저 인도 사람들이 길 건널때 그 꽁무니 열심히 따라다녔습니다. 그런데 배낭여행을 많이 다녀본 분 말에 의하면 베트남 하노이는 이보다 더하다네요..

* 아래 사진은 버스의 실내입니다.


대중교통 중에서는 버스가 가장 양반인 것 같습니다.

다른 교통수단이 타고 내리는데 있어 아수라장을 이루는 반면, 버스는 철저하게!! 정류장에 번호별로 줄을 서서 타더라구요.

남자 차장이 있어서 가는 거리에 따라 요금을 받았습니다.

 

 

 

도심에 다니는 이층버스를 찍었습니다.

 

 

 

 


 

* 아래 사진은 '오토릭샤'라고, 오토바이를 개조해서 만든 수레차입니다. (이 사진만 오마이뉴스에서 퍼왔습니다.)

도로의 무법자로, 처음 탔을 때는 마치 투명인간이나 고스트(사랑과 영혼의 주인공이 죽었을 때 사람이 자기를 못보고 통과해가서 깜짝 놀라는 부분)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우리가 탄 오토릭샤는 마치 자신이 고스트인양 마구 돌진하고, 다른 차나 오토릭샤들도 마치 우리가 안보이는 것처럼 마구 돌진해 오더라구요.

오토릭샤를 보고 생각난 책이 있는데, 'City of Joy'입니다. 주인공이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 '릭샤'(인력거) 운전사가 되어 일하다가 결국은 딸을 나름대로 체면살려 시집보내고 나서 숨을 거두는 내용입니다. 인도의 빈민들의 모습, 구호활동하는 사람들의 모습, 나병환자 등의 모습이 그려지지요. 영화로도 만들어졌었는데, 역시 영화보다는 책이 낫습니다. 사람을 태우고 발로 뛰던 '릭샤'가 탈바꿈해서 '오토릭샤'로 재탄생한 것 아닌가 생각해보았습니다.

* 기차 

서울 시내의 전철과 같은 기능을 합니다. 주요 역에만 서는 급행과 모든 역에 다 서는 완행이 있고, 표는 1등칸과 2등칸이 따로 있어서 그 운임이 8배정도 차이가 납니다. 출퇴근 시간에 만원을 이루는 것은 서울과 똑같은데, 다른 점이 있다면, 이 전철에 문이 없다는 겁니다! 

사람들이 문에 매달려 몸의 반은 차 밖에 내놓고 쌩쌩 달립니다. 기차역에 도착하면 기차가 멈추기도 전에 사람들이 뛰어 내리고 뛰어탑니다. 우리 일행 중 체구가 꽤 큰 사람이 내리려고 문앞에서 기차가 멈추기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기차를 타려고 뛰어서 쫓아오던 사람이 (당연히 뛰어 내려야 자기가 타는데 내리지를 않고 있어서 그랬는지) 이 사람 웃옷을 두팔로 확 잡아끌어내리고는 타더랍니다. 뿐만 아니라 승강장이 아닌 반대쪽 문으로 철길을 건너서 타는 사람, 지붕 위에 타는 사람까지 보았답니다.

한번은 워낙 만원이라 기차를 세 대나 놓치고 네번째에야 겨우 타서는 '이등칸을 타서 그런가? 몇배 비싸더라도 1등석을 살 걸 그랬나?' 생각하고 있는데, 눈에 확 들어오는 글씨-- 다름아닌 'First Class'!  바로 우리가 타고있던 게 1등칸이었어요.

그래도 타고 내릴 때를 제외하고는 사람들 인심은 좋았습니다. 자리가 나면 좁더라도 앉으라고 하고, 이것저것 질문도 하고, 내릴 역도 알려주고... 

만원 전철의 사진을 찍어왔으면 참 좋았을텐데, 타느라 조바심내느라 사진을 찍지 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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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卵 2004-01-27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상상이 안 되는데, 가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