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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억을 보라 - 비통한 시대에 살아남은 자, 엘리 위젤과 함께한 수업
엘리 위젤.아리엘 버거 지음, 우진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결국 <욥기>는 구약 성경의 일부분이며, 마치 우리에게 초기 신학의 상벌 개념을 남용해 무기처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있는 것 같습니다.우리 자신이 겪는 고통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데 사용할 수는 있지만, 다른 사람의 고통을 정죄하고 정당화하는 데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지요. P150
🎈위젤 교수는 어떤 노력과 행동으로 도덕적 자격을 얻었는가. 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당시의 경험을 담은 자전적 소설 <<밤>>을 출간한 그는 분명 고통과 생존이라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을 일찌감치 얻는 사람이었다. 그렇지만 그 자격은 다른 억압받는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얻은 것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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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목격자가 됨으로써 '권력 앞에서 진실을 이야기하는' 자신의 행동에 도덕적 무게감을 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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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도구란 다름 아닌 그의 눈과 그의 마음과 그의 글이었다.p239
엘리 위젤은 15세에 아우슈비츠에 수감 되었다.
그의 어머니와 여동생 셋은 그곳에서 살해되었고 그와 아버지는 부헨발트 수용소로 옮겨져 가스실에서 죽을 뻔 했다가 미군에 의해 해방되어 자유의 몸이 되었다. 엘리 위젤 혼자. 그의 아버지는 해방 직전 사망했다.
그는 홀로코스트에대해 언급하길 싫어했지만 절친 프랑수아 모리아크의 설득으로 자전적 소설 <밤>을 출간하면서 세계의 폭력과 억압, 인종차별,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활발히 활동했다.
그리고 학생을 가르치고 대화하는 일에 힘썼다.
그런 엘리 위젤의 학생이었고 조교였던 아리엘 버거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엘리 위젤의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해 준다.
위젤 교수는 우리 모두에게 사회 운동가가 되라고 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인간성을 유지하고 타인을 배려하기를 원한다.
큰 일을 해내는 사람이어도 좋겠지만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배우고 내 위치에서 주변 사람들을 챙기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어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만으로도 족하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와 연결되는 부분을 이해하면 타인의 삶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즉 우린 목격자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타인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인류애를 지속시킬 수 있고 그것은 삶의 희망이 될 것이다.
쉬운 내용의 책은 아니었지만 부드럽고 강인한 그의 수업을 읽고 있으면 내가 얼마나 근사한 인간이 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끊임없는 고민과 생각 그리고 기억은 우리 삶과 세상의 목격자가 되어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 증인이 되게 할 것이다.
🎈가장 위대한 지도자라도 흠결이 있을 수 있고 실수도 저지를 수 있다, 괜찮다, 우리는 애초에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불완전한 인간이며 우리가 가진 인간성 안에서 매일 조금씩 더 나아지는 것이다. 그러니 꼭 뭔가를 깨우친 사람이 되려고 애쓸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행복해지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을 뿐이지요. p3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