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 나이트 - 천일야화 현대지성 클래식 8
작자 미상 지음, 르네 불 그림, 윤후남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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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안 나이트'란 말을 듣는 순간 이야기에 빠질 준비가 되었던 소녀는 자라서 아줌마가 되어서 샤스난과 샤리아르의 황비들의 배신에 분노하며 모든 여자를 믿을 수 없는 존재로 생각하는 형제의 모습을 한심해하고 화를 내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랬으면 결혼을 하지 않아야지 왜 애꿎은 여자들과 결혼해 죽이냔 말이다!! 이 못된 바보같으니! 하며 분노를 쏟아내고 곧이어 재상의 딸의 이야기에 푹 빠진다.
역시 이야기를 재밌게하는 사람들은 어디에 있어도 좋단 말이지.
다 아는 알라딘, 지니, 알리바바, 신밧드 등등의 이야기 같지만 이 책은 원작이기 때문에 조금 다른 부분들을 찾아내는 것도 재밌다.

역시 이야기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이 정감있고 재밌ㄷㅏ.
그런 면에서 아랍에서 전해진 작자미상의 천일야화는 우리 호기심을 끌어내고 이야기속에 빠지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거기다 100년전에 그렸다는 일러스트.
늘 보던 정형화된 그림이 아니어서 색다른 신비함과 이야기의 맛을 배가시킨다.

🔮그날 밤, 마법사는 파티마의 수도실로 찾아갔다. 그는 파티마를 죽이고 그녀의 옷을 걸친 다음 복수를 할 작정으로 알라딘의 궁전으로 갔다. ㅡ알라딘과 요술램프 中

🔮"열려라, 참깨!" 그러자 즉시 문이 열렸다.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 中

🔮그들의 운명에 대해 결정해 달라고 하면서 약속한 대로 누구에게 누로니하르 공주를 시집보낼 것인지를 발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인도 황제는 왕자들이 한 얘기를 모두 들은 후 대답할 말을 생각하면서 한참 동안 침묵을 지켰다. 그러다가 마침내 매우 신중하게 말을 꺼냈다.
"내 아들들아, 내가 공정하게 할 수만 있다면 너희 중 한 명을 선택하겠다만,
ㅡ아메드 왕자와 페리 비누 요정 이야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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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익스체인지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2
최정화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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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재산을 팔아 지구에서 화성으로 온 니키네
새 삶에 대한 기대로 왔지만 자신들을 반기는 화성인은 없다.
거기에 자신들을 마중나오겠다던 업자는 연락도 되지 않는다.
그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화성인들이 쥐고 있는 아이디얼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돌아가지도 못하고 바깥 세상으로 나가지도 못한 채 150명의 지구인에게 제공된 다섯 개의 공간으로 겨우 들어간다.
이들은 쓸모 없는, 한쪽에 치워진 골칫덩이일 뿐이다.
자유에 대한 헛된 희망을 가졌던 니키는 점점 생기를 잃어가고 그곳에서 친해진 랄라는 그 일에 지원한다.
그후 랄라는 니키에 대한 기억을 잊었다.

니키는 계속 삼촌이 했던 말을 기억하며 하루하루를 버틴다.

"사람이 널 어떻게 대하든 간에, 넌 자유롭고 존중받아야 할 인간이야, 그걸 잊지 마렴."p38

그 일을 하지 말고 함께 버티자던 니키네 가족들.
어느 날 엄마는 그 일을 하겠다고 나섰고 오빠는 자유를 향해 몸을 던졌다.
그리고 니키는....
그 비행기에 타고 온 그들은 모두 그 일을 위해 오도록 꾸며진 것을 알았다.

반다는 화성의 최하층이 살고 있는 제로화 구역에 살고 있다.수용소 같은 그 곳에서 감정까지 통제된 채 산다.
자신들을 통제하는 전파를 잠간 맞지 않은 그 밤 꿈을 꾼다.
그 꿈이 계기가 되어 자꾸 자신 안의 또 다른 이에게 관심이 간다.
그리고 그 곳을 탈출하기로 한다.
마침내 가가와 탈출한 반다는 그 곳을 향해 간다.
그리고 가가에게 자신을 니키라 불러달라고 한다.
너무나도 당연했지만 누리지 못한 아름다움을 보며 전파가주는 행복감이 아닌 진짜 평화를 느낀다.
살아있다는 것은??

도라는 메모리 익스체인지사에서 일한다.
워커홀릭인 그녀는 오로지 일만한다.
도라는 몰락한 화성인과 지구인의 기억을 바꿔주는 시술을 한다.
그리고 자신이 제법 일을 잘하고 그 일을 할 때만 안정감을 느낀다.
그런데 그가 반다가 자신에게로 온다.
혼란스럽다. 자신은 완벽한 화성인인데..
내 삶은 화성인의 그것인데...
왜 자꾸 이상한 기분이 드는지 모르겠다.
마침내 반다와 도라는 만나고 도라는 니키에 대한 이야기를 반다에게 듣는다.
그 후 반다는 도라의 기억을 들려달라하고 도라는 그녀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한다.

푸르고 아름다운 지구에 돌아가고 싶은 소망을 가졌다. 물론 더 이상 갈 수 없다.

아이디얼 카드를 들고 제도권 안의 삶을 산다.
그게 인간적인 삶이고 존중받는 삶이다.
더럽고 몰락한 그것들은 묘한 통제를 하며 약간의 만족감을 주입시켜 은혜 베풀듯 한쪽에 치워 버린다.
그들에겐 인간적이지 않다.
그들을 향한 시선, 생각 그들에 대한 처우가 인간적인 것인가?
내가 누리는 자유와 존엄은 모두의 것인가 아니면 특별히 주어진 아이디얼 카드인가?

짧지만 많은 생각이 머릿 속을 떠다니게 하는 핀시리즈 역시 좋아



이런 저런 생각을 한 후 해설을 읽는다.
그리고 말미에 작가의 말을 읽었다.
제주 난민에 대한 우리의 서툰 반응이 소설을 구상하게 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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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과 기분
김봉곤 지음 / 창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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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장 사랑했던 남자와 헤어지고(남남커플이다) 그와의 연애를 글로 써서 데뷔했다.
그와의 사랑은 끝났지만 끝나지 않은 것 같다.
그를 잃은 척 했지만 완전히 잃은 건 아니라고도 생각한다.
그와 연인이 아니지만 다시 연인이 되고 싶기도 하다.
그리고 친구같은 또는 아닌듯한 모호한 사이가 되어가고 있다.
이렇게 남은 사랑도 모호해지는가 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를 보고 있자니 어딘가 짠했고, 어딘가 못마땅했고, 그와 얼마나 오래 함께 있든 아쉽고 부족한 느낌일 것이란 예감에, 어쩌면 나를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이 이렇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버리고 말았다.p14

끝을 알면서도 남은 소수의 말을 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나는 글을 쓰며 몇개 남지 않은 말을 정리한다.
이제 그는 나의 글 안에서만 산다.
부당하다. 옹색하다. 망했다.
너무 평면적인 너를 불러 내려면 나 자신을 설득해야하고 기만해야 한다.
그렇다고 완전히 덮어둔채 살 순 없다.
다시 페이지를 열어 널 불러온다.
그날의 감정, 기분, 기억, 너의 체온, 우리의 눈물을...
그 시절의 너와 나를 불러 만나고 싶고 또 그러고싶지 않기도 하다.

💙그를 배웅하고 맞이했던 현관, 이 그 거리의 끝에 있었다. 그리고 그와 내가 꼭 한번씩 울었던 그 집이 그 너머에, 내게, 있었었다.p28

내게도 있었었다. 그런 시절이 그런 때가 말이다.
이젠 내 기억이 맞는지 틀린지조차 모른 채 남은 추억 혹은 낡은 감정이라 불리는 그것이 머릿속 한켠에 있다.
그런 감정의 티끌을 모아 책을 읽는 내내 아릿아릿하고 서툴렀고 불같았던 나와 그를 소환했다.쌉싸래한 끝맛.
그 끝맛을 알기까지 얼마나 뒤척이고 얼마나 뒤돌아봤는지.. 그런 기억들 속에 서툰 내가 귀엽다 느끼는 걸 보니... 이 작가님 글 잘 쓰네!!


ㅡ출판사에서 가제본을 받아서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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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트위스트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9
찰스 디킨스 지음, 유수아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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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는 구빈원에서 태어났고 엄마는 죽었다.
이후로 쭉 고난 속에 모험을 하면서 성장한다.
출생의 비밀, 못된 악당들, 나쁜 이복형 등 복잡한 전개 속에서도 아이는 성실히 성장하고 결국 새 가족을 찾게 된다.
줄거리는 간단하지만 복잡한 인물들과 상황을 등장을 시켜 사회의 문제들을 시니컬하게 풍자한다.
올리버가 처한 어두운 면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결국 구해질 것을 알면서도 읽는 사람은 조바심을 내고 같이 화를 내며 올리버에게 기운을 불어넣게 된다.

✏비좁은 잠자리로 기어들어가면서도 이곳이 자신의 관이었으면 싶었다. 교회 묘지에 누워 머리 위로 높이 자란 풀들이 살랑거리고, 그윽하고 깊은 종소리에 마음을 달래며 고요하고 영원한 잠이 이어지길 바랐던 것이다. P62

✏"그래, 도망치고 싶다는 거지, 응?" 유대인 노인이 벽난로 구석에 있는 울퉁불퉁한 몽둥이를 들면서 말했다. "그래?"
올리버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하지만 유대인 노인의 행동을 지켜보며 숨을 가쁘게 쉬고 있었다.
"도움을 얻어 경찰운 부르려고, 엉?" 유대인 노인이 올리버의 팔을 잡으며 비웃었다.
"우리가 그 병을 고쳐주마, 아주 친절하게." P187

✏무릇 살인자들이 심판을 피했다고 하느님의 섭리가 잠들었다는 말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 두려운 고통으로 가득한 기나긴 1분이 수백번의 난폭한 죽음과 맞먹는 법이기 때문이다. p534

책도 두어 번 읽었고 영화도 몇번 봤지만 볼 때마다 조마조마해하며 현재 우리 사회의 구조까지 비판해가면서 열을 내면서 보곤 한다.
올리버는 사건 사고의 충실한 매개체가 되어 주변 상황과 인물들을 생생하게 살아나게 한다.
역시 디킨스씨 잘~~쓴다.
인물들의 심리와 그 속에서 잘 버텨낸 올리버를 대견한 눈으로 바라보며 뿌듯하다.
그리고 권선징악의 구조 너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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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씨 허니컷 구하기
베스 호프먼 지음, 윤미나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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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씨의 엄마는 정신증 환자였다.
아빠는 그런 엄마를 모른체 하고 출장 다니기 바빴고 집에 오면 맥주만 마시며 대화를 하거나 의사에게 함께 가 주지 않았다. 그런 아빠에게 여자친구도 있는 것 같다.
정신증으로 엄마는 현실을 자각하지 못했고 요상한 드레스들을 사서 입고 동네의 우스꽝스러운 미치광이가 되어갔다.
그 엄마 옆에서 어린 씨씨는 걱정과 불안을 자양분 삼아 자랐다.
씨씨에게 친구는 옆집의 오델 할머니와 책밖에 없었다.

【"이제 우리집에 접시는 이것뿐이에요. 왜 그런 줄 알아요? 엄마가 화가 나면 접시란 접시를 죄다 벽에 던지니까요. 지난주에는 토스터를 지하실 계단으로 던졌어요. 그리고 엄만......."
"내 인생도 그렇게 만만하지 않아. 난 어제 큰 건수를 놓쳤어. 그러니까 앞으로는 더 많이 아끼면서 살아야 해. 네 엄마를 병원에 보낼 돈은 없어." p43】

새처럼 자유롭게 조지아로 날아가고 싶다던 엄마는 교통사고로 즉사한다. 엄마가 가장 좋아했던 빨간 구두를 신은 채.
【"부인은 오란한 파티 드레스를 입고 도로를 걷고 있었죠. 머리에는 왕관을 쓰고요. 제가 알기로, 부인은 약간....... 음, 그러니가 좀 화려한 편이셨죠. 혹시 부인이 복용하는 약이 있었나요? " p49】

엄마의 장례식 후 씨씨는 엄마의 이모인 투티할머니네로 가기로 결정 됐다. 씨씨의 의사와 상관없이.
씨씨는 오델 할머니와 살고 싶었지만.. 씨씨의 맘대로 되진 않았고 오델 할머니도 씨씨를 전적으로 돌볼 순 없었다.
【더구나 나는 정작 이 문제에 대해 한다디도 하지 않았다. 고작 사흘 동안 엄마가 옆에 없었을 분인데,나는 벌써 내 인생에서 가장 큰 교훈을 얻게 되었다. 죽음은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p63】

그렇게 인생 책의 한 단락을 마무리 하고 새 장을 펼쳐 투티 할머니와 멀리 서배너까지 가게 된 씨씨
투티 할머니의 집은 세상에!!!
【모든 방이 아름다웠다. 그리고 어느 방에나 신선한 꽃이 가득한 화병이 있었다. p90】

씨씨는 완전 새로운 세상에 던져진 것이다.
그리고 씨씨의 주변에 참 좋은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좋은 환경에 갔다고 씨씨에게 힘든 일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서로 의지하고 의논 할 사람이 있었다.
점점 정상적이고 따뜻한 삶을 찾아가는 씨씨를 보는 재미가 있다.
【"세실리아 로즈, 수많은 사람들이 무관심으로 식어버린 심장을 안고 살다가 죽어. 그렇게 세상을 떠나는 건 정말 끔직한 일이야. 인생은 우리에게 놀라운 기회를 주지만, 우리가 정신을 바짝 차리고 기회를 알아보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어." p162】

그리고 씨씨 주변의 근사한 여자들이 얼마나 아이를 잘 키워 내는지 볼수 있다.
씨씨 주변의 근사한 여성들의 연대로 씨씨의 삶이 변화되어 가고 있다.
아마 씨씨는 엄마보다 더 달고 붉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1950년대 씨씨는 태어났다.
엄마는 남부의 미인대회 출신이었고, 나이 많은 아빠와 사랑에 빠져 북부로 오게 된다.
자유롭고 따뜻한 남부의 엄마는 북부의 다른 기후와 사고 방식 속에 서서히 죽어간다.
남편, 아빠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약간의 돈으로 최소한의 역할을 한것처럼 행동하는 아빠에게 너무 화가 났다.
그렇게 자유로운 것 같은 남부의 삶에도 자유는 백인에게만 있다.
해변에 유색인종이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백인의 수영장엔 흑인이 들어가지 못한다.
옆집 아줌마가 병원에 있는 동안 투티 할머니네 요리사 올레타(흑인)와 그 집 수영장에 들어가 알몸 수영을 하는 장면에서 묘한 카타르시스를 함께 느꼈다.
씩씩한 씨시로 자라면서 씨씨는 주변 환경을 둘러볼 줄 알게 되고 나름의 사회 문제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아이의 수준으로 복수도 한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런 아가씨가 되어가는 씨씨..
아직 씨씨같은 아이들이 우리 곁에 있을 것이다.
그 모든 아이들에게 씨씨와 같은 행운이 찾아와 행복하게 자라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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