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씨 허니컷 구하기
베스 호프먼 지음, 윤미나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씨씨의 엄마는 정신증 환자였다.
아빠는 그런 엄마를 모른체 하고 출장 다니기 바빴고 집에 오면 맥주만 마시며 대화를 하거나 의사에게 함께 가 주지 않았다. 그런 아빠에게 여자친구도 있는 것 같다.
정신증으로 엄마는 현실을 자각하지 못했고 요상한 드레스들을 사서 입고 동네의 우스꽝스러운 미치광이가 되어갔다.
그 엄마 옆에서 어린 씨씨는 걱정과 불안을 자양분 삼아 자랐다.
씨씨에게 친구는 옆집의 오델 할머니와 책밖에 없었다.

【"이제 우리집에 접시는 이것뿐이에요. 왜 그런 줄 알아요? 엄마가 화가 나면 접시란 접시를 죄다 벽에 던지니까요. 지난주에는 토스터를 지하실 계단으로 던졌어요. 그리고 엄만......."
"내 인생도 그렇게 만만하지 않아. 난 어제 큰 건수를 놓쳤어. 그러니까 앞으로는 더 많이 아끼면서 살아야 해. 네 엄마를 병원에 보낼 돈은 없어." p43】

새처럼 자유롭게 조지아로 날아가고 싶다던 엄마는 교통사고로 즉사한다. 엄마가 가장 좋아했던 빨간 구두를 신은 채.
【"부인은 오란한 파티 드레스를 입고 도로를 걷고 있었죠. 머리에는 왕관을 쓰고요. 제가 알기로, 부인은 약간....... 음, 그러니가 좀 화려한 편이셨죠. 혹시 부인이 복용하는 약이 있었나요? " p49】

엄마의 장례식 후 씨씨는 엄마의 이모인 투티할머니네로 가기로 결정 됐다. 씨씨의 의사와 상관없이.
씨씨는 오델 할머니와 살고 싶었지만.. 씨씨의 맘대로 되진 않았고 오델 할머니도 씨씨를 전적으로 돌볼 순 없었다.
【더구나 나는 정작 이 문제에 대해 한다디도 하지 않았다. 고작 사흘 동안 엄마가 옆에 없었을 분인데,나는 벌써 내 인생에서 가장 큰 교훈을 얻게 되었다. 죽음은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p63】

그렇게 인생 책의 한 단락을 마무리 하고 새 장을 펼쳐 투티 할머니와 멀리 서배너까지 가게 된 씨씨
투티 할머니의 집은 세상에!!!
【모든 방이 아름다웠다. 그리고 어느 방에나 신선한 꽃이 가득한 화병이 있었다. p90】

씨씨는 완전 새로운 세상에 던져진 것이다.
그리고 씨씨의 주변에 참 좋은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좋은 환경에 갔다고 씨씨에게 힘든 일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서로 의지하고 의논 할 사람이 있었다.
점점 정상적이고 따뜻한 삶을 찾아가는 씨씨를 보는 재미가 있다.
【"세실리아 로즈, 수많은 사람들이 무관심으로 식어버린 심장을 안고 살다가 죽어. 그렇게 세상을 떠나는 건 정말 끔직한 일이야. 인생은 우리에게 놀라운 기회를 주지만, 우리가 정신을 바짝 차리고 기회를 알아보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어." p162】

그리고 씨씨 주변의 근사한 여자들이 얼마나 아이를 잘 키워 내는지 볼수 있다.
씨씨 주변의 근사한 여성들의 연대로 씨씨의 삶이 변화되어 가고 있다.
아마 씨씨는 엄마보다 더 달고 붉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1950년대 씨씨는 태어났다.
엄마는 남부의 미인대회 출신이었고, 나이 많은 아빠와 사랑에 빠져 북부로 오게 된다.
자유롭고 따뜻한 남부의 엄마는 북부의 다른 기후와 사고 방식 속에 서서히 죽어간다.
남편, 아빠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약간의 돈으로 최소한의 역할을 한것처럼 행동하는 아빠에게 너무 화가 났다.
그렇게 자유로운 것 같은 남부의 삶에도 자유는 백인에게만 있다.
해변에 유색인종이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백인의 수영장엔 흑인이 들어가지 못한다.
옆집 아줌마가 병원에 있는 동안 투티 할머니네 요리사 올레타(흑인)와 그 집 수영장에 들어가 알몸 수영을 하는 장면에서 묘한 카타르시스를 함께 느꼈다.
씩씩한 씨시로 자라면서 씨씨는 주변 환경을 둘러볼 줄 알게 되고 나름의 사회 문제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아이의 수준으로 복수도 한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런 아가씨가 되어가는 씨씨..
아직 씨씨같은 아이들이 우리 곁에 있을 것이다.
그 모든 아이들에게 씨씨와 같은 행운이 찾아와 행복하게 자라기를 바래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