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
신달자 지음 / 민음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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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아들, 아빠와 딸, 엄마와 아들, 엄마와 딸.

가족간의 관계중 가장 서로가 서로같은 애증의 관계는 바로 엄마와 딸 사이가 아닐까. 그 딸이 또 언젠가 엄마가 된다면 더욱이.

이 책은 딸로서 70년, 엄마로서 45년을 살아온 작가의 엄마와 딸 사이에 대해 적은 에세이이다.

에세이는 잘 안읽어 봤는데 나도 아들없는 딸집의 딸이라 그런가 많이 공감해 가면서 읽었다.

 

 

나는 엄마를 모른다. 이 세상에 엄마를 아는 딸이 있는가.

없다라고 나는 자신 있게 말한다. 나는 한 번도 엄마를 이해하고 알아준 날이 없었다.

엄마의 우울, 엄마의 외로움, 엄마의 허기를 알지 못했다.

 

사실 난 10대때 좋은 딸은 아니였다. 지금은 좋은 딸이냐하면 그것도 그렇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다지 애교도 없고, 엄마와 대화도 많은 편도 아니였다. 하지만 조금씩 나이를 먹어가면서 친구같은 느낌으로 엄마와 대화도 많아지고

엄마의 속내도 어느정도 듣게됬지만 100% 엄마를 이해해드릴 수 있는 딸이 될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다.

아마 이 세상에 100% 엄마를 이해하는 딸은 없지 않을까.

보통은 딸의 엄마에 대한 애정이 아무리 커도, 엄마가 딸을 생각하는 그에는 비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너무나 큰 모순이다. 어마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엄마를 제대로 이해하지도 사랑하지도 못하고,

그 어떤표현으로도 불가능한 죽음 이후에 엄마가 보이는 것은 인간이 겪는 가장 큰 불행이다.

 

 오늘이, 이 한순간이 영원하리라는 생각과 함께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대상이 언제나 내 곁을 지킨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생의 순리를 언제나 생각하면서 사는 것은 무리다. 우리는 어느 순간 덜컥 어떤 현실에 부딪힐 때 그 현실을 본다.

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 사랑도 하고 독서도 하고 경험도 하지만, 결국 굴복당하고 후회를 만들고 마는 것이 인간 아닌가.

그런 후회중에 엄마에 대한 후회는 평생을 간다는 것, 그 평생이 생각날 때마다 언제나 영롱하다는 것, 늙지 않는다는 것,

가슴의 통증이 처음보다 점점 더 커진다는 것, 울부짖고 싶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것은 엄마의 죽음에서 나의 죽음까지 유효하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것들을 당연시 여기다 그것을 잃고 나서야 새삼 그것의 소중함을 느끼곤 한다.

그러한 점에 있어 일방적으로 조건없이 주어지는 엄마의 애정은 감사히 느끼면서도 그것이 너무나 당연해져서 쉽게 내치고,

상처를 줘버리는게 아닐까. 엄마는 한 사람의 여자 이전에 나를 위한 엄마, 라고 무의식중에 생각해버리기 때문 같다.

 

작가 또한 그랬기에 엄마를 잃고나서 그 후회에 안타까움에 대해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잃기전에 그 소중함에 감사하자고.

 

사과를 잘하는 사람은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의 갈등해소에 뛰어나고, 남을 이해하려는 긍정적 사고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미안해"라는 말은 마음데 두면 둘수록 썩기 쉽다. 부패한 찌꺼기는 결국 건강을 해치고 인간관계를 썩게 하는 것이다.

 

엄마와 딸은 서로에게서 서로의 모습을 보지만 보고 느끼는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의견충돌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그 관계 개선을 위한 제안을 몇가지 하고 있는데, 이 제안들은 다른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좋을 것 같아 기억에 남는다.

인사를 잘하고, 사과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할 것.

 

심리학자들이 서로 감정을 풀어내는 방법으로 또 한가지 권하는 것이 있었으니,

상대방의 장점을 노트에 적어보라는 것이다.

참 할일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미워죽겠는데 장점을 찾아적으라니...

그러나 그러다보면 정말장점에 공감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는 딸에게, 딸은 엄마에게 그냥 지나쳐도 될것까지, 얼마든지 스스로 고칠 수 있는 것 까지 세세하게 콕 찍어 말하므로

그만큼 상처를 입고 미움도 생기는 것이다.

 

서로 화가 나 감정이 쌓였을때면, 서로의 장점을 노트에 적어보기. 나는 이 방법이 꽤 마음에 들었다.

그외에 어릴적부터 자신의 잘못을 고치게 하기보다는 남탓으로 돌리는 우리나라의 특성에 대해 이야기한 것도 흥미로웠다.

아이의, 딸의 고마움을 알고 잘못함을 아는 마음은 모두 엄마가 가르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정도 머리가 크고나서 서로의 관계를 위해선 엄마와 딸 서로가 서로를 배려해야 된다는 사실.

 

 

심리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두 후회하면서 살지만,

인생 막바지에 가서는 모두들 하나같이, 한 것을 후회한다기보다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한다.

'행동'보다 '비행동'을 후회한다는 것이다.

시간은 많지 않다. 누구에게나 그렇다. 시간은 우리가 정하는 것이 아니므로, 다만 오늘 내가 얼마나 사랑받았는가가 아니고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가를 생각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엄마와 딸'을 읽으면서 엄마와 내가 지내온 지난 시절과 앞으로의 관계, 그리고 엄마의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다.

작가분의 엄마처럼 우리 엄마 또한 많은 것을 희생하시고 참아오시며 살아오셨다. 현재도 그러시고.

그리고 우리 엄마는 내게 가끔 기대로 인한 부담을 주시긴 하시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내 의사를 항상 존중해주신다.

어릴적에는 몰랐던 엄마에 대한 것들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보이게 되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또 느꼈다.

엄마와 함께 지내는 동안, 그 시간에 감사하고 엄마께 잘하자고. 나중에 후회가 적도록, 엄마의 소중함에 감사하자.

 

이 책을 처음 알게 되었을때, 내가 읽고 싶다는 생각보다도 엄마께서 읽으셨으면- 하는 마음이 더 크게 들었다.

왜냐하면 나는 '딸'일뿐이지만, 엄마는 '엄마'이자 '딸'이시기 때문이다.  더욱이 작가분과 연령대가 비슷하셔서 시대간의 공감대도 크실 것 같다.

또한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딸의 모습으로서도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전체적으로 '딸'보다는 '엄마'로서의 이미지를 더 강하게 느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 또한 만약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나서 이 책을 다시 읽으면 더욱 공감을 많이하게 될 것 같다.

 

 

나는 이제 이 책을 엄마께 드리고자 한다. 엄마와 딸 둘다 이 책을 읽는다면 서로에 대해 좀더 배려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이 책이 모든 딸들과 엄마사이의 공감을 이끌어내주는 책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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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은 왜 장지갑을 쓸까 - 돈이 굴러들어오는 지갑 사용 설명서
카메다 준이치로 지음, 박현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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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돈이 접히는 것도 싫고 깔끔히 정리할 수 있어 장지갑을 선호하는 편이라 제목에 끌렸다.

그래서 기대를 하고 책을 읽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부자들은 장지갑을 쓴다 = 부자가 되기 위해선 장지갑을 써야한다]는 주장에 대한 논리적인 근거는 없었다.

띠지에 적힌 [연봉 200배의 법칙]은 지갑의 구입가격 x200을 하면 지갑 주인의 연봉이 나타난다는 것인데

돈을 벌기이전에 부자라면 지갑을 대개 보통은 비싼 지갑을 쓰지 않을까?

그리고 이 주장대로라면 욕심을 내서 자기 분수에 맞지 않는 지갑을 살 수 도 있는데 이 경우 지갑을 구입하기까지는 상당한 각오가 필요하지만

그 지갑으로 인해 연봉 200배의 법칙에 맞는 의지가 생겨나고 그에 맞는 행동을 하게 될것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

이처럼 저자의 주장은 논리적이라기보단 주관적이고 감정적이다.

하지만 나중에 저자가 말하듯, 장지갑이든 접이식 지갑이든 결국 같은 지갑이지만 지갑에 의식을 향하고

희망을 안는 순간 아무것도 아닌 작은 물건이 인생을 바꿔줄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말에는 크게 공감이 갔다.

결국 부자가 되기위해 중요한건 내가 의식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다고 다 잘 풀리진 않겠지만.)

 

 

읽다보면 저자의 (지갑을 비롯해) 고가의 좋은 물건을 사용하자는 성향을 느낄 수 있는데

난 적당한 가격대에서 좋은 물건을 쓰자는 주의라 처음엔 조금 거부감이 들었지만 생각해볼수록 일리가 있는 것 같다.

어느정도 가격대가 있다는 것은 제품의 질 또한 어느정도 보장이 될 것이며 나 또한 소중히 여길 것이므로 정말 원하는 물건에는 돈을 아끼지 말것.

그 예로 되도록 값싼 물건을 사야 돈이 남을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쉽게 쓰고 쉽게 버려지고, 돈이 남기는 커녕

물건만 차고 넘치는 사태가 일어나는 것이다. 돈이 있는 사람보다 없는 사람의 집에 오히려 물건이 넘쳐난다는 말에 완전 고개 끄덕여 가며 읽었다.

싼 물건이면 보통 내구성도 떨어지고 '또 사면 되겠지'하고 소중히 여기며 쓰진 않을테니 말이다.

 

 

장지갑의 얘기는 초반에만 나오고 지갑의 관리법에서부터 지출과 소비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데 이 조언들이 꽤 도움이 되는 것들이다.

 

 

지갑 원데이 클리어링 - 하루를 마무리 하기전 매일 지갑 정리하기.

포인트카드는 카드의 혜택에 연연하다보면 불필요한 지출을 만들 수 있으니 주의하기.

'싼 것'이 아닌 '필요한 것'을 사기(할인/한정/세일 이 세단어에 매우 약한 나에게 딱인 조언).

500엔 저금통을 따로 만들어 그 저금통에 모인 돈은 사고싶은거나 하고싶은 일에 쓰기(저금통에 넣으면 그 돈은 없는 셈치기).

지출은 기본적으로 자기 힘으로 컨트롤 할 수 있다 - 수입이 아니라 지출을 컨트롤하기.

월급은 한달에 2번 나누어 인출하되 정해진 금액안에서만 사용하기.

돈이 없을때 일수록 관리는 철저히!

 

 

돈이란게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쉽게쉽게 써버리는 것이니만큼 책에서 얻은 조언에 따라 잘 관리해야겠다.

장지갑이 어쨌다고? 하는 것보다는 지갑관리와 돈 관리에 대한 조언을 얻는 책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돈과는 관계없지만 인상 깊었던 문장.

매일 품을 희망은 이 정도의 크기가 적당합니다. 남한테 반은 농담처럼 말해도 마음속으로는 진심으로 그것을 믿을 수 있고,

그것을 향해서 행동할 수 있을 정도. 그 정도의 희망이 딱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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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함을 드세요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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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가 아닌 잘 먹었습니다-가 어울릴 것 같은 작가, 오가와 이토의 단편집이 나왔다.

달팽이 식당을 매우 감명 깊게 읽은지라 그녀의 다음 책이 나왔다는 소식이 너무나도 반가웠다.

<따뜻함을 드세요>는 7가지의 맛있는 이야기로 다양한 요리와 더불어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그녀의 소설은 요리 소설이기때문에 인물관의 관계나 이야기보다 요리가 주가 되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고로 가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이 나오기도. 특히나 <폴크의 만찬>에서는 그런 그녀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엿볼 수 있었다.

<따뜻함을 드세요> 역시, 요리에 대한 묘사가 굉장히 맛깔나는데, 요리사의 입장이 아니라 먹는 인물에 맞춰 묘사가 된다는 점에서

<달팽이 식당>과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진다. 요리자체보다는 요리를 먹는 장면, 장소, 상황을 맛깔나게 그려낸다고나 할까?

그런데 일본 전통요리가 많이 나와서 그런지 모르는 요리가 많았다.

 

짧은 단편에 요리에 초점이 맞추어져 가벼운 듯하지만 사실 일곱자기 이야기 모두에 전부 죽음, 이별, 혹은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져있다.

자칫하면 어둡고 무거워질 이야기를 요리로써 따뜻하고 부드럽게 만들어 버린다.

요리 소설로서 요리에 대한 묘사자체가 뛰어나가기보다는 그 장면 장면의 분위기를 잘 표현해내는 것. 이게 바로 오가와 이토의 매력이 아닐까?

각기 단편들이 짧은 편이라 그런지 <달팽이 식당>때처럼 확하고 와 닿는건 없지만 <때 아닌 계절의 기리탄포>는 읽으면서도, 읽고 나서도 여운이 많이 남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겨진 사람들이 추억을 떠올리며 요리를 해 나가는 과정에서 서로 보듬어 나가는 장면이 뭉클했다.

다른 어떤 이야기보다 <때 아닌 계졀의 기리탄포>에서 오가와 이토가 말하고자 한 바를 느낄 수 있었다.

맛있는 음식은 그 어떤 것보다도 위로가 된다. 추억을 만들고, 회상하고, 힘들지만 맛있는 것을 먹으면 기운을 낼 수 있어.

사람은 요리로 치유될 수 있다.

<안녕 송이버섯>과 <코짱의 된장국>의 이야기도 좋았다.

 

여담으로 오가와 이토의 책은 유난히 귀엽게 나오는 것 같다. <따뜻함을 드세요>는 목차는 물론, 삽화까지 풀 컬러라 또 다른 책읽는 재미가 있다.

때아닌 계졀의 기리탄포는 의외로 씁쓸하고 맛이 없었다.

이 맛을 잊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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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
존 그린 / 북폴리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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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즐은 말기암 환자로 이른바 '죽음의 부작용' 탓인지 또래에 비해 냉소적이지만 재치를 잃지않는 소녀다.

매번 참여하던 암환우 모임에서 만나게된 헤이즐과 어거스터스는 서로에게 끌리게된다.

둘의 사이는 점점 더 가까워져가고 헤이즐은 어거스터스에게 자신에게 가장 좋아하는 <장엄한 고뇌>를 빌려준다.

<장엄한 고뇌>는 헤이즐처럼 암에 걸린 소녀의 이야기로 소녀의 죽음에 의해 갑작스레 '그런'이란 문장 하나로 끝을 맺는다.

갑작스런 결말에 남겨진 인물들의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헤이즐을 위해 어거스터스는 작가 피터 반 호텐에게 메일을 보내고,

두사람은 피터 반 호텐의 초대를 받아 암스테르담으로 떠나게 된다.



정말 읽고 싶었고, 그만큼 기대했던 책. 사실 조금 기대하고 생각해봤던 내용과는 달랐다.

나는 이 책을 읽게되면 많이 공감도 하고 펑펑 울게될 줄 알았는데 울지 않았다.

대신 마지막 장 마지막 문구를 읽었을때 왠지 먹먹한 기분이 들었다. 확하고 오는 격정적인 감동이 아니라 깊이 남는 여운같은?


나는 죽음에 대해서 유달리 많은 두려움을 갖고 있다. 사람은 왜 죽는가.

내가 죽는다면 어떻게 되는걸까? 모든게 끝나는 걸까? 이런 생각이 들때면 갑작스레 심장이 조여오는 듯한 두려움이 느껴진다.

단순히 나이를 먹고 죽는것도 이리도 무서운데, '암'이라는 병에 의해 남들보다 2,3배는 일찍 죽음이 찾아오게 된다면 얼마나 무서울까.


이 책의 주인공인 헤이즐은 말기암 환자로 늘 죽음을 곁에 느끼며 살아간다. 또 다른 주인공 어거스터스 또한 마찬가지이고,

암에 걸리지 않은 그들의 가족들 또한 그러할 것이다.

때문에 나는 이 책이 죽음과 삶에 대해 무거울 수 도 있지만 진솔하게 묘사되어 있을거라 생각했었다.

초반부터 어거스터스와 헤이즐의 만남, 둘이 사랑에 빠지게 되기까지의 진행이 너무 빨라 로맨스가 주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었다.

하지만 중반부터 점점 예상못한 전개가 이어지고, 특히 결말이 생각도 못했던지라 방향으로 끝이 났다.


이 책에는 앞서 말한 것처럼 암환자들이 많이 나온다.

하지만 암 자체에 대해서는 깊게 이야기 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이것이 일상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겐 헤이즐에 표현에 의하면 이른바 '죽음의 부작용'으로 인한 문제점이 있긴 하지만 똑같이 사랑을 하고 살아간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 10대이기에 순수하면서 죽음을 곁에 두었기에 더욱 진솔한 사랑을 해 나간다.

그리고 '암'이라는 부작용에 지지않고 마지막까지 열심히 살려고 한다.

남겨질 사람과 떠나야할 사람. 암환자와 암환자의 가족, 연인등 암이란 존재를 둘러싸고 형성된 인간관계를 현질적으로 보여주는데, 그런 점에서 헤이즐의 가족은 가장 이상적인 가족이 아닐까?


조금 아이러니하게도 헤이즐이 동경하던 <장엄한 고뇌>의 피터 반 호텐의 이야기가 더욱 그런 면을 보여 주는것 같다.

이책은 앞서 말한 것 처럼 내가 기대해왔던 과는 달랐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추천사중 하나인 '이 책을 읽느라 들인 무한대의 시간에 감사하게 될것이다.' 마지막까지 읽었을때야 이 말이 정말 공감됬다.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지않는다면 삶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아. 라는 글을 본적이 있다.

이 말처럼 헤이즐과 어거스터스는 죽음을 늘 옆에 두고 다녔기 때문에 서로에게 더욱 끌리고 진실하게 사랑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위험성이 좀 있긴 하겠죠."

선생님도 인정했지만 곧 내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건 네 인생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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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레드 로드
모이라 영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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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가 앞장선다. 언제나 앞장서고, 나는 그 뒤를 따른다.
그래도 괜찮다. 그게 옳은거니까. 원래 그렇게 되어야하는 거니까.
루는 아름답고, 나는 못생겼다. 루는 강인하고 나는 비쩍 말랐다.

그는 나의 빛이다. 나는 그의 그림자고, 루는 태양처럼 빛난다.
그래서 그들이 그렇게 그를 찾는 것이 쉬웟을것이다. 그냥 그의 빛만 따라오면 되니까.


사바는 비가 오지않아 매마른 대지, 은빛호수에서 그의 가족들과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쌍둥이 오빠 루는 자신과는 정반대의 '빛나는 존재'로 삶의 이유다.
그러던 어느날 정체불명의 남자들이 루를 납치해가고 사바는 루를 되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재밌었다! 꽤나 두께가 있는데 하루만에 금방 읽었다.
사실 줄거리 소개글에 사바가 '불타는 생존력과 여악한 술수로 무장한 무적의 전사'로 묘사된 것을 보고
너무 뻔하고 유치한 전개로 이어질까 걱정했는데 다행이 그런건 아니였다.
뛰어난 전사가 맞기는 맞지만 너무 그런 묘사에 치중하지 않아서 괜찮았다. 아직 뭔가 더 있을것 같은데 제대로 안나와서 그런가.

이런 장르의 소설들은 주로 묘사가 조금 아쉽고 진행이 빠른감이 없잖아 있는데 블러드 레드 로드도 그런 편이었다.
하지만 한 장에서도 이야기자체가 짧게 구성되있는 편이기도 하고, 많은 내용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이게 적당한 것 같기도 하다.

 

무엇보다 나는 인물들이 좋았다.
서로 다른 느낌의 쌍둥이가 주인공이라는 점이 이 책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했고, 읽고나니 이 외에도 매력적인 인물들이 많았다.
껄렁대면서도 할땐 하고, 사바에 대한 마음을 못감추는 잭이나 사바의 짐이자 동생인 에미.
에미는 정말 내가 봐도 사바의 심정이 이해갈때가 많았다. 왜이리 말을 안듣는거야! 에미의 심정도 이해는 가지만.

하지만 역시 주인공 사바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툭툭 거침없이 내뱉는 말하며, 행동적인 사바. 에미하고 서로 심한 말 주고받고, 남자주인공인 잭과도 말다툼하는거 보면
얼마나 신선하게 느껴지던지.. 흔한 느낌이 아니라 좋았다.

이런 사바의 성격은 단순하게 제멋대로인게 아니라 고립되어 가족끼리만 살아왔기 때문인 것 같다.
머시아줌마와 만났을때 작가가 그런 점을 드러낸 걸보고 감탄했다. 인물간의 관계를 가볍게 잘 표현하는 것 같다.
생각해보니 이 이야기는 사바의 성장이야기 같은 느낌이 들기도?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사이 안좋았던 동생 에미와의 관계도 개선되고, 동료들도 생기고,

루의 그림자로 살아가던 사바 자신도 강인해졌으니 말이다.

 

책을 읽다보면 장면장면을 머리속에 그려가면서 읽는 편이데 솔직히 싸우는 부분에서는 조금 이미지가 잘 안그려질때가 있었다.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이책은 모이라영의 데뷔작이다.
게다가 블러드 레드 로드는 [더스트 랜드3부작]의 첫번째 이야기라고 아니, 이 얼마나 스케일이 큰 데뷔작인가.

더욱이 시작과 끝을 비슷하게, 하지만 다르게 끝낸것이 마음에 든다.
추천사에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뭐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헝거게임보다 재밌게 읽었다.
 

아직 악역인지 모를 드말로의 정체와 사바의 아빠가 말하던 별, 그리고 여행자가 정체도 차차 밝혀지겠지.

얼른 다음권이 나왔으면 좋겠다!

 

루가 앞장선다. 언제나 앞자서고, 나는 그 뒤를 따른다.
그래도 괜찮다.
그게 옳은거니까. 원개 그렇게 되어야 하는 거니까.
루가 고개를 돌리고서 미소를 지었다.
"어이, 그 뒤에서 뭐하고 있는거야? 어디로 가야 하는지 난 전혀 모른다고.
이리와서 앞장서."
루가 말했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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