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레드 로드
모이라 영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루가 앞장선다. 언제나 앞장서고, 나는 그 뒤를 따른다.
그래도 괜찮다. 그게 옳은거니까. 원래 그렇게 되어야하는 거니까.
루는 아름답고, 나는 못생겼다. 루는 강인하고 나는 비쩍 말랐다.

그는 나의 빛이다. 나는 그의 그림자고, 루는 태양처럼 빛난다.
그래서 그들이 그렇게 그를 찾는 것이 쉬웟을것이다. 그냥 그의 빛만 따라오면 되니까.


사바는 비가 오지않아 매마른 대지, 은빛호수에서 그의 가족들과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쌍둥이 오빠 루는 자신과는 정반대의 '빛나는 존재'로 삶의 이유다.
그러던 어느날 정체불명의 남자들이 루를 납치해가고 사바는 루를 되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재밌었다! 꽤나 두께가 있는데 하루만에 금방 읽었다.
사실 줄거리 소개글에 사바가 '불타는 생존력과 여악한 술수로 무장한 무적의 전사'로 묘사된 것을 보고
너무 뻔하고 유치한 전개로 이어질까 걱정했는데 다행이 그런건 아니였다.
뛰어난 전사가 맞기는 맞지만 너무 그런 묘사에 치중하지 않아서 괜찮았다. 아직 뭔가 더 있을것 같은데 제대로 안나와서 그런가.

이런 장르의 소설들은 주로 묘사가 조금 아쉽고 진행이 빠른감이 없잖아 있는데 블러드 레드 로드도 그런 편이었다.
하지만 한 장에서도 이야기자체가 짧게 구성되있는 편이기도 하고, 많은 내용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이게 적당한 것 같기도 하다.

 

무엇보다 나는 인물들이 좋았다.
서로 다른 느낌의 쌍둥이가 주인공이라는 점이 이 책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했고, 읽고나니 이 외에도 매력적인 인물들이 많았다.
껄렁대면서도 할땐 하고, 사바에 대한 마음을 못감추는 잭이나 사바의 짐이자 동생인 에미.
에미는 정말 내가 봐도 사바의 심정이 이해갈때가 많았다. 왜이리 말을 안듣는거야! 에미의 심정도 이해는 가지만.

하지만 역시 주인공 사바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툭툭 거침없이 내뱉는 말하며, 행동적인 사바. 에미하고 서로 심한 말 주고받고, 남자주인공인 잭과도 말다툼하는거 보면
얼마나 신선하게 느껴지던지.. 흔한 느낌이 아니라 좋았다.

이런 사바의 성격은 단순하게 제멋대로인게 아니라 고립되어 가족끼리만 살아왔기 때문인 것 같다.
머시아줌마와 만났을때 작가가 그런 점을 드러낸 걸보고 감탄했다. 인물간의 관계를 가볍게 잘 표현하는 것 같다.
생각해보니 이 이야기는 사바의 성장이야기 같은 느낌이 들기도?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사이 안좋았던 동생 에미와의 관계도 개선되고, 동료들도 생기고,

루의 그림자로 살아가던 사바 자신도 강인해졌으니 말이다.

 

책을 읽다보면 장면장면을 머리속에 그려가면서 읽는 편이데 솔직히 싸우는 부분에서는 조금 이미지가 잘 안그려질때가 있었다.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이책은 모이라영의 데뷔작이다.
게다가 블러드 레드 로드는 [더스트 랜드3부작]의 첫번째 이야기라고 아니, 이 얼마나 스케일이 큰 데뷔작인가.

더욱이 시작과 끝을 비슷하게, 하지만 다르게 끝낸것이 마음에 든다.
추천사에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뭐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헝거게임보다 재밌게 읽었다.
 

아직 악역인지 모를 드말로의 정체와 사바의 아빠가 말하던 별, 그리고 여행자가 정체도 차차 밝혀지겠지.

얼른 다음권이 나왔으면 좋겠다!

 

루가 앞장선다. 언제나 앞자서고, 나는 그 뒤를 따른다.
그래도 괜찮다.
그게 옳은거니까. 원개 그렇게 되어야 하는 거니까.
루가 고개를 돌리고서 미소를 지었다.
"어이, 그 뒤에서 뭐하고 있는거야? 어디로 가야 하는지 난 전혀 모른다고.
이리와서 앞장서."
루가 말했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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