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은 대체로 도서관에서 빌려온다. 다 사서 읽어야지 생각하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는 관심사에,  보는 책마다 재미있을거란 생각에, 그런 책들을 다 지르면 우리 집은 책으로 뒤덮인 창고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 책 중에서도 '이 책은 밑줄 그으며 읽고싶다'하는 책들이 나타나고, 그러면 인터넷 서점을 뒤지며 주문을 한다. - 당일배송이 어찌나 감사한지... - 그런데 막상 그 책이 내 책이 되면 대출일자가 정해진 책부터 먼저 읽어야된다는 위압감에 도서관 책을 먼저 읽게되고, 그러다보면 밑줄을 그어보겠다고 구입한 책은 자꾸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책은  책장에 들어가있고,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헷갈리는 상태로 나를 혼란에 빠뜨리고, 그 책은 책장에서 나오기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도서관 책에 밑줄을 그을 수도 없는 일이라 혼자 딜레마에 빠진다. 

생각해보면, 도서관 책들을 많이 안 빌려오고, 집에 있는 책부터 모두 읽어버리면 해결될 일인데, 이상하게 도서관의 신간코너에서 아무도 손대지 않은 듯한 새 책이 내 손에 들어오면 어찌나 기분이 좋은지 신간코너를 따로 운영하는 우리 동네 도서관들에 고마운 마음까지 든다.


어제도 그런 책을 하나 보고 빌려왔는데 꽤 재미있게 읽는 중이다.

 

나름의 생각으로 서평은 심각하거나 재미있거나, 정보를 주거나 자신의 생각을 쓰거나 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재미있고 자신의 생각을 쓰면서 정보를 주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모든 책이 내가 읽은 책이면 더 이해하기 쉬웠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이 책의 저자를 따라 가다보면 가쁜 호흡으로 모비딕을 읽은 것같은 느낌이 들고, 알랭 드 보통의 책들을 한꺼번에 쌓아놓고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특정 스타일의 책을 읽고 싶은데 도대체 어떤 스타일인지 알지 못하는 웃기는 상황에서 만난 재미있는 책이라 더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나의 독서에 부채질을 해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그나저나... 케이트 모튼의 비밀의 정원 같은 스타일 책은 도대체 없는 것일까?

아껴 읽는데도 뒷장을 향해 전진하고 있는 책을 보면 안타까워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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