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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와 클로버 6
우미노 치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시끌시끌한 미대생들의 구질구질 하숙집 에피소드에서 시작해서 대학으로, 어느덧 건축사무소로, 심지어
헐리웃까지 그 배경을 넓히고야 만(!) 허니와 클로버 대망의 6권이 나왔다!^^
1권에서 5권까지 이미 읽으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거친듯 하지만 상당히 설득력 있는 그림체에, 구석
구석까지 끄적대는 작가의 손길이 너무나도 즐겁고, 내용도 인물들도 너무 경쾌해서 마치 내 친구들 이
야기를 읽는 것 같은 편안함에, 순정만화에 이에 필적하는 개그가 있을지 의심스러운(이 점에 있어서는
"노다메"를 더 높게 쳐주고 싶지만.) 무차별 폭소공격이 난무하는 이 만화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
까? 특히 6권에서는 중간에 등장한 건축 사무소 인물들의 이야기가 좀 더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인물들의
성장통은 계속되어, 이들이 더 고민하고 좌절하고 노력하는 과정이 펼쳐진다.
또 특히 이 만화가 맘에 드는점은.. 만화속의 주인공들이 우리들과 별반 다를 바 없이- 인생에 청천벽력,
혹은 환상적인 사건이 일어나지도 않을지언정- 그냥 별볼일없는 보통의 20대 청춘으로서 소심하게 사랑
하고 고민하고 좌절하고 질투하고 상처를 안아주면서 함께 성장해 나간다는 점이다. 느릿느릿한 전개와
헐겁게 이어지는 에피소드 사이에서 가랑비에 옷깃이 젖어버리듯 서서히 깊어지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인물 설정과 사건에 과장적 개그적 요소가 많이 가미되어있긴 하지만) 우리의 청춘의 모습을 고스란히
비추며, 이를 이야기하는 작가의 목소리는 따뜻하다.
물론...이 청춘, 현실보다는 무진장 보들보들하고 달짝지근하다.^^(향기로운 복숭아의 속살을 열어본 이미지이다, 나에게, 이 만화는.)
그럼에도 독자를 공감하게 하는 것은, 바로 청춘의 속살, 그 핵심이 이 이야기에는 진실하고 성실하게 반영되어있기 때문이다. (나는 청춘이라는 것은 필연적으로 달짝지근 한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6권에서 다소 과장되게 표현된 "자아찾기"여행을 하는 다케모토의 이야기가 당혹스러울지언정 어리석어
보이진 않는 것은, 그 필사적인 "자아찾기"는 거의 모든 젊은이들이 가진 문제의식중의 하나이기 때문이
일 것이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나에겐 더욱 각별했다. 청춘의 여러 얼굴을 다 짊어지고 아파하고 있는 다
케모토의 성장통이 끝날때쯤 이 시리즈도 서서히 이야기를 접어갈 것이고 그래서 더욱 그 자아찾기여행
의 향방이 궁금해지는 6권이다. 재미도 있었지만 특히 공감이 가는 6권이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 솔직하고 진솔한 나레이션으로 구성된 이 이야기에서, 매우 중요한 주인공인 여
성 캐릭터들, 야마다와 하구미의 모습은 왠지 평면적이고 그들의 성장통은 극히 일부 면모에서, 표면적으
로만 묘사가 되어있다는 점이다...깊이 공감을 할 수가 없고 그냥 "사랑때문에 아파하는 예쁜 캐릭
터"로만 느껴져서 좀 아깝다.
*만화를 즐기며 그리는 작가의 모습은 언제나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