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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무소를 지나다 보았다

다리가 주저앉고 서랍이 떨어져나간 장롱

 

누군가 측은한 눈길 보내기도 했겠지만

적당한 균형을 지키는 것이 갑절의 굴욕이었을지 모른다

 

물림쇠가 녹슬고

문짝에서 먼지가 한움큼씩 떨어질 때

흔쾌한 마음으로 장롱은 노래했으리

오대산의 나무는

오대산의 햇살 속으로 돌아가네 잠시 내 살이었던

못들은 광맥의 어둠으로 돌아가네 잠시 내 뼈였던

 

저의 중심에 무엇이든 붙박고자 하는 중력의 욕망을 배반한 것들은 아름답다

솟구쳐 쪼개지며 다리를 꺾는 순간

비로소 사랑을 완성하는 때

돌팔매질당할 사랑을 꿈꾸어도 좋은 때

 

죽기 좋은 맑은 날

쓰레기 수거증이 붙어 있는

환하고 뜨거운 심장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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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어머니 따라 파밭에 갔다가 모락모락 똥 한무더기 밭둑에 누곤 한였는데 어머니 부드러운 애기호박잎으로 밑끔을 닦아주곤 하셨는데 똥무더기 옆에 엉겅퀴꽃 곱다랗게 흔들릴 때면 나는 좀 부끄러웠을라나 따끈하고 몰랑한 그것 한나절 햇살 아래 시남히 식어갈 때쯤 어머니 머릿수건에서도 노릿노릿한 냄새가 풍겼을라나 야아 - 망 좀 보그라 호박넌출 아래 슬며시 보이던 어머니 엉덩이는 차암 기분을 은근하게도 하였는데 돌아오는 길 알맞게 마른 내 똥 한무더기 밭고랑에 던지며 늬들 것은 다아 거름이어야 하실 땐 어땠을라나 나는 좀 으쓱하기도 했을라나

양변기 위에 걸터앉아 모락모락 김나던 그 똥 한무더기 생각하는 저녁, 오늘 내가 먹은 건 도대체 거름이 되질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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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사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닥, 은행의 두 갈래 그리고 합치 저 개망초의 시름, 밟힌 풀의 흙으로 돌아감 당신..., 킥킥거리며 세월에 대해 혹은 사랑과 상처, 상처의 몸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 때 당신..., 그대라는 자연의 달과 별..., 킥킥거리며 당신이라고..., 금방 울 것 같은 사내의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에 기대 마음의 무덤에 나 벌초하러 진설 음식도 없이 맨 술 한 병 차고 병자처럼, 그러나 치병과 환후는 각각 따로인 것을 킥킥 당신 이쁜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내가 아니라서 끝내 버릴 수 없는, 무를 수도 없는 참혹..., 그러나 킥킥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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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나의 서재> 관리에 재미를 붙여서 이것저것 해보고, 끄적여보고 그런다.

흠... 리뷰를 쓰면, 알라딘 상품권도 받을 수 있다니!!!  알라딘을 이용한지 5년만에야 알게된 새로운 사실이다. 난 늘 이렇게 띄엄띄엄하다.

여기 마이페이퍼 중 한 코너에는 내가 좋아하는 시도 정리해놔야겠다.. 며 벌써 마음이 설렌다.

대학때 만든 엉성한 홈페이지를 엎고, 내 홈페이지 하나 만들어서 이런저런 잡담들 올려놔야겠다고 생각한지가 벌써 1년이 넘어가는데 못하고 있다. 바쁘다는 핑계로, 귀찮다는 이유로.

새홈페이지 만들기전까지 여기 자주 들락거려야지. ^^

암튼, 재밌네 그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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