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고코로(ユリゴコロ)>

유리고코로
누마타 마호카루 지음, 민경욱 옮김 / 서울문화사 / 2012년 5월

누마타 마호카루 님의 <유리고코로>입니다.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인 누마타 마호카루의 작품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일본문학 시상작 중에서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와 "일본  서점 대상"을 항상 주목하고 있는지라

2012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에서 5위, "일본 서점 대상"에서 6위에 오른 작품이라는 사실은 <유리고코로>를 한껏 기대하게 만듭니다.

거기에 <유리고코로>, 이 작품으로 일본 전역에 "누마타 붐"을 일으켰다고 하네요.

이런 연유로 이 작품이 누마타 마호카루님의 첫 작품이 아님에도 국내에 가장 먼저 소개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유리고코로>. 상당히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평온하게 살아가던 료스케에게 어느 날 갑자기 불행이 잇따라 닥쳐옵니다. 약혼녀 치에가 실종되고 아버지는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은 것.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어머니는 교통사고로 허무하게 사망합니다. 믿을 수 없는 현실 앞에서 료스케는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텨나갑니다.
병세가 짙은 아버지를 만나러 집에 들른 료스케는 서재에서 우연히 이상한 것들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은 검은 머리털이 담긴 낡은 핸드백과 여백이 없을 만큼 빽빽한 글자로 가득한 빛바랜 노트 네 권. 료스케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억누르고 노트를 읽기 시작하게 되고 내용은 놀랍게도 살인을 고백하는 생생한 수기. 대체 누가 이런 글을 쓴 것일까? 검은 머리털은 무엇을 의미하나? 료스케의 과거 기억과 맞물려, 노트를 한 권씩 읽어나갈 때마다 평범하게 여겨왔던 가족의 숨겨진 이야기가 보일 듯 말 듯 다가옵니다.

우연히 발견한 수기에 담겨진 이야기떄문에 료스케가 마주하게 되는 진실에 대한 이야기가 주요 내용으로

미스터리이면서도 상당히 호러적인 요소도 강하게 담겨있습니다.

수기 속에 몇차례의 살인 사건을 이야기하지만 <유리고코로>의 진짜 무서움이자 재미는 가족 중에서도 가장 믿고 있는 존재라고

할 수 있는 부모 중의 한 명이 연쇄살인마일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상상을 한다는 자체만으로 상당히 충격적이면서도 공포스러움을

자아낼 수 있는데 이런 설명하기 힘든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듯한 공포감에 수기(手記)라는 글이 줄 수 있는 그 특유의 심리묘사가

상당히 주목해 볼만 한 작품입니다. 이런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듯한 공포감을 주는 느낌은 마치 미나토 가나에 님의 작품에서

느껴본 것과 비슷하 느낌입니다.

그렇기에 누마타 마호카루님을 <고백>의 작가 미나토 가나에님과 비교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았기에 <고백>을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과

재미를 기대했었는데 사실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요.

초반부 주인공에게 연이어 벌어지는 불행과 수기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는 전체적인 흐름도 그렇고 상당히 충격적이면서

강렬함과 이야기의 흡입력도 뛰어나지만 이야기의 후반부에 이르러 결말 부분에는 앞의 이야기에 비하면 힘이 빠져버린 듯하기도 하고

밋밋한 느낌도 들기에 다소 아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만 앞으로 국내에 소개될 누마타 마호카루님의 다른 작품들을 주목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