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황제 - 조선 마지막 황제 순종의 도쿄 방문기
박영규 지음 / 살림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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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규 님의 <길 위의 황제>입니다.

 

박영규 님은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한권으로 읽는 고려왕조실록> 등의 역사서로 유명한 작가분이신데요..

 

역사서의 대중화 바람을 일으키셨고 떄로는 역사소설로 펴내시는 작가분이십니다.

 

조선 역사서 가장 비운한 임금이라면 누구를 꼽을 수 있을까요?

 

숙부에게 왕위를 뺴앗기고 유배를 단종임금, 반정을 일으켜 왕이 된 후 청나라의 침입으로 삼전도에서 굴욕을 맛 본 후

 

자신의 아들을 의심해 죽이게 만든 인조임금도 있을테고 한데요.

 

순종황제 역시도 이에 못지 않게 가장 비운한 임금 중의 한 분이 아닐까 합니다.

 

1907년 헤이그 밀사 사건 이후, 일본과 친일파의 압력으로 퇴위하게 된 고종황제의 뒤를 이어서 황제의 자리에 오른 순종황제.

 

그 후 3년이 흐른 1910년. 대한제국과 일본간의 한일합병조약으로 인해 일왕에 의해 이왕(李王)으로 봉해져 결국 황제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순종황제.

 

<길 위의 황제>는 그런 순종황제가 1917년 순종 황제의 도쿄 방문기를 그리고 있는 작품입니다.

 

끊임없는 외세의 침입과 더불어 흥성대원군과 명성황후, 그리고 고종황제까지 치열한 세력 다툼을 거치면서 고종 황제때의

 

많은 사건들과 이야기들이 많이 알려진 것에 비해 순종황제의 이야기는 그리 알려져 있지 않은데요.

 

일제에 의해 600년이란 시간동안 이어져 내려오던 조선이란 나라가 망하는 순간의 황제였던 탓에

 

그동안 대중에게 전혀 관심을 받지 못했던, 아니 오히려 숨기고 싶었던 역사의 한 중심에 서있던 비운의 임금입니다.

 

<길 위의 황제>, 이 작품은 순종황제의 도쿄 방문기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지만

 

단순히 도쿄 방문기에 그치지 않고 순종황제의 어린 시절부터 봐와야했던 할아버지 대원군과 어머니 명성황후간의 피비린내나는 암투와

 

그런 암투 속에서 일본의 낭인 손에 어머니를 잃어야만 했던 잔인한 현실과

 

끊임없는 친일파 신하들의 도를 넘는 협박과 잠시도 쉬지않는 감시의 눈초리 속에서

 

순종황제가 겪어야했던 고통과 아픔, 그리고 이런 암울한 상황속에서도 황제인 자신이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에 대한 고뇌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길 위의 황제>는 대체적으로 현실과 몽상을 오가는 순종황제를 그리고 있습니다.

 

현실부분에서는 대체적으로 일본의 통감이였던 이토 히로부미, 소네 아라스케, 데라우치 마사타케, 하세가와 요시미치, 사이토 마코토와

 

친일파 신하 이완용, 윤덕영, 민병석의 만행과 그런 만행 속에서의 순종 황제를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문장으로 그리고 있는 반면..

 

몽상부분에서는 가위에 눌려 악몽을 꾸는 순종황제를 그려냅니다.

 

이런 꿈 속에서 순종황제는 할아버지 대원군도 만나고 어머니 명성황후도 만나고

 

그리고 공포의 대상이었던 이토와 이토를 저격한 애국청년 안중근까지 다양한 인물을 만나면서 자신의 고통과 사명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데요. 세심하게 표현하기 힘든 순종황제의 내적인 면을 잘 그려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길 위의 황제>는 전체적인 내용을 보자면 유쾌한 내용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순종이 일왕 요시히토에게 무릎을 꿇기 위해 도쿄를 방문하게 된 이야기가 기본 스토리니 어쩔 수 없겠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외면해오던 비운의 순종 황제를 그려냈다는 자체만으로도 읽어봐야할 가치가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길 위의 황제>, 많은 분들이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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