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굴레 - 경성탐정록 두 번째 이야기 경성탐정록 2
한동진 지음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한동진 님의 <피의 굴레>입니다.

 

 <피의 굴레>는 <경성탐정록>을 잇는 두 번째 이야기로 전작과 같이 1932년 경성을 무대로 펼쳐지는 추리 소설입니다.

 

아쉽게도 전작 <경성탐정록>을 접해보지 못했기에 과연 첫 번째 이야기를 뛰어넘고 바로 두 번재 이야기부터 시작해도 되나..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첫 작품과 큰 상관은 없어 보이네요.

 

<피의 굴레>는 총 4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외과의", "안개 낀 거리", "피의 굴레", "날개 없는 추락"...

 

전체적으로 "피의 굴레"가 <피의 굴레>에서 전체의 반 정도를 분량을 차지할 정도로 중편이고요,

 

나머지 3 작품들은 짤막한 단편이야기입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전작 <경성탐정록>을 접해보지 못했기에 <피의 굴레>,

 

이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을 파악하는데 잠시 혼란스럽긴 했습니다.(첫 이야기 "외과의"에서 주인공의 등장이 상당히 늦는 바람에..)

 

그래도 조금 읽다보니 파악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네요.

 

<피의 굴레>는 기본적으로 두 명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마치 셜록 홈즈와 왓슨 박사의 한국판 버전을 보는 것 같은

 

조선의 명탐정 설홍주와 <피의 굴레>의 화자라고 할 수 있는 한의사 왕도손.

 

우선 이러한 주인공과 시대 배경의 설정 등 다양한 면에서 흥미를 끄는 작품입니다

 

첫번재 이야기, "외과의".

 

사실 이 작품이 추리 소설이라는 점을 생각하고 보면, "외과의"는 전체적으로 추리 소설이라고 보기 힘들 만한 이야기입니다.

 

한 시신을 훼손하는 과정을 일기 형식으로 시작하는 "외과의"는 전체적으로 볼 때 살인범의 시선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과연 범인이 누구일까? 살해 동기는 무엇일까? 하는 가장 기본적인 궁금증이 이미 다 드러나기 때문에 추리소설의 재미라고 할 수 있는

 

이런 궁금증을 이끌어내지 못합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살인범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에

 

주인공의 활약도 굉장히 미미하게 다뤄지고요.

 

그럼에도 "외과의"의 재미는 뭐니뭐니해도 범인의 심리 상태를 그대로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주인공인 탐정을 깔보고 완전범죄를 계획, 실행에 움기는 등. 자신만만한 범인의 심리를 잘 그려내고 있네요.

 

두번째 이야기, "안개낀 거리".

 

신타로는 모두에게 미움받고 있던 한 인물이 변사체로 발견되게 되고, 서장의 요청으로 사건에 뛰어든 설홍주.

 

신타로는 조선인이었지만 일본으로 건너가 자수성가했지만 지나친 욕심이 타인의 증오를 불러왔고 신타로의 과거를 파헤쳐 들어갑니다.

 

세번째 이야기, "피의 굴레".

 

아무래도 이 이야기는 책 제목으로 사용되기도 헀고, 다른 이야기들에 비해 방대한 분량인만큼..

 

<피의 굴레> 중에 가장 주목해 볼만한 이야기입니다.

 

설홍주가 활약하는 1932년 경성의 시간이 아닌 22년전 1910년 동경으로 건나가 시작됩니다.

 

과연 이것이 "시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괴이한 시를 남기고 한 남성이 죽게 되고, 22년이 시간이 지나고

 

한 출판사에 이 시를 들고 온 극장주 김사장. 몇일 후 김사장이 시신으로 발견되고 자살로 결정 난 이 사건에 의문을 갖게 된

 

설홍주는 이 사건을 조사해나가기 시작합니다.

 

"피의 굴레"가 흥미로운 점은 바로 "시"라는 소재가 등장한다는 점인데요. 당연히 그러하겠지만 바로 이 "시"가 이 사건에 대한

 

모든 해답을 담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 시를 해독하는데 사용된 수학. 과연 수학을 사용해 어떻게 이 시를 해독하는가라는

 

자체만으로 참 흥미로운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마지막 이야기, "날개없는 추락".

 

의병이었다가 변절한 한 인물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용의자가 등장하지만 역시 명탐정인 설홍주는 진범은 따로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수사에 나서는 이야기입니다.



<피의 굴레>는 전체적으로 보면 무난하게 읽을 수 있는 추리 소설입니다.

 

시대 배경이 일제강점기였던 1932년 경성이기에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는 탓에

 

탐정의 추리 과정 이외에도

 

순수한 사랑을 믿었지만 버림 받은 기생, 천재였지만 일본인이 아닌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한계에 부딪힌 수학자,

 

일본인 아버지와 조선인 어머니 사이에서 일본인도 조선인도 될 수 없었던 탓에 자신의 부모를 부정하는 모습 등.

 

당시의 시대상과 인물들을 잘 그려내는 점은 추리소설임에도 상당히 주목해 볼만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작품은 미스터리, 추리 매니아를 만족시킬 만한 높은 트릭과 추리가 돋보이지는 않습니다.

 

조금만 읽다보면 뻔해 보이는 트릭, 혹은 아무런 단서도 던져주지 않고 오직 주인공 설홍주만 알 수 있었던 내용이라든지..

 

한국추리소서의 부활을 꿈꾸는 탐정 이야기라는 기대감에 비하면 많이 아쉽지만..

 

한 편으로는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쳐주고 싶은 작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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