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온한 경성은 명랑하라 - 식민지 조선을 파고든 근대적 감정의 탄생
소래섭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소래섭 님의 <불온한 경성은 명랑하라>입니다..

 

불온하다 : 1. 온당하지 아니하다. 2. 사상이나 태도 따위가 통치 권력이나 체제에 순응하지 않고 맞서는 성질이 있다.

명랑하다 : 1. 흐린 데 없이 밝고환하다 2. 유쾌하고 활발하다.

 

불온한 경성..경성이 일제강점기 시절 사용되던 표현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불온한 경성은 고개가 끄덕이는 대목이지만..

 

불온한 경성은 명랑하라?! 조금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제목의 책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불온한 경성은 명랑하라>을 직접 읽어보니 생각과는 조금 달랐던 내용이네요..

 

1930년대 식민지 조선에서 펼쳐진 "명랑화 운동"을 이야기하고 있네요..

 

가장 의외였던 것은 그저 날씨를 뜻하던 "명랑"이란 단어가 유쾌하고 활발하다는 뜻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 바로 이시기라는 점입니다..

 

1930년대 대한민국은 식민지 상태였던지라 총독부에 의해 "명랑화"를 내세운 작업이 시작됩니다.

 

당시의 서울은 수도이면서 대도시이지만서도 주택, 위생, 보건, 치안 등 많은 부분이 뒤처져있었기에 근대적 도시로 발전시키기위해..

 

근대화시키는 과정이 바로 "명랑화 운동"입니다..

 

당시 서울의 모습을 그린 기사나 "오물소제규칙, <서울 내음새>라는 글을 보니..

 

당시 서울의 모습이 온통 쓰레기와 오물로 뒤덮여 있었다는 점은 굉장히 놀랍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복개 공사후 나름 꾸미려 노력한 "청계천"(개인적으론 전혀 친환경적인 면을 고려하지 않은 인위적인 하천이라 맘에 들진 않지만)

 

이 "살인 하천"으로 표현될 정도로 오물투성이 하천으로 조선시대부터 골칫거리였다는 것은 조금 의외네요..

 

이런 대경성 명랑화 프로젝트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 중의 하나가 바로 "OO걸"들의 출현입니다.

 

요즘시대에는 툭하면 XX녀,XX걸등이란 표현 등이 범람하고 있지만 그 시초는 바로 이 때의 여성들입니다.

 

핸드걸, 데파트 걸, 엘리베이터 컬, 가솔린 걸, 티켓 설, 빌리어드 걸 등 대체로 이 분야에 종사했던 여성들을 지칭하는 표현들이 많은데

 

아무래도 여러 제약이 있던 여성들이 근대화로 들어오면서 조금은 제약이 풀리면서 사회활동이 늘어난 여성들의 모습을 그린 부분이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불온한 경성은 명랑하라>의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뭐니뭐니해도 "명랑한 에피소드"라는 조그마한 코너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 이야기가 끝나고 다른 이야기로 넘어갈 때 등장하는 코너로 당시 신문의 기사나 기사 속 삽화등을 다루고 있는데요..

 

명랑한 에피소드라는 타이틀에 꼭 들어맞게 재미있는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림 실력이 지금같이 뛰어나진 않지만 당시의 시대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던 그림은 마스크를 쓰고 키스하는 배우들의 모습과 지금도 볼 수 있는 짝벌남(쩍벌남으로 알고 있었는데 짝벌남이 옳은 표현이네요)

 

을 그린 그림인데요. 1935년 4월호에 실린 그림이니 짝벌남의 역사가 의외로 굉장합니다..

 

그리고 "남편을 택하는 100가지 비결"이라는 1926년에실린 연재 기사인데요.

 

말 그대로 이 기사는 이런 남자와는 결혼하지 마라~!!는 특집기사인데요.. 이 조건을 모두 생각하다보면 그 어떤 여성도 결혼을 못 할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찌됐든 1930년대의 경성을 생각하면.. 번뜩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습니다..

 

그저 근대화되어가는 도시와 과거의 모습이 뒤섞여 있는 모습과 일본의 수탈로 인해 궁핍함에 찌들어 있는 식민지 국민의 모습 정도..

 

어떻게보면 그리 멀지 과거이지만 오히려 그 어느시대보다 잘 모르는 시대가 바로 이 시절이 아닌가 싶은데요..

 

어느 것은 지금과도 비슷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굉장히 낯선 경성의 모습들..

 

<불온한 경성은 명랑하라>을 통해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었던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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