卓秀珍 탁수진 2004-05-01  

'강남 엄마'와 '그냥 엄마'의 차이
[오마이뉴스 2004-04-30 10:13]

우연한 기회에 강남에 오래 살았다는 한 엄마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가졌습니다.
이 분은 강남 사람에게 세간의 곱지않은 이목이 집중되는 것을 우려하는 듯했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시선은 타 지역 사람들의 시기어린 시각에 불과하다며 이를 즐기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강남 엄마로 불리는 이 엄마는 강남 엄마라는 것에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강남 학생들이 명문대 합격률이 높은 이유 가운데 중요한 한 가지로 엄마의 자질을 강조했습니다.


이 엄마가 강조한 자질 중 첫번째는 정보력입니다. 자신의 아이가 가고자 하는 학교와 학과에 대해서 학교 선생님이나 학원 강사들보다 더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한다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종 입시설명회는 물론이고 해마다 새로 발간되는 입시정보책자와 입시정보를 담고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훤히 꿰뚫고 있어야 한답니다.


또 자신의 아이에게 필요한 학원과 과외강사진을 엄마들만의 비밀스런 루트를 통해 붙여줄 수 있는 것 역시 커다란 능력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유명한 선생일수록 수강료가 비싸지만 비용의 많고 적음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또 한 가지는 부지런함과 기동력입니다. 새벽부터 일어나 영양식으로 아침을 챙겨주고 아침을 먹는 동안 신문주요기사를 브리핑 해주거나 학교로 데려다 주는 시간을 이용해 차 안에서 시사에 대한 정리된 정보를 알려줍니다. 학교에서 학원, 학원에서 집 이 모든 동선을 관리해서 단 일이십 분의 시간조차도 길에 버리지 않도록 차로 이동시켜야 합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수업을 받는 시간에도 엄마는 쉬지 않습니다. 몇 가지 신문이나 잡지 등을 읽고 필요한 내용들을 스크랩해서 논술자료를 만들고 그 중 일부는 화장실이나 식탁유리 아래 붙여 아이가 오며 가며 볼 수 있도록 한다거나 새로운 정보를 얻기 위해 엄마들과 정보교환을 위한 모임을 갖는 것도 필수입니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유명한 강사를 직접 초빙하여 강의가 없는 낮시간을 이용해 엄마들이 직접 강의를 듣는다는 겁니다.


주요 과목에 집중하느라 사회탐구나 과학탐구 등 외워야할 것들이 많은 과목에 투자할 시간이 적으므로 이런 과목의 경우 엄마가 강의를 듣고 중요한 내용이나 외워야할 요점을 정리해 요약노트를 만들어 아이에게 준다는 것이죠. 물론 이 모든 것은 상당한 경제력의 바탕위에서만 이루어 질 수 있는 일입니다.


"다른 지역 사람들이 우리를 이상하게 보는데 그건 몰라서 그러는 거예요. 강남에 이사만 온다고 아이들이 갑자기 공부를 잘하게 되고 좋은 학교로 진학한다는 생각도 잘못된 생각이라구요. 우린 남들보다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또 아이를 위해 그만큼 많은 시간과 금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어요. 강남 아이들이 좋은 학교에 많이 가는 건 그런 아이들 뒤에 우리 같은 강남 엄마들의 피나는 노력이 뒷받침된 결과라는 거예요."


처음엔 강남 엄마들의 분별없는 치맛바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고는 주눅이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卓秀珍 탁수진 2004-05-01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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