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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을 위한 투쟁
Norman Sartorius 지음, 젊은정신과의사들의 모임 옮김 / 학지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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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에서 정신건강부 책임자였던 Norman Sartorius 박사와 함께 공동연구나 각종 자문회에서 일하던 경험은 나에게는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기억이다. 내가 접할 수 있었던 그의 깊고 넓은 지식과 탁월한 행정능력, 지도력을 보고 배우는 것이 큰 즐거움 이었다. 세계정신의학회(World Psychiatric Association)의 회장직을 맡으셨을 때는 아시아 19지역 대표로 그를 보좌하는 자리에서 만나게 되었고 그의 눈부신 활동을 지켜보면서 그의 탁월한 지도력으로 세계정신의학회가 역사적으로 전성기를 이루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나는 각종 회의에서 그의 생각과 지혜를 능숙한 언어 구사로 처리하던 그의 말솜씨에 익숙해져 있었지만 그의 문학적인 재능은 가끔 잡지에 실린 논문이나 보고서를 읽을 정도여서 잘 모르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그의 정신건강에 대한 개인의 식견을 저술한 에세이집 Fighting for Mental Health가 출판 되었다는 소식에 나를 비롯해서 그를 아는 정신보건 분야 전문가들과 지식인들이 자못 기대가 컸던 것은 조금도 놀랄 일이 아니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우선 표지의 그림부터 시작해서 책의 구성과 삽화나 내용에 인용된 은유, 하다못해 책의 부피나 크기에 이르기까지 빈틈없는 예술작품 임을 알 수 있었다. 내용인즉 그의 방대한 경험과 정신건강에 대한 깊은 지식을 우리가 교훈 삼을 수 있는 실용적인 지혜로 설득력 있게 펼쳐 크게 감동 받았다. 그는 정신과 의사라는 확고한 정체성으로 정신의학을 공중보건과 연결시켜 우리들의 의식을 확장시켜주었고 특히 정신보건 정책과 프로그램을 어떻게 효과 있게 구축해서 정책결정자들을 깨우쳐 주느냐에 대한 전략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또한 이야기 조의 논리전개를 즐겨 여러 가지 은유를 이용했는데 읽는 이의 이해를 촉진하는데 특별한 효과를 주었다. 예를 들어 모차르트 효과나 케샨병 연구의 비유로 연구결과가 의사결정자들에게 어떻게 자극적이고 관심을 모을 수 있게 연구 과제를 구상을 하느냐에 대한 전략을 일깨워 준다. 연구내용의 난의도, 제출시기의 선택, 정부의 준거기준에 부합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역학조사에 대한 착안 등 우리 모두가 정치적 이여야 함을 시사한다. 또한 심리사회적 이슈의 사회발전에 대한 공헌을 끝없이 알리고 부각시켜서 자칫하면 우선위의 바닥을 면하기 힘든 정신보건 정책이나 프로그램이 선택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해 준다. 또한 정책 구상자들에게 여러 곳에서 얻은 다양한 정보들의 방향들이 일치되게 하고, 또한 그들이 이런 정보를 접할 때 감정적으로 공감 할 수 있는 것들을 제공하는 것이 얼마나 간접적이지만 보강효과가 있는지를 밝혀주고 있다.

일단 수립한 정신보건 정책과 각종 정신건강프로그램을 사회가 받아드리게 하고 이를 확산시키는데 정신의학 그리고 정신과 의사의 책임 크다. 이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들을 제시한 제6장은 개발도상국가인 우리들 정신과의사들이 깊이 새겨야할 대목이다. 국민들 각자의 삶의 질의 향상이 산업화와 개인의 번영지향에 따라 급격히 중요시되는 현시점에서 정신보건 프로그램이 얼마나 국민 개개인이 적응하는데 촉진효과를 주는지, 그리고 특히 지역사회 정신보건운동이 지역사회의 발전과 그 구성원들의 참여의식을 높여주는 많은 지혜와 방법들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게 설득해야 한다. 이 같은 설득이 결국 정책결정자들이 정신건강 정책에 우선순위를 두게 하고 예산을 배려하게 하며 일반국민들이 스트레스의 가속화로 피곤한 와중에서 스스로 정신건강을 돌봄으로 스스로 삶의 질을 향상 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 그동안 정신의학의 과학적인 지식들이 주로 정신질환에 관한 연구의 결과들로 나름대로 풍부해졌지만 이 지식들이 정신건강 증진에 어떤 공헌을 했는지 우리가 자성해 볼 필요가 있다. 정신의학의 지식들이 일반인들의 정신건강 증진에 무슨 효과가 있는지 특히 이 지식들이 일반인들이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잘 번역 되어 있는지에 대한 그의 비판을 우리나라 정신과 의사들과 정신건강에 종사하는 여러 전문가들이 새겨들어야 한다. 우리들이 노력의 소산인 여러 가지 연구도 이런 실용적 관점에서 얼마나 적절한지를 평가해야 한다. 실용성 없는, 연구를 위한 연구들은 정책결정자나 비전문가들에게는 전혀 흥미꺼리가 될 수 없다. 저자는 또한 정신과 의사들이 기꺼이 자문 역할을 담당해서 사회 여러 기관에 전문가로서의 조언을 아끼지 않는 적극성을 갖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노인 정신보건에 대해서 저자는 우리가 노인 인구의 증가를 강조하면서 노인들에 대한 복지나 건강에 대한 정책을 촉구 한다고 해서 정책결정자들이 깨달아 정책을 입안 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급증하는 노인 인구를 위해 나라가 새로운 정책을 세워야한다고 강조하지만 정책결정자들은 이런 주장을 마이동풍으로 흘려버리고 노인층에 대한 정책을 우선위로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인구가 늘어도 노인들은 여전히 영향권이 없는 소수집단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노인들이 단결하여 집단형성해서 정치력을 발휘하고 그래서 노인에 대한 복지나 건강에 대한 정책수립을 쟁취한 경우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노인들은 다른 소수집단에 비해 정치적인 집단행동에 있어 매우 취약하다. 그러나 비록 집단행동이 없다 하더라도 노인층의 증가는 정치적인 안목에서 앞으로 가장 고려해야 할 집단으로 막강한 힘을 갖게 된다고 한다. 앞으로 두터운 노인층이 행사 할 수 있는 투표권은 그 어느 선거에서도 무시 못 할 영향인자가 될 것이 분명하다. 비록 균질의 집단으로 조직화되어 투쟁은 하지 않지만 비교적 경제적으로 여유도 있고 퇴직 후 남은 여생을 여가생활이나 새로운 활동의 선택으로 저축한 돈을 쓰면서 뜻있게 살고 있는 제3기 인생 집단이 바로 노인층이다. 다른 연령층이 분명히 이 집단을 포용하고 그들의 비위를 맞추려는 움직임이 생긴다는 것이다. 시간적으로 요원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결국 사회가 노인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키고 이를 위한 여러 가지 서비스도 발달하게 될 것이 라는 낙관적인 저자의 견해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연결”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정신건강을 위한 투쟁”도 정신의학을 다른 여러 분야와 연결시켰다는 점에서 새롭고 돋보이며, 그렇기 때문에 정신과 의사는 물론 정신보건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에게는 필독의 책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공중보건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이나 정부의 정책결정자들이 읽어 볼 수 있다면 더 없이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번에 우리나라 젊은 정신의학도들이 합심하여 이 책을 번역 한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고 이 번역서가 우리나라 정신보건 분야 발전에 크게 기여 할 것이라고 믿는다. 번역하는데 용기도 필요하고 또 힘든 작업이었음이 분명하다. 이 책이 단순한 전문서적이 아니라 높은 지성을 가춘 격 높은 문화적인 작품이기 때문에 그 번역이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격 높은 연결과 은유적 표현을 한국어로 옮기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한 가지 제언하고 싶은 것 은 이 책을 읽으면서 이해가 안 되거나 불분명한 부분이 있으면 원문을 참고하라는 것이다. 원문을 참고하면 내용의 뜻을 좀 더 분명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 책은 한번 읽고 덮어 둘 것이 아니라 다시 읽어 은미하면 좀 더 깊은 이해가 생긴다.                                   

   




                             2006년 8월 15일

                                           이  호  영
(전)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회장, 아주대 총장

(현) 대우의료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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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을 위한 투쟁
Norman Sartorius 지음, 젊은정신과의사들의 모임 옮김 / 학지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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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만 사토리우스 교수의 역저가 한국의 젊은 정신과의사들의 손으로 번역되어 나온다. 참으로 대견하고 무한이 기쁘다. 저자와 역자 모두에게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사토리우스 교수는 정신보건 분야의 개척자이자 세계적인 권위자이다. 그는 여러해 동안 세계보건기구 정신보건국의 책임자로 있으면서 각종 진단평가도구의 개발, 일차 진료용 진단분류를 포함한 정신장애 진단분류의 새로운 통일안을 완성했으며 정신보건사업의 근간이 되는 정신역학의 귀중한 국제연구를 주도, 또는 촉진시켜온 사람이다. 무엇보다도 그는 ‘적절한 비용의, 효과적이며 인도적인 지역공동체 중심의 정신보건’이라는 세계보건기구의 정신보건 정책의 표준을 만든 사람이고 이를 전 세계를 누비며 전파한 정신보건의 전도사이기도 하다.

  내가 아는 한 그의 언어는 단백하고 명료하며 건강한 상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대단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항상 남들이 못보고 있는 부분에 대한 날카로운 직관이 있고 미래를 보는 독창적인 의견이 있다. 그래서 그의 말은 언제나 새롭다.

  이 책은 사토리우스 교수가 전 세계의 젊은 정신과 의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의 모음이다. 정신보건을 위해 정신의학은 무엇이며 정신과의사는 정신보건에 관여하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어떤 자세를 갖추어야 하는가를 세 분야로 나누어 논파하고 있다.

  3, 7, 5등 수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암유적인 그림들은 상징에 의한 효과적인 의사전달에 저자가 얼마나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여기저기에서 저자 특유의 철학과 신념을 발견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특히 <내가 싫어하는 용어들>, <정신의학의 역설>, <정신의학의 일곱가지 악덕> 제하의 글들에서 우리자신의 맹점이 재치있게 지적되고 있다. 이런 구절도 있다. “보건영역에서 심리사회적 요인을 무시하게 되면 감정 소진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것은 의사가 고귀한 작업이라는 윤리적 본분을 무시하고 관리의 효율성이나 경제성만을 생각할 때 나타날 수 있는 가장 비싼 부작용이다.” 얼핏보면 누구나 알고 있는 말 같지만 생각할수록 의미가 깊다.

  이 책을 모든 정신과의사와 정신보건 전문요원과 정신보건에 관심을 가진 모든 이에게 주저없이 추천한다. 그리고 결코 쉽지 않은 번역작업을 합심하여 이 정도까지 완성한 젊은 정신과의사 모임에 찬사와 위로를 보낸다.


                          2 0 0 6.  6                               이 부 영

                                          (전) 세계보건기구 정신보건  전문가 자문단 위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 한국 융 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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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을 위한 투쟁
Norman Sartorius 지음, 젊은정신과의사들의 모임 옮김 / 학지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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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후기

'
정신건강을 위한 투쟁'이라는 거창한 이름의 작은 책의 번역은 2004 2 용인정신병원 WHO C.C. 주최로 처음 시작한 1 Development of Professional and Academic Skill of Young Psychiatrists Workshop에서 시작되었다. 우리는 거기에서 노만 사토리우스 라는 거장을 만나게 되었다. 3 동안 12시간씩 영어로만 진행된 빡빡한 일정 속에서 일흔 살이 넘은(그의 정확한 나이는 자료에도 나와 있지 않아 없다.) 그는 조금도 쉬지 않고 열정적으로 강의하고 우리들의 발표에 대해 토론했다. WHO 정신보건국장, 세계정신의학회 회장이라는 경력이 무색하게 그는 참가자 명의 의견에 기울였고 감탄하고 칭찬해주었다. 그는 좋은 교육자였다. 발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발표 내용에 대한 진정성, 진심이라는 그의 지적은 자신에게 가장 들어맞는 것이었다.
워크삽 그의 열정에 감염된 우리는 그의 책을 번역하기 위해 참가자들 인터넷으로 자원자를 모집했다. 자원자 대부분은 학문의 주변부(?) 속하는, 번역의 경험이 번도 없는 개인의원 봉직의, 만성 대형정신병원 봉직의, 지방 국립정신병원 과장 그리고 박봉과 바쁜 일정의 대학 병원 전임의들이었다. 200 페이지의 가벼운 책의 번역에 2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것은 일상 속의 게으름을 보여 주지만 우리 자신들에게 뻔뻔하게 감사와 칭찬을 해주고 싶다. 번역에는 김경중(16,17,18) 박성봉( 5, 12) 이주현(10, 19) 이성근(1.6.15) 이해원(2,3) 유제춘(4,13) 장홍석(7,14) 조근호(8,9) 한창수(11, 서론) 선생님이, 그리고 김성엽, 박용천 선생님이 수고해 주셨다. 특히 최종 감수에는 이주현, 이성근, 유제춘 선생님이 많은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대형 정신병원에서의 제한적인 정신과 의사의 역할, 부적절한 보험수가, 일상 속에서 소진되어가는 자신감 그리고 무엇보다도 낙인과 가난이라는 다른 장애와 싸우고 있는, 환자들과 가족들의 현실 앞에 정신과 전문의가 되고 나서 우리들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책에서 노만 사토리우스는 답답한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하고 정신과 의사의 분발을 촉구하기도 한다. "정신의학은 가난하거나 건강 서비스가 열악한 상황에서도 현장에서 많은 일들을 있는, 탁월한 예이다. 하지만 이러한 일들이 그토록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무엇보다도 비통하다." 하지만 항상 끝부분에서는 희망을 놓치 않고 있다. "이리하여 정신보건이 공중 보건 프로그램에 완전히 소개되는데 거의 50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일들이 그토록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것은 소름 끼친다(terrible): 하지만 한편으로 시작할 때에는 거의 불가능할 것처럼 보인다고 할지라도 이것이 성취될 있다는 것은 믿기 어렵도록 놀라운 일이다."
노자 45장에 대지약우(大智若愚)라는 말이 나온다. 지혜는 어리석어 보인다. 그의 이야기는 쪼그라든 우리의 현실에서는 너무나 , 그리고 이상적인 이야기같이만 느껴진다. 하지만 교육 평준화의 문제, 의료법인의 영리기관화, 노령화 저출산, 높은 이혼율, 여가시간의 증대 등이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요즘 우리의 세태에서 사회 발전에 대한 그의 혜안에 다시 주목하지 않을 없다. 그가 서론에서 언급한 것처럼 사회와 의료의 발전과 별개로 정신보건 문제의 해결을 생각할 없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리고 그의 열정은 더욱 하나의 불씨가 되어 세계 도처에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명의 '노만 사토리우스' 탄생시킬 것이다.

'Fighting for Mental Health'
라는 제목의 번역도 우리들에게는 하나의 숙제였다. 응원 문구로 많이 사용되는 파이팅(Fighting)이라는 영어단어는 우리나라에서 의미가 변질된 콩글리스다. Fighting 전쟁에서 사용되는 단어로 돌격이나 전투, 투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투쟁'이라는 단어는 히틀러의 '나의 투쟁'이나 노사 갈등부터 떠오르며 무언가 거북한 느낌이었다. 제목의 번역을 위해 노만 사토리우스와 나눈 대화에서 그는 자신이 여기에서 사용한 fighting 병사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우듯이 개인의 헌신을 나타내는 뉘앙스라고 대답해주었다. 그래서 싸움, 투쟁, 헌신 등의 번역을 두고 가늠하다가 결국 '정신건강을 위한 투쟁'으로 결정지었다.
용어의 통일을 위해 애썼지만 미흡한 부분이 있고 거의 직역을 했기 때문에 자연스럽지 못한 부분도 눈에 뛴다. people with mental illness 정신질환자가 아닌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로, disabled people 장애인이 아닌 기능손실을 가진 사람들로 직역하였다. 속에는 정신질환자나 장애인이라는 용어가 익숙한 현실에서 그들이 단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과 다짐이 담겨져 있다. 그리고 질환(disease), 질병(illness), 아픔(sickness), 장애(disorder), 손상(impairment), 기능손실(disability), 핸디캡(handicap) 같은 병의 다양한 표현들을 최대한 그대로 지키려고 노력했다. ( 원칙에 따라 mental illness 정신질병이라고 번역하여야 하나 너무나 생소한 단어이고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학술용어집에서도 정신질환으로 번역하도록 제안하고 있어 정신질환으로 번역하였다.) 원어의 뜻과 뉘앙스를 제대로 살리고자 몇몇 용어는 괄호 안에 영어단어를 그대로 실기도 했다.
번역을 하면서 장의 첫머리에 멋진 삽화를 넣어주는 센스에서 노만 사토리우스의 거장다운 모습을 다시 한번 보았다. 우리의 미숙한 번역이 노만 사토리우스의 재치 있고 수려한 문장을 흠집되지 않았는지 독자들에게 잘못 전달하지 않는지 무척 걱정된다.

우리는 책이 많은 정신과 의사와 정신보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많은 전문가들, 담당 공무원 그리고 공중보건 정책 결정자들에게 노만 사토리우스의 아래 메시지를 전해주기를 바란다. "연구를 수행할 우리는 종종 자신에 대해서, 다른 사람의 행동에 대한 우리의 관용에 대해서, 우리의 참을성과 인내력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우리보다 불행한 사람들과 나누고 도우려는 우리의 의지에 대해서 배운다."

번역 작업을 하면서 “정말로 정신과 의사가 이런 일을 있을까?”가슴 설레이기도 했고 현실의 자신을 보면서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번역 작업을 통해 명의 뜻이 통하는 친구를 얻은 것이 무엇보다도 성과였습니다.

끝으로 책의 번역의 계기가 워크샵을 준비해주시고 출판사 섭외에 애써 주신 황태연 선생님과 추천사를 주신 이부영, 이호영 선생님 그리고 발간에 애써주신 학지사 김경민 선생님 외 관련자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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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을 위한 투쟁
Norman Sartorius 지음, 젊은정신과의사들의 모임 옮김 / 학지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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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저자 서문

 
수년 동안 나는 좋게도 내가 했던 일에 대해 인정을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내가 최선을 다해 인도했던 워크숍의 참가자들이 내가 책인 'Fighting for mental health' 한국어로 번역하겠다고 제안한 것보다 감동적이었던 것은 없었습니다. 책을 번역한다는 것은 전문가로서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미 많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참가자들이 상당한 부담을 떠안는 것을 의미하기에 그들의 결정은 나에게 매우 관대한 호의를 베푸는 것입니다. 그러한 제안은 나에게 칭찬이기도 하지만, 단순히 듣기 좋은 칭찬을 넘어 언어와 배경과 나이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나에게 의미를 가져왔던 생각들에 열정적으로 호응하는 (혹은 그렇게 있는) 능력 있는 동료들이 있다는 사실에 대한, 대단히 격려가 되는 확인(確認)이기도 합니다
.

 
이제 책이 한국어로 읽혀질 있게 됨으로써 책에 담겨진 가지 견해들이 한국의 정신과 의사들과 다른 사람들에게 정신의학과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돕는 것에 대해 생각하는데 도움이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나에게는 가지 소망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경우에 번역자들과 그들을 도운 사람들이 여실히 보여준 것처럼 사상(思想) 이상(理想) 대해 관대하고 매우 열정적일 있는 능력이 앞으로 그들의 사회적 삶과 전문가로서의 삶을 결정짓는 데까지 지속되기를 소망합니다. 이러한 가지 능력은 인류 사회의 발전에 필수적인 요소이며 다른 어떤 영역에서보다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을 돌보는 있어 필요한 요소입니다. 그리고 다른 소망은 책의 번역자들이 지난 2 동안 함께 번역의 힘든 작업이 그들을 강한 연대로 묶어주고 그렇게 이루어진 우정의 연대가 앞으로 한국 국민들의 정신건강을 위해서, 그들 자신의 고유(固有) 투쟁을 해나갈 만나게 많은 고난들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

노만 사토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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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지 않는 아이
펄 벅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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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읽으면서 머리가 주볏거리는 경험을 한 적이 몇 번 있다. 이 책은 가장 최근에게 나에게 이러한 감정을 선물해준 책이다.  

이 책은 정신지체 딸을 가진 엄마로서 펄벅이 쓴 자전 수필이다.

"자폐증과 정신지체 앞에만 서면 우리는 한없이 작아진다."라고  소아정신과 의사들끼리 이야기 나눈 적이 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슬픔이 있다. 달랠 수 있는 슬픔과 달래지지 않는 슬픔이다. 몸이 회복할 수 없이 불구가 되는 것, 그것은 떨쳐 버릴 수 없는 슬픔이다. 떠안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달랠 수 있는 슬픔은 살면서 마음 속에 묻고 잊을 수 있는 슬픔이지만, 달랠 수 없는 슬픔은 삶을 바꾸어 놓으며 슬픔 그 자체가 삶이 되기도 한다. 사라지는 슬픔은 달랠 수 있지만 나고 살아가야 하는 슬픔은 영원히 달래지지 않는다. ... 나와 같은 짐을 진 사람이 많다고 위안이 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그 슬픔을 지고 살아가는 법을 배운 사람들을 보고 나도 그럴 수 있으리란 걸 깨닫게 되었다. 그것이 변화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

자폐증이나 정신지체라는 진단을 받아들은 부모님은  처음에는 부정을 하고 그 심각성을 이해 못하시다가 기대를 가지고 아이를 특수 교육을 시키는 과정에서 또 한번 낙담하시기도 한다.

[ 떨쳐 버릴 수 없는 슬픔을 감당하는 법을 익히기는 쉽지가 않다. 그 방법을 깨달은 지금은 되돌아보면 내가 밟아 온 단계가 보인다. 그렇지만 그 길을 걷고 있을 때에는 한 계단 한 계단이 너무 힘들었고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아이를 어떻게 돌볼 것인가, 부모가 죽고 난 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실질적인 문제뿐 아니라 나 자신의 고통이라는 문제까지 넘어야 했기 때문이다. 삶의 기쁨은 모두 사라지고 아이로 인해 대가 끊겼다는 생각도 든다. 차라리 죽었으면 하는 생각까지 든다. 나 역시 얼마나 자주 마음 속으로 차라리 내 아이가 죽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며 울었던가! ]

나에게 1달에 한 번씩 처방전을 받기 위해  심한 정신지체를 가진 장성한 아들을 데리고 오시는 어머니가 계신다. 그 아들은 들어올때 항상 땀범덕이다. 어머니와 아들은 매일 아침에는 산을 올라 3시간 정도 운동을 하고 내려오는 길에 병원을 방문하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아들의 건강을 위해 매일 그렇게 하신다. 어머니는 교육도 많이 받지 못하셨고 집안사정도 넉넉하지 않다. 하지만 아들과 함께 하는 등산이 즐겁다고 하신다. 눈이 오는 겨울은 미끄러워서 항상 조심스럽다고 말씀하고 웃으시는 어머니의 얼굴을 볼 때마다 나는 정말 도를 통한  도인을 만난 느낌이 들고 숙연해진다. 그리고 그 아들과 최선을 다해 웃어주고 즐겁게 악수한다.

[인내는 시작일 뿐이다. 슬픔을 받아들여야 하고 슬픔을 완전히 받아들이면 그에 따르는 보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슬픔에는 어떤 마력이 있기 때문이다. 슬픔은 지혜로 모양을 바꿀 수 있고, 지혜는 기쁨을 가져다 줄 수는 없을지 몰라도 행복은 줄 수 있다.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이 질문에는 아무런 해답이 있을 수 없다. 해답이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마침내 깨달았을 때 나는 무의미한 것에서 의미를 찾아내어, 나 스스로 만들어 낸 해답일지라도 해답을 얻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

하지만 자폐증이나 정신지체를 가진 이들에게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얼마전부터 국가적으로 대사장애( 이 책의 주인공인 캐롤이 앓아던 PKU 같이 정신지체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을 무료로 선별검사하고 있다. 임신 중의 음주와 같은 위험인자에 대한 교육도 많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최근에 개발된 약들은 이들의 충동적 행동이나 불안정한 기분을 안정시키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한 국가가 얼마나 선진국인가는 소수의 약자를 얼마나 배려하는가에서 알 수 있다고 한다.

최근 5년동안 정신보건센터나 그룹 홈, 통합 교육, 특수 학교 등의 정신장애인을 위한 사회적인 지지나 정책에 많은 발전이 있었다. 물론 너무나도 부족하지만 이러한 발전이 있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자폐증이나 심한 정신지체를 가진 이들이 독립생활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앞으로 많이 생겨날 것이니 독립생활을 위한 교육을 해야한다는 기대쓰인 나의 조언이 거짓말이 되지 않도록 이 분야의 전문가로서 나도 노력을 해야할 것이다.

[인간성에 있어서는 모든 사람이 동등하며 누구나 인간으로서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뚜렷하게 가르쳐 준 것이 바로 내 아이였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다른 사람보다 못한 존재로 취급 받아서는 안 되며 누구나 세상에서 자기 자리와 안정을 보장받아야 한다. 아이가 없었더라면 이런 사실을 ƒ틈?수 없었을 것이다. 나보다 못하나 사람을 참지 못하는 오만한 태도를 버리지 못했을 것이다. 아이가 나에게 인간성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준 셈이다.]

펄 벅이 1950년 [자라지 않는 아이]를 썼을 때, 유명인으로서 정신지체 자녀를 두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최초였다고 한다. 펄벅은 미국인 최초로 퓰리쳐상과 노벨문학상을 받은 사람이다. 이 책을 계기로 미국 내에 정신지체를 위한 많은 제도들이 개선되었다고 한다. 또한 펄 벅은 펄 벅 재단을 통해 많은 전쟁고아를 돕는 일을 하였고 우리나라가 그 대표적인 수혜국이다. 얼마전 미식 축구 선수인 하인스 워드가 방문하여 화제의 촛점이 되었고 하인스 워드- 펄벅 재단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정신지체인 딸 캐롤이 없었다면 이런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캐롤은 세상에서 큰 의미를 남겼다.  

[당신의 아이가 당신이 바란 대로 건강하고 멀쩡하게 태어나지 못했더라도 몸이나 정신이, 아니면 둘 다 부족하고 남들과 다르게 태어났더라도, 이 아이는 그래도 당신의 아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아이에게도 그것이 어떤 삶이든지 간에 삶의 권리가 있고, 행복해질 권리가 있어서 부모가 그 행복을 찾아 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으서는 안 된다. 아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그대로 아이를 받아들이고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의의 말이나 시선에 신경쓰지 말아야 한다. 이 아이는 당신 자신과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진 존재이다. 아이를 위해, 아이와 함께 아이의 삶을 완성해 주는데에서 틀림없이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고개를 당당히 들고 주어진 길을 가는 것이다. ]    

자폐증이나 정신지체라는 진단을 부모에게 전할 때 나는 꼭 이 책을 함께 권한다.

출처 ; 소아정신과의사 이주현과 함께 하는 부모를 위한 책읽기

http:// cafe.daum.net/fmschool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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