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1~20 세트 - 전20권 - 박경리 대하소설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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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된 것 같네요. 드디어 토지를 완독할 기회! 근데 띠지가 원래 1권만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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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프, 바이 더 시 - 조이스 캐럴 오츠의 4가지 고딕 서스펜스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이은선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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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딕 서스펜스는 내가 좋아하는 장르이기도 한데 환상적이면서도 괴이한 스토리텔링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조이스 캐럴 오츠의 작품은 처음이나 워낙 이름이 많이 알려져 있어 언젠가 한 번은 읽어보고 싶었다. 이 책은 그녀의 미출간 중편 4작품이 실려있다. 표제작인 '카디프, 바이 더 시'를 읽고나서는 앗! 이건 뭐지? 하는 그런 당황스러움과 함께 내가 읽다가 뭘 놓친게 있나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책장을 넘겨가며 볼 정도로 이것을 반전이라고 한다면 엄청난 반전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두번째 작품인 '먀오다오' 역시 와..진짜 그런 결말이 될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 앞의 두 작품에 비하면 나머지 두 작품인 '환영처럼:1972'와 '살아남은 아이'는 평범하다고 해도 될 정도.


   이 네 작품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여자와 아이 혹은 여자이면서 아이가 세상이 휘두르는 폭력의 대상이 되고 그로인한 악몽과 트라우마가 어떻게 그들을 장악하고 있는지, 그리고 마침내 그것들이 어떻게 그들을 타고 넘어 존재감을 드러내는지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고딕서스펜스이기는 하지만 사건보다는 심리적이고 정신적인 부분에 방점이 찍힌 작품들이다.


   '카디프, 바이 더 시'의 클레어는 입양아이다. 어느 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고 그녀가 존재조차 모르고 있던 할머니가 남긴 유산으로 그녀가 내면에 꽁꽁 숨기고 있던 트라우마와 상처가 모습을 드러낸다. 스포가 되는 듯 하여 자세한 이야기는 하기 어려우나 이 모든 이야기가 모르는 번호로 오는 전화 한 통으로 촉발된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돋는다. 해결하지 못하고 소화해내지 못한 트라우마가 어떻게 부지불식간에 발현될 수 있는지 놀랍다. '먀오다오'의 미아는 부모로부터 정상적인 관심이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열두살 아이이다. 어느 날 그녀에게 고양이가 한마리 찾아오고 그녀는 먀오다오라 이름짓는다. 사춘기의 소녀가 성적 폭력에 고스란히 노출되었을 때 어떠한 정서적 충격이 올 수 있는지 끔찍하다. '환영처럼:1972'는 소심한 성격의 대학생 앨리스가 어떻게 사회적 강자인 남자 교수들로부터 육체적 정신적 학대를 당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개인적으로는 좀 답답함이 느껴졌던 작품인데 이 작품이 쓰여진 시대를 반영하는 것도 물론 있겠지만 지금도 여전히 그런식으로 길들여지고 세뇌되는 약자들에 대한 기사가 종종 나오는 걸 보면 내가 공감은 하기 어렵지만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닐 듯 하다. 마지막 '살아남은 아이'는 유명한 시인이 자신의 딸을 살해 후 자살한 뒤, 시인의 남편과 재혼한 엘리자베스인데 여기서 살아남은 아이는 그 죽음에서 살아남은 열살 아이 스테판을 말한다. 엘리자베스는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한 스테판과 그 집에 감도는 공포스런 분위기, 그리고 남편의 이해하지 못할 행동들에 의문을 품는다. 마지막 이야기 역시 앞의 두 편의 이야기가 워낙 강렬해서 특별하다는 인상을 받지는 못했다.


   애드거 앨런 포에 비견되고 매년 강력한 노벨상 후보로 거론된다는데 그녀의 장편들을 더 읽어봐야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듯 하다. 하지만 이야기를 읽으면서 뭐가 현실이고 뭐가 트라우마 속 세상인지, 뭐가 팩트이고 뭐가 망상과 상상인지 헷갈린다면 당신은 이미 작가에게 한 방 먹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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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머리앤 전집 세트 - 전8권 (완역본) 빨간 머리 앤 전집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유보라 그림, 오수원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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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책만 어제 받았습니다. 너무 영롱해서 미소가 절로 나오더라구요 ㅎㅎ 얼른 책장에 자리 마련해드려야겠습니다. 앤의 일생 곧 만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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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밤의 우주 - 잠들기 전 짤막하게 읽어보는 천문우주 이야기 Collect 22
김명진 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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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일밤 시리즈가 클래식과 미술에 이어 우주편이 출간되었다. 90일밤 시리즈의 원래 목적은 하루에 한 챕터씩 독자의 90일밤을 책임지려는 의도였겠으나 이런 재미난 책을 한 챕터씩밖에 안읽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우주는 언제 들여다봐도 신비로우니까. 총 8분의 저자들이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 중 7분은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일하는 천문학자들이고 한분은 한국천문연구원의 홍보팀장이다. 그런데 천문학에도 이렇게 다양한 분야가 있는 줄 저자들의 프로필을 보고 알았다. 7분이 천문학자들의 분야가 전부 다르다. 어떤 분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은하만 연구하고 어떤 분은 고천문학 연구, 어떤 분은 외계생명만 연구, 또 어떤 분은 소행성만 연구..등. 밑도 끝도 없는 우주만 들여다보고 있으면 언뜻 지루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90일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럴 리가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교양 서적인데다 엄청난 과학이나 수학 공식이 등장하지 않는지라 우주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천문학자를 꿈꾸고 있는 이들이라면 천문학의 각 분야에서 어떤 일들을 하는지에 대한 힌트도 얻을 수 있다. UNIVERSE, SPACE, COSMOS - 이 세 단어는 우리말로 번역하면 전부 '우주'로 번역된다. 하지만 이 세 단어는 우주의 영역을 언급할 때 각각 다르게 쓰인다. <90일밤의 우주> 이야기는 이 세 단어를 기준으로 나뉘어 진행되니 세 단어의 차이가 궁금한 독자라면 이번에 확실히 알 수 있다.


   우주 이야기에 사진이 빠질 수 없는 법. 엄청난 과학기술의 산물인 망원경으로 촬영한 사진들이나 실제 우주로 쏘아올린 위성이나 우주선에서 촬영한 사진들이 경이로운 우주를 더 돋보이게 한다. 거기에 QR 코드로 흔히 접할 수 없는 영상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고 있어 독자들은 떠먹여주는 밥을 꼭꼭 씹어 먹기만 하면 된다. 천문대를 가본 적이 한 번도 없는데 (난 밤에 깨어있는 것에 취약한 편임) 언제 한 번 꼬옥 천문대에서 직접 우주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소망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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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산책가
카르스텐 헨 지음, 이나영 옮김 / 그러나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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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 한 구석에 난로의 온기가 퍼져나가는 느낌(진짜 문자 그대로다)을 받게 되는 작품이다. 얼마 전 다른 책의 리뷰에서 온라인 서점 이야기를 썼는데, 온라인 서점 애용자인 나는 이 작품을 읽고 감동받으면 안될 것 같은데 어쩔 수 없다.


   독일의 한 동네 책방인 '암 슈타토어'의 오래된 직원인 칼은 서점의 고객들이 어떤 책을 읽고 싶어하는지 꿰뚫고 있다. 그래서 서점에 찾아오는 고객들을 위해 책을 추천해주고 사정이 있어 바깥 외출을 하지 않는 고객들을 위해서는 직접 책을 배달해주기도 한다. 이는 이제는 은퇴한 서점의 전 사장이 있을 때부터 해오던 것으로 암 슈타토어만의 전통이자 특별 서비스로 신문에 소개되기까지 했다. 지금은 전 사장의 딸이 서점을 이어받았는데 그녀는 이런 고리타분한 운영 방식이 못마땅하다.


   칼은 자신의 책 배달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감지하지만 오늘도 여전히 단 한권일지라도 고객을 위해 책을 배달한다. 칼은 자신이 책을 배달하는 고객들에게 어울리는 책 속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별명으로 붙여준다. 거기에는 '오만과 편견'의 다아시도 있고 '에피 브리스트'의 에피도 있고 '삐삐'의 롱스타킹, 파우스트 박사, 헤라클레스도 있으며 '책 읽어주는 남자'의 미하엘 베르크도 있다. 책 배달은 칼의 루틴이면서 일종의 의식이다.


   진짜 재미는 칼이 책배달을 위해 대성당광장을 지나가던 중 만난 9살 소녀 샤샤와 함께 시작된다. 칼을 책산책가라고 부르는 샤샤는 칼의 조용한 일상에 파문을 일으키지만 어느 새 칼은 샤샤가 없는 책 배달을 상상할 수 없게 된다. 근데 이 아홉살짜리 꼬마가 명물이다. 책 속의 뼈 때리는 말과 웃음은 샤샤의 몫이다. 70대 노인과 9살짜리 꼬마의 티격태격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금은 누가 책 배달을 하러 직접 찾아온다고 하면 기겁할 시대가 되어버렸지만 이런 마법같은 시대가 한 때는 있었다는 '라떼'의 위로가 담긴 작품이다.


   * P.S.1 - 샤샤의 명언 중 베스트 하나, 칼이 해고될 뻔 한 날 칼을 만난 샤샤가 하는 말.

"오늘은 달라 보이세요"

"난 같은 사람인걸."

"눈이 달라요"

"나한테는 눈이 이 한 쌍뿐이라서 다른 걸로 바꿀 수가 없단다"

"우셨어요?"

"아니"

"혹시 속으로 우셨어요? 눈에서 눈물 나게 말고 마음에서 눈물 나게 우는 거 말이에요"

"마음에서 눈물 나게?"

"그게 가능하다면요"

"그랬다면 내 눈은 왜 달라 보이는거니?"

"부끄러워하는 거죠. 사실 우는 건 자기들이 해야 할 일이니까요"

*P.S.2 - 롱스타킹부인은 책 속 오탈자를 못참는다. 칼이 책 배달을 올 때마다 책 속에서 발견한 오탈자를 화두로 던지고 칼은 그 오탈자를 제대로 해석해 내야만 한다. 근데 그 오탈자가 분명 독일어일텐데 그걸 우리 말로 기막히게 번역한 번역가님도 대단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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