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코난 도일, 선상 미스터리 단편 컬렉션 - 모든 파도는 비밀을 품고 있다 Short Story Collection 1
남궁진 엮음, 아서 코난 도일 원작 / 센텐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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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서 코난 도일하면 당연히 <셜록 홈즈> 시리즈가 먼저 떠오른다. 홈즈 시리즈 이외에 다른 책을 집필한 적이 있다는 건 상상도 안된다는 듯이. 하지만 코난 도일도 홈즈시리즈에 질려 홈즈를 죽여버리게 되는데 그렇더라도 미스터리에 대한 미련은 버리지 못했나보다. <선상 미스터리 단편 컬렉션>은 셜록 홈즈가 이미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을 때 집필했던 것으로 보아 홈즈 이외의 뭔가를 써보고 싶다는 작가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추측해본다. 여기 수록된 단편들은 한국에서는 최초로 번역되었다고 해서 기대를 가지고 읽어보았다.


   이야기는 단편임에도 같은 소재를 다루고 있다. 첫번째 파트는 선상에서 일어난 기이한 일들에 대한 짤막한 이야기들이고 두번째 파트는 악명 높은 해적이었던 샤키 선장에 관한 단편들이다. 미스터리라고 해서 이것 역시 추리물인가 했는데 그건 아니고 오히려 '서프라이즈'식 이야기에 가깝다. 결말을 읽고 보면 의구심이 풀리는 이야기도 있고 미스터리한 채로 마무리 되는 오컬트적인 이야기도 있는데 오랜만에 이런 클래식한 미스터리물을 읽으니 신선하기는 했지만 셜록 홈즈 시리즈만큼 흥미롭지는 않았다. (역시 아서 코난 도일은 셜록인가? 라는 생각이..)


   샤키 선장 시리즈는 해적이 유럽 해상 강국들의 비호를 받으며 약탈행위를 일삼았던 시대보다 한 시대 정도 후를 배경으로 한다. 저자는 작품 속에서 그 시절의 해적들은 나름의 규칙이 있고 나라를 위한 사명감도 있었지만 이 시대의 해적들은 진짜 양아치에 악질들이라고 언급하는데 그 중에 특히 악명 높았던 해적으로 샤키 선장을 꼽는다. 뭔가 피터팬의 후크 선장이 생각나는 스토리다. 국내 미출간 아서 코난 도일의 작품을 읽었다는데 의의를 두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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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 - 기후위기와 패스트패션에 맞서는 제로웨이스트 의생활
이소연 지음 / 돌고래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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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초에 쇼핑을 줄여보겠다는 목표를 세웠었다. 옷과 신발, 가방을 구입하지 않은 날에 매일 만원씩 저금하는 것으로 기록을 해보기로 했다. 한 해의 절반이 지난 지금 저금액을 보면 그래도 쇼핑 품목이 20개 정도는 되는 듯 하다. 여름이라 티셔츠 한 장, 휴가 가야 하니 반바지 하나 사야지라는 생각은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떠오른다. 티셔츠가 없어서? 반바지가 없어서? 옷장에 옷이 차고 넘치지만 매일 왜 이렇게 입을 옷이 없냐고 불평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정확히 말하면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가 아니라 '새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이다. 저자는 이미 5년 차 새 옷을 구입하지 않고 있는 사람으로 옷이 필요한 경우 중고거래로 구입하거나 새 옷을 사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친구들이 자신들이 안입게 된 옷을 받기도 하는데, 옷을 사지 않는다고 해서 스타일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저자는 여러 방면에서 환경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이다. 저자의 제로웨이스트 의생활 역시 이런 배경에서 탄생한 것이다. 저자 역시 처음에는 쇼핑좀비라고 할 정도로 쇼핑에 중독된 상태였다고 한다. 이런 저자가 옷을 사지 않기로 결심한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특히 패스트패션을 주도하는 기업들의 노동력 착취와 환경오염에 대한 무감각이 주된 이유이다. 패션업계의 현실에 대한 고발에 각종 참고자료를 인용하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얼마 전에도 한 명품회사의 노동력 착취에 대한 기사가 헤드라인을 장식했지만 여전히 그 매장의 물건을 사기 위해 사람들은 줄을 서 있을 것이다. 지구의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들 중 가장 많은 탄소배출을 하는 것이 바로 의류업계라고 한다. 비행기가 배출하는 탄소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어마어마한 재고는 소각되면서 엄청난 오염을 만들어내고 섬유쓰레기들은 비서구 국가에 여과없이 버려져 소가 여물대신 섬유조각을 씹고 있는 충격적인 장면을 만들어낸다. 


   '재활용'에 대한 부분에서 한 대 얻어맞은 듯한 깨달음이 왔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해서 옷을 만든다고 해서 친환경이 아니라는 점이다. 무언가를 재활용하기 위해서도 에너지가 필요하고 재활용과 생산 과정에서 발생되는 유해물질은 피할 수 없다. 폐페트병으로 만든 티셔츠를 구입한다고 해서, 에코백을 구입했다고 해서 환경에 도움이 되는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말자. 저자는 미니멀리즘을 주장하지 않는다. 마구잡이로 버리는 것은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내 수중에 있는 물건을 되도록 오랫동안 쓰는 것이 가장 좋은 제로웨이스트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사는 것을 멈추는 것이 필요한 시대다. 물론 혼자서 쇼핑을 멈추는 것만으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 그렇지만 이런 노력은 한 번쯤은 우리가 외면하고 있던 문제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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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잡사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명화에 담긴 은밀하고 사적인 15가지 스캔들
김태진 지음 / 오아시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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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진님을 처음 만난 건 아트인문학 시리즈였다. 이탈리아와 파리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역사와 예술을 잘 엮어서 재미나게 술술 풀어주는 방식이 매력적이었다고 기억한다. 그래서 이번 <명화잡사>가 나왔을 때도 얼른 읽고 싶다는 마음으로 픽! '명화잡사'는 말 그대로 명화에 관한 잡스럽고 사사로운 이야기라는 뜻이다. 이렇게 말하니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인 듯 생각되지만 명화에 담겨 후세대인들이 두고두고 감상할 수 있을 정도의 이야기라면 결코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화가와 모델이 된 인물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하다. 물론 개인의 삶이라 하더라도 역사가 되어버린 일들도 있지만 말이다.


   총 15가지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대표 그림만 15점이지 이야기에 상응하는 그림들은 좀 더 많이 수록되어있다. 어렵지 않아 술술 잘 읽힌다. 다만, 너무 유명하고 잘 알려진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라 새롭다는 느낌은 없었다. 게다가 '예술가들의 파리' 시리즈를 읽고나니 뭔가 교양 수준의 읽을거리들이 시시해진 점도 있다. 그래도 충분히 재미있었다. 아는 그림이라도, 아는 이야기라도, 미술과 역사의 조합은 언제나 흥미진진하니까.


   책의 구성에 굉장히 공을 들였다는 점이 느껴진다. 단순히 15가지의 스캔들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이들의 삶이 전체 역사의 큰 틀에서 어느 위치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조명할 수 있도록 각 챕터의 마지막은 '인문학카페'라는 타이틀로 그림이 그려지던 시기의 역사를 간략하게 기술해 놓았다. 역사가 훅 치고 들어오면 아무리 사사로운 개인적 이야기처럼 보이는 것도 의미가 부여된다. 아무리 유명한 그림이라도 마음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명화가 있기 마련인데, 역사라는 큰 흐름에서 보면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해가 될 때가 있다. <명화잡사>는 바로 이런 포인트를 공략하도록 독자를 '넛지'한다.

화가의 마법이 시간을 붙드는 것이라면

관람자의 마법은 그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하는 것이다

<명화잡사> '읽기전에'에서 발췌


   명언이다. 좋은 그림은 관람자의 시선을 붙들어 고정시킨다. 멈춘 시간에 사로잡힌 관람자는 그림의 앞, 뒤, 옆에는 뭐가 있을까 상상한다. 이 때 앞, 뒤, 옆은 물리적공간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지난 번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 갔을 때 인상파 시대를 VR로 재현한 전시가 있었는데 정말 대단했다. VR 장비를 착용하고 나면 우리는 어느 새 18세기 파리 거리에 와있다. 한 여성 화가가 동행하면서 우리를 인상파 화가들의 집으로 화실로 안내하며 그들을 만나게 되는 컨셉이었는데 이게 바로 위에서 말한 '관람자의 마법'이다. 그림을 보고 그 시대를, 그 장소를, 그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을 때 진정한 관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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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는 물에서 숨 쉬지 않는다 - 불완전한 진화 아래 숨겨진 놀라운 자연의 질서
앤디 돕슨 지음, 정미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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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 제목만으로는 어떤 내용의 책인지 알 수 없다. 원제는 <자연의 결함>이다. 그러니까 자연이 가지는 한계와 자연선택의 진화적 결점을 다루고 있다. 우리는 흔히 '자연스럽다'라는 말을 좋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 말이 진짜 자연의 세계와는 거리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자연은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에게 이익을 주기도 하지만 해로운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각종 독성 물질이 자연에서 유래했다는 점만 보더라도 자연스럽다라는 의미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의미와는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진화를 이야기 할 때 '자연선택' 이나 '적응'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은 자연선택이나 적응도가 항상 좋은 방향으로 진행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진화에는 방향도 없고 목적도 없다. 게다가 진화의 주체는 개체가 아니라 유전자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세대를 거치면서 생존하는 것은 개체가 아니라 유전자다. 그러니까 '개체의 형질을 발현시키는 인자'라는 뜻이다. 이 책은 결함을 가지고 있지만 진화의 싸움에서 살아남은 유전자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책의 번역 제목인 <고래는 물에서 숨 쉬지 않는다>는 여기에서 나온다. 고래가 육지에서 숨을 쉰 조상의 후손으로 수중 생물로 진화한지 수백만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고래는 여전히 물 속에서 숨을 쉬지 못한다. 숨을 쉬기 위해 물 밖으로 나와야 하며 그렇지 못하면 죽는다. 이 무슨 진화생물학적 약점이란 말인가. 수백만년동안 수중 생물로 살면서 고래는 왜 아가미를 발달시키지 못했을까.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자연의 결함을 보여주는 것은 고래 뿐만이 아니다. 유전자가 생존하기 위한 적응도는 각 개체가 마주하게 되는 선택압력에 따라 달라진다. 치타와 가젤의 예를 들자면, 우리가 언뜻 생각하기에는 치타가 포식자임으로 항상 치타가 가젤과의 싸움에서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치타가 사냥에 성공하는 확률은 굉장히 미미하다고 한다. 이는 치타가 사냥에서 먹이를 잡지 못했을 때와 가젤이 치타를 피하지 못했을 때의 번식 성공도와 관계가 있다. 치타가 사냥에 실패할 경우엔 그저 며칠동안 굶을 뿐이지만 가젤은 도망가지 못하면 자신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전달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이 경우엔 가젤이 속도에 대해 더 강한 선택압력을 받게 된다. 즉 세상에서 가장 빠르다는 치타라도 치타보다 더 강한 선택압력을 받는 가젤에게 항상 이길 수는 없다는 것이다.


   자연선택이 항상 개체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하던 자연선택은 그저 인간의 관점일 뿐이었다. 코끼리의 일곱번째 이빨을 인용해 노화에 대한 독특한 관점을 제시한 부분도 인상적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그리 어렵지 않게 쉬운 예시를 들어가며 설명해 준다. 이상하고 수상한 자연선택에 관한 지적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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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 웨딩 앨범
데이비드 미켈라이니 외 지음, 존 로미타 주니어 외 그림, 이규원 옮김 / 시공사(만화)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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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받았습니다~ 기대됩니다. 스파이더맨의 웨딩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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