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온도 - 착한 스프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하명희 지음 / 북로드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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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릴 때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누군가가 나를 사랑하는 일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타이밍 딱 맞는 사랑을 만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되죠.

그래서 사람들은 운명이라는 말에, 인연이라는 말에 목을 메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소설은 사랑의 엇갈림에 관한 소설입니다.
대부분의 사랑 이야기가 그들이 어떻게 사랑을 키우는지 보여주지만
이 소설은 정말 작은 질투가, 작은 잊어버림이, 작은 엇갈림이
운명의 두 사람을 어떻게 엇갈리게 만들고, 어그러뜨릴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그들의 엇갈림은 그들 자신만의 탓은 아닙니다.
아들에게 유달리 집착하는 어머니가,
어머니로 인해 뒤틀린 연애관을 가진 그가,
자신의 여성성을 찾기 위해 가장 친한 친구를 질투하는 여자가,
자신 외에 다른 사람을 보지 못하는 그녀가

그들의 운명을, 사랑을 방해합니다.


지난 주부터 새로운 월화드라마가 시작했습니다.
사랑에도 최적의 온도가 있다, 사랑의 온도


사실 원작이 있는 드라마의 경우 잘 보지 않는데,
같은 작가가 극본까지 써서 드라마까지 찾아보고 있습니다.

원작의 경우 현수가 정선을 5년 넘게 사랑하는 것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드라마의 앞부분은 그녀가 그를 그렇게 오랫동안 사랑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것 같습니다.


소설의 배경이나 디테일은 조금씩 바뀌었지만 작가가 같으니 같은 이야기를 쓰겠죠?
개인적으로 엇갈리는 사랑 이라는 테마가 무척 매력적이라고 느낍니다.
원작처럼 제발 운명의 엇갈림을 그려주었으면 합니다.

현실에서는 수많은 인연이, 운명이 이렇게 엇갈리니 말입니다.


운명의 장난에 그들이 어떻게 대처할지 우리 한 번 지켜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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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의 테이프 스토리콜렉터 57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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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여름마다 방영하는 프로그램 중에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라는 게 있어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무서운 이야기를 재구성해 만든 드라마죠.
사실 무서운 이야기라는 게 온전히 창작한 것보다 실제로 있었던 괴이한 일이 훨씬 더 무섭잖아요.


<괴담의 테이프> 역시 작가인 미쓰다 신조가 편집자 시절 모았던 실제로 있었던 괴담 테이프나
주변사람이 실제로 겪었던 괴담을 소재로 만든 소설집이라는 형식을 띄고 있어요.

중간중간 <괴담의 테이프> 편집자가 겪은 막간이라는 부분까지 있어서 더욱 사실 같더라고요.
실제로 있었던 일인지 작가 미쓰다 신조의 상상력 뿐일지 모르겠지만
이런 형식을 취하고 있는 덕분에 한편 한편 훨씬 더 괴이하고 무섭게 느껴집니다.

 


첫번째 단편인 <죽은 자의 테이프 녹취록>은 자살자들이 남긴 테이프.

그들은 정말 자살을 한 것일까요? 혹시 우리가 모르는 미지의 존재에 의해 죽임을 당한 건 아닐까요?


세번째 단편 <우연히 모인 네 사람>에서 네번째 사람은 과연 누구였을까요?

처음에 산행을 제안했던 가쿠 마사노부는 정말 있는 사람일까요?


네번째 단편 <시체와 잠들지 마라>에서 옆 침대에 있던 노인은 정말 존재했던 걸까요?

노인에 대해 물을 때마다 병원 사람들은 왜 얼버무리기만 했을까요?



한편 한편 전설의 고향보다는 기이한 이야기에 가까운 이야기들이다 보니

왠지 내 옆에서 실제로 일어날 것 같아

읽고 있으면 훨씬 더 으스스하게 무서운 느낌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미쓰다 신조의 작품들을 좋아하지만 장편의 경우 너무 단단한 구성으로 인해

한 번에 슥슥 읽히는 작품들은 아니거든요.

하지만 이번 <괴담의 테이프>는 기존 미쓰다 신조의 장편에 비해 형식상으로 훨씬 가볍게 슥슥 읽히는 책입니다.
내용상으로는 장편들만큼이나 괴이하고 무서운 이야기들이지만 말이죠.


남아있는 여름, 무서운 이야기로 더위를 피하고 싶다면,

미쓰다 신조를 시작하고 싶은 분이라면 <괴담의 테이프>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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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나 스토리콜렉터 56
마리사 마이어 지음, 이지연 옮김 / 북로드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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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세계 대전 후 어느 미래.

달(루나)에는 마법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루나인이, 지구에는 과학의 발전으로 로봇과 인간이 살고 있다. 

루나와 지구는 평화 동맹을 맺고 있었으나 레바나가 루나의 여왕이 되면서

루나왕국은 지구와의 결혼동맹을 강요하며 강력한 마법과 전염병을 앞세워 지구를 위협하고 있다.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는 루나를 지배하며 폭정을 일삼는 레바나에 대항하는 여러 지구 소녀들의 이야기이다.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는 어린시절 읽었던 백설공주, 신데렐라, 빨간모자, 라푼젤 등

동화 속 주인공 소녀들을 소설 속으로 데려왔다.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는 익숙한 듯 새로운 판타지 소설로

SF와 과학, 마법까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소설 레바나는 아름다운 루나의 지배자이자

강력한 마법으로 루나인들을 꼼짝하지 못하게 하며 폭정을 일삼고 있는 레바나의 어린 시절 이야기이다.  


간혹 선과 악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보면 악인은 그냥 절대악인인 경우가 많다.

정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에서 유진이나 영화 <오멘>에서 데미안 같은 주인공은 

그냥 그렇게 태어났을 뿐 누구의 잘못이나 계기로 그렇게 된 게 아니었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 전체에서 악인으로 등장했던 레바나가

왜 그렇게 악인일 수 밖에 없었는지를 어린시절부터 잔잔하게 그려가고 있다.


사실 영화가 되었든 드라마가 되었든 프리퀄이 성공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원작의 내용이 재미있을수록 프리퀄은 보는 사람의 마음 속에서 다양하게 상상되어지기 때문에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되었을 때 실망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하지만 레바나는 이런 전례를 보기 좋게 무너뜨렸다.

사실 레바나 전에 내가 본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는 <신더>와 <스칼렛> 2편이었다.

이 2편을 볼 때 나에게 레바나는 제거해야할 악인에 불과했다.


해리포터를 누르고 뉴욕타임스 시리즈 베스트셀러 1위까지 했던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

이렇게 인기 있는 시리즈의 프리퀄격인 소설이지만 탄탄한 스토리와 흡입력이

레바나라는 제거해야할 악인에 불과한 그녀를

동정과 연민이 느껴지는 주인공으로 탈바꿈 시켰다.



이 작품을 끝으로 루나 크로니클이 완성되었다니 이 시리즈 팬의 한사람으로써 무척 아쉽다.

아직 읽지 않은 크레스와 윈터는 조금씩 아껴가며 읽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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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팩스 부인과 여덟 개의 여권 스토리콜렉터 55
도로시 길먼 지음, 송섬별 옮김 / 북로드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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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끼는 이유가 뭔지 아시나요?

새로운 일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래요.


10대, 20대때는 살아오면서 겪어보지 않은 새로운 일들 투성이죠.

그러다 보니 하루가 일주일이 한달이 일년이 매번 새롭다고 느끼고 그만큼 시간이 길게 느껴진데요.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한번도 겪어보지 않은 일을 겪는 경우는 거의 없죠.

그러면서 새로울 거 없는 하루하루로 무료해 지고, 시간이 무지 빠르게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거라고 해요.


가끔 나이가 들면 어떻게 살고 있을까 생각할 때가 있어요.

지금보다 훨씬 평온한 삶을 살아가겠지라고 막연히 생각하지만

늙어서도 뭔가 새로운 일들이 많이 일어나면 좋겠다 싶어요.


오늘 소개해드릴 <폴리팩스 부인과 여덟 개의 여권>은 폴리팩스 부인의 스파이 모험담이에요.

폴리팩스 부인은 60대 할머니로 원예클럽에 나가고 가라데를 배우는 열정적인 할머니예요.

어릴 적 꿈인 스파이가 되고 싶어 CIA에 난입한 그녀는 CIA 담당자의 착오로 스파이로 발탁되죠.

60대 할머니이지만 어릴 적 꿈을 이룬 폴리팩스 부인은 스파이로써 제대로 일할 수 있을까요?


이 소설은 폴리팩스 부인 시리즈의 3번째 이야기입니다.

뜻밖에 스파이가 된 폴리팩스 부인이지만 CIA의 카스테어스 부장도 슬슬 스파이로써 그녀를 믿어가는 것인지

냉전 시기, 비밀경찰의 감시가 삼엄한 공산국가 불가리아로 지금 당장 떠나라고 하죠.

그리고 지하조직과 접선해 그들의 탈출을 도와줄 위조 여권 8개를 전달하라는 너무나도 ‘간단한’ 임무를 맡게 됩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녀의 매력 넘치는 오지라퍼 기질이 발휘되면서 일은 점점 미궁 속에 빠져드는데.

과연 그들의 목숨과도 같은 위조 여권은 제대로 전달될 수 있을까요?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던 스파이만 알고 있던 당신이라면 폴리팩스 부인을 보면서 이게 무슨 스파이냐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녀는 넓은 오지랖과 호기심, 거기에 무모함까지 더해

절대로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일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내는 진정한 스파이랍니다.


웃음을 원하건, 스릴을 원하건 폴리팩스 부인이 정답이라는 뉴욕타임스의 설명처럼

위트있고 즐거운 모험이 가득한 스파이 소설을 읽고 싶다면 폴리팩스 부인이 정답입니다.

올 여름 휴가지에서 읽을 재미있고 즐거운 소설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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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잠든 숲 1 스토리콜렉터 53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박종대 옮김 / 북로드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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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고 보는

전 세계적으로 500만부가 넘게 판매한 시리즈이다 보니
나올 때마다 구입하게 되는데, 이번 작품 역시 대단합니다.

타우누스 시리즈는 철두철미하지만 교양이 넘치면서도 인간적인 반장과
그를 믿고 따르면서도 감정적이고 성실한 여형사,
그리고 주변 동료 형사들이 사건을 풀어나가는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미드나 일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 구조죠.
그래서인지 소설의 흡입력이 대단합니다.
사실 소설 초반에 등장인물들이 너무 많이 등장하는데다 주변 이야기가 많다 보니
빠져들기 힘들겠다 싶었는데 단박에 빠져들게 되더라고요.
역시 넬레 노이하우스네요.


어느 날 새벽, 타우누스 지역 인근 숲속 캠핑장에서 폭발 화재가 발생하고, 
불탄 캠핑카 안에서 한 남자의 시체가 발견됩니다.
남자의 신원을 알아내기 위해 탐문을 하던 중
중요 참고인인 동네 할머니 역시 살해된 채 발견되고,
범행 목격자를 찾는 사이에 또다시 세 번째 살인이 발생합니다.
보덴슈타인과 피아 콤비의 수사가 계속되면서 사건은 42년이라는 시간을 거슬러
보덴슈타인의 소꿉친구들과 애완 여우 실종사건으로 이어지죠.
보덴슈타인에게 깊은 트라우마로 남은 이 사건에 대해 마을 사람들은 입을 다물고,
계속되는 살인을 멈추기 위해선
1972년 8월 루퍼츠하인의 숲속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부터 밝혀야 합니다.
대체 루퍼츠하인 숲속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초반에는 엄청난 수의 등장인물이 나오다 보니
인물들의 상황이나 보덴슈타인과의 관계 설명 등으로
이야기가 좀 산만해지기도 하고 누가누구인지 헷갈리기도 했는데
100페이지가 넘어가면서부터 이야기 속에 빠져들게 되더라고요.
사실 영미권 수사물의 경우 너무 탄탄하면 오히려 잘 읽히지 않잖아요.
하지만 타우누스 시리즈의 경우 그런 경계선을 아주 잘 조절하고 있어요.
게다가 형사이기 전에 인간인 주인공들의 고민과 감정을 정말 잘 묘사하고 있어서
평소 형사물을 자주 봤으면서도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형사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답니다.

트릭과 사건만 넘쳐나는 탐정소설에 지쳤다면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 특히 여우가 잠든 숲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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