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온도 - 착한 스프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하명희 지음 / 북로드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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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릴 때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누군가가 나를 사랑하는 일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타이밍 딱 맞는 사랑을 만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되죠.

그래서 사람들은 운명이라는 말에, 인연이라는 말에 목을 메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소설은 사랑의 엇갈림에 관한 소설입니다.
대부분의 사랑 이야기가 그들이 어떻게 사랑을 키우는지 보여주지만
이 소설은 정말 작은 질투가, 작은 잊어버림이, 작은 엇갈림이
운명의 두 사람을 어떻게 엇갈리게 만들고, 어그러뜨릴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그들의 엇갈림은 그들 자신만의 탓은 아닙니다.
아들에게 유달리 집착하는 어머니가,
어머니로 인해 뒤틀린 연애관을 가진 그가,
자신의 여성성을 찾기 위해 가장 친한 친구를 질투하는 여자가,
자신 외에 다른 사람을 보지 못하는 그녀가

그들의 운명을, 사랑을 방해합니다.


지난 주부터 새로운 월화드라마가 시작했습니다.
사랑에도 최적의 온도가 있다, 사랑의 온도


사실 원작이 있는 드라마의 경우 잘 보지 않는데,
같은 작가가 극본까지 써서 드라마까지 찾아보고 있습니다.

원작의 경우 현수가 정선을 5년 넘게 사랑하는 것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드라마의 앞부분은 그녀가 그를 그렇게 오랫동안 사랑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것 같습니다.


소설의 배경이나 디테일은 조금씩 바뀌었지만 작가가 같으니 같은 이야기를 쓰겠죠?
개인적으로 엇갈리는 사랑 이라는 테마가 무척 매력적이라고 느낍니다.
원작처럼 제발 운명의 엇갈림을 그려주었으면 합니다.

현실에서는 수많은 인연이, 운명이 이렇게 엇갈리니 말입니다.


운명의 장난에 그들이 어떻게 대처할지 우리 한 번 지켜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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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코다 이발소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로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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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의 신작 <무코다 이발소>를 읽었습니다.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 중 가장 재미있게 읽은 건 <면장선거>였어요.
<공중그네>를 재미있게 읽어서 비슷한 다른 작품을 찾던 중 <면장선거>를 추천받았는데

공중그네보다 더 엉뚱해진 이라부 샌세를 만나게 되었죠. ㅋㅋ


이번 신작 <무코다 이발소>는 도마자와 라는 시골 마을에서 이발소를 운영하고 있는 무코다씨가 주인공입니다.

무코다씨는 <공중그네>나 <면장선서>의 주인공인 이라부 선생보다 훨씬 비관적이고 현실적인 사람으로

어느날 갑자기 직장을 때려치우고 내려온 아들이 반갑기는 커녕 도시에서 쫒겨 내려온 건 아닌가 의심부터 합니다.


도마자와는 한가하고 살기 좋을 것 같은 시골마을이지만

인구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노인들만 넘쳐나 이발소 2곳, 주유소 1곳, 술집 1곳 등

생활 편의시설 조차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은 산골 마을입니다.

이 소설은 도마자와라는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각 단편마다 주인공이 있는 옴니버스식 소설이에요.


그렇다고 한가로운 전원생활을 미화한 소설은 아닙니다.

오쿠다 히데오 작가가 그렇게 따뜻한 얘기만 할 사람은 아니잖아요. ㅋ


사실 도시에서 오랫동안 살다보면 귀농을 꿈꾸게 되잖아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연예인들까지도 제주도로 강원도로 귀농 생활 하는 걸 보여주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이 소설은 우리가 꿈꾸는 귀농이 만만하지만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도시에서 살고 있는 무코다씨의 친구가 도마자와로 내려오고 싶다는 말에 무코다씨는 대답합니다.


"너, 안사람과 둘이 느긋하게 살고 싶다느니 하는데, 너무 느긋해진 거 아냐?

겨울 되면 눈 치우는게 얼마나 힘든지 잊었냔 말이야. 달도 별도 없는 밤의 어둠을 다 잊은거야?

시골생활을 가볍게 말하지 말라고. 잘 들어. 도마자와에는 밝은 미래 따위 없어. 그걸 알고 하는 소리라면 돌아와."


어쩌면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말입니다.



가볍게 술술 읽히지만 그 안에 있는 생각만큼은 가볍지 않은 소설 <무코다 이발소>.
농촌의 생활을 적나라하게 보고 싶다면,

따뜻하지만 현실적인 비관주의자 무코다 씨를 만나고 싶다면 <무코다 이발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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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과 강철의 숲
미야시타 나츠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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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잔잔하면서도 좋은 소설책을 만났습니다.
바로 <양과 강철의 숲>

 

이 소설은 일본 서점 대상 1위로 뽑힌 작품입니다.
그냥 베스트셀러도 아니고 서점 대상 1위라면 대체 어떤 소설일까? 궁금해서 읽게된 소설이랍니다.

처음에 제목을 들었을 때는 무엇을 설명하는지 전혀 알 수 없어
무척 현학적인 내용의 어려운 책이 아닐까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양의 가죽으로 만든 해머가 강철로 만든 현을 두드리며 나는 피아노 소리를 묘사한 제목 자체도 정말 멋지게 느껴지네요.

 

이 소설의 주인공은 피아노 조율사입니다.
어느날 우연히 학교 체육관에 있는 피아노를 조율하러 온 조율사가
피아노 음 하나하나 조율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피아노 소리에 매료되어
차근차근 피아노 조율사로 커 가는 이야기입니다.

 

숲 냄새가 났다.
가을, 밤에 가까운 시간의 숲.
바람이 나무를 흔들어 나뭇잎이 바스락바스락 우는 소리를 냈다.
밤이 되기 시작한 시간의 숲 냄새.
눈앞에 크고 새까만 피아노가 있었다.
피아노 뚜껑은 열려 있었고 그 옆에 한 남성이 서 있었다.
그가 피아노 건반을 몇 군데 두드리자,
뚜껑이 열린 숲에서 나무들이 흔들리는 냄새가 났다.
밤이 흐르고 있었고 나는 열일곱 살이었다.
-본문 중에서

 

주인공이 처음 피아노 소리에 매료되는 장면이에요.
이 페이지만 읽어도 편안하면서도 따뜻한 숲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나요?

 

이 책을 읽는 내내 한 일본 독자의 리뷰처럼
페이지를 넘기면 평온한 숲의 냄새, 편안한 음악이 들려오고
눈을 감으면 어디에 있더라도 잠잠한 고요 속에서 주위의 풍경까지 바꿔버리는느낌을 받았어요.

 

사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이 소설을 설명하는 글들(유려한 문체, 감각적인 묘사 등)이 모두
책의 느낌이나 감상을 절반도 설명해 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음이 어지럽고 어수선할 때 고요하면서도 편안한, 그러면서도 착한 소설을 읽고 싶다면
<양과 강철의 숲>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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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잘 먹었습니다 - 힘든 하루의 끝, 나를 위로하는 작은 사치
히라마쓰 요코 지음, 이영미 옮김 / 인디고(글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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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까지 꽤 따뜻한 날씨더니 

오늘은 갑자기 영하로 떨어지면서 눈발까지 날리더라고요. 

크리스마스에는 함박눈이 펑펑 와서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




오늘은 일본 에세이 하나 소개하려고 합니다. 

바로 <혼자서도 잘 먹었습니다>


제목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혼자서 먹는 음식에 대한 에세이에요.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1인가족, 혼밥, 혼술 등이 유행하고 있는데

일본에서는 훨씬 전부터 밥이나 술 등을 혼자 먹는 문화가 있었거든요. 


벌써 시즌 6까지 나온 <고독한 미식가>라는 일본드라마는

혼자서 맛있는 걸 먹는 남자를 그리고 있고, 

시즌 2까지 나온 <와카코와 술>이라는 일본드라마는

퇴근 후 혼자서 술을 즐기는 OL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어요. 


두 드라마 모두 재미있게 본터라 <혼자서도 잘 먹었습니다>라는 에세이가 더욱 기대가 되었답니다. 


 

이 에세이는 돈가스, 카레, 퇴김, 초밥 등 각각의 음식을 주제로,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요. 

사실 처음에는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쓴 에세이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에세이 보다는 음식 관련 단편이라고 보는 게 더 적절하겠더라고요. 


퇴근 후 터벅거리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 우연히 만난 돌솥밥 집에서 따뜻한 위로를 받기도 하고 

따끈한 수프 한 그릇으로 가볍지만 든든한 한끼를 먹기도 하고

두툼한 로스까스 정식으로 우울했던 일상을 든든함으로 바꾸기도 하고.


하지만 우울할 때 그 무엇보다도 음식으로 치유받을 때가 많잖아요. 

이 책을 읽다 보면 주인공들과 함께 그 음식을 먹은 듯 위로받고 치유받는 느낌이 듭니다. 

이야기도 말랑말랑해서 가볍게 읽기 정말 좋은 책이랍니다. 



책 말미에는 혼자 가기 좋은 도쿄 식당을 100곳이나 소개하고 있어 

더욱 이 책이 소중해 졌습니다. ^^

나중에 일본에 여행이라고 가게된다면 꼭 이 책 들고가려고요. 



언젠가부터 귀찮다는 이유로, 바쁘다는 핑계로

음식을 먹는다는 걸 의무적으로 할 때가 많아졌더라고요. 

이 책을 보면서 음식을 먹는다는 일이 얼마나 사람을 위로하는 일인지 알게 되었어요. 

오늘 저녁부터라도 제대로 챙겨 먹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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