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는 말은 너무 늦지 않게
오충순 지음 / Storehouse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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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이나 직장, 사회 어디서나 우리는 관계를 맺고 산다. 그러한 관계의 중심에는 '대화'가 가교 역할을 함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대화는 의사소통의 중요한 수단이다. '메라비언의 법칙(The law of Mehrabian)'에 따르면 한 사람이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이미지는 시각이 55%, 청각이 38%, 언어가 7%에 이른다고 한다. 대화라는 것이 단순히 언어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화는 양면성이 있다. 대화처럼 쉬운 것도 없다. 인간은 태어나 말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대화를 하기 시작한다. 대화를 통해 행복을 느끼고 감동을 받는다. 인간이 다른 생명체보다 가장 잘하는 것이 대화이지만 대화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대화를 통해 오해가 생기고 불행이 싹튼다.

이 책에서는 대화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관심을 갖는 것이 어렵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고도의 지식으로 풀어가는 대화가 아니라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사례별 대화와 소통의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대화는 자신의 행복을 위함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관계 속에서 벗어날 수 없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란 말처럼 슬기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소개된 사례들이 우리가 살면서 겪게 될 다양한 상황에서 적용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1장 대화는 왜 필요할까?>, <2장 어떻게 대화해야 할까?>, <3장 대화가 부족할 때>, <4장 대화를 배우다>, <5장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6장 모든 행복의 근원은 나 자신에게>로 구성된 내용들을 차근히 따라가면 대화를 통한 행복을 찾는 길에 가까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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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석의 말 - 남성 중심 사회에 맞선 불꽃 인생
나혜석 지음, 조일동 옮김 / 이다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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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서 살았던 나에게 '나혜석'이란 인물은 그리 낯설지 않다. '나혜석거리'라는 이름으로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가 누군지는 몰라도 시가지에 이름을 걸어둘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라는 건 짐작할 수 있다. 포털사이트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우리나라 여성 최초의 서양화가, 문학가, 근대 신여성의 효시 같은 수식어다.

그녀는 화가나 작가이기 전에 인형이 되기를 거부한 여성이자 여성의 권리를 찾고자 한 인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부장적인 사회제도와 남성 중심적인 사회에 침묵하지 않았으며, 그런 현실을 누구보다 강하게 비판하고 저항했다. 요즘 말로 페미니스트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과 따가운 시선을 감수하면서 자기 존재를 증명하려 했고, 여성에게 억압적인 사회와 맞서 싸웠다.

이 책 《나혜석의 말》은 그녀가 쓴 글들을 통해 그녀를 엿볼 수 있는 시간이다. 지금의 시선으로는 그리 이해가 어렵지 않으나 당시 수많은 이들의 눈과 사고에는 그녀는 무척이나 반사회적인 인물이었을 것이란 걸 느낄 수 있다. 특히 반향을 일으켰던 <이혼 고백서>를 보면 무척이나 대담하다고 생각도 든다.

지금도 우리 사회는 여성들에게 그리 너그럽지 못하다.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가 그러하다. 굳이 페미니스트가 아닐지라도 나혜석이란 인물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들을 헤아릴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우리 사회의 남녀가 더욱 잘 어울려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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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군주론 - 국민주권시대의 제왕학
양선희 지음 / 독서일가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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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사이에 유독 많이 보이는 책 중 하나가 '제왕학'이란 제목이다. 제왕학(帝王學)은 왕이 되었을 때 활용하기 위한 학문들을 배우는 것을 말한다. 고대 중국의 제왕학은 제왕들의 생존술에 관한 실용 지식이었다. 나라를 잘 유지하는 것, 그러려면 정치는 안정해야 하고, 나라의 곳간은 풍족해야 하며, 야심에 찬 신하들은 제압해야 하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적국에 잘 대응해야 한다. 이러한 제왕학은 지금에는 현대 사회가 추구하는 리더십, 즉 공동목표를 지향하는 집단을 이끌며, 동기를 부여하고 헌신해 공동의 이익을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제왕학이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 건 그만큼 경영 환경이 좋지 못하단 뜻이기도 하고, 리더십에 대한 새로운 요구들이 제기 때문일 거다. 과거에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요구되는 리더십을 『21세기 군주론』은 고대 제왕학의 교과서라 불리는 <한비자(韓非子)>를 통해 '군주는 어떻게 통치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책이다.

 

사사로움과 편애가 없는 공평무사함, 만민을 평등하게 대하는 태도를 가져야 하는 군주는 세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첫째, 나라 안에 나랏일을 도울 인재가 없는 게 아니라 그들을 쓸 만한 명군이 없는 것이 걱정이며, 재원이 부족한 게 아니라 재물을 공평히 나눌 인재가 없는 게 걱정이란 것이다. 둘째, 우두머리가 될 만한 자질이 있는 사람은 때를 알고, 사사로움이 없고 시기를 갚이 헤아리며, 재원의 용처와 용도를 명확히 파악하고, 인사권을 제대로 행할 수 있는 자여야 한다. 셋째, 군주는 일처리가 늦으면 형세의 파악에 둔하고, 재물에 인색하면 주변에서 좋은 사람들이 떠나며, 소인배를 신임하면 현명한 사람들의 지지를 잃는다. 이 세 가지는 이 책에서 줄곧 재등장하는 내용이다.

 

고대 제왕학에서 군주가 해야 할 일의 시작과 끝은 바로 '무위(無爲)'다. 군주가 자신을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신하들이 스스로 일하도록 만드는 심리적 기술을 의미한다. 제왕학은 '만기친람(萬機親覽)'이야말로 군주가 금해야 할 것으로 꼽는다. 또 군주의 우환은 반드시 막료들과 함께 부화뇌동하는 데 있다. 특정한 신하들을 믿더라도 그들과 함께 가면 안 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무위'를 실행하는 것은 즉, 용인술(用人術)을 의미한다. 한바자가 들려주는 용인의 법칙은 일곱 가지로 첫째, 명군은 임무를 줄 때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하여 쟁론이 없게 한다. 또 관직을 겸하지 않도록 해 개인의 장기를 발휘하게 하며, 사람들이 같은 공을 놓고 다투지 않록 한다. 둘째, 군주라는 사람이 기본적인 통치술을 버리고, 알기 어려운 마음 하나를 따라 행하려 하니 군주에겐 노여움만 쌓이고, 백성들 사이엔 원망만 쌓인다. 셋째, 명군의 표식은 쉬워서 약속을 잘 지킬 수 있고, 가르침은 알기 쉬워서 말로도 옮길 수 있고, 법도 쉬워서 명령이 잘 이행된다. 이 세 가지가 잘 수립되고, 윗사람이 사심이 없으면 아랫사람들은 법에 따른 통치에 순응한다. 넷째, 측근 세도가 집안(私門)을 경계하지 않고, 중대한 일을 가볍게 처리하고, 작은 죄에 엄한 벌을 내리고, 사소한 잘못을 오랫동안 원망하고, 잠간의 쾌락을 길게 추구하며, 화를 가져온 자에게 수차례 상을 내리면 이것은 손을 자르고 그 자리에 옥(겉보기에만 번지르르하고, 도움 안 되는 신하들을 비유하는 말)을 끼워 넣는 것과 같다. 다섯째, 군주가 어려운 법을 만들어 이에 미치지 못할 때 벌을 주면 사사로운 원망들이 생긴다. 여섯째, 치국을 이룬 나라에서는 상과 벌에 희로(喜怒)가 없다. 일곱째, 눈앞의 화근은 제거하지 않으면서 맹분과 하육처럼 목숨을 바치기를 바라고, 숙장(밖에서 문 안이 들여다보지지 않도록 세운 벽) 안의 우환은 경계하지 않으면서 국경에 단단하게 성을 쌓으며, 가까이 어진 신하들이 계책은 활용하지 않고 천리 밖 만승의 나라와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게 그런 것이다.

 

한비자의 군주 통치학을 떠받치는 세 개의 요체는 '법(法)·술(術)·세(勢)'이다. 법은 규율과 규칙, 술은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적 통치 기술, 세는 높은 지위와 무거운 권세처럼 표면적으로 작동되는 힘이다. 어쩌면 당연한 이 세 가지는 무척 공감이 되는 부분이다. 국가를 운영하던, 기업을 경영하던 어떤 조직을 맡더라도 법, 술, 세를 잘 버무릴 수 있는 리더가 되어야 할 거다.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군주, 또 우리가 되어야 하는 군주의 모습은 이러한 것들을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가장 멋진 경영은 '무위(無爲)'라는 말에 동의한다. 일일이 말하지 않아도 각자의 역할을 해주어 물이 흐르듯이 움직이는 것이 가장 좋은 군주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내가 늘 입버릇처럼 하는 말도 훌륭한 경영자의 자질은 시스템을 갖추도록 하는 거다. 무엇을 갖추고 무엇을 해야 할지 잠시나마 생각해볼 시간을 가지자.

 

※ 이 책은 책방통행에서 제공받아 서평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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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청소년 인문학 수업 1~2 세트 - 전2권 - 공부와 삶을 연결하는 인문학 청소년 인문학 수업
이화진 외 지음, 백상경제연구원 엮음 / 한빛비즈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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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人文學, humanities)은 인간의 가치탐구와 표현활동을 대상으로 한다. 미국 국회법에 의해서 규정된 것을 따르면 언어, 언어학, 문학, 역사, 법률, 철학, 고고학, 예술사, 비평, 예술의 이론과 실천, 그리고 인간을 내용으로 하는 학문이 이에 포함된다.<교육학 용어사전 발췌>

산업발전이 한창이던 시기에는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저조했으나 최근에 들어 인간 본연의 삶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게 되었다. 최근에는 인문학 관련 서적과 강의도 많이 늘었다. 한동안은 성인들만의 전유물처럼 느껴지던 인문학은 보다 젊고 어린 나이에도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1994년 대학수학능력시험(大學修學能力試驗, College Scholastic Ability Test)을 입시제도로 도입할 때부터 우리에게 인문학적 사고는 필요하게 되었다고 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이에 『청소년 인문학 수업』은 중·고교생들에게 꼭 읽어야 할 필독서가 아닐까 싶다.

총 2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1권에서는 역사, 예술, 문학에 대해 다루고 있고, 2권에서는 사회, 과학, 경제에 대해 다룬다. 각 10강으로 1강당 5교시로 구성되어 매일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 점이 독자에게 큰 부담을 덜어주어 좋다. 개인적으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두 가지인데, 강의 시작 전에는 '왜 알아야 할까'라는 부분과 강의 끝에는 '정리'가 있어서 독자에게 해당 학문을 배워야 할 이유를 상기시키는 부분은 무척 마음에 든다. 개인적으로 우리가 공부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왜 이걸 해야 하지?'라는 것을 해소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책 제목은 『청소년 인문학 수업』이긴 하나 성인들이 읽어도 좋을 듯하다. 결코 수준이 낮은 정도도 아니고 다양한 분야에 대해 고민들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어서 인문학을 처음 접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추천할 책이라 본다.

천고마비의 계절에 이 책과 함께 사색의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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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배우는 와인의 역사 한빛비즈 교양툰 5
브누아 시마 지음, 다니엘 카사나브 그림, 이정은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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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우리나라에 와인(wine)의 대중화가 시작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정확하게 언제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언론이나 대중들의 입에 '와인'이 오르내리기 시작한 게 그때쯤으로 기억된다. 당시에는 와인을 마시는 법도 잘 모르는 이들이 많아서 워크숍이나 세미나에서도 와인 강의가 초청되어 진행될 정도로 붐이 일어난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간 와인은 과시용 술이라고 인식되어 온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와인의 대중화에는 마트용 와인이 판매되기 시작하면서다. 1만 원대 안팎의 와인들이 줄줄이 등장하면서 대중들에게 와인은 소주나 맥주처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주종이 되었다.

좋아하는 것에 대해 역사(history)를 알아보면 더욱 재미가 있다. 역사에는 사실도 있지만 야사도 담겨 있다. 솔직히 뒷얘기로 전해지는 이야기들이 더 흥미롭긴 하다. 여하튼 와인을 접하면서도 와인에 대해 궁금해지는 것은 당연한 궁금증이 아닐까 한다. 굳이 몰라도 먹고 즐기는 데 문제는 없다. 다만 알고 먹으면 와인을 즐기면서 나눌 수 있는 더 많은 이야깃거리가 생기니 그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 아니겠나.

와인은 국제와인기구(OIV, International Organisation of Vine and Wine) 2017년 발표에 따르면 325억병이 소비되었다고 한다. 포도나무는 지중해 지역이 원산지였으나 인류가 와인 양조법을 알게 되면서 세계화 되었다. 최초의 와인 문명은 메소포타미아 사회인 수메르로 본다. 이집트인은 와인을 성스러운 음료로 숭상한 최초의 민족이다. 초기의 와인은 특권층이 신을 숭배하는 데만 사용했다. 이후 목축 경제가 발달하자 와인 생산도 유리해졌다. 기죽부대는 미식 문화, 특히 와인 문화 발달을 가능하게 한 도구이다. 가죽부대는 와인의 세계화를 시작하게 만들었다.

이같은 와인의 역사를 알고 대화의 소재로 쓸 수 있다면 참 좋지 않은가? 그래서 『만화로 배우는 와인의 역사』는 추천할 만하다. 무엇보다 만화로 되어 있어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고, 부담이 없다. 딱딱한 텍스트만 보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편안하다. 더구나 와인은 우리의 전통술과는 다른 이국의 술이다보니 요즘에 들어 많이 접하긴 해도 낯선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그래서 조금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와인의 이력을 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거다. 또한 와인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마치 유럽을 여행하는 기분도 챙길 수 있는 매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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