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천년을 사는 방법 움베르토 에코 마니아 컬렉션 23
움베르토 에코 지음, 김운찬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학자였다가 소설을 쓰는 사람이라 그런가
일반 사람들로서는 참 특이하다 싶은 걸
아무렇지도 않게 쓴다.
가령, 음담패설 비슷한 거나, 문자 가지고
저만 아는 내용으로 시시덕 거리는 거나...
베르나르도 그러더니... ㅠ
그래도 첫 장부터 2/3 가량은 재밌다.
작가를 꿈꾸거나, 다른 어떤 일에라도 희망을 품은
사람들이 좌절했을 때 이상하게 웃음을 주고 위로를
얻는 그런 체험을 할 수 있다.
에코식 유머가 괜찮은 사람들에게는
팬의 한 사람으로서 강추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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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 리딩튜터 Junior Reading Tutor 기본 - 중1~2 주니어 리딩튜터
능률영어교육연구소 지음 / NE능률(참고서)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짤막한 글은 실용적이다.
단순히 영어지문으로서만이 아니라,
실생활 중 대화를 이루어 나갈 수 있는
좋은 재료가 되기도 한다.
단어만 너무 접한 아이들에게
재미와 함께 가랑비에 옷 젖듯
실력도 늘어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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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바다는 평온했다.

그 여린 소녀들의 몸을 단박에 삼켜버렸으면서 바다는 그렇게 잔잔히 흐르고 있었다.

노인은 바위 터럭에 걸터앉아 곰방대에 담뱃잎을 넣었다.

‘세상이 망조가 난겨.’

불을 지핀 곰방대를 한 모금 빨고는, 노인은 연기를 바다쪽으로 불었다.

‘뱃사람이 언젯적부터 무당 말을 들었당가?’

노인은 다시 한 모금을 빨고는 한숨과 함께 연기를 뱉을 뿐이었다.

담배 연기는 바다쪽으로 날아가는 듯 싶더니 아래 쪽으로 퍼졌다.

노인은 바다와 멀찍이 앉은 그 곳에서 이제 막 벌어지는 제사를 지켜보았다.

오늘 바다로 갈 소녀는 올해 막 13살이 된 노인의 손녀였다.

 

3D로 드러난 뼈의 외형은 여지없는 여자의 몸이었다.

진영은 자기 눈 앞에 펼쳐진 외형을 요모조모 뜯어보았다.

“오른 쪽 정강이 뼈에서 발목 부분까지 좀 확대해 볼래?”

뼈에 눈을 떼지 않고 진영이 말하자, 은수는 조종기로 다리뼈를 확대했다.

정강이 뼈에는 패이듯 찍힌 자국이 있었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얼핏 보면 모를 금이 정강이 뼈에서부터 발목까지 보였다.

“정 조교, 오른쪽 말고 왼쪽도 좀 보여줄래?”

3D 영상이 원래대로 돌아가는 듯 싶더니, 왼쪽 다리뼈가 확대되었다.

왼쪽 다리를 찬찬히 뜯어보던 진영은 한쪽 고개를 살짝 틀었다.

“정강이 쪽 조금만 더 확대해볼래?”

진영은 3D가 진짜 뼈이기나 한 것처럼 얼굴을 가까이 댔다.

“왜 그러세요?”

은수가 묻는 말에 진영은 뚫어지게 보는 시선을 거두지 않은 채 검지 손가락을 들었다.

말 시키지 말라는 신호였다.

은수는 저도 모르게 얕은 한숨을 내쉬었다.

진영은 다시 한 쪽 고개를 틀었다.

“전체 좀 보여줘.”

자리를 옮기며 진영이 말했다.

발바닥 부분까지 꼼꼼이 살핀 진영은 그제야 사전에 작성해둔 차트를 보았다.

“정조교.”

은수는 흠칫 놀란 눈으로 진영을 보았다.

“너 또 무슨 상상하니?”

“네?”

“아까부터 불렀는데, 반응이 없어서.”

은수는 진영의 말에 눈만 꿈벅댄다.

“하이튼, 겁은 많아 가지고...”

진영이 혀를 차자, 은수는 그제야 씩 웃어버린다.

“그런데, 전 왜 불렀는데요?”

은수가 묻자 진영이 ‘응?’한다.

“저 불렀다면서요. 제가 정신 놓고 있을 때.”

은수는 끝의 말 부분에서 또 큭큭 웃어버린다.

진영은 말없이 영상과 뼈에 번갈아 시선을 줄 뿐이다.

“이 사람... 300년전 여자 치곤 키가 좀 크지 않아?”

은수가 3D영상 아래에 얌전히 누운 뼈들을 내려다 보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쪼그라들고 건조해진 걸 감안한다 해도,”

은수는 다음 말을 이었다.

“아무리 봐도 160 안 될 듯 한데요.”

“그러니까. 영양 상태나 환경적으로 대부분 여성들 평균키가 150이 안 됬을 텐데, 이 여자는 좀 크다는 거지.”

은수는 진영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바다에 빠져 죽은 시체. 오랜 세월동안 풍화된 뼈.”

진영은 한 호흡을 쉬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바리공주나 심청같은 앳된 여자가 아니라는 거야.”

은수는 다시 뼈를 내려다 보았다.

“뭐, 어차피 탄소 측정 검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진영은 차트를 내려놓고 손에서 장갑을 뺐다.

오래 집중한 탓에 머리가 아파왔다.

잠깐 눈을 붙인 걸 빼면, 진영이 잠을 못잔 지 닷새째였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가운까지 벗어서 은수에게 정리를 부탁하는 진영의 얼굴에 진한 피로가 겹쳤다.

 

 북소리.

 빨간, 노란, 파란 천들.

 전혀 생소한 사람들의 얼굴, 얼굴.

그리고 소녀의 얼굴.

소녀는 떨고 있었다.

우악스러운 남자들의 손길에 소녀는 이제 곧 바다로 떨어질 운명이었다.

소녀는 절박해보였다.

소녀가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들을 수 없었다.

들리지 않았다.

안 돼-.

그러지 마.

그러지 말라고.

 

순간 눈을 떴다.

땀인지 눈물인지가 얼굴과 목을 적셔놓았다.

진영은 미동도 않고 그대로 있었다.

꿈은 조각조각 끊어졌다.

 안타깝고 무서운 마음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진영은 그대로 무릎을 감싸안고 다시 눈을 감았다.

그렇게 피로도 누적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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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대학교 - 기업의 노예가 된 한국 대학의 자화상
오찬호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나는 올해 독학사를 취득했다.
혼자 하는 공부가 진짜 공부고 너무 힘이 들어 병나기 전 좋은 스승을 만나 진리의 깊은데로 이르라는 퇴계 선생의 교훈에 감동을 받아 혼자 하는 공부로 학사를 받으리라는 결심에서였다. 젊은 날 호기롭게 시작했던 공부는 늘 그렇듯 만만치 않는 데다 중간중간 쉬는 바람에 끝내는데 10년이 걸렸다.
 그래도 괜찮았다. 혼자서 이만큼 했으니, 이제 대학원에서 좋은 스승을 만나 더 폭넓은 지성으로 나아가면 되겠구나...
십년 생긴 근육이라 단번에 대학원을  패스하지 않는다 해도 실패라는 자괴감에 허덕일 일도 없다. 배움은 실패를 통해서도 온다라는 걸 모르지 않아서다. 시간이 걸릴 뿐 언제고 들어갈 수 있는 곳이 대학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몇 번의 낙방이든, 시험의 실패든, 부담스런 학비든, 그 모든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학교'에 가고싶었던 이유는, '좋은 스승을 만나고 싶어서'다. 이 나이에 스펙 쌓아 뭐 할거며, 좋은 직장 구직하면 뭐할 거란 말인가.
그저 요즘 같은 백세시대에 끝까지 변치않는 미덕같은 걸 수호하며 앞으로 성장할 젊은 세대에게 좋은 어른으로 살고 싶을 뿐이다. 나는 그렇게 되는 길이 '좋은 배움'에서 온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었고, 배움을 실천하는 이들은 그나마 '학교'에 있을 거라고 믿었었는데....

한 마디로 이 책은 읽는 내내 불편했다.
'취업사관학교'를 표방하는 대학이 분명 우리 지역 근처에도 있지만, 적어도 대학이라면 좀 더 나은 가치를 표방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젊은 사람들에게 취업을 통한 전공 실용과 인성교육을 통한 자아 실현을 위해 대학에서도 자꾸 좋아지려고 노력하느라 등록금도 비싼 거라고,그래서 영어공부도 열을 내서 하라고 격려하는 거라고 믿었었다.
그러나, 개인이면 몰라도 대한민국 대학생들 거의 대부분의 사상을 대상으로 자본주의가 이토록 기승을 부릴 줄은 몰랐다.
취업하는데 방해가 되면 학점도 잘라먹는다고?
그들이 취업 준비로 그 비싼 등록금도 날려먹으면서 전공 시간에 영어공부하는 동안 나는 기존 학점 채우려고 입병도 여러번 났다. ㅠㅠ
그느므 취업 어쩌구 땜에 대학에 애들 보내려고 나조차 독서하지 못하고 고3 애들 수능을 걱정하며 어법문제에 열을 냈단 말이다.
일단 이뻐야 하니까 밤 12 시까지 공부하는 녀석이 저녁 6 시 이후 아무것도 안 먹고 생활하다가 생리 끊긴지 1년이 넘어도 난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럼, 대학에서 좋은 스승을 만날 수는 없는 걸까?
어디든 하기 나름이라고 하지만, 수강과목 중에 마케팅이나 경영 전략이니 하는 게 필수 교양이면 그 시간이며 그 돈 아까워서 어쩐단 말인가!
지인 중 한 분이 대학원 가시더니 그 사람들 나쁘다고 학비는 많이 받으면서 책 두권으로 한 학기 퉁친다시더니,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인가부다 싶다.

어쩌면 누군가는 일개 대학 강사가 현재의 대학 실태나 사회상을 예민하게 받아들이면서 저 혼자 열내고 쓴 책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사람은 현장에 있는 사람이다. 현장에서 본 풍경이 이렇다면....
글쎄... 요즘 책들도 훌륭하니 독학공부나 지속해야할까?
아니 그보다 더...
이런 식의 대학 교육이라면 언젠가 진정한 교육에 목마른 이들이 길을 찾아나설 것이란 확신 비슷한 망상에 젖는 건 왜 그런걸까?
어쩌면.... 현재 서툴지만 독서지도사로서 열심히 걸어가는 내게 하나님이 이정표로서, 은하수로 부르신 것일 수 있지않을까란 생각이 든 건 기우일까?^^;;
그래 맞다.
민들레를 보고 봄이 온 줄 알 듯, 그렇게 일어서야 한다면 그렇게 이루어지도록, 나는 오늘도 독서하며 열심히 배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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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인문학 - 5000년 역사를 만든 동서양 천재들의 사색공부법
이지성 지음 / 차이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가 되기 위해 너는 몇 권의 책을 읽었느냐?"

 앞으로 무엇을 하고 살고 싶으냐는 질문에 무심결에 '작가가 되고 싶다'고 했었다.

그렇게 대답하면 으례히 사람들은 '어, 그거 좋은 생각이구나.'에서 그친다. 나도 어쩌면 그 생각에서 더 생각 말으라고 일부러 불가능성을 내포한 답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 이후 누구도 질문하지 않던 그 질문의 답에 대한 또다른 질문에, 나는 당연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한달에... 5권은 읽지 않을까요?(동화 포함해서...)"

쭈뼛대며 대답하는 내게 그 분은 '이지성 작가'의 예를 드셨다.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2~3000천권의 책을 읽었다고. 그의 저서가 '꿈꾸는 다락방'과 '리딩으로 리드하라'라고.

 당연히 호기심이 갔다. 도대체 누구이길래, 그나마 괜찮은 축에 속했던 독서지도사인 나를 대놓고, 그것도 나의 멘토로부터 여러사람 앞에서 쪽팔리게(^^;;) 했는지...

  그렇게 책을 읽고 팬카페에도 가입했다.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통해 인문학 서적을 접하다보니, 가랑비에 옷젖듯 '괜찮은 인간'이 되어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어찌보면, 일면식도 없었던 작가와의 충격적인(?) 만남 후, 나는 그의 저서와 두 번째 충격적인 만남을 갖고 말았다.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니 동화나 학습쪽에만 관심을 기울이거나, 신앙인이라 기독교 관련 서적만 열심히 들어파던 나에게 '인문학'이란 새로운 분야를 알게 했기 때문이다.

 나 이외에 읽어본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겠지만... 그의 저서는 일단 '안하고는 못 배기게 하는' 동기부여가 굉장히 강하다. 특히, 일반인의 열손가락 더하기 새끼손가락 하나만큼 호기심이 더 강한 나같은 사람에게 그의 책은 거의 '폭탄'이나 다름이 없었다. 일단 터지면, 수습해야 하는. 

 거리가 멀어 팬카페에서 시작된 '논어 공부방 자원봉사'는 엄두도 못 냈지만, 지역 도서관에서 초등학생을 위한 단순 '책읽기 모임'자원봉사를  시작했고, 논술에 '논'자도 모르면서 고등학생을 위한 논술교실을 시작해서는 인문학 관련 서적을 읽으며 토론하는 모임도 시작했다.

일단 판은 벌려놓았으니, 수습하고 들어가야 할 일!

 그 때 시절을 따라 내놓은 작가의 책이 '리딩으로 리드하라'의 확장판 같은 '생각하는 인문학'이라 나는 다행스러울 뿐이었다.

 

 내가 느낀 '리딩으로 리드하라'와 '생각하는 인문학'은 '구조'와 '실체'편이지 않나 싶다.

 전자의 책에서는 인문 서적을 읽고 공부하는 것이 나와 지역사회, 또 국가와 세계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뭉텅뭉텅한 프레임이라면, 후자의 책은 그런 인문학을 어떻게 공부하고 실천에 이르러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풀어헤친 느낌이다.

 또한 전자의 책과는 사뭇 다르게 이 책에서 나는 작가의 크고 단호한 목소리를 듣는 느낌이 들었는데, 작가로 살면서 더 많이 공부하다보니 자연스레 깨닫게 된 자부심과 모순, 책임과 회의 등으로 열병을 앓은 흔적이라 여긴다. 

연애도 그렇지 않은가. 좋아하는 사람이 징글 징글 말 안들으면 어떻게 해서든 좋은 것도 보여주고 먹이고, 입히고 싶은 것.그것이 때로는 잔소리도 되는 거고, 집착 비스무레한 관심도 되는 거고... 그러다 단계가 좀 올라가면 어떤 선택을 하든 그 때는 깨닫는 '그것'말이다.

아마 그게, 작가가 얘기하고 싶었던 '사랑'일지도 모르겠다.

 읽는 내내, 작가가 교육이든, 사회든, 직업이든, 작정하고 덤볐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일을 하려면 잘해야 하고, 탁월해야 하고, 따서 바로 먹는 통조림처럼 규격화된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책은 내내 이야기하고 있다.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이지 않은가?

'... 자기 할 일 다 해놓고 놀아라, 옆의 사람 챙기면서 가거라, 안 보이는 구석구석까지 신경 써주는 것이 배려다...'

 라고 말한 우리네 부모님 또는 스승의 말처럼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정말 신기했던 건 '포토 그래픽 메모리'와 '사색 공부법'이다.

 만화책 '탐정학원 Q'에 보면 '순간 기억 능력자'라는 아이가 등장하는데, 맨처음 '포토 그래픽 메모리'가 주는 이미지가 바로 그 '순간 기억'이었다. 아마 이런 걸 두고 '천재 양육법'이라고 하는가부다 싶어 읽다가 의기소침해진 건 물론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에 대한 설명이 빈약했다.

설명도 빈약해놓고 지극히 평범한 나도 그런 '포토그래픽 메모리'를 써먹으면서 살 수 있다고 했다. 누굴 놀리나 싶어 앞장부터 다시 훑어봤을 정도다. 분명히 어렵게 쓴 글도 아니고 어려운 용어도 아닌데 헤매게 만들어놓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이지성'의 저서 중 '꿈꾸는 다락방'을 읽어보지 않았다는 걸 깨닫고 구해다 읽기 시작했다.

 내가 이해한 '포토그래픽 메모리'는 한 페이지의 지식을 보고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내는 작업이었다. 물론 여러번 반복해서 읽는 작업도, 쓰는 일도 있어야겠지만, 읽고 난 후 머릿 속으로 그려내는 작업이 훨씬 더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걸 깨달았다.

 이러한 '포토그래픽 메모리'의 실사용으로 득을 본 이들이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끄덕일 만한 학자며, 예술가라는 건 책을 통해 확인하면 될 것이다.

 

 내가 이지성 작가로부터 소개받은 '인문학'이라는 분야는, 자연스레 생각하게 하는 학문이며, 사색에 잠겨야만 비로소 내 것이 되는 학문이라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책 제목 '생각하는 인문학'은 어쩐지 작가 특유의 유머가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무한대를 가리키는 그 쌍둥이 고리처럼 이 제목 또한 서로 상생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책은, 더 정확히 제목은, 작가를 닮아있다. 결국 생각하는 삶, 배우는 삶, 사색하는 삶만이 그를 구원에 이르게 했듯이,그의 책을 읽는 나나 다른 누군가의 인생도 그렇게 구원받았으면 싶은 바람을 오롯이 담아낸 건 아닐까?

오늘 다시 읽는 작가의 글은 그래서 더욱 깊은 울림이 있다.

 

 '... 비록 사회에 나오자마자 밑바닥으로 떨어졌지만, 비상하고 싶었다. 눈부시게, 아름답게, 위대하게 이 사회의 정상에 오르고 싶었다. 나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었다....'( 책 중-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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