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를 위한 정치적 책임
아이리스 M. 영 지음, 허라금 외 옮김 /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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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구조는 일부 힘 있는 개인이 나머지 사람을 직접적으로 강압하는 형태로 제약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가능성을 막음으로써 좀 더 간접적이고 점증적으로 제약한다. 구조를 포착하기 어려운 이유 가운데 하나는 우리가 특정한 제도, 특정한 구체적 사실, 혹은 특정한 규칙 그 자체를 제약의 근원으로 경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약은 우리의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와 이미 주어진 구체적 조건하에서 움직이는 개인의 행위가 결합해 일어난다. 마릴린 프라이는 이러한 형태의 제약을 새장에 적절히 비유한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어떤 선도 새가 날아가는 것을 막지 못한다. 각각의 선이 연결된 관계가 새를 비행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구조가 제약을 한다는 게 자유를 아예 제거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보다 사회-구조적 과정은 개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의 종류와 범위 면에서 차이를 만들어 낸다. 사회구조의 작동으로 인해 제기되는 사회정의 문제는 이러한 구조로 말미암아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종류와 범위에서 발생하는 차이가 공정한지에 관한 것이다.


- 아이리스 M.영, 『정치적 책임에 관하여』, 허라금 외 2인, 이후, 2013, p.11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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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일상 - 어느 트랜스젠더 이야기
다채롬 지음, 윤정원 감수 / 돌베개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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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남성으로 분류해 보여주는 구매자 분포 시스템이 새삼 눈에 들어오는 날이네요. 잘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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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남자 김철수 - 서른 네 살, 게이, 유튜버, 남친 없음
김철수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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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런 소중책이 나오다니??.. 채널김철수 처음 열어졋을 때부터 혹은 그 전에 트위터에 소중된 고양이가 포대자루 같은 곳에 편안되게 안겨져 있는 모습을 처음 봐졋을 때부터 이 사람은 수상하군아,, 생각햇는데 책으로 이야기를 만나보겟내요.. 잘읽겟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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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 김무명들이 남긴 생의 흔적
이정식 지음 / 글항아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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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장마와 함께 찾아온 책이라 더 소중하다. 비를 맞으면 안 되는 사람과 그것이 상관없는 사람. 이게 단순히 삶에 대고 취하는 포즈가 아니라 ‘건강‘의 문제일 때 이 텍스트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이 ˝은색의 장막˝ 속으로 같이 걸어 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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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 김무명들이 남긴 생의 흔적
이정식 지음 / 글항아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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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이정식의 에세이. 폭력을 겪은 사람에게 피해 경험은 역설적으로,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방어할 수 있었던 사회적 자원과 관계가 부재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우리 사회에선 보호가 필요없는 사람에게 과도한 선택적 보호가 작동하고 보호가 필요한 사람이라는 취약성은 그를 외려 폭력의 표적으로 전시해버린다. 이하는 본문.


새벽 세 시의 평일이었다. 손님이 없어 가게 문을 일찍 닫은 날에 나는 차비가 없어 집까지 걸어가야 했다. 언덕의 오르막길을 걸으면서 몹시 피곤한 나머지 신발을 벗고 바닥 위에 쓰러져 누워버리고 싶었다. 섬유질의 종이가 되면 어떨까. 종이가 돼서 종이파쇄기로 걸어 들어가 누군가 나를 읽지 못하도록 흔적들을 지워버리자.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지더니 곧 앞을 온통 가려버릴 만큼의 기세로 쏟아져 내렸다. 옆으로 늘어선 빌라의 주차장으로 뛰어 들어가 담배를 피우며 빗줄기를 응시했다.

내가 종이라면 저 빗속으로 걸어 들어갈 텐데. 저 은색의 장막 속으로 들어갈수록 내 몸은 녹아들 거야. 머리카락은 땅에 떨어지고 눈썹과 속눈썹, 콧방울부터 녹을 거야. 손톱과 손도 녹고 발가락도 녹아들어갈 거야. 내 키는 점점 작아질 거야. 내가 사라지고 비가 그친 그 길을 누군가 걸어간다면 내가 신었던 하이힐을 보게 될 거야.

내가 종이라면 그 위에 적힌 나의 기억들도 지워질 거야. 누군가와 함께했던 곳엔 진하고 굵은 표시로 밑줄도 그었을 테고 또 어떤 곳은 빨간, 파란 펜으로 쓰이기도 했을 거야. 하이힐 옆으로 검고 빨갛고 파란 잉크들은 하수구로 빨려들어갈 거야.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어. 아픔과 통증 없이 사라지면서 누군가의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소멸한다면 난 행복할 거야. 그런데 내 위엔 어떤 문장들이 쓰여 있는 걸까?

그래 이런 생각을 했었지, 내가 한 권의 책이라면….



내 항문은 예쁘고 특별해요. 엉덩이 골 사이에 손가락으로 만지기 좋은 곳에 있거든요. 축축해요. 두 개의 손가락이 들어갔다 나왔어요. 어떤 남자가 혀끝으로 미끄러지듯 원을 그려주었어요. (-)

(-)

신은 저에게 우주를 주었어요. 확장하는 어둠과 그 안으로 떨어지는 빛들 그리고 뜨거움.

남자의 힘들은 내 안에서 폭발하고 전 그것을 바다처럼 받아들여요.

아름다워요. 내 항문, 내 엉덩이, 벌어진 가랑이 사이가. 

(-)

전 날개를 달고 천국으로 날아갈 거예요. (-)

천장의 조명이 신의 계시처럼 나체들 위로 떨어지고, 나체들은 사람의 품속에서 껍질이 깨지길 기다리는 알이었어요. (-)

(-)

어떤 날엔 기도를 했어요. 손가락, 수염이 난 입술, 단단한 두 개의 성기가 제 창자를 꿰뚫고 나간 이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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