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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용과 강과 착한 물고기들의 노래 ㅣ 문학동네 시인선 117
곽재구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월
평점 :



시집을 가지고 내려올 때 40권을 챙겼다 하니 그러지 말고 45권이 좋겠다고 당신이 좋아하는 숫자라신다.
영문을 모르고 45권을 챙기려다 이것저것 따져보니 시집이 더 필요할 듯하여 손수레에 한가득 싣고 내려갔다.
"이번 시집은 숫자도 마음에 들어요. 책을 마치고 눈물이 났던 때가 『아기참새 찌꾸』 썼을 때 하고 이번 시집 썼을 때예요."
"백십칠 번이잖아요? 1+1+7은 구, 사 더하기 오도 구."
학교 선생님 연구실에 들러서 만년필과 잉크를 챙겼다.
시집을 열어 하나하나 서명을 하고 인사말을 적는데
문득 이 다음 준비하고 있는 시집 생각이 났다.
그건 유고 시집이다. 시인이 서명을 할 수도 없고 자신의 책을 만져볼 수도 없다.
만년필로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적어내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에 잠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