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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창 - 제주4.3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김홍모 지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 / 창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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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민주화 운동 <빗창> 
; 빗창: 해녀들이 전복을 채취할 때 사용하는 도구


해방전후, 일장기가 내려오고 미군정기가 올라가던 혼란의 시기, 해녀의 목소리로 재현되는 제주도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제주도사가 해녀조합장까지 겸직하면서 해녀들이 채취한 전복, 소라 등을 자기들이 지정한 곳 이외에는 아무 데도 팔지 못하게 하는 등 가혹한 수탈에 맞서 시작된 해녀들의 이야기. 

자신들의 독립운동의 각오를 가늠하지 못하고,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요샛말로 정치적인 행동이 있을 수밖에 없는 과정이 잘 담겨져있었다.  

역사가 강력한 스포인지라, 결말을 알고 있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는 없지만, 만화로 풀어내서인지 쉽게 이해하며 읽힌다. 

라떼만 해도(?) 현대사는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졸업하던 시절이라, 책을 보면서 현대사의 아픔을 처음 직면했을 때의 충격이 다시 떠올랐다.

오랜 시간동안 금기시되고 묻혀졌던  제주에서 일어났던 비극을 김홍모 작가의 굵직한 먹선이 주는 힘과 여운이 더해져서 힘은 없지만 강인하게 맞서는 해녀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은 책. 

먹고 살기에 바빠 많은 것을 외면하게 되는데, 그 먹고 살기를 위해 거리로 나가야만 했던 이야기를 보고 있자니 현대에 무임승차한 기분이랄까...

요새 책과 너무 떨어져 지내는 것 같았는데 코로나19로 집콕하며 읽기에도 딱인 책.

민주화, 현대사를 알고 싶지만 쉽게 인문서적에 손이 가지 않았다면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이 시리즈가 해답일 듯하다. 추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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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시대 세트 - 전5권 공부의 시대
강만길 외 지음 / 창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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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읽는당에서 공부한당!!

 

 

 

     일에 쫓기다보니 세상일과도 점점 멀어지고,

     하루하루 근시안적으로 살아가던 요즘.

     시사 상식좀 넓혀보겠다며 시사인 정기구독하였으나,

     원래 이렇게 한 주가 빨리 지나가는 건지....

     점점 데코용으로 변해가면서.... 좌절하고 있던 찰나,

     창비에서 공부한당을 모집한다기에 이거다 싶어 재빨리 신청!

     채찍질하면서 공부해야징!

 

     

     첫 번 째_공부의 시대.

 

   

지난 단편하게 책읽는당에서 받았던 소책자와 다르게, 필기하며 열심히 공부하라는 의미인지 내지가 두툼하니 읽는 맛이 났다. 물론 소책자라기 보다는 샘플북에 가까운 양이기는 하였으나

(내가 기대가 컸던게지..;;) 읽고 나면 구매욕을 부르니

나도 모르게 장바구니 결제를 하게 된다는....

 

 

     구성은

     강만길의 내 인생의 역사공부

     김영란의 책읽기의 쓸모

     유시민의 공감필법

     정혜신의 사람공부

     진중권의 테크노 인문학의 구상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을 꼽자면..

 

강만길의 내 인생의 역사공부

Q. 국사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세계를 보는 안목일 것 같습니다. 국사와 세계사 이해의 균형을 맞추려면 어떻데 해야 할까요?

A. 민주주의적 보편성이 중요하고 국가적지역적 특성은 그 보편성 안의 제한된 특수성일 뿐이라는 것을 아는 일이 중요합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 문화가 가져야 하는 특수성은 세계적 보편성과 동떨어지거나 대치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 보편성과 상치되지 않으면서 그것을 다양하고 풍부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특수성이어야 하며, 그 점에 역사학의 역할이 있는 것입니다.”

    

김영란의 책읽기의 쓸모

Q. 세상에 있는 수많은 책 중에서 영혼을 뒤흔드는 책’, 또는 자신에게 맞는 책을 어떻게 하면 찾을 수 있을까요?

A. 별다른 왕도는 없는 것 같습니다. 결구 꼐속 읽다보면 자신에게 맞는 책을 찾아내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유시민의 공감필법

Q. 우리나라에서 민주시민으로서 가장 우선해야 할 공부는 무엇일까요?

A. 민주시민이 되려면 무엇보다 먼저 어울려 사는 법을 공부해야 합니다. 물론 더 근본적인 문제도 공부할 필요가 있어요. 인간의 본성에 대한 공부입니다.

 

Q. 공부한 대로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때로는 쉬운 길을 택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무엇을 기준으로 결정을 내려야 할까요?

A. 주체 역량을 과대평가할 경우, 주관적 의도와 달리 감당할 수 없는 짐을 지고 큰 고통을 겪으면서 뜻하지 않게 민폐를 끼칠 수도 있습니다. 마음이 불편하지 않고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까지! 이게 제가 그 질문에 대처하는 방식입니다.

    

 

가장 기억나는 말은 잊어버리려고 읽느냐!” 나도 뜨끔했던 말. (무슨 말인지 궁금하다면 직접 읽어보시길..)

요즘 종의기원으로 확고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한 정유정 작가는 내가 좋아라하는 소설가이다. 마침 동료도 종의기원을 읽었다고 해서 반가운 마음에 책 내용을 가지고 수다를 떨다가, 깨달았다. 그렇게 흥미진진하게 지하철에서도 읽고, 버스기다리면서도 읽었던 그 책내용이. 심지어 주인공 이름마저 까먹고 있었다는 것을.

정말 절망.

 

내 머리의 문제인가 싶었는데, 책을 깨끗이 보려고 하는 내 의식적인 노력이 결국 내 머릿 속도 깨끗하게 포맷하는 것임을 알았다. 하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읽은 책 권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책장에 꽂아놓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내 머릿속에 새겨넣고, 온전하게 이해하기 위하여 앞으로 공부한당!

책 한 권과 볼펜 한자루 쥐고 끄적거리며 메모하고, 밑줄 쫙~ 그으면서!!! 공부해야징!!

그 출발은 어설프지만 늘 그렇듯이 시작은 반이니까. 이번은 온전하게 다 채움을 목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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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식 룰렛
은희경 지음 / 창비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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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당 신청해놓고 유령당원처럼 지내오다가 은희경 작가의 신간 소식에 단편하게 책읽는 당 신청!!

손바닥 크기의 노트책에 당황스러웠지만, 출퇴근 시간 짬짬이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은희경 작가의 소년을 위로해 줘 이후 처음 인 것 같다. 물론, 단편집을 구입하였으나 아직 완독을 못했으니..

암튼, 랜덤으로 온 단편 중 내 손에 온 것은 '대용품'

 

 

넌 어때? 뭐가? 삼십대. 그녀는 J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어릴 때는 삼십대면 굉장히 늙은 줄 알았어. 이렇게 모르는 게 많고 가진 게 없을 줄은 몰랐지.

내 인생인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딸에게 아이큐를 속인 어머니, 아이큐가 들킬까봐 불안했던 그녀. 그리고 나이를 속인 J.

나이를 먹어 자신의 삶을 온전하게 이끌어갈 수있을 거라 믿었던 삼십대지만,

과거의 나비효과처럼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삶의 연속이다. 

 

 

잘못 어른이 돼버린 사람에게도 아주 가끔 어린 시절의 짧은 꿈과 해후하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고.

그것은 생의 찬란한 진품을 되찾는 순간이며, 그때 밤하늘에 폭죽이 터지고

불꽃의 그림자가 강물에 어리면서 진짜 축제가 시작되는 거라고.

 

 

욕망과 거짓을 잘 다루게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 어린 J에게 거짓의 동심원이 만들어내는 자신을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강건너 불구경하듯 자신의 축제에 초대받지 못하는, 오래된 대용품인 자신.

자신은 어른이기 때문이라는 J의 말이 쓸쓸함을 넘어 서늘하기까지 했다.

자신과 다르게 낡은 신을 버리지 못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더 대비되었을 어른의 모습!

 

 

 

신 발

                                                           - 서정주

 

나보고 명절날 신으라고 아버지가 사다 주신 내 신발을 나는 먼 바다로 흘러내리는

개울물에서 장잔하고 놀다가 그만 떠내려 보내 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마 내 이 신발은

벌써 변산 콧등 밑의 개 안을 벗어나서 이 세상의 온갖 바닷가를 내 대신

굽이치며 돌아다니고 있을 것입니다.

  아버지는 이어서 그것 대신의 신발을 또 한 켤레 다다가 신겨 주시긴 했습니다만,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대용품일 뿐, 그 대용품을 신고 명절을 맞이해야 했습니니다.

  그래, 내가 스스로 내 신발을 사 신게 된 되어도 예순이 다 된 지금까지 나는 아직

대용품으로 신발을 사 신는 습관을 고치지 못한 그대로 있습니다.

 

 

제목을 듣고 떠오른 시가 있었는데, 아니나다를까 본문에서도 인용된 시 서정주의 '신발'이다.

버스 사고가 나던 그 순간, 큰 소년의 신발을 신은 작은 소년과, 맨발의 큰 소년에게 신겨졌던 작은 소년의 신발.

아마 그 이후부터 큰 소년의 새 신은 작은 소년에게 신겨졌던 신발의 대용품이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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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송종원 문학평론가/ 문태준 시인김재근 시인]

 

창비 카페_ PM 07:30  

    

 

오랜만에 창비카페 행사에 다녀왔다. 함민복 시인 행사때 이후 처음이니 정말 오랜만이네.

여전히 머핀과 커피는 맛있다. 물론, 전에는 큰 잔이었으나 작은 종이컵으로 바뀐 건 아쉽..ㅋㅋ

문태준 시인은 워낙 유명하지만, 김재근 시인은 좀 낯설었다. 구수한 부산 사투리 억양을 구사하시면서 "해운대 아시죠? 모르나요?"를 연발하시던. 토목학과 출신으로 난치기가 취미이신 스스로 천재라고 농담아닌 농담을 건네신 유쾌하신 분이었다. 덕분에 약 2시간 동안 웃을 수 있었다. 사실, 시인과의 만남 자리에 가면 아무래도  단답형 대답으로 어색한 침묵이 이어져 진행자가 힘들어할 때가 있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정말 유쾌하고 즐거웠다!!

 문태준 시인과 김연수 소설가의 이야기, 그리고 따님이 학교에서 시를 배우고 있다고 하는데 (무려 선생님은 박준 시인..) 조만간 부녀 시인 탄생할 수도 있겠다.

여전히 시를 읽는 건 어렵지만, 일상에서 주는 힘은 무한한 것 같다. 더군다나 이런 자리를 통해 시인의 이야기를 들으면 시도 가깝게 느껴지고, 추상적일 것 같은 시인도 인간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김재근 시인의 시는 처음이었는데 낭송을 듣고 문태준 시인은 바람과 풍향이 느껴진다고 했던 것 같다.

 김재근 시인의 시집도 찾아읽어봐야겠다. 그전에 먼저 문태준 시집부터 읽고.

 

 

     

 

 

  

 

 

 

 

문태준 시인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

- 김재근 시인 <무중력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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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은

우리옆집에

산다

  

 

북토크

 

정혜신

진은영

이명수

 

 

홍대 벨로주

PM07:30

 

 

 

지상에서 천국을 찾지 못한 사람은

하늘에서도 천국을 찾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어디로 이사 가든

천사들이 우리 옆집을 빌릴 테니까.     - 에밀리 디킨슨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1년하고도 한 달이 넘었다. 아직도 차가운 바다 속에는 진실과 함께 아이들이 잠들어 있다. 세월호가 가져다 준 충격과 비현실같은 현실은 계속되고 있다. 인터넷을 보면 세월호 피로를 언급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재앙같은 트라우마를 겪으며 무기력때문일 수도.

 

세월호 관련 책들이 많이 나오는 중에, 이번 창비에서 '금요일엔 돌아오렴' 에 이어 '천사들은 우리옆집에 산다'를 발간했다. 시인 진은영이 묻고, 쌍차 해고노동자를 위한 '와락'에 이어 안산에 거주하며 치유공간 '이웃'을 만든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이 답한 글모음이다. 사실 이번에 안 사실인데 진은영 시인은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문학상담 교수라고도 한다. 계절이 세번 바뀌는 동안 세월호 트라우마 치유를 위해 인문학자와 정신과 전문의의 관점으로  오고간 대화록이랄까.

 

지난 수요일, 책이 나오면서 알라딘 북토크 행사가 있어서 응모한 것이 당첨되어서 참석할 수 있었다. 이전에는(이전이라고 했지만 한 2년 전..) 상상마당에서 행사를 자주 했었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벨로주로 옮긴것 같다. 벨로주는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아담하고 깔끔했다. 계단을 내려와 별도의 문이 없어 지산에 오고가는 차소리와 소음이 좀 크게 들린 다는 게 흠이라면 흠.

 

일찍 도착해서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그러면서 정면도 아닌 곳에 자리를 잡았다. 현장에서 판매하는 책을 구입하고 북토크가 시작하기까지 천천히 읽어보았다.

 

이번 북토크는 저자와 사회자 이명수로 진행되었다. 이명수 님은 심리기획자이자 칼럼리스트라는데 정혜신 님의 남편으로 같이 '이웃'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처음 뵙는 분이었는데 뭔가 열정적이고 개성강하신 듯한 인상이었다.)  심리치유공간 '이웃'에서 만나는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애써 울음을 참는 정혜신 님의 모습에 울컥하기도 했다가 이명수 님의 재치있는 진행에 웃기도 하면서 2시간이 지나갔다. 

 

북토크 질의응답 시간에 나온 질문 하나. 우리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북토크 참석자 모두가 갖는 물음일 것이다. 내가 무얼 할 수 있을까. 뭐라도 하고 싶은데 내가 도움 되는 게 있을까. 답답한 현실 앞에 세월호 관련 책을 읽고, 이 곳까지 왔을 것이다. 이런 우리들에게 이명수 심리기획자는 명쾌하게 대답했다

OO 밖에 할 수 있는게 없다. 그러면 그 것을 하시면 된다.

우리는 할 수 있는 게 상담이라서 하는 것이고,

시인들은 할 수 있는 게 시이기 때문에 낭송회를 하는 것이다.

전 직장 동료가 4시 16분 이면 세월호 희생자를 위해 기도를 하곤 했었다. 천주교신자였던 동료는 다니는 성당에서 다같이 하는 일종의 약속, 이라고 했는데 4시 16분 핸드폰 알람이 켜지면 세월호로 희생된 이를 위해서 짧지만 온전히 그들을 위해 기도를 하였다. 작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 그게 중요한 것 같다. 책에서도, 북토크에서도 별이된 아이들, 어른들, 그리고 유가족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했다. 종교를 떠나 온전히 그들을 위해서. 지금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것도 아마 간절하게, 온전하게 기도하는 것밖에 없다. 그리고 책도 읽어야지. 어쩌면 세월호 관련 책을 읽는 것도 세월호 트라우마 치유의 한 과정일 수도. 그러다보면 점점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MEMO

    •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한 배려가 오히려 더크고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잇다.
    • 아픈만큼 성숙해지는 게 아니라, 아픈만큼 파괴되는 트라우마.
    • 모두에게 강요받는 슬픔의 진도
    • 모든 사람은 치유적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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