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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파란 심장 바다 ㅣ 지구를 살리는 그림책 6
클레어 A. 니볼라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9년 7월
평점 :
몇달 전, 아이들과 영상으로 본 거북이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사람들이 함부로 버린 플라스틱 빨대가 거북이의 콧구멍으로 들어간 것을 구조단체에서 빼기 위해 핀셋으로 뽑아내는 모습이었다. 콧구멍 깊숙이 박힌 빨대는 피부에 파묻혀 쉽게 나오지 않고, 거북이는 그 고통으로 몸부침을 치는 과정을 보면서, 아무 생각없이 습관적으로 사용했던 행동이 얼마나 무서운 변화를 가져오게 했는지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다.
바다는, 아름다운 자연의 일부로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들이 누리는 공간이다. 바다에서 생산되는 것들로 생명을 유지하고, 산업화하는 다양한 직업들이 생겨나는,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고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아낌없이 나눠준 자연 환경이다. 그런데 아낌없이 준다는 것을 우리는 마음대로 사용해도 된다는 것을 받아들였다. 우리들의 무분별한 개척과 함께 우리의 쓰레기까지 묻어두는 행위를 거리낌없이 행하는 실수가 바다를 황폐화시키고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물창고에서 출간된 『지구의 파란 심장 바다』 을 보면서, 바다가 우리의 삶에 어느 만큼의 비중을 차지하고,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 인간과 바다 그리고 동물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바다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공기 순환을 책임지고, 날씨를 비롯한 기후 변화에 영향을 미치며, 많은 생명체들이 삶을 영위해나가는 심장과 같다고 할 수 있다. 해양 과학자이자 미국 해양대기국의 수석과학자, 내셔널 지오그래픽 협회의 전속 탐험가, 석유 유출 관련 세계적 권위자인 '실비아 얼'이 바다를 "지구의 파란 심장"아라고 표현한 말이 결코 틀리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실비아 얼은, 이사한 집의 뒷편으로 펼쳐진 멕시코만을 보는 순간이 바로 '바다에 마음을 빼앗긴 순간'이라고 했다. 어린 실비아는 오랜 시간 꼼짝 않고 앉아 연못 속, 숲 속 쓰러진 나무 아래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 궁금해 했꼬, 엄마는 실비아의 행동을 '조사'라고 부르며 그녀의 행동을 인정해 준다. 실비아의 조사는 식물, 동물 가리지 않고 그들의 습성이나 성장을 관찰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과학적 지식보다는 눈으로 지켜보는 자신의 관찰을 토대로 그들의 삶을 곁에서 지켜보는 식물학자, 생물학자가 되어 성장한다.
실비아는 성장하면서, 바다속의 다양한 생물체를 만나기 위해 잠수를 배우고, 끊임없는 도전으로 깊은 바닷속을 탐험하고자 하는 자신의 욕구를 채워나간다. 실비아는 자신의 도전으로 끝내지 않고, 바닷속을 탐험한 이야기를 쏟아내주고, 모두가 바다의 생명체에 대한 관심과 바다에 대한 애정으로 깊어갈 수 있기를 소원한다.
깊은 바닷속으로 들어가 바다 동물들과 교감하는 실비아 얼의 모습에서 그녀가 이루고자 하는 "함께"의 의미를 느낄 수 있다. 다양한 산호초 곁을 지나며 바다 생물들과 함께 물 속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모습은, 잠수함을 타고 바닷속을 구경하고자 하는 우리의 마음과 다르지 않으며, 그들이 사는 바다 환경이 지금 이대로 지켜지기를 바라는 그 마음 또한 같으리라 생각된다.
『지구의 파란 심장 바다』을 통해 우리는 바다에서 즐김을 위한 공간을 넘어 함께 살아숨쉬는 공간으로 다시금 인식을 개선해야 할 때임을 느끼며, 항상 그 자리에 멈춰있는 듯 보이는 자연은, 우리의 관심에 따라 성장 또는 쇠퇴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함을 상기시킨다.
파란 심장 바다. 실비아 얼의 말이 자꾸만 되뇌여진다. 차갑게 때로는 뜨겁게 우리의 곁에 머물러 있는 바다가 우리의 삶을 지배하듯, 우리의 삶 속에 바다가 공존하고 있음에 감사함을 전하며 함께 살아가는 의미에 대해 신중을 기할 것을 다짐해 본다.
『지구의 파란 심장 바다』는 바다 환경에 대한 오염과 그 실태를 알리기 위한 책이 결코 아니다. 바다가 생명체에 갖는 의미와 바다가 우리 곁에 함께 함으로 주는 영향력 그리고 바다 환경이 우리의 생활과 맞물려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에 대한 바다 보고서와 같은 역할을 해 주고 있다. 실비아 얼이 전하는 바다, 우리 모두가 함께 진지하게 읽고 함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되길 소원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