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의 정원 생각하는 숲 21
로런 톰프슨 지음, 크리스티 헤일 그림, 손성화 옮김 / 시공주니어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용서의 정원』

책제목에서의 '영서'와 책 표지가 주는 은은함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어요.

'용서'라는 낱말이 가지고 있는 힘과 파스텔톤과 흑백의 조화가 우리의 마음을 가라앉히는

효과를 주는 것 같아요.

 

 

서로 다른 두 손의 모양과 손안에 들고 있는 돌멩이의 모양이 달라요.

그리고 그 돌멩이를 쥐고 있는 손의 모양새도 다르지요.

이렇게 우리는 한 가지를 가지고도 각자의 생각대로 취향대로, 자기 맘대로 하길 원하지요.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온 환경과 교육으로 인해 키워나간 생각들도 제각각 다를 수 밖에요.

이것이 우리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이유가 아닐까요?

 

 

 

계곡 사이로 흐르는 개울을 사이에 두고, 바얌마을과 감테마을이 살아가고 있어요.

그들은 시작이 무엇이었는지 기억조차 희미해진 채로 서로를 미워하고 으르렁거리며

개울이 서로 자기의 것이라고 억지 주장을 펼치며 평화와는 점점 멀어져가지요.

 

서로를 향한 돌은 바얌마을 사마의 머리에 맞고 떨이지며, 사마는 그 자리에서 쓰러져요.

서로를 향한 비난과 미움, 복수는 날로 거칠어지고, 돌을 던진 카룬은 용감했다고 인정받아요.

그러나 카룬의 마음은 혼란스러워요.

자신의 섣부른 행동이 사마를 다치게 하였고, 그것으로 인해 두 마을은 그 전보다 더 으르렁거리고 미워하고 비난하게 되었으니까요.

정말 용감했었던 것인지? 상대방의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지는데도 불구하고 기뻐할 수 있는지?

 

 

사마는 개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실망해요.

화가 나고 우울하고, 곧 눈물이 떨어질 것만 같은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거든요.

그런데, 사마는 건너편 감테마을 아이들의 표정도 자신과 같음을 발견하지요.

우울하고 겁먹고, 화가 나고 슬픈 모습.

나와 같이 그들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알게 되지요.

전쟁 그리고 다툼은

어느 한 사람만 힘들고 지치게 하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알 수 있어요.

 

 

 

개울을 사이에 둔 두 마을은, 서로를 미워하는 마음을 키우는데 온 힘을 다하다보니

정작 자신을 돌보고 주위를 돌아볼 시간도 마음의 여유조차 누리지 못한거에요.

무엇이 그들을 이토록 힘들게 하는지, 왜 서로 미워하고 분노해야 하는지,

그들은 정확한 의미를 알지 못한 채 습관처럼 그렇게 해야만 하는 걸로 각인되어

미워하는데 온 힘을 기울이지요.

 

 

사마는, 돌멩이를 던질 기회를 얻지만 그들이 아닌 바닥을 향해 돌을 던져요.

그리고 그 곳에 정원을 지어 함께 그 정원에서 모든 걸 결정하자고 하지요.

두 마을이 분노하고 있는 그 상황에서 돌로 『용서의 정원』 을 만들자고 제안하는 사라의 용기는

마음 깊숙이에서 우러나오는 울림이 되었어요.

선듯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 틈에서 사라의 머리에 돌을 던진 카툰이 해보겠다고 나서지요.

카툰 또한 혼란스러운 마음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숙이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었던 거겠지요.

 

 

『용서의 정원』 은 서로를 향해 창을 들이대고 상처내는 것만이 승리라고 생각하는 전쟁의 상황에서 평화를 찾아가는 모습을 담담히 그려냈어요. 전쟁을 끝내고 서로가 서로의 눈을 바라봐주는 그 순간, 절대 놓치지 말아야해요. 그 순간이 바로 화해의 순간이며, 서로에 대한 미움을 떠나보낼 수 있는 용서의 순간이기도 하거든요.

용서는 어려워요.

그 동안 미웠던 감정, 아프게 했던 상처들을 인정해주고 받아주어야 하거든요.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에요.

그렇지만, 먼저 다가서야 분노도 미움도 끝이 납니다.

 

그것이 바로 용서입니다.

『용서의 정원』 은 사라의 돌멩이 하나로 시작해서 마을 사람들의 손으로 하나하나 쌓아올려 정원의 벽이 되고, 두 마을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 되었어요.

미움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관심과 그리움, 화해와 사랑이 보이기 시작해요.

바로 그것이 용서이고, 용기입니다.


사라의 용기는 우리 모두에게 말해주지요.

미움을 쌓을 힘이 있다면 용서하는데 그 힘을 쓰고,

분노할 힘이 있다면, 보듬는데 그 힘을 사용하며

다툼할 힘이 있다면, 다가서서 먼저 손을 내밀 용기를 내라고 말이에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S 초등 계산왕 7권 - 초등 4학년 대상, 올바른 연산교재 EBS 초등 계산왕 7
EBS(한국교육방송공사) 편집부 지음 / 한국교육방송공사(초등)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우리 집 두 소녀의 교육은 엄마표이다. 학습을 하기 위한 학원은 이제껏 한번도 보내지 않았다.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는 것이 첫째이고, 소녀의 학습 진도를 내가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내가 직접 진행해야 진도에 맞게 학습이 이루어지고, 어느 부분에서 힘들어하는지, 어느 정도의 학습량을 했을 때 실력이 향상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는 '아침 수학'이란 것이 있다. 이것이 바로 연산문제집을 의미한다.

등교하기 전 5분. 연산문제를 푼다.

일어나자마자 또는 아침을 먹고 외투를 걸치기 전, 집을 나서기 전에 마지막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처음엔 시간이 부족하다고,

등교시간에 늦으면 어쩌냐.

하교 후에 풀겠다는 등 다양한 이유를 들었지만,

7살때부터 들여진 습관은 초등학교 4학년을 맞이하는 지금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연산은 습관이다.

 

새학기를 맞이하는 예비 초등학교 4학년 둘째와  『EBS 올바른 연산교재 계산왕 7권』을 시작했다.

4학년은 곱셈과 나눗셈의 단위가 높아지고 있음을 문제집의 차례만 봐도 알 수 있으며,
곱셈과 나눗셈의 혼합식까지 진도를 나가게 된다.
문제집을 훑어보던 둘째의 표정이 놀람 가득이다.
이제 두자리 * 두자리에 자신감이 붙었는데, 곱하고 나누기를 동시에 하라니, 놀라움이 당연하다 싶다.

 

 

 

『EBS 올바른 연산교재 계산왕 7권』은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원리를 풀어서 설명한 부분을 읽고, 스스로 방법을 터득해서 기초부터 다져나가면서 연산의 힘을 길러주도록 만들어졌다.

원리이해 - 연산연습 -놀이로 연산 다지기

3단계로 학습하며 차근차근 익혀나가기에 참 좋은 것 같다.

어렵다고 느끼는 순간을 못 느끼도록 서서히 진행하여 스스로 해결하고 알아갈 수 있도록 순차적인 방식으로 진행시키고 있어서 아이와 부모 입장에서는 급하지 않아서 참 좋다.

 

 

주제별로 10쪽이 학습량으로 배정되어 있으며, 14주제로 분류하여 구성하였다.

분류과정을 살펴보면 진도를 천천히 흘러가듯이 진행시키고 있으며, 아이 혼자 풀어가면서 막혀서 힘들어하거나 어려워서 좌절하지 않도록 만들어졌다.

 

 

 

 『EBS 올바른 연산교재 계산왕 7권』을 책꽂이에 꽂아두고, 몇장 남은 연산 문제집 푼 뒤에 풀면 된다고 말해 주었다.

다음 날 아침, 조용히 자기 책상에 앉으며 아침 수학을 할거라고 하기에 가보니

 『EBS 올바른 연산교재 계산왕 7권』을 꺼내 풀고 있다.

너무 궁금해서 먼저 풀어보고 싶었단다.

풀어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생겼다는 반가운 소식에

오케이를 외쳐주고 곁에서 지켜보니,

곱셈의 원리를 읽어보며 스스로 고개도 끄덕이고 대답도 하고, '0'이 있는 곱셈을 아주 신나게 풀어간다.

스스로 풀어가면서 흥미를 느낀다는 것,

엄마표로 학습하는 아이들의 가장 큰 권한이 아닐까 싶다.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스스로 이해하고, 풀어가면서 성취감을 맛보는 것.

최고의 성과가 아닐까 싶다.

 

 

수학의 기본은 연산이다.

연산이 이루어져야 다음 과정을 넘어갈 때 수월할 뿐 아니라, 실수가 적어서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배우는 순간 잘 알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키는 것도 연산영역이다.

잘 알고 있고, 이미 배웠지만, 

쉽기에 실수가 많고, 기본이 다져지지 않으면 단위수가 높아질수록 어렵다는 소리를 저절로 하게 되는 것이 바로 연산이다.

그러므로 연산은 원리를 차근차근 익혀나가며, '내 것'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익힌 원리대로 문제를 풀어가면서 차근차근 단계를 올라가며 실력을 키워나간다.

문제 형식이 눈에 익숙해지고, 풀어내는 과정이 자연스러워지는 순간, 연산의 힘이 길러지고,

수 개념이 바로 설 수 있다.

 

 

한 주제에 대한 학습이 마무리되면 '놀이'단계에 이른다.

단순이 놀이가 아닌, 수개념을 다지고 정리할 수 있는 놀이 영역으로, 다양한 문제를 풀어보면서 연산 실력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새로운 형식의 문제에 대한 부담이나 당황스러움을 감소시킬 수 있다.

 

 

엄마표로 학습을 진행시키면서, 아이에게 넣어줄 교재를 알아보기 위해 참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문제의 문장이 자연스러워 아이의 이해에 도움이 되는지 살펴야하고, 믿을 수 있는 출판사인지 살펴야 하며, 단계별 구성이 명확한지 하나하나 살펴보아야 한다. 

 『EBS 올바른 연산교재 계산왕 7권』이 나의 고민을 정리해 주었다.

책의 뒷장에 단계별 학습지에 대한 소개를 간단하게 해 놓았으며, 수준과 학년을 표기해주어서 시간과 비용면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

 

 

 

수개념이 조금 늦은 우리 둘째 소녀.

매일 아침, 아침수학을 펼치면서 꾸준히 연산을 풀어내는 우리 둘째의 신나람나는 연산을

마구마구 응원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운의 마마 무치 튼튼한 나무 26
프라우케 앙겔 지음, 야나 피샹 그림, 이기숙 옮김 / 씨드북(주)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익숙함이란 것은  사람의 행동과 생각을 단순하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 그 동안 읽은 동화책들이 대화체 위주로, 부드럽고 편안한 문체였다면, 오늘 내가 읽은  『행운의 마마 무치』는 설명 형식의 진행으로 이루어져 책을 읽는 내내 우린 책 속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한 또 다른 에너지를 쏟아내야 한다.


독일의 어느 빈민가.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빈민 주택에서는 서로의 생활이 맞은편에서 보일 듯 가깝게 지어져있고, 서로의 생활을 보지 않아도 소리로 냄새로 그들이 주고받는 대화로 그들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내주고 있다. 그 가운데 렐리오가 있다.


엄마를 일찍 잃은 렐리오는 아빠 군나르와 살면서 그 나이 무렵의 아이들이 받아야 하는 보살핌과 사랑 그리고 잘잘못을 가려주는 애정에 굶주려 있다. 자기 인생 조차 힘에 버거운 아빠 군나르는 끊임없이 누나의 도움을 받으려고 하고, 그것이 자연스러운 가운데 아들 렐리오는 자신의 아들이기보다는 함께 살고 있는 하나일 뿐, 그 어떠한 책임감도 느끼지 못한다. 이는 아빠 군나르의 게으름의 문제가 아닌 너무 빠른 시기에 모든 걸 잃어버렸기 때문에 그것에서 오는 좌절과 삶의 의욕이 바닥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렐리오는 맞은 편 주택으로 이사온 규조 연구가 마마무치를 만나면서 삶의 즐거움과 보호받는 따스함이 무엇인지 느끼게 된다. 가족이기에 느끼는 최소한의 안정감을 렐리오는 마마 무치에게서 느끼게 되고, 그녀에게서 엄마의 냄새를 맡게 된다.


자신을 보면 항상 혼내 구실을 찾는 주민과 아빠의 친구라는 아저씨는 정상의 모습을 보일 때가 없으며, 고모는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냉장고를 채우고 청소를 해 줄 뿐 렐리오의 마음을 채워주지 못한다. 렐리오가 자기를 봐달라고 조르거나 떼를 쓰지도 않기에 모두 그는 잘 지내고 있는 거라고, 잘 성장하고 있다고 믿는다. 아니 관심조차 없기에, 나에게 직접적인 해만 가져다주지 않는다면 아무 상관없다는 듯 그렇게 그와의 삶을 이어간다.


 


 

렐리오는 아프다. 아무도 모르지만 당상자인 렐리오 자신도 모르지만 아프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감정들이 얼마나 메말라가고 있는지, 그리움이 무언지 모르지만 자꾸만 누군가 그리워지고 냄새를 맡고 싶어지는 그 마음을 아무도 몰라준다.


그런 렐리오에게 마마 무치의 등장은 새로운 시작과도 같은 빛을 선물한다. 아빠의 부재가 길어지고, 렐리오의 존재 자체를 잊는 순간에도 마마 무치는 렐리오가 보호자가 되어 그를 보호하고, 기꺼이 보호자가 되어 준다.

 


 

빈곤은, 삶에 의욕을 가라앉게 하는 잠재된 힘을 가졌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다시 일어나기가 쉽지 않은 아주 무섭고도 황폐함을 준다. 렐리오의 아빠 군나르 또한 노력해도 되지 않는다는 좌절에 자신을 스스로 놓아버리고 만다. 그 가운데 렐리오가 있다는 것을 군나르는 쉽게 잊는다. 그의 존재보다 자신의 나약함이 발목을 잡고 놓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행운의 마마 무치』는 한 가정이 일어서지 못하는 모습을 통해서 자유로 비춰지는 방임이 상대를 얼마나 쓸쓸하게 만들고 외롭게 하는지 여실히 드러내주고 있다. 어른으로서의 자리를 잡지 못한 군나르의 나약함은 아들 렐리오의 삶에까지 영향을 끼치며 그의 삶까지도 나약하고 위태로운 시간을 만들어 버린다. 이것이 서로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상처로 남기는지 말해준다.

다만, 마마무치가 그들의 가정에 행운이 되어준다는 것만 빼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빠 곰이 집으로 와요 꼬마 곰 이야기
엘세 홀메룬 미나릭 지음, 모리스 샌닥 그림, 엄혜숙 옮김 / 시공주니어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공주니어에서 신간으로 출판된 그림책 "꼬마곰 이야기"

'곰'은 아이, 어른 상관없이 우리에게 친근함을 안겨주며, 책과 영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우리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탁월한 매력을 가졌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2018년, 시공주니어에서 만들어낸 "꼬마곰 이야기"

만나는 순간, 나와 우리집 두 소녀는 순간 일시정지가 되었다.

너무나 낯익은, 그러면서도 긴가민가한 느낌. 누구도 선듯 말하지 못한 채 있는데

11살 둘째가 서재로 달려가더니, 거실 책상 위에 탁.

 

 

우리집 서가 아래칸에 꽂혀있던 2010년에 출판된 책을 나란히 놓아보았다.

2010년. 비룡소에 출판된 '난 책읽기가 좋아 1단계- 아빠 곰이 집으로 와요' 는

우리집 첫째 소녀가 한글 읽기가 시작될 무렵인 5살에 구매해서 열심히 읽었던 이야기

그 곁에서 언니가 읽는 어눌한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둘째 소녀.

우리집 아래 서가에서 7년을 머물러 있던 책이 새롭게 탄생하여 다시금 한자리에 꽂히게 되었다.

원작을 헤치지 않고 그림부터 글까지 그대로 담아내고 있으면서도 뭔가 다른 느낌의 두 권을 보면서

내내 신기하고, 그냥 피식 웃음이 난다.

 

더듬더듬 읽던 한글자 한글자 힘을 들여 읽는 첫째 소녀와 언니가 읽어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옆에서 그림을 짚어가며 아는 척을 했던 둘째 소녀가 이제는 훌쩍 자라 예비 중학생과 초등학교 4학년을 앞두고 있다. 우리 두 소녀와 함께 한 그림책을 다시 만나니 이 또한 참 반갑다.

 



 

 

꼬마 곰은 이제 곧 만나게 될 아빠를 기다리며 친구들에게 아빠의 소식을 전해요.

"우리 아빠는 커다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지."

"우리 아빠는 커다란 물고기를 잡아 오실 거야."

꼬마 곰의 말에 올빼미는 언젠가는 꼬마 곰도 아빠 곰처럼 커다란 곰이 될 거라고 말해 줘요.
그리고 커다란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커다란 물고기를 잡을 수 있을 거라고 말해주지요.


꼬마 곰은 친구들과 상상놀이를 하면서 어쩌면 아빠가 바다에서 인어를 잡아올 수도 있다고 해요.

모두 모두 꼬마 곰의 아빠를 기다리지요.

인어는 없다는 아빠의 말에 꼬마 곰은 나는, 분명히 어쩌면 이라고 했다고 하지요.

꼬마 곰의 말이 얼마나 귀여운지요.


아빠는 바다에서 가져온 조개껍데기를 귀에 대고 바다 소리를 들어요.

인어 소리가 들릴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말이에요.

그런데 친구들은 모두 들린대요. 그럼 꼬마 곰은요.



 

지금 꼬마 곰에게 아주 심각한 일이 일어났어요.

바로 딸꾹질이에요.

친구들 저마다 아는 방법으로 꼬마 곰을 도우려고 애쓰지요.

꼬마 곰의 표정이 변화하는 모습이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그림을 보고 있으니 마치 우리 아이들의 표정 같아서 피식피식 웃음이 났다가 걱정스럽다가 내 표정까지도 자연스럽게 변하게 되네요.


 



 

꼬마 곰과 친구들의 대화는 우리 아이들의 대화에요.

물고기로 출발한 대화는 문어로, 아빠로 그리고 바다로 인어로 점점 확대되어 갔다가 누구나 한번쯤은 겪는 딸꾹질의 문제로 이어가지요.

 

그리고 그들의 마음 속에는 여전히  인어가 남아 있어요.

파랗고 푸른빛이 도는 머리카락과 달처럼 은빛이 나는 눈을 가진 예쁜  인어를 말이에요.

인어는 부끄럼이 많아서 우리 곁에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물거품이 이는 곳이 인어가 있는 곳일지도 모른다고 하지요.

 

아빠 곰도 엄마 곰도 말해요.

"인어를 보게 되면 우리랑 같이 놀자고 하렴."

엄마 아빠는 꼬마 곰과 친구들에게 그 어떤 것도 맞다, 아니다 말해 주지 않아요.

그들이 상상하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그대로 따라가면서 그들이 꿈꾸는 상상의 세계를 무너뜨리지 않아요. 그리고 꼬마 곰과 친구들은 서로의 말을 따라하며 서로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심어주지요.

 

짧은 글이지만, 대화 속에서 그들이 서로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모습에서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자연스럽게 알려주어요. 아이들의 무한 상상력은 엉뚱하여 어른의 시선으로 호흡 맞추기가 참 힘들어요.

 

우리는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았어요. 아이의 말을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여주며, 그들의 무한 상상의 세계를 인정해 주면 된다는 것을요. 우리는 아이의 상상에 대한 결정권이 없다는 것만 잊지 않으면 된다는 것, 이것이 가장 큰 배움이었어요.

 

글과 함께 일상의 모습을 담아낸 모리스 샌닥의 그림은 마치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낸 듯한 자연스러움과 표정과 몸짓을 섬세하게 표현하였어요. 그들을 둘러싼 자연의 모습 또한 단순하면서도 세밀하게 표현하여 어느 하나 두드러지지 않으면서도 독자의 눈을 집중시키는 힘을 보여주어요.

모리스 샌닥의 그림만이 줄 수 있는 매력을 다시금 느껴보는 시간이 되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5 - 최후의 예언, 제2회 스토리킹 수상작 후속작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5
천효정 지음, 강경수 그림 / 비룡소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교 도서관 봉사를 가면 삼삼오오 모여서 책을 보다가 자세를 잡고, 그 모습을 보며 한바탕 웃음보가 터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를 알게 되었고, 우리 집 두 소녀에게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무렵동화에 건방이라는 남자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동화라 과연 읽을까 했더니, 너무 재미있게 읽으며, 무술을 배우고 사용하는 기술이 글이지만 상상이 되고 실감난다고 한다.

 

건방이 시리즈의 완결편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5. 최후의 예언』

내가 만난 첫번째 건방이의 이야기.

앞의 이야기를 몰라서 과연 읽을 수 있을까 살짝 걱정스러웠는데, 지난 이야기를 소개해주는 페이지와 인물소개를 해 주어서 나의 첫 도전에 힘을 실어주었다.

 

 

 


 

6학년 건방이는 친구들과 함께 '어린이 고수 선발 대회'에 출전하게 되어 준비할 것들을 사러 나간 길에

마주오는 트럭과 부딪힐 뻔한 할아버지 한 분을 구하게 된다. 그 할아버지에게 '봉패'라는 것을 전해주게  되고, 나비 한 마리가 포르르 날아 건방이의 등에 찰싹 붙는, 신기한 일을 경험한다.

봉패와 연나비. 그리고 욕쟁이 할아버지.


 

 

 

드디어 어린이 고수 선발 대회

다양한 무술 기법과 다루는 무기가 다른 어린이들이 경기를 치르는 모습

어릴적 배추도사 무도사를 보는 듯, 마음이 설레고, 글로 무술 장면들을 어떻게 표현할까 내내 궁금하였다.

 

 

 

 

언월도와 봉술, 팔팔검과 뱀채찍, 각궁과 철딱지 등 다양한 무기를 이용하여 대결을 펼치는 모습은 글로 읽는데도 눈으로 대결 장면을 보는 듯 흥미진진하고, 도서관에서 남학생들이 자세를 잡으며 서로 대결을 흉내내던 모습이 떠오르면서 읽는 내내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건방이는 남궁현과의 대결에서 남궁현의 무기인 너클더스터에 맞아 팔을 다치고 정신을 잃는다. 건방이의 곁을 지켜준 욕쟁이 할아버지.

건방이와 욕쟁이 할아버지 그리고 연나비와 초아.

그들의 관계를 생각하면 웃음이 나면서도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그렇지 못한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건방이의 진심을 대신 전해주는 연나비,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어린이 고수 선발 대회에서 우승한 초아 그리고 초아의 실종.

건방이에게 날아간 연나비.

고수 선발 대회에 감취진 비밀이 펼쳐지는

건방이 시리즈의 완결편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5. 최후의 예언』


대회를 통해 배우는 정정당당함과 용기 그리고 우정을 담아내고 있는 건방이 시리즈.

아이들과 즐거움을 나눌 수 있어 참 좋았다.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때로는 건방이의 건방짐도 허풍도 진지함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

 

건방이만의 매력에 푹 빠질 시간 준비되셨다면 바로 책장을 펼쳐보세요.

용기는 덤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