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의 우주 보물찾기 1 - 개정판 스티븐 호킹의 우주 과학 동화
스티븐 호킹, 루시 호킹 지음, 김혜원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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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동안 두 소녀와 함께 과학관 나들이를 통해 우주에 대해 좀 더 깊게 살펴보았다. 사실, 두 소녀의 엄마라고는 하지만, 우주와 천체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따로 설명을 해 주거나 물음에 척척 답을 해 주기엔 지식이 너무 짧기에 체험이나 가이드 설명에 함께 들어주는 걸로 대체하는 편이다.

과천 과학관 부설로 당당하게 우뚝 선 '스페이스 월드'에서 외계인이 보낸 신호를 받아 우리가 그들의 언어를 해석한다면? 또는 지구 아닌 또 다른 별에서 외계인이 지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신호를 보냈다면?을 가설하여 이루어진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가상이었지만, 지구와 우주 그리고 수많은 별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기에 참 좋았다.

 

얼마 전, 하늘의 별이 된 '스티븐 호킹'박사와 딸 '루시 호킹'이 함께 쓴  『조지의 우주 보물찾기 1』은 그 동안 우주를 소재로 한 책과는 조금 다르게 쓰여졌다. 막연한 상상과 지식 위주의 책이 아닌, 아는 만큼 보인다고 우주와 물리학의 천재인 호킹박사의 작품이니 만큼 우주는 먼 미래가 아닌 우리와 매우 가깝게 다가와 있음을 글에서 표현해 내고 있어 읽는 동안 마치 우주 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을 일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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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 떠나기 시작부터 스릴 넘치게 쓰여진 글은, 우주선에 탄 것처럼 설레고 두근거린다.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계기판의 모습만 보더라도 무언가 조작해서 어떠한 결과를 얻어야 할 것만 같은 신선한 자극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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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의 우주 보물찾기 1』은, 우주에 대한 책을 읽어본 친구들이 아니더라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태양계와 행성과 달 그리고 블랙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것이 어디에 위치해 있고, 어떤 모습으로 있는지는 모르지만 한번씩은 들어본 이름이기에 쉽게 접근해서 그것에 대해 좀 더 깊이있게 알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준다. 태양계와 우리 은하에 존재하는 행성과 달, 블랙홀에 대한 이야기

 

어느 날, 갑자기 다른 별에서 나에게 신호를 보내온다면, 그것이 외계인이 단서를 보낸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면.

그 생각으로부터 시작된 『조지의 우주 보물찾기 1』의 이야기.     

조지는 슈퍼컴퓨터 코스모스를 이용해 화성, 타이탄, 알파 켄타우리 등을 누비며 단서를 찾아떠난다.

우리와 다른 신호 체계를 가졌음을 알면서도 단서라고 확신하고, 그것을 찾아 나서는 도전,

우리가 우주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을 갖는 것과 일맥상통하여 읽는 독자들에게 더한 자극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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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와 애니가 우주에 간다는, 우리 모두의 염원이고 도전이라는 설정으로 우주에 대한 호기심을 증폭시키면서 우주와 행성, 우주선과 우주 비행사의 모습을 생생한 사진으로 보여주어 무한한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며 도전해 보고 싶다는 의지를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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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멀다고 생각했던 우주 여행이 다가오는 시대에 살고 있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로 알았던 우주와 행성등을 사진과 같은 자료로 마주하고 있고

막연한 상상의 물체였던 우주선에서 누군가는 긴 시간을 보내며 생활하는 것.

이것들이 모두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황홀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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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의 우주 보물찾기 1』는 우주에 대한 상상력에 지식과 정보를 올려놓고 우리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심어주기에 안성맞춤 책이다. 우주는 결코 멀리 떨어져 있는 또 다른 세계가 아닌 우리의 가슴 속에서 피어오르는 새로운 세계라고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분야이다.

우주와 친해지기 참 좋은 책, 우주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빠져들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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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가 나타났다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30
마티외 라브와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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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를 어쩜 좋지!

그림책에서 멀어질 수 없게 만드는,

또 한 번 나를 강하게 끌어당기는 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


그림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보면 볼수록

매력은 끝이 없고,

끌어당기는 힘은 그 어느 강력자석보다

더 강함을 느낄 수 있다.


또 한 번 나의 손에서 몇번을 왔다갔다

덮였다 열였다를 반복하게 만든 그림책.

마티외 라브와의 글과 그림이 담긴

늑대가 나타났다

 

 

늑대가 나타났다.

긴 다리와 날렵한 몸을 날려  '빨간 모자' 책 속으로 

'히히히'

 늑대의 특유한 웃음을 지으면서

빨간 모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도망가야지.

늑대를 피해 달아나는 것은

빨간 모자만은 아니라는 것. 


빨간 모자,

왜 웃어?


웃지마!

늑대가 더 화낼지도 몰라.

늑대는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대란 말이야.

 

 

 

 

어김없이, 늑대는 노란색 아기돼지 삼형제의 책 등으로 몸을 기울인다.

꼬리를 바짝 세우고,

머리와 앞발을 넣은 채로.

고개를 푹 숙인 늑대의 날카로운 이에

빨간 모자는 무사할까?​

 

 

우루루 책배를 뚫고 나온 아기돼지와 빨간 모자

발길을 재촉한다.

빨간 모자는 아기 돼지를 목마태우고

 

스갱아저씨의 염소네로 침입한 늑대를 피해

달아나는 친구들,

빨간 모자는 염소를 끌고 서둘러 자리를 옮기는데

 

 

과연, 무사할 수 있을까?

늑대의 침입으로부터 안전한 곳이 있을까?

 

 

와우~

역시 똑똑한 늑대

책배로 도망치는 친구들을 잡기 위해

책등에서 책배로 방향을 바꿔 침입

이제

배가 불러서 나오는 늑대를 만나겠지?

하고

생각하는 순간

 

 

쏟아져나오는 책 속 친구들의 발에 밟혀

누워버린 늑대.

빨간 모자, 왜 멈춘 거야?

지금은 앞만 보고 달려야 할 때란 말이야.

 

 

 

빨간 모자 기어이 잡혔구나.

경쾌한 발걸음의 늑대와

가장 무서운 표정의 빨간 모자


어떻게 될까?

늑대의 그 웃음을 빨간 모자가 흉내내고

엄자 동자 책을 향해

웃고 있는 빨간 모자.

 늑대가 나타났다!

빨간 모자에서 아기돼지 삼형제로,

아기돼지 삼형제에서 스갱아저씨의 염소로,

스갱아저씨의 염소에서 피터와 늑대로

옮겨가며 숨는 이야기 속 친구들을

끈질기게 따라가는 늑대,

그 늑대에게 잡힌 빨간 모자가

엄지 동자 책을 향해

'히히히' 웃음을 짓는다.


선명하게 색칠된 책표지와 정확한 그림책의 제목.

등장하는 인물들이 늑대를 피해 도망치고

늦는 친구들을 도와가며 움직이는

그림책 속 주인공을 만나는 재미

그리고

늑대와의 숨바꼭질은,

그림책이 주는 재미와 반전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그림책이 주는 밝고 경쾌하며,

통쾌한 맛이 제대로 느껴지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는

늑대가 나타났다.


그림책의 매력에 다시 한 번 빠지는 아주 좋은 봄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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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고개 탐정 9 : 숨겨진 카드 - 제1회 스토리킹 수상작 후속작 스무고개 탐정 9
허교범 지음, 고상미 그림 / 비룡소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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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고개탐정9. 숨겨진카드』탐정소설의 매력이 물씬 풍겨오는 바로 그 이야기

우리 아이들 그림책 육아를 시작하면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 '비룡소'라는 출판사.

우리 아이들이 벌써 14살, 11살이니, 비룡소도 그마만큼 나이를 먹었고 성장했겠지요. 출판사는 책을 만들고 독자는 그 책을 읽고, 그것이 우리의 출판문화의 모습이었는데, 비룡소는 어느 순간 독자를 출판의 중심으로 끌어당기며, 출판문화를 이끄는 주역으로 부상시켰어요.

다양한 이름으로, 다양한 주제로 독자를 만나오고 있지만, 오늘은 '스토리킹'이라는 이야기 심사단들이 뽑은 이야기 『스무고개탐정』중 9번째 이야기 "숨겨진 카드"를 만나보게 되었어요.

 

추리소설을 잘 못 읽은 나에게 "스무고개탐정"의 출판 소식이 그리 와닿지 않았는데, 우리집의 두 소녀는 학교에서 도서관에서 대출해오며 감탄을 하며 읽더라구요. 시즌을 나누어 9권까지 나올 정도면 아이들에게는 이미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힌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해볼까 하니, 첫권부터 쭉 이어져오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책을 잘 읽는 사람은 앞의 이야기를 유추하면서 읽을 수 있으니, 최근에 나온 책부터 읽어보라고 권유하여 『스무고개탐정9. 숨겨진카드』부터 읽게 되었어요.

 


 

초등학교 고학년의 친구들로 이루어진 탐정사무실.

탐정사무소 직원인 탐정과 탐정요원들의 인물부터 찬찬히 알아가면서 읽어가기 시작한 『스무고개탐정9. 숨겨진카드』

친구에서 시작한 그들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의논하고 의견을 모으는 모습을 보면서 어른들 제가 부끄러울 만큼 의사표현이 확실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줄 아는 모습에서 놀라웠어요. 한편으론, 그런 생활을 하면서 자신들의 영역을 굳건히 지켜나가는 그들의 모습이 부럽기도 했지요.


성격도 환경도 서로 다른 그들이 탐정이 되어 교내에서 일어난 일들을 조사하고 범인을 밝혀내기 위한 과정을 거치면서 얼마나 많이 성장할까, 참 좋은 경험을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반면, 서로의 의견이 다르고, 입장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을까 하는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생각이 많고,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스무고개 탐정은, 의뢰들어온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가장 친하고 믿음을 주었던 친구 다희를 내보내야 하는 상황을 맞닥들이기도 하고, 탐정의 결정에 너무나 서운한 다희는 더이상 미련을 두지 않아야 한다고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감정들, 그것들이 그들의 성장에 도움은 주겠지만, 지금 당장 얼마나 아프고 속이 상할까 염려되기도 했지요.


 


 

누군가로부터 위협을 받는 듯 무섭다는 여학생의 신변 보호를 위해 등하교를 함께 했던 탐정사무실로 선글라스가 찾아와요. 스무고개탐정은 여학생의 사건을 조사하면서 밝혀낸 증거와 상황들을 조합하면서 그 사건의 중심에 선글라스가 있음을 알게 되지요.

선글라스는, 스무고개탐정과의 라이벌 관계를 끝내고 싶은 욕심에 여학생과 여학생의 남동생을 끌어들이는 치졸한 방법으로 사건을 만들어낸 거네요.



스무고개탐정은, 사건을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예리함과 차분함을 가졌어요.

스무고개탐정은, 흘러가는 상황을 객관화시켜 바라볼 수 있는 눈과 주변에서 흘리듯 하는 말에서 단서를 찾아낼 수 있는 귀, 그리고 실로 밝혀지기까지 발설하지 않는 무거운 입도 가졌지요. 또한 사건을 파헤치기 위한 끈기와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는 진중함을 겸비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에서의 모습은, 어른인 내가 생각하기에도 너무나 대단할 만큼 차분하게 하나씩 풀어나가는 모습이  매력있게 느껴지기에 충분했어요.

우리 집 두 소녀가 읽으면서 감탄하는 그 말의 의미를 이제야 느꼈다는 것이 아쉽지만, 지금이라도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이 기쁘기 그지 없네요.



선글라스와 스무고개탐정이 치르게 되는 탐정대회.

그들이 펼치는 두뇌싸움과 화합 그리고 서로가 주는 암시와 함정, 뒷이야기가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

다음 만남을 위해 기다림의 미학을 선보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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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세탁해 드립니다 스콜라 어린이문고 29
원명희 지음, 서영아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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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아이들은 얼마나 마음을 털어놓고 지낼까?

힘들고 지치고, 슬프고 울고 싶을 때, 자신의 모습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는 대상이 있을까?

내 아이는 내가 가장 잘 안다고 단언하는 부모들이 있다. 내 마음도 내가 몰라 갈피를 못 잡기 일쑤인데, 내 아이의 마음을 모두 안다고 하는 것은 곧 자만이다.

우리의 눈에 아이는 하염없이 어리고 철부지처럼 보이지만, 그들 또한 그들이 속한 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투쟁을 열렬히 치르며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고 있다. 영어 단어 하나 더 외우기 위해서, 선생님의 눈에 더 잘 띄기 위해서, 친구가 다른 누구보다 나와 더 친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생겨서  등 다양한 고민을 하루에도 몇번씩 하면서 상처를 받기도 주기도 하며 이겨내려 무단히 애를 쓴다.

하늘이는 오늘도 여전히 외롭다. 진구의 억지스런 심부름과 쉴틈도 없이 쏟아져오는 엄마의 문자 메시지. 그 틈에서 하늘이는 숨도 제대로 쉴 수가 없고, 무엇이 얼마나 좋은지 조차 생각해 볼 틈 없이 하루가 빡빡하게 지나간다. 속으로 수천번도 더 용기를 내지만, 반에서 혼자인 하늘이는 진구의 명령이 나쁜 행동인지 알면서도 시험지를 고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엄마의 지극정성이 진구에게는 '마마보이'로 비춰지고, 진구의 명령에 맞춰 친구들까지 하늘이를 향한 무관심과 질타로 일관한다.

"이거 떨어졌어."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하필이면 시험지 두 장이 형태 손에 들려 있었다. 꾸깃꾸깃한 시험지가 형태의 손아귀에서 펄럭거렸다. 나의 껍질이 하나하나, 형태 안페서 발가벗겨지는 것만 같았다. 화가 났다. 내게 화가 나는 것인지, 형태에게 화가 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97~98쪽

진구는 하늘이의 외로움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점수에 집착하는 아버지의 눈을 피해 거짓 시험지를 만들어내면서도 진구는 하늘이 앞에 당당하다. 그러나 그 당당함은 아버지의 폭력 앞에 무너지고, 그 무너짐은 또다른 폭력으로 이어진다.


 

 

하늘이는 진구의 궂은 장난과 거짓 시험지 심부름을 당당하게 막아설 용기가 없다. 하늘이의 편이 아무도 되어주지 않는 교실은, 하늘이에게 무기력만 안겨줄 뿐이다. 진구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교실 속 아이들과 하늘이의 불만도, 하늘이 엄마의 전화도 없다면 모든 것이 순조롭다 여기는 담임 선생님. 그리고 하늘이의 모든 것을 지시하기에 바쁜 엄마까지. 그 누구도 하늘이를 진심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학교로 향하는 무거운 발걸음을 한 하늘이를 누구라도 한 번 "왜 그리 힘이 없냐?"고 물어주었더라면, 지금의 고통이 조금이라도 가라앉지 않았을까 싶다.

 


허물 계획 속에 있는 건물에 신장개업해서 들어온 '행복 세탁소' 세탁소를 지키는 작은 할아버지. 유일하게 하늘이의 힘든 마음을 알아주는 이로, 하늘이는 그 앞에선 자신의 눈물을 과감히 보여준다. 하늘이의 편 또 하나. 바로 전학생 형태이다. 목발을 짚어야만 걸음이 되는 불편한 몸을 가졌지만, 형태는 항상 당당하다. 그리고 하늘이의 친구가 되고자 손을 내밀어오지만, 하늘이는 진구의 눈빛에 주눅들어 형태와 이야기조차 나누지 못하고, 급기야는 진구의 명령에 무기력하게 움직여 형태를 위기에 빠뜨리게 한다.

                                                                                                                                                                                                                                                                             

 

폭력은 비극을 낳는다.

부모의 지나친 관심은 나약한 아이로 만든다.

스스로 일어서고 싶었던 하늘이와 끝까지 친구를 지키기 위해 버텨내려 한 형태 그리고 외로움을 외로움을 주는 자가 되어 잊기 위해 애쓴 진구까지. 상처를 하나씩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 세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얼마나 가슴 졸이며 살아왔을까 싶어 마음이 아팠다.

어른들의 잘못된 판단과 섣부른 행동들이 아이들의 내일을 그늘로 만들어버린다. 아이들이 깊은 숨을 내쉬면 자신의 몸에 환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부모의 역할이고 어른들의 몫이다.

우리 아이들의 마음이 기댈 곳, 그 곳이 바로 아이들의 마음이 흐르는 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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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층 나무 집 456 Book 클럽
앤디 그리피스 지음, 테리 덴톤 그림 / 시공주니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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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집이 있다. 13층부터 시작한 나무집은 13층씩 높아져 이제는 91층까지 높아졌다. 나무집이 높아지는 만큼 그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져간다. 우리 아이들이 그 동안 읽었던 그림책과 창작동화책보다 두꺼운 책을 한번도 쉬지 않고 읽어내는 그 속도와 표정을 보고 나무집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 읽는 책들을 거의 함께 읽은 나지만, 쓰르륵 넘겨본 책을 보며, 그냥 재미있는 책이구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이구나 하며 스쳐지나다 100층을 넘기 전에 한 번은 도전해 봐야겠구나 하는 맘으로 펼친『91층 나무집』

나를 마구 끌어들인다. 단순히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책이라고, 흘렸던 나의 눈에 들어온 '잠수함 샌드위치 노래 베스트 100" 1위부터 10까지의 순위의 곡 제목이 너무나 익숙해서 나도 모르게 1위부터 흥얼흥얼 아이들이 흥미와 수준에 맞게 정리된 음악차트부터 시선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첫번째 곡은 아이들보다는 아이들의 부모를 책 앞으로 불러오는데 성공하기에 안성맞춤인 너무나 익숙한 곡이다. 『91층 나무집』에서는 '두 바퀴로 가는 잠수한 샌드위치'가, 고인이 된 가수 김광석이 부른 대중가요에는 '두 바퀴로 가는자동차'가 있다.

<두 바퀴로 가는 잠수함 샌드위치 / 하늘을 나는 자전거  / 물속을 헤엄치는 비행기... >

                                                   VS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 네 바퀴로 가는 자전거 / 물속으로 나는 비행기 / 하늘로 나는 돛단배...>

아이들에게 원곡을 들려주고 '두 바퀴로 잠수함 샌드위치'를  함께 부르는 재미와 그 뒤를 모순이 드러나는 가사들로 각색해서 부르는 또다른 재미가 더해져 단순한 재미의 책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이 변하기 시작했다.

 

 

테리와 헨리를 따라 올라가는 91층 나무집은, 말 그대로 기상천외하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공간들로 만들어져 올라가는 노력만큼 새로운 세상을 느낄 수 있는 참재미가 숨겨져있다. 아이들이 놀면서 말도 안 되는 엉뚱한 상상들이 한 자리에 모인 듯한 세상이 나무집에 그대로 표현된 것 같은, 현실에서 실현되기는 힘들지만, 한번쯤은 하게 되는 생각들로 이루어진 나무집은 자꾸만 올라가 또 다른 세상을 만나보고 싶다는 조바심을 내게 만든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비행기의 설계도가 설명이 많았다면, 테디와 핸리의 샌드위치 잠수함은 어떻게 구조되었는지, 차근차근 위치와 구성품을 설명하고 있다. 없을 건 하나도 없고, 있을 건 뭐든지 있는 잠수함 샌드위치. 아이들에게 뭐든 만들 수 있고, 뭐든 설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넣어주고, 자유롭게 상상하라는 가르침을 바탕에 깔아주듯 고요하게 흡수되어 들어온다.

 

 

알라딘의 요술램프가 모래 속에서 등장하고, 정말 지니가 있을까 싶은 우리의 간절함과 설마? 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우리의 속마음을 알았을까? 램프대신 찻주전자를 문지르니, 연기와 함께 소원이 이루어지고 무지개 다리가 펼쳐진다.

 

 

한 권의 책 속에서 다른 이야기 속 인물을 만나는 시간은 더 짜릿하고 흥미롭다. 그리스 신화 속 마녀의 메두사 머리의 등장도 그렇다.  테리와 헨디의 질문에 답해주는 다알아 여사의 실체가 밝혀지면서 신화 속 인물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알 수 있었다.

 

다른 이야기 속 인물들이 다른 책 속에 들어오면서 변화가 되었다면 독자의 입장에선 참 아리송하고 혼란스러울텐데,  그 인물이 가지고 있는 고유성을 그대로 접목시켜 주어 편안하게 인물을 만날 수 있어 참 좋았다. 그리고 고마웠다.

아이들이 『나무집』시리즈에 열광하는 이유를, 그 동안 잘 몰랐다. 복잡하고 작은 그림들이 오밀조밀하게 그려진 삽화와 대충 그린 듯한 그림 표현들이 보여서 웃고 즐기는 책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나의 단순한 생각이 너무나 큰 실수였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13층 높아지는 나무집의 설계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세밀하고 복잡한 듯하지만 층마다의 개성있는 특색을 지니고 있다. 또한 그 공간에서의 활용도까지 완벽에 가깝게 설계되어 그림만으로도 놀라움이 절로 터져나온다

좌충우돌, 정신없이 펼쳐지는 이야기와 장난스러운 말 그리고 자유롭게 지어진 노래들이 펼쳐져 두께가 있는 책인데도 불구하고 지루할 틈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이야기 전개가 아이들을 꼼짝 못하게 하는 비결인 것 같다.

 

『91층 나무집』이 주고자 하는 의미가 글 속에 그대로 담겨있다. 우리가 배운 지식만으로는 우리가 하고 싶은 일, 해야 될 일을 다하기엔 세상이 너무 넓다. 나의 머리와 가슴에 잠재되어 있는 기발한 아이디어 곧 창의력 사고를 끌어올려 세상으로 표현되어 나왔을 때 우리는 성장하고, 발전해 나간다. 그 힘을 『91층 나무집』의 테리와 앤디가 직접 나무집을 통해 보여준다. 우리의 상상력은 세상을 바꿀 수있는 가장 힘이 된다는 것을 말이다. 테리와 앤디의 엉뚱한 상상이 91층 나무집을 설계하였듯 우리의 엉뚱한 상상은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지금 이 순간, 아이가 쏟아놓듯 발산하는 엉뚱발랄 상상력에 귀 기울여봐야겠다.

 

 

나무집 시리즈에 열광하는 아이들의 그 마음을 뒤늦게 알게 된 아줌마 독자.

그 열광의 출발은 자유로움 그리고 그 속에 싹트고 있는 무한 상상의 힘.

누구든 빠져들 준비가 되었다면, 책장부터 열자.

그리고 읽기 시작하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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