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층 나무 집 456 Book 클럽
앤디 그리피스 지음, 테리 덴톤 그림 / 시공주니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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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집이 있다. 13층부터 시작한 나무집은 13층씩 높아져 이제는 91층까지 높아졌다. 나무집이 높아지는 만큼 그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져간다. 우리 아이들이 그 동안 읽었던 그림책과 창작동화책보다 두꺼운 책을 한번도 쉬지 않고 읽어내는 그 속도와 표정을 보고 나무집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 읽는 책들을 거의 함께 읽은 나지만, 쓰르륵 넘겨본 책을 보며, 그냥 재미있는 책이구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이구나 하며 스쳐지나다 100층을 넘기 전에 한 번은 도전해 봐야겠구나 하는 맘으로 펼친『91층 나무집』

나를 마구 끌어들인다. 단순히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책이라고, 흘렸던 나의 눈에 들어온 '잠수함 샌드위치 노래 베스트 100" 1위부터 10까지의 순위의 곡 제목이 너무나 익숙해서 나도 모르게 1위부터 흥얼흥얼 아이들이 흥미와 수준에 맞게 정리된 음악차트부터 시선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첫번째 곡은 아이들보다는 아이들의 부모를 책 앞으로 불러오는데 성공하기에 안성맞춤인 너무나 익숙한 곡이다. 『91층 나무집』에서는 '두 바퀴로 가는 잠수한 샌드위치'가, 고인이 된 가수 김광석이 부른 대중가요에는 '두 바퀴로 가는자동차'가 있다.

<두 바퀴로 가는 잠수함 샌드위치 / 하늘을 나는 자전거  / 물속을 헤엄치는 비행기... >

                                                   VS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 네 바퀴로 가는 자전거 / 물속으로 나는 비행기 / 하늘로 나는 돛단배...>

아이들에게 원곡을 들려주고 '두 바퀴로 잠수함 샌드위치'를  함께 부르는 재미와 그 뒤를 모순이 드러나는 가사들로 각색해서 부르는 또다른 재미가 더해져 단순한 재미의 책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이 변하기 시작했다.

 

 

테리와 헨리를 따라 올라가는 91층 나무집은, 말 그대로 기상천외하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공간들로 만들어져 올라가는 노력만큼 새로운 세상을 느낄 수 있는 참재미가 숨겨져있다. 아이들이 놀면서 말도 안 되는 엉뚱한 상상들이 한 자리에 모인 듯한 세상이 나무집에 그대로 표현된 것 같은, 현실에서 실현되기는 힘들지만, 한번쯤은 하게 되는 생각들로 이루어진 나무집은 자꾸만 올라가 또 다른 세상을 만나보고 싶다는 조바심을 내게 만든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비행기의 설계도가 설명이 많았다면, 테디와 핸리의 샌드위치 잠수함은 어떻게 구조되었는지, 차근차근 위치와 구성품을 설명하고 있다. 없을 건 하나도 없고, 있을 건 뭐든지 있는 잠수함 샌드위치. 아이들에게 뭐든 만들 수 있고, 뭐든 설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넣어주고, 자유롭게 상상하라는 가르침을 바탕에 깔아주듯 고요하게 흡수되어 들어온다.

 

 

알라딘의 요술램프가 모래 속에서 등장하고, 정말 지니가 있을까 싶은 우리의 간절함과 설마? 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우리의 속마음을 알았을까? 램프대신 찻주전자를 문지르니, 연기와 함께 소원이 이루어지고 무지개 다리가 펼쳐진다.

 

 

한 권의 책 속에서 다른 이야기 속 인물을 만나는 시간은 더 짜릿하고 흥미롭다. 그리스 신화 속 마녀의 메두사 머리의 등장도 그렇다.  테리와 헨디의 질문에 답해주는 다알아 여사의 실체가 밝혀지면서 신화 속 인물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알 수 있었다.

 

다른 이야기 속 인물들이 다른 책 속에 들어오면서 변화가 되었다면 독자의 입장에선 참 아리송하고 혼란스러울텐데,  그 인물이 가지고 있는 고유성을 그대로 접목시켜 주어 편안하게 인물을 만날 수 있어 참 좋았다. 그리고 고마웠다.

아이들이 『나무집』시리즈에 열광하는 이유를, 그 동안 잘 몰랐다. 복잡하고 작은 그림들이 오밀조밀하게 그려진 삽화와 대충 그린 듯한 그림 표현들이 보여서 웃고 즐기는 책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나의 단순한 생각이 너무나 큰 실수였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13층 높아지는 나무집의 설계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세밀하고 복잡한 듯하지만 층마다의 개성있는 특색을 지니고 있다. 또한 그 공간에서의 활용도까지 완벽에 가깝게 설계되어 그림만으로도 놀라움이 절로 터져나온다

좌충우돌, 정신없이 펼쳐지는 이야기와 장난스러운 말 그리고 자유롭게 지어진 노래들이 펼쳐져 두께가 있는 책인데도 불구하고 지루할 틈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이야기 전개가 아이들을 꼼짝 못하게 하는 비결인 것 같다.

 

『91층 나무집』이 주고자 하는 의미가 글 속에 그대로 담겨있다. 우리가 배운 지식만으로는 우리가 하고 싶은 일, 해야 될 일을 다하기엔 세상이 너무 넓다. 나의 머리와 가슴에 잠재되어 있는 기발한 아이디어 곧 창의력 사고를 끌어올려 세상으로 표현되어 나왔을 때 우리는 성장하고, 발전해 나간다. 그 힘을 『91층 나무집』의 테리와 앤디가 직접 나무집을 통해 보여준다. 우리의 상상력은 세상을 바꿀 수있는 가장 힘이 된다는 것을 말이다. 테리와 앤디의 엉뚱한 상상이 91층 나무집을 설계하였듯 우리의 엉뚱한 상상은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지금 이 순간, 아이가 쏟아놓듯 발산하는 엉뚱발랄 상상력에 귀 기울여봐야겠다.

 

 

나무집 시리즈에 열광하는 아이들의 그 마음을 뒤늦게 알게 된 아줌마 독자.

그 열광의 출발은 자유로움 그리고 그 속에 싹트고 있는 무한 상상의 힘.

누구든 빠져들 준비가 되었다면, 책장부터 열자.

그리고 읽기 시작하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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