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타워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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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전, 오빠가 내 방에 '툭'하고 던져 놓고 간 책이 에쿠니 가오리의 '냉정과 열정사이'였다. 며칠 전 오빠와 라디오 들으면서 '제목 좋네'했던 내 말이 떠올라서 서점 가는 길에 사왔단다. 그 때 처음으로 '에쿠니 가오리'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고, 그의 책을 몇 권 더 찾아 읽으면서 새로운 사고의 세계를 만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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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출판된 『도쿄 타워』는, 15년이 지나 개정되어 재출판되면서 나에게 읽을 기회로 다가왔다.

에쿠니 가오리의 책은 읽기 전, 무슨 각오라도 하듯 심호흡을 하게 하는 습관을 만들어주었다. 내가 살아온 시간과 나의 생각 그리고 그동안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막연한 나의 틀에 새로운 틈을 만들어 비집고 들어온다는 느낌이 종종 들기 때문이다. 그의 간결하고도 명확한 문체가 나의 마음을 열고 틈을 만드는데 한 몫을 하는 것 같다.

『도쿄 타워』는, 갓 스무살이 된 토오루와 코우지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이다. 그 둘은 사랑하는 방법도 사랑에 대한 사고도 다르지만, 40대 가정이 있는 연상의 여인과 사랑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사회로 갓 나온 스무살의 청년과 가정이 있는, 청년들이 살아온 시간보다 그 이상의 시간을 살아온 여인과의 사랑이 가히 성립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다가 정해진 답이 없는 유일한 감정 '사랑'에 선을 긋고 있는 나의 편견이 너무나 어설프고 구차하다는 생각이 미쳤다. 나의 생각에 오류가 있음을 깨닫자, 토오루와 코우지가 하는 사랑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에쿠니 가오리가 나의 마음 한 켠에 틈을 만들어 들어오는 힘이다. 난 그 힘을 또 한 번 느끼고 만다.

무기력해 보이지만 사랑을 위해 자신의 에너지를 활용할 줄 아는 청년 토오루는, 오늘도 시후미를 기다린다. 토오루는 그녀의 입을 통해 나온 책을 읽고, 그녀와 함께 들었던 음악을 찾아 듣고, 그녀에게 걸려올 전화를 기다리며, 나름의 사랑을 하며 행복을 즐긴다. 토우루의 친구인 코우지는 '버리는 건 내 쪽'이라는 규칙을 정해놓고 즐기는 사랑을 한다. 동시에 여러 명과의 사랑도 가능한, 무척 계획적으로 살아가는 듯 하지만 자신의 감정에 대해 진지하지 못한, 사랑이 가진 무게가 무엇인지 모르는, 쿨한 이별을 앞둔 사랑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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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오루와 시후미의 사랑엔 감정이란 것이 매우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감정이란 흐름이 서로의 정신을 흘러내리고, 서로가 서로를 원하는 그 순간이 감사한, 그렇지만 누군가의 부인임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을 서로는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그들은 '함께 사는'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사랑을 한다.

 

 

시후미는 마치 작고 아름다운 방과 같다고, 토오루는 가끔 생각한다. 그 방은 있기에 너무 편해서, 자신이 그 곳에서 나오지 못하는 것이라고.117쪽   

기다리는 것은 힘들지만, 기다리지 않는 시간보다 훨씬 행복하다. 시후미와 연결된 시간. 이곳에 시후미는 없지만 자신이 시후미에게 감싸여 있다고 느낀다. 지배당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122쪽

 

 

토오루에게 사랑은 어쩌면 공기와 같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 아닐까 싶다. 시후미와 떨어져 있어도 그녀와 함께 한 시간들로 충분히 행복하고, 그리움만으로도 오늘을 살아갈 힘이 생기는, 그녀가 남기고 간 모든 것들이 토오루에게는 각인되는, 그의 가슴 한 켠에 깊이 뿌리내리는, 그런 사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코우지에게 유일하게 두려운 것이 있다면, 마음을 준다는 행위였다. 묘하게 연상의 여자한테는 마음을 허락해 버린다. 자기 사람이 될 수 없는 여자에게만, 자기 사 람이 될 수 없기 때문에 더욱.321쪽

 

 

 코우지는 사랑을 하는 순간에도, 버리는 것을 선택한 순간에도 초조하다. 갖고 싶지만 갖지 못해서, 버렸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뻗어나온 가지가 그를 향하고 있어서. 코우지는 가지지 못할 걸 알기에, 내 것으로 만들 수 없기에 사랑한다. 그것이 그가 선택한 사랑이고, 놓치려는 수간에 버리면 되는 것 또한 사랑이다. 그래서 그는 는 사랑하지만 허전하고 여유로움이 불안하다. 

 

토오루와 코우지의 사랑을 무어라 단정할 수 없다. 젊은 청년의 호기라고 하기엔 깊고, 첫사랑의 풋풋함이라고 하기엔 농익었다. 사랑이 가진 또 다른 색을 내는 두 청년의 사랑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흘러갈까? 시간이 흐르고, 그들의 사랑도 흐른다. 시간과 공간 속에서.

 

세상에서 가장 슬픈 풍경을 한 도쿄 타워와 두 청년 그리고 깊은 밤, 시간은 여전히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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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점 초등 과학 6-1 (2020년) 동아 백점 시리즈 (2020년)
동아출판(참고서) 편집부 지음 / 동아출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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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가 시작된 3월, 그러나 학교는 비었고, 아이들은 가정에서 부모의 보호 아래 지내는 3월이다.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어 4월 6일에 새학년 새학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개학이 늦어져 아이들의 학교 생활에도 변화가 찾아올 것이 예상되지만, 그 시기에 배워야 하는 교과 내용을 지나칠 수 없어 연기된 시간 만큼 가정에서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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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의 마지막 학년이자 중학교 입학을 앞둔 6학년 우리 둘째 소녀와 과학 문제집으로 선택한 것은, 바로 동아출판사의 백점 과학 6-1이다. 시중에 나온 많고 많은 교재 중 『 백점 과학 6-1』을 선택한 이유를 세 가지로 꼽아보면 이렇다.

첫째, WHY 학습법으로 개념을 설명하고 이해를 돕는다.학습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학습 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질문을 통해 설명하고 이해하고 익힐 수 있는 학습법을 도입한다. 만화와 why 질문으로 단원 내용을 미리 만날 수 있어 새 단원에 대한 맛보기와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된다.

둘째, 교과서 맞춤 학습으로 구성한다.단원에서 다뤄지는 중요 개념과 탐구 과정의 핵심을 사진과 그림, 글로 자세히 설명하고, 반복과 난이도를 달리하여 학습자가 완벽하게 이해되고 스스로 학습 내용을 정리해 나갈 수있도록 돕니다.

셋째, 단계별로 진행되는 학습으로 실력 향상에 탁월하다.학습의 시작은, 개념을 바르고 정확하게 아는 것이다. 교과서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깔끔하고 자세하고 설명하고, 그 뒤를 이어 개념확인 학습과 실력평가, 단원평가, 서술형 평가 순으로 학습의 난이도와 다양한 유형의 문제로 학습의 실력을 향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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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만나는 나만의 백점쌤'이라는 이름답게! 개념과 교과서 실험 과정을 동영상 강의로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시청하며 개념을 익히고, 교과 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한다. 뿐만 아니라, 서술형 평가의 문제를 동영상 강의를 통해 백점쌤과 함께 풀어보면서 서술형 평가에 기죽지 않는, 요점을 정확하게 집어 서술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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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점 과학 6-1』은, 개념북과 시험대비북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념북은, 만화와 why질문으로 단원 내용을 미리 만날 수 있는 도입 학습과 체계적인 개념 정리와 풍부한 자료, 궁금 why를 제시하여 교과 진도에 맞춘 완벽한 학습이 가능하도록 이끌어주는 진도학습 그리고 단계별로 이루어진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풀면서 문제해결력을 키우고, 중요 탐구 포인트를 정리한 '탐구 포인트'로 단원별 정리가 가능하다. 또한 수행평가과 단원평가, 서술형평가로 단원을 최종 마무리하는 마무리학습으로 구성되었다.

시험대비북에는 ①핵심 개념 묻고 답하기②수행평가③단원평가④서술형평가로 학교 교과에 맞춘 평가 문제로 실전에 대비하여 학교 시험을 완벽하게 대비하는 구성으로 학습자의 학습에서 시험까지 책임지는 완벽 구성이다.

 

『 백점 과학 6-1』

쉽게 이해하는 실험탐구

스스로 정리하는 탐구 포인트

학교 시험 대비를 위한 수행·단원·서술형평가

+

무료 스마트러닝 시스템

개념 & 실험 & 서술형 문제 풀이 동영상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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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교과와 함께 진행되는 '실험관찰'은 교과 시간 내에 실험을 통해 알게 된 실험의 내용과 결과에 대해 기록하는 역할을 한다. 실험을 하기 전에 읽는다면, 실험에 임하기 전에 알아두어야 하는, 세심하게 관찰되어야 하는 부분에 대해 미리 알게 되어 준비자세를 갖추게 되고, 실험을 한 후에 읽는다면, 눈으로 직접 경험한 결과를 정리하는 방법에 대해 심도있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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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점 과학 6-1』은,

만화와 why? 단원열기로 새 단원을 시작

사진과 그림, 글로 개념 설명과 함께 개념 확인 문제로 개념 완성

력 평가 문제로 단원 중간 점검

단원 핵심 개념과 탐구 자료를 정리한 탐구 포인트

단원에 다룬 전체 개념을 그림과 표로 정리된단원마무리

과학 교과에 맞는 개념과 실험을 기준으로 과정 중심의 수행평가

단원 최종 마무리인 단원평가

단원에서 배운 지식을 내 것을 만들어 정리하는 서술형평가

처음과 끝까지 학습자가 개념을 익히고 정리할 수 있는,

구성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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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준비된 단원평가와 서술형평가는, 단원에서 배운 개념과 과학적 지식을 단순히 묻고 답하는 문제보다는, 깊이 있게 사고하는 난이도 있는 문제로 깊이 생각하고, 배운 개념을 정리하는 과정을 중요시하고 있다.

배움이 지식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학습자가 스스로 체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형의 문제와 난이도 있는 문제로 단원을 마무리되도록 구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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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교과를 학습하면서, 한번도 어렵다는 말이 없던 둘째 소녀가 2단원 지구와 달의 운동을 시작하면서는 '어렵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고 한다. 나도 그맘때 그 동안 배운 과학과는 다른 차원의 개념이라 한동안 고생했던 기억이 나서 안쓰럽기도 하면서도 한 번은 넘어가야 하는 과정이므로, 동영상 강의를 들으며 꼼꼼하게 학습하면 좋겠다는 조언을 살짝 해 준다.

스스로 강의를 찾아서 듣고, 개념 설명을 꼼꼼하게 읽고 체크하면서,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풀어내면서 개념에서 이해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이해를 다지게 되는 기회가 된 것 같아 다행스러움과 대견함이 깃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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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 평가문제와 탐구 포인트, 단원평가와 서술형 평가의 다양한 문제들을 풀면서 단원에서 가장 중요하게 꼽히는 개념과 유형 변화에 따라 답을 구하는 방식도 변화된다는 것을 터득하기 시작했다. 실력을 쌓는데는 철저한 개념 이해와 다양한 유형의 문제, 단계별 난이도가 중요한데, 《동아 백점 과학》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해 주고 있는 것 같아 안심되고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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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 없는 뽑기 기계 - 2020 비룡소 문학상 대상 수상작 난 책읽기가 좋아
곽유진 지음, 차상미 그림 / 비룡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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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문구점 앞을 지날 때면 삼삼오오 모여 이마를 맞대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마냥 귀엽고 사랑스럽다. 맞댄 이마가 열리면 그제서야 보이는 뽑기 기계에서 나온 동그란 플라스틱 뽑기 선물, 서로 무엇이 나왔는지 확인하는 그 순간이 그들에겐 가장 짜릿하고 설레는 시간이겠구나 싶다. 내가 원하는 걸 갖기 위해서는 돈과 시간 그리고 기다림과 수긍하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그들은 뽑기 기계를 통해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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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수는, 뽑기 기계 앞에서 1등을 간절히 원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잠깐 마음이 흔들리지만 뽑기 기계는 상술이라고, 1등은 한 통에 하나밖에 없다는 말을 듣고 돌아선다. 아빠 바지에서 나온 500원으로 한 번 해 보고 싶지만 용기가 나지 않는다. 정말 꽝!이면 하는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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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불어오는 바람이 희수의 머리카락을 날리고, 낯선 골목으로 들어선다. '꽝없는뽑기 기계'라는 말에 선듯 500원을 넣고, 누군가 쓰다가 버린 듯한 칫솔 두 개를 받는다. 선물은 고작 '칫솔'이지만 빈 손은 아니기에 조금 위로가 된다.

희수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영준이네 엄마가 라볶이를 해 주었을 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은데 나오지 않았고, 영준이가 학교에 빨리 오라고, 급식 시간에 너무 심심하다는 말을 할 때도 대답을 하지 못한다. 하고 싶은 말은 분명 있는데 말이 나오지 않는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희수와 언니를 보살펴 주러 오시지만, 희수는 여전히 마음이 빈 것만 같다. 곧 유치를 발치하러 치과도 가야 하고 학교도 가야 하는데, 아직 용기가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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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수는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보살핌을 받지만, 엄마 아빠의 빈자리가 그립다. 엄마 아빠의 냄새가 나는 것 같고, 함께 했던 시간의 즐거움도 느껴진다. 희수가 기억하는 냄새와 시간이, 희수의 용기까지 빼앗아 간 건 아닐까? 희수는 아직 겁이 난다. 언제까지일지는 희수도 잘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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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수는 처음으로 눈물을 보인다. 그리고 그 동안 내내 하고 싶었던 말을 하고 만다.

"다 나 때문이에요. 잘못했어요."라고.

아빠 엄마를 보내야만 했던, 가슴에 묻어둔 상처를 꺼내지 못했던 희수가 드디어 입을 연다. 내내 꽁꽁 숨겨두고 혼자 가슴앓이 했던, 너무나 갑자기 일어난 사고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희수였다. 희수는 처음으로 소리내어 울고, 남은 자의 미안함을 표현한다. 그리고 가족들의 사랑으로 다시 일어설 용기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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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의 죽음으로 혼자만의 세상을 살고 있던 희수가 '꽝없는 뽑기 기계'에서 받은 칫솔과 색연필 그리고 책을 통해 세상으로 한 발 나아가는 첫걸음을 떼게 된다. 냄새날 것만 같은 운동화, 그 동안 쓰지 않은 그림일기, 매일 읽던 책까지 희수의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꽝없는 뽑기 기계'가 찾아준다.

'꽝없는 뽑기 기계'라는 제목이 주는 벅차오름과 환상이 희수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세상을 향한 발걸음에 힘이 되어 주는, 읽으면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동화 『꽝없는 뽑기 기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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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잘 가꾸는 법 자신만만 생활책
최미란 지음 / 사계절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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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연상하면서 우리는 붉은색 벽돌을 쌓아올리는 담을 곧잘 그리거나 꾸미기를 한다. 내 몸은 아파트에 살면서도 집은 마당이 있는, 이웃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꿈꾸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계절 출판사의 "책 읽는 가족"이 되면서 첫번째로 받은 책이 『집, 잘 가꾸는 법』이다. 우리가 매일 먹고 자고 쉬는 공간인 '집'을 이야기 중심에 놓고 어떻게 이야기를 펼칠까 하는 궁금증에 책장을 넘겼다가, 두 소녀를 서둘러 불러 거실 바닥에 책을 놓고 하나 하나 짚어가며 신나게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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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잘 가꾸는 법』은 그 동안 '집'을 소재로 한 책과는 다른, 우리의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공간인 '집'을 아늑한 공간이 되고, 소통하는 공간이 되도록 하기 위한 첫걸음부터 차근차글 일러주는 정말 유익한 책이다.

《자신만만 생활책》이라는 주제와 너무나 딱 들어맞는, 집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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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하기 - 청소하기 - 집과 자연 - 이웃과 배려" 네 가지 챕터로 구성하여 집을 비우는 동시에 새로운 집에 살림살이를 채워넣는, 그리고 새로운 공간에서 가족 모두의 공간이 되도록 살피는 과정부터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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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가을, 우리 가족은 13년 살았던 집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했다. 처음으로 '이사'라는 것을 경험한 두 소녀는, 부동산과 이삿짐 센터와의 계약부터 나눔할 물건, 버릴 물건, 가져갈 물건들을 스스로 챙기고 짐을 정리하면서 끊임없이 질문하고 신나했다. 집안에서 쏟아져나오는 숨겨졌던 물건들과 가구를 꺼낼 때마다 수북히 쌓인 먼지들을 보면서 입을 쩍 벌린다.

『집, 잘 가꾸는 법』의 시작이 이사. 이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사 당일날 지인들이 방문해서 준 커피와 김밥, 간식들을 떠올리고, 엄마의 이사를 제일 슬퍼했던 친구의 눈물도 이야기하면서 우린 잠깐 추억 여행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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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집은 손이 닿지 않으면 금새 먼지가 쌓이고 얼룩이 지며,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는 곰팡이가 피어오르기도 한다. 그 모든 돌봄이 엄마의 몫이라고 여겼던 두 소녀가 겨울 방학 동안 스스로 청소 하고, 아침도 차려 먹고, 설거지도 하는 등 집을 돌보는 일을 분담하여 척척 해낸다.

『집, 잘 가꾸는 법』을 함께 보면서 먼지가 많이 생기는 원인과 효과적인 청소법을 유심히 보면서, 본인들의 청소법에 매우 만족스러움을 표현한다. 어설픈 그들의 손길이 웃음을 만들기도 하지만, 스스로 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기특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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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집은 외부 환경으로부터 우리의 몸과 마음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가 동시에 안전하고 편안한 생활을 하기 위해서 우리의 노력이 기울여져야만 된다는 것을, 우리의 부지런함과 게을음을 아주 선명하게 드러내어 보여주는, 아주 솔직한 공간이기도 하다. 집안일은 해도 티나지 않지만, 안 하면 금방 티난다는 말이 딱 그렇다.

 

 

『집, 잘 가꾸는 법』은 환경의 변화로 일어나는 황사와 미세먼지, 무더위와 강추위를 이겨내는,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생활팁을 가르쳐주고, 집 안 살림을 고치고 손볼 수 있는 공구와 사용법을 설명하고, 비상시을 대비해 준비해두어야 하는 비상약과 소화기에 대한 안내도 포함되어 있다.

글과 그림으로 빽빽하게 공간을 메우고 있는 다양한 생활팁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으며, 읽을 때마다 새롭게 발견되는 설명글이 흥미를 불러일으키는데 한 몫을 단단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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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이웃,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은 서로에 대한 배려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층간소음' 또한 서로에 대한 소통 부재와 배려 부족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고 짐작한다. 내 집이니까, 라는 생각보다는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라는 것을 기억해 두면 좋을 것 같다.

나의 공간이자 우리의 공간인 집. 우리가 함께 힘을 모으고 관심을 기울이면 청결하고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전하는 『집, 잘 가꾸는 법』 집에 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읽는가족

첫째 소녀 : 집의 겉부터 속까지 다 훑어주는, 진정한 집을 알리는 책이다. 샤워 후에 반드시 거울을 닦고 나오도록 노력할게.

둘째 소녀 : 침대 아래 먼지를 좀 더 자주 쓸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몸에서 나오는 먼지가 침대 밑에, 생각해내면 으악~!

엄마 : 엄마는 집안에 물건 쌓아두지 않기와 냉동실 비우기를 의도적으로 습관화해서 정리된 집으로 만들어가고 싶어.

아빠 : 이 책 너무 맘에 든다. 내가 산 공구들의 쓰임새를 이렇게 자세하게 설명해 준 책은 없었어. 앞으로 공구 구매에 놀란 눈으로 쳐다보지 않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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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아이 모두 다른 우리는 2
박선희 지음 / 씨드북(주)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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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고 나니, 걱정이 참 많아지는 것 같아요.

때가 되면 잘 먹을 테고, 때가 되면 낮밤 바뀌지 않고 잘 잘 테고,

 때가 되면 손가락 빠는 일도 줄어들 텐데,

지금 당장 어떻게 해 보려고 안절부절하게 만들지요.

아마 "엄마"라서 그런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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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는 부끄럼쟁이에요.

아주 많이 많이 부끄럼을 타요.

집이 아니고, 가족이 아닌 누구와는 대답하는 것조차 버거워요.

그런 송이가 이제 학교에 가야 한대요.

엄마는 괜찮을 거라고 위로해 주지만, 송이는 학교가는 발걸음이 무겁기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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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는 엄마의 위로를 받아도

친구들이 곁에 있어도 말하지 않아요.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입 밖으로 나오지를 않아요.


송이는 '그러지 말라고' '그렇게 하는 건 싫다고' 말하고 싶은데

답답한 송이의 마음을 친구들은 몰라요.

송이의 부끄럼을 친구들은

함부로 대해도 된다고 생각하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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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는 집 밖으로 나가,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할 때마다

얼음이 되는 자신이 미워져요.

누가, 이 얼음을 좀 깨줬으면 좋겠어요.


항상 혼자 놀아야 하고, 혼자 있어야 하는

얼음아이 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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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는 오늘도 혼자에요.

오늘도 친구들은 송이를 두고 마음대로 말해요.



송이는 길에 떨어진 비누방울에

마음을 담아 후~하고 힘껏 불어요.

가슴 속이 뻥 뚫리도록 말이에요.


비누방울은 송이의 속마음을 실어

마을로 학교로 친구들에게고 피어오르지요.


우리 송이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면 참좋겠어요.

가슴 깊숙히 뭉쳐버린 응어리가 송이를 얼마나 할퀴었을까요?

온 힘을 다해 불은 비누방울이 송이의 무거운 마음을

하늘높이 날려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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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집에서와 밖에서 완전하게 다른 모습이 되는 송이를 보면서

마음이 아파요 그리고 속상해요.

엄마는 무서운 강아지를 키워보겠다는 용기를 내요.

송이는 엄마의 용기를 보고, 오늘은 친구들이 부르면 "응" 해 보겠다고 해요.


송이는 앞으로 대답뿐만 아니라, 하고 싶은 말도 당당하게 하는

얼음을 깬 용기있는 소녀로 성장해 가겠지요.

그렇게 되리라 믿어요.


엄마는 우리 아이가 상처받지 않고 자라길 바라요.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금은 덜 받고, 조금은 덜 아프게 성장하길 바라지요.

엄마는 그래서 걱정거리를 안고 살아가나 봐요.


『얼음아이』의 작가 박선희님은,

조카 '송이'의 '선택적 함구증'을 지켜보면서

아픈 송이의 마음과 고단한 송이 엄마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을 거에요.


송이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준 송이 엄마에게서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보며

우리도 함께 다름을 인정하는 따듯한 시선을 갖길 소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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