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초등학생을 위한 빠른 급수 한자 7급 2 - 한 번 봐도 두 번 외운 효과! 두뇌 자극 한자 책 바빠 급수 한자
김정미.강민 지음 / 이지스에듀(이지스퍼블리싱)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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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 둘째 소녀, 코로나19로 새학년을 맞이하지 못하였지만 엄연한 6학년이고 곧 중학교 입학이다. 인근 중학교가 3곳이 있는데, 자연스럽게 언니가 다니는 학교로 가겠다고 맘을 굳힌 상황 그러기에 한자를 더더욱 안 할 수가 없다. 교과 배정에 큰 변화가 있지 않다면 한자는 배워야 하는 과목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8급 자격을 취득한 초등학교 1학년, 그 뒤로 시도는 했지만 워낙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이 명확한 아이라 계기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데도 차일피일 미루다 지금까지 한자는 멈춤이 된 상태.

방학 기간동안 한자를 공부하기로 결정하고 만난 『바쁜 초등학생을 위한 빠른 급수한자 7급』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꽤나 많은 노력을 필요로하기 때문에 벅찰 수도 있기에 즐거운 맘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재로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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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 시리즈》는 믿을 수 있다. 시리즈 이름 그대로 바쁜 초등학생을 위한 교재로 분량과 학습 난이도 면에서 학습자를 쉽고 즐겁게 이끌어낸다. 한자 교재 또한 학습 분량이 적당하고 한자의 음과 뜻, 한자의 활용까지 골고루 다루고 있어 한자를 익히면서 어휘력까지 향상시킬 수 있어 급수 몇급보다 어휘의 의미를 바르게 배우는 기회를 갖게 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게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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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어휘에는 순수 우리말뿐만 아니라 한자어도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한자의 음과 뜻을 바르게 알고 있다면 어휘의 의미를 바르게 알고 바르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으므로 이번 기회에 잘 배우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우리가 자주 사용되는 언어가 가진 한자와 음과 뜻, 한자로 풀이된 말을 가진 우리말을 배우는 시간을 통해 정확한 뜻과 사용할 상황까지 구체적으로 익힌다면 어휘량과 더불어 정확한 문장을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신장시킬 수있다.

우선, 『바쁜 초등학생을 위한 빠른 급수한자 7급 』 교재를 살펴본다.

하나. 『바빠 급수한자』는, '한자의 획'을 '그림의 선'으로 그려 이미지로 떠오르게 하며 한자를 배운다.

둘. 『바빠 급수한자』는, 한 획을 그릴 때마다 운율에 맞게 이야기가 만들어져 빠른 암기의 효과를 준다.

셋. 『바빠 급수한자』는, 한자를 쓰는 공간에 물방울로 지워진 한자를 학습자가 채우면서 자연스럽게 한자를 익힌다.

넷. 『바빠 급수한자』는, 한자가 실생활에 사용되는 예를 들어 어휘 향상을 돕는다.

다섯. 『바빠 급수한자』는, 새로운 한자 진도와 이미 배운 한자 복습이 함께 이루어진다.

여섯. 『바빠 급수한자』는, 급수 시험 대비 모의고사 2회 수록과 시험 일정 안내가 있어 목표를 두고 학습을 유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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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급수 7급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7급에 해당되는 한자 100글자를 알아야 한다. 1권과 2권에서 각각 50글자를 익히도록 구성한 교재로, 부담은 줄이고 한자를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게 해 주기에 알맞은 교재이다.

하루에 한자 2글자를 익히도록 구성되어 부담은 줄이고, 한자가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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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는, 한자를 처음 배우는 학습자에게는 이상한 모양의 그림 글자이다. 그림 글자를 바르게 쓰기 위한 필순을 먼저 익혀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필순의 기본 원칙을 익힐 수 있도록 설명과 한자를 실제로 예를 안내하고 있어서 처음 한자를 접하는 학습자에게도 금방 이해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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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초등학생을 위한 빠른 급수한자』 는 한자를 많이 배우고, 빨리 익히기 위한 주입식 한자 교재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한자의 모양이 자리잡게 된 배경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여 한자를 익히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미지화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한 필순에 따라 바르게 쓰기와 물방울 효과로 지워진 부분을 채워가며 한자 쓰기가 자연스럽게 암기되도록 구성하고 있으며, 한자의 음과 뜻을 비롯해서 문장에 쓰이는 한자어를 익히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문장 속에 한자어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문장 속에 빈칸을 만들어 채워넣기 문제와 이미지를 보고 한자를 쓸 수 있도록 이미지화 문제도 구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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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 급수한자』는, 한자 급수 시험을 치뤄내는 학습자를 위한 교재인 만큼 해당 급수에 필요한 한자를 수록한다. 7급을 위한 100자 한자를 1권과 2권으로 구분하여 실고 있으며, 음과 뜻, 실생활에 사용되는 한자어와 바르게 쓰기 등의 영역을 고루 다르고 있어 급수 시험 통과뿐 아니라, 한자어의 바른 의미를 익히고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에 충분하다.

7급 급수 시험을 대비를 위한 한자 공부를 마치면, 한자 능력 검정 시험 대비용 모의고사 시험지를 실어 실전과 같은 문제 유형들을 미리 만나볼 수 있어 시험에 대한 부담감과 시험 대비를 위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한다.

『바빠 급수한자』는, 급수에 필요한 한자를 실고 있어서, 학습자의 학년과는 상관없이 한자 능력에 따라 급수를 선택하여 공부할 수 있으며, 시험을 대비한 교재인만큼 필요한 한자를 학습할 수 있다. 또한 한자에 익숙하지 않은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쉽고 빠르게 이해하며 배울 수 있다. 한자에 대한 부담감을 가진 우리 둘째에게 참 괜찮은 한자 학습지를 권유하게 되어 안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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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세와 함께한 10일 도란도란 마음 동화 2
안선모 지음, 이장미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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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에게 우리 그림책을 읽어주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 생겨 편입을 했다. 한국어교원과 다문화사회 전문가 과정을 공부하면서 나의 작은 소망을 이루기엔 꽤 많은 노력과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자격요건이 취득했다고 그들과의 만남을 가질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나와 너''우리나라와 너희나라'라는 이분화된 생각이 없어야 하는 기본적 마음가짐이 필요함과 동시에 두 나라의 문화를 모두 가지고 있는 다문화 아이들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또한 얼마 전에 제주도로 들어온 난민들의 이야기로 꽤 오랜시간 떠들썩했던 때가 있었다. 난민을 받아들이냐 다시 돌려보내느냐에 대한 의견을 놓고 팽팽하게 대립했다. 우리는 남의 나라의 이야기로 생각하고 있던 '난민'에 대해 생각해 보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고, 그들에게도 살아갈 권리와 보호받을 권리가 있음을 먼저 생각해야 함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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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세와 함께한 10일』 는 난민 가정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는 엄마를 통해 미얀마 난민 따세와 10일 동안 함께 지내게 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따세는 수술을 앞둔 엄마와 수술을 하는 엄마를 돌봐야 하는 아빠로 보호자의 보호를 받을 수 없게 된다. 따세의 상황을 걱정하는 엄마를 위해 아빠는 10일 동안 따세를 잘 보살피는 조건으로, 나열이에게 생일선물로 최근 유행하는 스페이스 디젤넛트를 사주기로 하고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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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세는 미얀마 난민이다. 그 동안 같은 학교에 다니면서도 한번도 눈길 주지 않았던 따세, 나열이는 함께 지내게 되면서 따세에게 자꾸만 눈길이 간다. 친구들이 따세 곁에 머무는 것도 싫고, 여자 친구들이 따세에게 멋있다는 말을 하는 것도 신경에 거슬리는데, 따세의 매니저라는 말에 할 말을 잃는다. 생일 선물로 스페이스 디젤넛트를 받기 위해 10일만 돕기로 한 엄마와의 약속을 말하고 싶은 걸 꾹 참아보지만, 집에 놀러온 친구들이 모두 따세의 방으로 몰리자, 난민인 처지에 모든 걸 빼앗아 가는 것만 같아 화가 나고, 마치 자신이손님이 된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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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열이에게 따세는 함께 머무는 친구 이전에 선물을 받기 위한 10일이란 조건을 걸고 있는 가족이다. 약속대로 따세를 보살피는 역할은 따세 뒤를 따라다니는 매니저가 되어 있고, 외식 메뉴는 따세가 잘 먹는 재료가 들어간 음식으로 결정되고 있다. 나열이에게 따세는 더이상 돌봄의 대상이 아닌 친구들 사이에선 경쟁자가 되고, 가족 사이에선 주객이 전도되어 미움의 대상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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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열이는 '난민'이란 말이 주는 의미를 따세의 잠꼬대를 통해 처음 알게 된다. 나라를 잃고 타국으로 밀려와 정착하지 못하는, 따세의 불안감은 '난민'에서 '친구'로 다가서는 계기가 되고, 한층 성장하는 기회를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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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조언대로 따세는 고향의 그리움과 난민으로 받아야 했던 고통 그리고 앞으로 자유를 되찾을 가족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나열이와 따세는 앞으로 어떻게 지내게 될까?

나라의 국경선이 자유로워진 지금의 우리는,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아간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시간을 의미있게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세계시민이 되기 위한 자세이다. 우리는 좀 더 열린 마음을 가지고 더불어 살아가는 것의 참의미를 실천할 때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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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달리는 아이
제리 스피넬리 지음, 김율희 옮김 / 다른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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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한 소년과 그의 손에 들린 책 한권이 내 눈을 사로 잡는다. 작가와 출판사, 그 무엇도 생각지 않고 책장을 넘긴 책, 바로 제리 스피넬리의 『하늘을 달리는 아이』 이다. 평온해 보이는 마을을 지나 힘차게 차올린 소년의 두 다리는 그 어떤 장애물도 건널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과 세상을 향한 의지가 느껴져 소년을 따라 힘차게 책장을 넘겨본다.

제프리는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숙모댁으로 보내진다. 제프니는 서로에게 말을 건네지 않고 미움만 남은 숙모 내외의 삶에서 과감히 뛰쳐나와 달리기를 시작한다. 제프리의 달리기는 그 때부터 시작하여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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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달리는 아이』는 미국에서 흑인과 백인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로, 제프리가 달려서 간 헥터가는 흑인과 백인들이 사는 이스트엔드와 웨스트엔드로 철저히 나뉘어져 있다. 집도 가족도 없는 제프리는 우연히 만난 아만다를 통해 책을 한 권 빌리게 되고, 그 책이 서로를 연결하는 도구가 되어 아만다의 집에 살게 되고,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배움과 나눔을 통한 따듯함을 느끼게 된다. 흑인 마을로 뛰어들어 이방인 취급을 당하지만 제프리는 백인과 흑인인 아닌 가족의 일원임을 경험한다.

서로의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보이지 않는 선으로 마을을 구분하고, 서로 그 선을 넘지 않기 위해 떨어져 살아가며 서로에 대한 불신과 미움을 키워가는 생활을 꾸려간다. 서로는 피부색 뿐만 아니라 삶의 모습까지도 다를 것이라 장담하지만, 흑인의 집으로, 백인의 집으로 뛰쳐들어온 제프리로 그들이 가진 오해는 껍질을 깨기 시작한다.

제프리는 미움이 가득한 가정에서 '혼자'인 삶을 선택하고 세상으로 첫 발을 내딛는다. 그 때부터 그의 삶은 평탄치 않지만, 그 삶을 굳건히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가 가진 편견과 차별이 얼마나 깊게 자리잡혀 있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가족의 해체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 가족이란 울타리가 아이에게 주는 영향은 무엇인지를 제프리를 통해 여실히 보여준다.

제프리는, 매니악이라는 또다른 이름으로 불리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선택한다. 『하늘을 달리는 아이』는 그 동안 읽어왔던 '차별'의 주제를 다룬 책과는 분명 다르게 접근한다. 그들의 삶을 겉에서 바라보는 관찰자의 입장이 아닌, 제프리를 통해 그들의 삶 속에 침투하여 들여다본 것이 우리에게 더 큰 반향을 일으킨다.

가족의 울타리를 과감히 박차고 세상으로 나온 제프리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가정과 인종 차별이 가진 민낯을 보여주는 『하늘을 달리는 아이』를 아이들과 함께 진지한 대화를 하기에 의미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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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는 울지 않는다 오늘의 청소년 문학 26
성실 지음 / 다른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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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 나는, 십대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나의 십대는 전학과 더불어 낯섬과 적응이 반복되었고, 회유라는 말로 나를 위로하며 결정한 진로들로 행복하지도 그렇다고 불행하지도 않았던 너무나 미지근하기만 한 시간들이었다. 해보지 못한,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아쉬움이 남아서일까, 나의 두 소녀가 십대의 시간을 보내고 있기에 그들의 시간이 궁금해서 일까, 난 오늘도 그들의 시간을 엿보는데 집중한다.

청소년을 다루는 다양한 매체를 지금을 살아가는 그들을 보면서 나는 여러 생각을 한다. 맘껏 꿈꾸고 자유롭게 사고하는 그들이 부럽다는 것과 거침없는 그들 사이에 내가 있지 않음이 다행스럽다는 것 그리고 그 시간을 견딤으로 흘러가기만을 기다리는 그들이 안쓰럽고 다행스럽다는 것이다,

오늘 내가 집중한 책은 '다른'출판사에서 펴낸 '성실'작가의 첫번째 책 『가해자는 울지 않는다』 이다.

아든은 "전부 이야기할게요… 대신 다 듣고 나면, 저를 진짜 나쁜 새끼라고 생각해주세요."라고 말하며 한 남자에게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아든의 입을 통해 나오는 모든 말이 이야기가 글이 되어 펼쳐진다.

아든은, 동우의 병풍이 되어 나쁜 행동을 무관심으로 일관하면서도 웃는 것으로 동우의 나쁜 짓에 힘을 싣는다. 나날이 폭력이 깊어지는 동우의 행동에 아든과 남순이는 곧 싫증이 나고 지나침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동우를 말릴 만큼 강단이 있지도 깡도 없다. 동우의 비뚤어진 행동을 지나칠 수 없었던 주아는 선생님께 전달하고, 그들은 몇번의 경고와 봉사활동으로 처벌을 받게 된다. 보고도 못 본 척, 아무도 나서려고 하지 않는 일을 해낸 주아는, 동우에게 새로운 괴롭힘의 대상으로 찍히고 친구마저 모두 떨어져나가는 슬프고도 힘든 시간 속에 놓이게 된다.

사실 난 누군가를 괴롭히는 행위를 즐기지 않는다.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둘 중 하나를 굳이 선택하라고 한다면 싫어하는 쪽이었고,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냥 관심이 없었다. 이런 골치 아픈 무리에 끼게 된 건, 그저 어쩌다 친구가 된 동우가 '이런 짓'을 즐겨하는 아이였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늘 마지막에 이를 즈음에는결국 인상을 쓰고 고개를 돌려 버렸지만, 그래도 굳이 나서서 동우를 말리지는않았다.

 죄책감이 없었던 걸까? 아니, 그보다는 학교 안에서는 이미 당연한 일로 자리 잡아 버린 이 행동들이 '잘못된 일'이라는 사실을 잊은 지 오래였던 것 같다. 괜히 아이들을 말리려고 나섰다가는 장난일 뿐인데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며 놀림을 받기 딱 좋기도 했고.

가해자는 울지 않는다. 18~19쪽     

 

아든은 웃음을 잃어가는 주아의 모습에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동우를 말릴 수도 주아에게 손을 내밀 용기도 없는 자신에게서 나약함을 본다. 직접 나쁜 짓을 하지 않았다 해도 동우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아든은 나쁜 아이였고, 나쁜 짓을 함께 한 동조자라는 것쯤은 잘 알고 있다. 동우의 괴롭힘이 극에 달하고, 주아가 모든 것을 잃어갈 때쯤 아든은 주아에게 어릴 적 함께 나눠가졌던 낡은 인형을 내민다. 그것만이 아든이가 할 수 있는 용기이고 배려였다. 남순이처럼 한 번 대들지도 못하고, 그만하라는 소리 한 번 내지 못하는 아든은, 자신의 비겁한 모습에 신물이 넘어오고 자신을 숨막히게 하는 집도 아버지도 버겁기만 하다.

 

물에 젖은 손이 얼굴에 닿자 기분 나쁜 끈적임이 느껴쪘다. 마치 쓰레기 더미에 들어갔다 나와 더러운 액체에 물든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는 기분이었다. 아니, 얼굴도 몸도 손도 전부 이미 끈끈한 액체로 뒤덮여 있었다. 언제부터 그랬던 거지? 기억나지 않았다. 언제부터 기분 나쁜 액체로 몸이 뒤덮여 있었던 걸까? 그랬다. 나는 동우랑 똑같은, 아니 동우보다 더 나쁜 새끼였다. 자기 자신에게만 적용되는 관용에 빠져 있느라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을 뿐.

가해자는 울지 않는다. 60쪽

아든은 자신을 잘 안다. 이도 저도 아닌 존재라는 것을. 쓸데없는 곳에 신경쓰지 말고 공부만 하라는 아버지의 권위적인 행동 뒤에서 아든은 있는 듯 없는 듯 그렇게 살아가는 삶을 선택한다. 자신의 선택에 의해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잘 알고 있다는 듯. 그런 아든에게 친구는 동우와 남순이 뿐이다. 자신의 힘으로 모든 걸 휘둘러야 하는 동우, 나약하지만 한번쯤은 제 소리를 내는 남순이, 그 사이에 있는 아든은 남순이 곁에 머물지만 동우의 힘을 무시하지 못하는 자신이 더욱 비겁하게만 느껴진다. 주아가 당하는 모습에 움찔하지만, 멀리서 바라보기만 할 뿐인 아든에게 삶은 무료해지고 점점 주눅 들어간다.

         

수아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집 앞에 도착해 문을 열기 전, 딱 한 번 돌아보았을 뿐이다. 그때 수아는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다행이도 세상이 온통 침무고가 어둠에 잠겨 있던 덕에, 그 낮은 소리가 우리에게까지 와 닿았다.

"고마워, 사과해 줘서."

수아는 남순을 바라보며 그렇게 말하고는 문을 열고 들어가 버렸다. 난 수아가 들어간 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가 곧 남순에게 고개를 돌렸다. 내 옆의 남순은 최근 보지 못했던 표정으로 활짝 웃고 있었다. 그 얼굴에 나도 모르게 엷은 미소가 나왔다. 비록 나는 제대로 사과할 줄도 모르고 도와주는 일조차 버거워하는 비겁한 겁쟁이였지만, 남순은 달랐다.

가해자는 울지 않는다. 88쪽           

전학생 호제의 등장은 새로운 변화를 일으킨다. 동우에게 괴롭힘의 대상이었던 주아는, 호제에게 관심의 대상이고 모두에게 한쌍으로 불리기를 희망하는 대상이다. 주아는 동우로 인해 힘들고 외로웠던 시간이 호제로 인해 다시 '친구'라는 새로운 대상이 생기면서 그 곁에서 어떻게든 남아보겠노라 하지만, 점점 주아는 생기가 없어지고 화가 늘어난다. 호제의 장난스러운 행동이 주아에게 치욕적이고, 눈요기가 되고 있다는 것이 치욕적이다.

 

아든은 왜 그랬을까. 주아가 분명 호제를 버거워하는 것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호제가 주아에게 고백하겠노라고, 학교 구건물 옥상으로 주아를 데리고 와 달라고 부탁한다는 그 말을 왜 흔쾌히 받아들였을까. 호제에게 밑보이기 싫었던 것일까, 아님 호제가 주아에게 갖는 그 마음을 진심으로 여겼던 것이었을까. 그도 아니면 호제와 같은 힘의 그늘이 필요했던 것일까.

     

아든과 남순이는 주아를 호재가 기다리는 학교 구건물 옥상으로 보내고, 계단에서 그들을 지켜본다. 호제의 고백을 거절하는 주아, 실랑이 끝에 잡았던 주아의 손을 놓아버린 호제, 그렇게 주아는 옥상에서 떨어지고, 그들은 주아의 죽음을 본 마지막 목격자 지목받고 경찰 조사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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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곁에는 힘있는 친구의 병풍으로 살아가면서 항상 맘 한켠이 불편한 아든이가 있고, 병풍이지만 결코 의리라는 얄팍한 감정을 앞세워보는 남순이, 힘이 주는 재미에 빠져 허덕이는 동우, 원리원칙을 앞세워 바로 세우고자 하는 맘이 앞서 구렁에 빠질 자신을 염두하지 못한 주아 그리고 힘을 이용해 합리화를 시키며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자 애쓰는 호제가 있다. 그들은 모두 악하고 거침없이, 물러서면 떨어짐을 알기에 간신히 매달려 아슬아슬 줄타기하는 시간을 즐겼다. 그것이 행복하든 불행하든.

 

『가해자는 울지 않는다』 는 아든의 시선에서 바라본 십대들의 이야기이자 우리의 이야기이다. 시대는 다르지만 십대였던 나의 교실에도 아든이도 남순이도 주아도 동우도 있었다. '친구', '우정'이라는 말로 서로를 묶고 싶은 십대들의 허전함과 나약함이 '힘'으로 작용되었을 때 일어나는 폭력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욱 잔악하고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우리는 십대의 모습에 경악하지만 그들을 끌어안아야 하는 책임도 가지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주아의 죽음으로 목격자가 된 그들, 벌은 면하였지만 스스로가 주는 '가해자'라는 양심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주아의 죽음을 슬퍼할 용기도 없는 그들에게 주아의 죽음이 아물지 않는 상처로 남아, 주아가 못다한 말 못다한 이야기를 새롭게 써가는 시간으로 치유되는 그 날을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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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돌리는 물레 키큰하늘 3
탁정은 지음, 김완진 그림 / 잇츠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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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동화는, 현실에서 일어난 일들에서 벗어나고픈 열망이 시작점이 되어 이야기의 시작을 열어준다. 현실이 아닌 또 다른 시간과 공간을 만나 현실에서 자신을 억누르고 있었던 문제들에 대한 진지한 사고와 실마리를 찾은 뒤 현실로 돌아오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꿈만 같은 이야기, 이것이 내가 동화에 대해 공부할 무렵, 판타지 동화를 들여다보면서 나름대로 내린 판타지 동화에 대한 어설픈 정의이다. 근래에 내가 읽은 책 중 나의 판타지 정의와 가장 잘 어울리는 판타지 동화를 정말 오랜만에 만났다.

 

한새는, 마음이 아프다. 잘하고 싶었고 우승이 하고 싶었을 뿐인데, 그 날 그 경기로 모든 게 변하고 말았다.

 전국대회 준결승전 경기 45초 전, 한새는 상대팀 에이스 영우의 덩크로 골만은 막자는 점프를 했을 뿐인데, 거친 파울로 영우는부상을 입는다. 한새는 징계위원회에 회부되고, 마음에 상처를 입은 한새는 농구를 할 수 없게 된다.

영우네에게 위로금을 주기 위해 밤낮으로 일하는 아빠와 한새에게 오던 길에 교통사고를 당한 엄마까지, 한새는 마음이 무겁다. 한 순간에 평온한 가정이 무너진 것이 자신의 탓인 것만 같아 한새는 마음이 아프다.

『시간을 돌리는 물레』 는 우주 먼 곳 '루매내'라는 별에서 일어난 일과 현재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이 번갈아 나오는 구성으로 펼쳐진다. 우주의 어느 별과 한새의 이야기가 어떤 상관 관계를 가질까 의아스럽지만, 혼자 여행을 떠난 한새가 모래봉황섬이 가까워지면서 서서히 궁금증이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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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새는 아빠의 택배 물건에서 주인없는 보물 지도책 한 권을 발견하고, 숫자가 가리키는 모래봉황섬으로 여행을 시작한다. 지도가 가리키는 그 곳에 있는 보물만 가지고 온다면 아빠 엄마의 걱정을 덜어드릴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물레의 눈'을 가진 자만이 푸른 물레를 돌릴 수 있어. 잘 봐. 이게 루매내의 푸는 물레야."

자세히 그건 자전거나 리어카 바퀴에 가까웠다. 바퀴가 눈 앞에서 뱅글 돌다 사라졌다.

"어,어? 어떻게 하신 거에요?"

어리둥절해 있는 내게 할머니가 한마디 더 했다.

"한새 맞지? 정한새. 한새야, 바다 쪽이 아니란다. 가시나무 숲에 숨어 있지. 숲으로 들어가 '물레의 눈'으로 세 개의 문을 열어라. 그러면 하늘 문이 열리고 네 개의 보름달이 뜰 것이다."

나는 할머니가 하는 이상한 말들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시간을 돌리는 물레. 10~11쪽

 

한새는, 한번도 만난 적 없는 할머니와 세모꼴 형을 만나면서 이상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여행을 멈출 수는 없다. 한새는 해병대 캠프를 온 영우와 만나게 되고, 영우는 깊은 숲으로 향하는 한새가 걱정되어 뒤따르게 되면서 그 동안 한번도 하지 않았던 속내를 꺼내게 된다. 영우는 농구 출신 부모님의 기대에 대한 부담감이 자신을누르고 있으며, 한새에 대한 지나친 처벌에 대해 미안함도 내비친다.

 

사람에게는 일생에 한 번, 커다란 행운이 찾아온다고 한다. 그 행운을 잘 잡으면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고 한다. 이상한 책에서 숫자를 찾아내고, 숫자가 좌표이며 좌표가 모래봉황섬이란 걸 알아냈고, 보물 표시를 발견했다는 것 자체가 내게 찾아온 큰 기회일지도 모른다.시간을 돌리는 물레. 61쪽

루매내 별, 공주가 태어난 지 7일째 되는 날 왕은 성대한 잔치를 열었다.

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신녀 카로는,

"공주가 열다섯 살이 되는 날, 공주는 푸른 물레를 안고 태앙을 향해 날아오를 것이며, 그것이 루매내의 마지막이 될 것이다."

또다른 신녀 오도는,

"열다섯 살이 되기 전에 공주는 푸른 물레를 안고 날아오를 것이며, 그 순간 공주는 깊은 잠에 빠지게 될 것이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공주가 깨어나면 루매내의 역사가 새롭게 시작되리라"

라고 예언한다.

왕은, 공주와 루매내의 평온을 위해 공주에게 물레를 가까이 가지 못하도록 한다. 신녀 카로의 저주가 있기 전으로 돌리고 싶은 시간, 공주의 탄생으로 그럴 수 없는 시간, 왕은 푸른 태양의 별 루매내가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음을 알지만, 푸른 물레의 눈이 지켜줄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으로 온 힘을 다해 물레를 돌린다.

"루매내라고요? 난 그게 뭔지도 몰라요. 난 보물을 찾으러 온 것 뿐이에요. 보물 때문에 날 미행한 거죠?"

세모꼴 형이 책을 탕탕 치며 말했다.

"보물이 아니라니까! 이 안에 시간과 이정표가 들어 있어. 그게 우리를 떠나온 시간으로 돌려보내 줄 거야. 나한테 필요한 건 그뿐이야. 여기는 루매내 사람들이 돌아갈 날을 기다리는 곳일 뿐이라고."

시간을 돌리는 물레. 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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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새는, 아빠의 고된 가장의 무게와 엄마의 병원비를 위해 혼자 여행을 결심하고 모래봉황섬에 왔다. 그러나 한새가 가진 보물지도책은 푸매내 별의 비밀을 담고 있는 것이었고, 푸매내는 '푸른 물레의 눈'에 미래가 달려 있다. 그것을 가진 이가 한새였으며, 한새의 용기가 그들의 운명을 좌우한다.

 

푸매내의 새로운 주인이 되고자 하는 카로와 그의 아들 푸시오 그리고 왕과 공주를 도와 잠든 푸매내를 깨우고자 하는 오도와의 만남에서 한새는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자신의 욕심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직시하게 된다. '우승'이란 목표와 '에이스 영우'를 향한 자격지심이 가까운 이들을 아프게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한새는 원하는 모든 것을 주겠노라고 약속하는 왕의 호의를 거절하고, 전국대회 준결승전 경기 45초 전으로 시간을 되돌려 줄 것을 부탁한다.

"보물을 찾아 돈이 많이 생기면 엄마 치료비도 다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여길 떠나면 더 이상 엄마를 볼 수가 없잖아요. 그리고 … 뭔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영영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르잖아요."

"누군가가 와서 우리를 구해 주길 얼마나 기다렸는지 넌 모를 거야. 나는 온 우주의 문자를 '물레의 눈'에 새겨 넣었어. 우주에서 길을 잃을 경우를 생각해서 말이야. 숫자를 보고 여기를 찾아왔다고 했지? 나만큼이나 너도 간절한 게 있었던 모양이구나. 원하는 것은 노력하면 이루어지는 법이야. 내가 루매내를 지키기 위해 많은 일들을 했듯이 말이지. 너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지만 더 많이 노력하면 이루어지는 법이지."

시간을 돌리는 물레. 149~150쪽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만난 한새와 푸매내의 이야기는 자신의 욕심으로 만들어낸 지난 시간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 그리고 책임을 다하기 위해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우리의 심리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우린 후회하고 반성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좀 더 나은 시간과 마주서길 희망한다. 그것이 우리가 끊임없이 노력하는 이유라고 단정지으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우주의 별 '푸매내'의 푸른 물레와 한새에게 닥친 위기는, 시공간을 초월한 판타지를 만나 이야기의 꽃을 피운다. 판타지 동화의 정석을 보여준 『시간을 돌리는 물레』 오랜만에 푹 빠져 읽었다.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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