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
김지윤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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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는 태어나기 전부터 관계를 맺게 되고, 나도 모르는 사이 관계의 가지는 더 멀리 더 깊게 뻗어나가고, 의도치 않은 관계들 속에서 우리는 외로움도 쓸쓸함도 안정감도 충만감도 느끼며 살아가게 된다. 한 번 시작된 관계는 상황에 따라 변화되기도 하고, 때로는 그 관계로 인해 삶이 엉뚱하게 흘러가 걷잡을 수 없게 흘러가기도 한다. 우리는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희미해져가는 선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으며, 적정 속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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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의 저자이자 관계소통을 위한 연구소를 운영하는 김지윤 소장은, 자신의 맺은 관계 속에서 겪은 아픔과 답답함, 무지함 속에서 참았던 지난날을 담담하게 담는다. 또한 선택의 관계로 이루어진 가정에서 남편과 아들과의 관계에서 변화되어가는 자신을 애써 감추지도 꾸미지도 않고 그대로 담아내어 독자에게 변화를 위한 대화와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그래서 노력했다. 창백하고 앙상한 나 자신을 있는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에서출발해 살을 붙여갔다. 나 자신을 위해 많이 울었고, 누군가는 용서했으며 누군가에게는 용서를 빌었다. 사랑이 관계와 자기 표현의 영역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마음의 필요와 슬픔을 표현하는 방법들을 조금씩 배워갔다.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 에필로그 중에서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는, 다섯 챕터로 구성한다. 

#1.  사랑은 언어다 

우리는 사랑받고 사랑하고 싶다. 그런데 사랑만큼 어려운 것은 없다. 사랑은, 말해야 안다. 상대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 말하지 않아도 되는 것 그런 사랑은 서로의 감정을 감정 따위로만 여기기에 오래갈 수 없으며, 서로에게 상처만을 안기는 사랑으로 시간만 보내는 연애가 될 수 있다. 김지윤 소장은, 말한다.

재미있는 연예인 얘기도 하지 말고 친구 얘기도 하지 말고

내 얘기를 하라고? 내 무슨 얘기?

바로 Family, History, Issue이 세 가지를 말하면 된다.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 47쪽

#2. 슬픔을 말해야 당신이 산다

나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꽤 잘 참아내는 편이다. 불편해도 괜찮다고 말하고, 힘들어도 내가 하겠다고 한다. 어색한 관계가 나에게 또다른 불편을 주기에 내가 좀 힘들어도 참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의 참음 용량 그릇은 그리 넓고 깊지 못하다. 일방적인 한 사람의 참기는, 참음 용량 그릇이 채워지면 곧 끝이 나고, 관계가 끝난 뒤에야 참음이 관계를 깨뜨릴 수 있다는 것 또한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야 깨닫는다.

우리는 말은 배웠지만 말하는 법은 배우지 못했다.

소통은 진심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술이 필요하다.

연습을 해야 한다.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 137쪽

#3. 사랑인 것과 사랑이 아닌 것

연인 관계에 더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라는 말이 있다. 사랑하는 순간에는 '약자'임에도 행복하다. 그러나 관계 속에서 강자와 약자가 존재한다는 것은 언제든 그 입장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예견한다. 입장이 바뀌는 순간, 강자의 자리를 누렸던 사람은 인정할 수 없다.

사랑은 동시에 시작할 수 없는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향한 발걸음의 보폭이 같아야 하며, 서로의 보폭을 고려해 기다리고 주춤거리는 순간에도 함께 해야 한다. 어느 관계든 일방적인 것은 집착으로 변형되어 또 다른 괴로움을 떠안게 된다. 사랑은 떳떳하고 당당하게 하자!

당신이 집착하고 있다면,

인정해야 한다.

세상의 중심을 상대에서 당신 자신으로 바꾸어라.

원인을 추적하라.

안전장치를 만들어라.

집착과 애착 사이에서 길을 잃지 마자.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 167쪽

#4.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실수한다. 또는 나의 뻣뻣한 말투로 상대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관계를 깨지 않기 위해 무던히 애쓰고 노력한다. 관계라는 공간이 아슬아슬하게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치열하게 싸우지만, 결과는 여전히 냉탕과 온탕을 오간다. 그 원인을 알았다. 서로의 다툼과 소통 부재의 원인을 상대의 잘못이라고 몰아가는, 나는 잘못이 없다는 오만이 상대를 지치게 하고, 서로의 거리를 넓혀가게 하였다는 것을. 함께 하는 공간에서 잘못은 서로에게 똑같이 50대50이라는 것, 너 잘난 나 잘난이 아닌 서로 잘못했다는 것을 우린 과감하고도 용감하게 인정해야 한다. 그것이 관계의 공간을 잘 지켜내는 첫번째 방법임을 나는 오늘에서야 깨닫는다.

부부는 서로에게 문제의 원인을 제공하는 존재다.

핑퐁 게임을 하듯 서로 원인을 주고받는다. 그래서 부부사이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한쪽은 검사가 되고,

다른 한쪽은 피의자 신분이 되 는것은 공정하지 않다.

문제를 풀어가는 데 공정한 시작점은 50대 50

혹은 무죄 추정의 원칙처럼 0이다.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 225쪽

#5. 누구 뭐래도 소중한 당신 

우리는 연인,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등 다양한 관계를 맺고 그 속에 또다른 나를 만나게 된다. 관계의 형성과 성격이 다르기에 우린 다양한 모습으로 그들과 만난다. 우리는 모든 관계의 사람들에게 '좋은 나'이고 싶은 지나친 욕심을 부릴 때도 있다. 진정한 나를 잃어가는 관계에서의 나는 쉬이 지치고 스스로 나가떨어지게 마련이다. 온전한 나를 보이는 것, 힘들다면 관계라는 공간 속 거리를 넓히는 것, '좋은 나'가 아닌 '그냥 나'로 서는 것을 연습할 필요가 있다.

예전에 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가족 안에서 해결을 봐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가족 전부가

통째로 바뀌지 않는 한 변화는 일어나기 힘들다.

그렇다고 계속 미워하면 나만 힘들다.

용서와 이해를 하기 위해 거리가 필요하다.

더 이상은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는 안전 거리를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 거리는 쉼을 주고, 용서의 공간이 된다.

독립은 그렇게 시작되는 것이다.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 291쪽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는, 관계로 존재하는 다양한 만남과 그에 속한 시간들을 통해 경험한 다양한 사례를 김지윤 소장의 담담하고도 진솔된 고백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관계 속의 나의 모습을 관찰하는 시간을 준다. 내가 잘못하고도 있었던 행동이나 말을 꼬집지 않으면서 현실적 조언 또한 간단명료하게 전달한다.


관계라는 고리는, 깊이도 넓이도 모두 다르다. 하지만 그 속에 속한 '나'는 '나'일 뿐. 관계에 나를 맞추어 끼어넣는 것이 아니라, 관계라는 공간을 유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거리의 유연성을 잘 활용하는 내가 되는 것, 그것이 바로 나답게 살아가는 가장 현명하고도 지혜로운 방법임을 깨닫는다. 오늘. 그래서 난 앞으로 만들어질 새로운 관계가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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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군인들이 베개를 들고 싸운다면? - 상상력과 용기를 담은 실화들 I LOVE 그림책
헤더 캠로트 지음, 세르주 블로크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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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안 될 것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만약에? 진짜 만약에?" 하며

끝없는 상상 속으로 우리를 몰아가본다.

상상이기 때문에 뾰족한 결과를 낳는 건 아니지만

잠깐의 상상이 우리를 기분좋게 하기도 하고,

때로는 상상만으로 나락으로 떨어져 침울해하기도 한다.

'상상은 상상일 뿐'이지만

상상이 밑거름이 되어

우리의 다음을 결정짓게도

우리를 성장시키는데 힘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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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읽은 그림책 『만약에 군인들이 베개를 들고 싸운다면?』은,

우리가 상상했던 일이 현실로 일어나는,

상상이 가진 힘이 현실에서 발휘되는,

강력하고도 짜릿한 실화를 담고 있다.

『만약에 군인들이 베개를 들고 싸운다면?』은,

우리에게 말한다.

상상하는 우리에게는

현실과 만나는 우리에게는

보이지 않는 힘이 분명 존재한다고.

우리의 상상은

현실이 되고,

현실은 희망이 되어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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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군인들이 베개를 들고 싸운다면?』을 읽기 전에는

'하늘에서 음식이 쏟아진다면'과 같은 상상과 재미가 만난 그림책을 생각했다.

책장을 열고 〈만약에 군인들이 베개를 들고 싸운다면?〉을 읽는 순간

재미로 읽겠다고 앞장선 나의 생각이 너무나 미안해질 정도로

매우 진지하고, 인물들이 가진 용기가

나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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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차 세계대전 배경의 영화로 만들어진

양심적 병역 거부자 '데즈먼드 도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살 수 있다는 전쟁터에서

의무병이 되어 75명의 생명을 구한 이야기를 전한다.


총대신 생명을 구하기 위해 붕대를 잡았던 '데즈먼드 도스'

내전 중에 축구로 하나가 된 '코트디부아르'

콜롬비아 내전 속에서 평화협정을 이끌어낸 '어린이 평화 운동'

콩고 민주 공화국을 탈출한 10대 난민 '은둠'의 라디오 프로그램 '시시 콰 시시'

베트남 전쟁을 반대했던 복싱선수 '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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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상상이 현실속에서 만난 용기와 변화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만약에 군인들이 베개를 들고 싸운다면?』은,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각자의 자리를 지키며

용기 내어 변화를 일으킨

매우 과감하고도 매우 현실적인 이야기를

재미난 그림과 간결하고 명확한 설명글로

우리의 상상이 걸코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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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끊임없는 상상과

우리의 끈질긴 질문은

결코 헛되지 않는다.

상상이 현실이 되고,

질문은 대답이 되고,

우리는 변화의 한가운데 서게 된다.


상상과 현실이 만나 용기를 만들어내고

용기는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고

변화는 우리의 삶을 따듯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우리가 한 오늘의 상상력에

용기를 불어넣어 주세요.

분명 우리의 물음에 명확한 답이 들려올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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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패배하지 않아 - 2020 칼데콧 대상 수상작 I LOVE 그림책
콰미 알렉산더 지음, 카디르 넬슨 그림, 조고은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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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과제 수행을 위해 교수님의 추천으로 본 영화 《헬프》를 보면서 우리가 알지 못했던, 우리가 느끼지 못했던, 우리가 관심조차 주지 않았던 흑인들의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질 기회가 되었다.

자국민으로 살아가는 나에게 있어서 '인종차별'은 피부 가까이 느껴지지 않는 문제였기에 공감하는 척, 그들의 삶을 알고 있는 척, 그냥 척 했다는 것을 그 때 처음 인지하게 되었고, 그들이 겪는 '차별'은 내가 알고 있는 '차별'과는 꽤 깊은 괴리감을 갖고 있음을 그 때 처음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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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읽고 있는 《태어난게 범죄》 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 트레버 노아의 자전적 에세이이다. 흑인과 백인의 삶 그리고 흑인의 곁을 떠나지 않는 가난과 학대, 불평등과 차별에 대해 좀 더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 중에 나에게 온 그림책 한 권이 있다.

 

미국에 바치는 러브레터

흑인들의 미국에 바치는 편지

고난과 역경, 차별과 핍박 속에서도 용기와 끈기를 발휘한 이들을 위한 찬사

그들을 위한 시

바로 『우리는 패배하지 않아』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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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흑인들의 삶을 한 편의 '시'로 표현하고

그들이 이겨낸 삶의 현장마다 한 편의 '시'가 흘러내리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당당하게 이겨낸 그들의 삶에 한 편의 '시'가 대신한다.

잊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부정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동요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을 밝혀주고 새벽이 올 때까지 멈추지 않는 사람들에게

두려하지 않는사람들에게

정당한 행진을 하는 사람들에게

말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한계가 없는 사람들에게

윌마 루돌프에게

믿기지 않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지켜온 그 자리와 그 시간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온 역사의 한 페이지

그들의 땀과 눈물에

시를 바치고자 한, 작가 '콰미 알렉산더'의 마음이

그의 시와 강렬한 그림에서 충분히 느껴져

자세한 설명글이 아니어도

그림 속 인물이 정확히 누구인지 알지 못해도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손끝이 떨리고

가슴이 뛰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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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패배하지 않아』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지난 날, 오늘 그리고 앞으로의 날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양한 분야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걸어온

스포츠 선수 - 제시 오언스, 무하마드 알리, 잭 존슨, 마이클 조던

예술가 - 랭스턴 휴스, 루이 암스트롱, 비리 홀리데이,

운동가 -마틴 루서 킹, 존 루이스

그리고

\전쟁에 참여했던 흑인 병사들과 노예 무역의 노예가 되었던 그들,

어른들의 이기적 폭탄 테러에 목숨을 잃어야했던 소녀들

이름도 흔적도 없이 정치적 싸움에 휘말려 숨을 거둔 많은 이들까지


강렬한 그림은

그들의 강한 의지와 자유에 대한 간절함을

대변한다.

그래서 그림 한 장 한 장이

매우 소중하게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듯해

쉽게 넘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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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과 불평등 앞에서도 쓰러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쓴 그들에게 보내는 찬사

『우리는 패배하지 않아』는, 세계시민들을 향해 말한다.

 

결코 그들은 패배하지 않았다. 그리고 결코 포기하는 삶을 살지 않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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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탄한 삶을 살지 못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우리는 패배하지 않아』는, 그들의 후손뿐 아니라, 자유를 만끽하는 우리들에게도 자유와 평등이 주는 소중함을 알려주고 있으며, 어떤 상황에서도 굳건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켜내는 것이 자신뿐 아니라 가족, 사회를 지켜내는 마중물이 되어줄 것임을 말하고 있다.

 


『우리는 패배하지 않아』는 우리 모두에게 '패배'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분명 이겨낼 수 있다. 그 무엇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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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를 찾아서 - 제6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 사계절 아동문고 98
이지은 외 지음, 유경화 그림 / 사계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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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부터 아동, 청소년 독자들을 대상으로 과학소설을 발표한, SF 과학기술을 탐구하는 분야에서 선구자 역할을 굳건히 해 주셨던 분이 계신다. 바로 학낙원 선생님이시다. 고인이 된 선생님의 뜻과 유가족들의 후원이 모아져 올해로 6번째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이 출간되었다. 그 책이 바로 사계절 출판사의 『고조를 찾아서』이다.

 

『고조를 찾아서』는 다섯 명의 작가가 쓴 단편들을 모아 낸 작품집으로 우리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어온 과학의 세계를 담고 있다. 우리의 상상보다 더 자유롭고 깊이있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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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이야기 <고조를 찾아서>는, 친구가 가지고 온 사진을 통해 우연하게 고조할아버지가 친일파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윤서가 고조할아버지를 설득하기 위해 시간 여행을 시작하는 이야기이다. 일제 강점기에 살았던 고조할아버지를 위한 윤서의 쪽지는, 고조할아버지를 헌병대에 잡혀가게 하지만, 후손들에게 윤서는 꽤 용감하고 멋진 선조로 기억된다.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시간 여행을 하게 되는 윤서를 보며 우리는 시간 여행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재미있는 상상을 해 본다. 또한 시간 여행이 현실화된다면 예상치 못한 혼란으로 모든 시간들이 뒤죽박죽되는 아찔한 상황도 맞이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상상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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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이야기 〈아아마〉는, 외모때문에 자신감을 잃게 된 여린이가 디지털 기계의 도움으로 새로운 얼굴을 갖게 되는 이야기이다. 외모 하위 3%라는 수치에 한없이 초라해진 여린이는 두렵지만 외모로 지어진 별명을 더이상 듣고 싶지 않기에 누구에게나 예쁘다는 소리를 듣는 '유나해'로 변신하기로 마음 먹는다. 전자마스크는 여린이를 유나해로 바꾸어주고, 항상 혼자였던 여린이는 친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새로운 일상을 선물받게 된다.

 

외모가 다는 아니지만 무시할 수만은 없는 현실에서 예민할 수 있는 청소년들에게 간절하기만 한 전자 마스크, 정말 이런 디지털 기계가 생겨난다면 개성이 없는 예쁜 얼굴들만 있는, 절대 자신에게 만족할 수 없는 삶을 사는 이들로 넘쳐나지 않을까. 스쳐지나가는 많은 이들의 얼굴이 모두 같다는 상상만으로도 끔찍하지만, 자신이 얼굴로 돌아온 여린이가 절망 속에서 자신의 힘으로 세상을 향해 내딛는 첫 발걸음처럼 우리의 아이들도 잠깐 흔들릴 수는 있지만 자신이 가진 것을 귀하게 여기는 한사람으로 성장해 나가리라 믿는다.

 

세번째 이야기는 〈구름 사이로 비치는〉는, 읽는 동안 윤재와 함께 조마조마했고 설레었고 따뜻했다.

붉은날개사슴 꾸꾸는, 연구 목적과 전시 목적으로 에셰르 행성에서 포획되어 온 하늘을 나는 외계 생물체이다. 꾸꾸는 연구소를 지키는 지구인들로부터 탈출해 윤재네 마굿간 숨어들어왔다. 윤재는 부모님 몰래 꾸꾸를 키우게 되지만, 어느 날 밤 꾸꾸의 이상 행동에 부모님의 도움을 청하게 되고, 꾸꾸의 예민했던 행동들이 새끼를 낳기 위한 방어적 행동이었음을 알게 된다.

 

윤재와 꾸꾸 그리고 새끼 뿌뿌는 윤재네 마굿간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멸종 위기 동물의 연구와 멸종 위기 동물의 보호 무엇이 먼저 일까. 우리에게 질문을 남기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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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이야기 〈우주의 우편배달부 지모도〉는, 혹시? 정말? 이라는 의문과 가능하다면? 하는 행복한 상상을 하게 하는 이야기이다.

 

명왕성 대기권 청소를 하는 나는 우연히 '지모도'라는 우편배달부의 일기를 읽게 된다. 사람의 활동 영역이 지구에서 명왕성 토성까지 확장된 미래의 모습에서 일기와 손편지가 쓰여져 서로에게 전달되는 이야기 전개가 마치 과거의 편지가 미래라는 시간속으로 흘러가는 영화의 한 장면과 연결되어 무척 흥미롭게 다가온다.

 

명왕성과 지구의 거리 차이가 2년. 언제든 서로의 소식과 서로 다른 별의 소식을 전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진다. 나의 일상과 감정을 글을 통해 전달할 수 있다는 것, 너무나 아름다운 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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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째 이야기 〈시험은 어려워〉는, 현실과 가상공간이 마주하는 가운데 치뤄지는 시험을 통해 학생들의 '도덕성'을 평가하는 이야기로, 과연 그 시험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들면서 씁쓸함이 밀려온다.

 

'자신을 대신해서 죽을 영혼을 갖다 바치라는' 지령과 함께 '시간의 미로에 갇혀 영원히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압박 속에서 인간의 도덕성을 지켜내야 하는 시험 문제와 헬멧을 쓰고 스마트워치를 헬멧을 쓰고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치뤄지는 시험이 상상만으로도 무섭게 느껴진다.

 

 

『고조를 찾아서』 속 다섯 편의 이야기는, 현실과 미래를 공존하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는 지금의 상황에서 과학의 발전은 우리의 일상에 어떤 변화를 줄 지 막연한 상상을 해 보지만, 구체적으로 표현된 다섯 편의 이야기를 통해 상상과 현실, 과학과 인간의 관계를 좀 더 깊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발전'의 목표를 명확하게 세워진 가운데 이루어지는 변화에서 사람이 가지는 고유성만은 지켜나가리란 믿음과 그랬으면 하는 바람을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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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 툰베리, 세상을 바꾸다 - 2022 우수환경도서 지구를 살리는 그림책 9
가브리엘라 친퀘 지음, 바밀 그림, 이지수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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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레타 툰베리'라는 소녀를 알게 된 건 작년 이맘때쯤으로 기억한다. 첫째 소녀가 수행평가를 위해 자료를 찾던 중 그녀를 알게 되었고, 나에게 그녀의 UN연설 동영상을 보여 주었다. 단호함과 분노가 어린 목소리에 눈물을 가득 머금은 눈망울은, 어른인 나에게 꽤 큰 충격이 되었다. 누구나 알고 있는, 누구나 아는, 그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한 그녀의 노력과 진심 그녀의 용기는 말뿐인 어른들에게 매서운 회초리가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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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 툰베리는, 엄마의 에너지 절약과 당부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알지 못한다. 누구도 정확하고 명확한 이유를 말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께서 들려주는 "지구 온난화"에 대해 듣고, 그 동안 들었던 당부의 말이 모두 지구를 위한, 지구가 뜨거워지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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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 툰베리는,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가 걱정된다. 그리고 걱정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녀는 지구에 대해 공부하고 지구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앞으로 어떻게 변화되어갈 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한다. 그녀는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알고만 있는것은 지식일 뿐 그 어떤 것도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을.


모든 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


변화시키고자 한 그녀의 강한 의지는, 알고만 있는 것이 아닌 행동이 함께 해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용기이자 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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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살리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그녀는 많은 고민을 한다. 그 결과 그녀는 등교 대신 의회로 간다.


'기후을 위한 등교 거부'


아무도 생각지 못한 그녀의 1인 시위는 그렇게 시작되었고, 그녀의 행동은 많은 이들의 가슴에 새겨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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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변화에 알게 된 8살의 소녀가 지구를 변화시키기 위한 시위를 하기까지 불과 7년에 불과했다. 지구의 위기를 누구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편리함 속에서 모른척 하는 것이 우리들의 모습인데, 나로 시작해서 우리가 되기까지 그 의미를 알고 세상을 향해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은 그녀의 당돌함과 당당함 그리고 꾸준함과 의지가 대견하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어른으로 살아가는 내가 참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의 1인 시위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 세계적 기후 운동으로 이어지며, 기후 재앙에 반대하며 매주 금요일 등교를 거부하는, 지구를 위한 가슴 뜨거운 시위로 발전해 나간다.


그레타 툰베리의 용기는,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이고,

지구와 우리가 모두 함께 살아가기 위한 서로에 대한 예의이며,

미래 세대를 위한 당연한 가치임을 일깨워준다.


언제나 당당히 맞서세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과정에,

작은 걸음이란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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