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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패배하지 않아 - 2020 칼데콧 대상 수상작 ㅣ I LOVE 그림책
콰미 알렉산더 지음, 카디르 넬슨 그림, 조고은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12월
평점 :
10여년 전, 과제 수행을 위해 교수님의 추천으로 본 영화 《헬프》를 보면서 우리가 알지 못했던, 우리가 느끼지 못했던, 우리가 관심조차 주지 않았던 흑인들의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질 기회가 되었다.
자국민으로 살아가는 나에게 있어서 '인종차별'은 피부 가까이 느껴지지 않는 문제였기에 공감하는 척, 그들의 삶을 알고 있는 척, 그냥 척 했다는 것을 그 때 처음 인지하게 되었고, 그들이 겪는 '차별'은 내가 알고 있는 '차별'과는 꽤 깊은 괴리감을 갖고 있음을 그 때 처음 알게 되었다.

미국에 바치는 러브레터
흑인들의 미국에 바치는 편지
고난과 역경, 차별과 핍박 속에서도 용기와 끈기를 발휘한 이들을 위한 찬사
그들을 위한 시
바로 『우리는 패배하지 않아』 이다.

미국계 흑인들의 삶을 한 편의 '시'로 표현하고
그들이 이겨낸 삶의 현장마다 한 편의 '시'가 흘러내리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당당하게 이겨낸 그들의 삶에 한 편의 '시'가 대신한다.
잊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부정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동요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을 밝혀주고 새벽이 올 때까지 멈추지 않는 사람들에게
두려하지 않는사람들에게
정당한 행진을 하는 사람들에게
말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한계가 없는 사람들에게
윌마 루돌프에게
믿기지 않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지켜온 그 자리와 그 시간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온 역사의 한 페이지
그들의 땀과 눈물에
시를 바치고자 한, 작가 '콰미 알렉산더'의 마음이
그의 시와 강렬한 그림에서 충분히 느껴져
자세한 설명글이 아니어도
그림 속 인물이 정확히 누구인지 알지 못해도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손끝이 떨리고
가슴이 뛰어온다.

『우리는 패배하지 않아』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지난 날, 오늘 그리고 앞으로의 날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양한 분야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걸어온
스포츠 선수 - 제시 오언스, 무하마드 알리, 잭 존슨, 마이클 조던
예술가 - 랭스턴 휴스, 루이 암스트롱, 비리 홀리데이,
운동가 -마틴 루서 킹, 존 루이스
그리고
\전쟁에 참여했던 흑인 병사들과 노예 무역의 노예가 되었던 그들,
어른들의 이기적 폭탄 테러에 목숨을 잃어야했던 소녀들
이름도 흔적도 없이 정치적 싸움에 휘말려 숨을 거둔 많은 이들까지
강렬한 그림은
그들의 강한 의지와 자유에 대한 간절함을
대변한다.
그래서 그림 한 장 한 장이
매우 소중하게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듯해
쉽게 넘길 수가 없다.

편견과 불평등 앞에서도 쓰러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쓴 그들에게 보내는 찬사
『우리는 패배하지 않아』는, 세계시민들을 향해 말한다.
결코 그들은 패배하지 않았다. 그리고 결코 포기하는 삶을 살지 않겠다고.

평탄한 삶을 살지 못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우리는 패배하지 않아』는, 그들의 후손뿐 아니라, 자유를 만끽하는 우리들에게도 자유와 평등이 주는 소중함을 알려주고 있으며, 어떤 상황에서도 굳건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켜내는 것이 자신뿐 아니라 가족, 사회를 지켜내는 마중물이 되어줄 것임을 말하고 있다.
『우리는 패배하지 않아』는 우리 모두에게 '패배'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분명 이겨낼 수 있다. 그 무엇으로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