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족 이야기 1 - 비밀의 샘 신비도서관
김춘옥 지음, 김완진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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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족 이야기Ⅰ- 비밀의 샘

김춘옥 글, 김완진 그림

청어람 주니어』

 


나는 25분을 걸어 출퇴근한다. 대중교통의 기다림이 싫어서 걷기 시작한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진 것이 1년을 채워가고 있다.



매일 걷는 길인데도 나는 날마다 어디로 걸을까, 어느 골목에서 꺾을까를 고민한다.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곳, 어둡지 않은 곳, 길이 지저분하지 않은 곳, 나름의 선택지를 두고 결정한다. 크게 달라지지 않는 선택이면서도 나는 매일 아침 고민한다.



나의 고민은 길이 주는 다양성이 나에게 주는 과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초등학생 고학년 대상으로 발표된 판타지 동화, 『길족 이야기Ⅰ- 비밀의 샘』을 만나게 되면서, 길이 가진 생명력과 보이지 않는 또 다른 기운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게 되는 것이 나에게 일어난 작은 변화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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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 소년 '새', 길족 세상에 가다


하늘나라 선녀가 만든 길에서 생겨난 길족들이 사는 세상에는

새로운 길을 만드는 길만족

그 길을 다지고 돌보는 일을 하는 길찾족이 있다.


그리고 그들이 만들고 돌본 길을 자유롭게 걸어다니는

걸음족은 우리 인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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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사는 세상에 일어난 분열은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고,

그 변화의 중심에 서게 된

열세 살 '길새' 와 이종사촌 '길포'


그들 앞에 놓인 과제가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헤쳐가는지

『길족 이야기Ⅰ- 비밀의 샘』을 통해

비밀 속에 감춰진 진실을 하나씩 벗겨내는

새로운 재미와 판타지 세상으로의 초대를

기꺼이 받아들이며 책장을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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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인간으로의 생활을 유지하며 살아가던 '길새'는

생일을 맞이한 어느 날, 엄마와의 데이트를 위해 길을 나서던 중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과 맞닥들이게 되고,

그 곳에서 '길포'라는 길찾족 사냥꾼을 만나게 된다.


'길새'를 위험에서 구해준 '길포'의 늪길공

발에 딱 맞아떨어지는 황토색 신발

자기도 모르게 입밖으로 새어나온 길만족의 주문까지

엄마가 반복하여 들려준 이야기가

허구가 아님을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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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발자국 길을 만들어 내는 길만족이 질서를 무너뜨린다는

존재로 단정하며 그들을 가둬버린 길찾족의 족장 길필도,

길만족과 살았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길찾족의 부족장 길모아,

족장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며 때를 기다리는 또다른 부족장 길다다.


그들이 길만족에게 행한 과거의 사건에서

그 사건으로 인해 길족 세상에 찾아온 위기까지,

'길새'와 '길포' 그들이 안고 있는 비밀이 서서히 밝혀지면서

'길새'를 길만족으로만 대할 수 없는 길모아가 가진 비밀

그 비밀을 밝히고자 하는 길다다까지


한번도 상상해 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 길족에서의 이야기는,

판타지 세상이 펼쳐지는 무한한 상상과

배경 속에 감춰진 비밀이 주는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충분한 요소가 되어주고 있다.


책과 함께 하는 굿즈 "발자국 클립"

길족 세상이 만들고 돌본 길을 걸어가는

걸음족, 인간을 향한 애정처럼 느껴져

더욱 앙증맞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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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한 '길새'에게 베풀어진 길모아만의 비밀

그 비밀을 묻으려는 자와 밝히려는 자

그리고 비밀의 중심에 선 '길새'


그들이 길족 세상에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리고 걸음족의 삶을 살아왔던 '길새'를

길족 세상으로 보낸 엄마의 선택, 그 이유까지

서서히 밝혀져가는 이야기는

초등학생 대상의 판타지 동화라는 것을 잊을 만큼

성인이 내가 읽기에도 흡입력있게 펼쳐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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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는 또다른 세계가 펼쳐지는 '판타지 세계'는

인간과 판타지 세계를 연결하는 연결고리를 만들고

그 고리를 통해 새로운 관계와 새로운 시간을 창조해내는

아주 기발하고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소를 갖추게 된다.


걸음족의 삶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길새의 엄마와

그 선택에 힘을 발휘한 길모아

비밀을 안은 채 길족 세상으로 첫발을 내딛은 '길새'

『길족 이야기Ⅰ- 비밀의 샘』은,

인연의 고리와 변화가 시급한 길족 세상의 이야기가

공간과 시간의 이동으로 자연스럽게 펼쳐져간다.


우리가 걷는 길마다 길족들의 정성이 담겨져있다?!

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어느 길도 의미없는 곳이 없으며

어느 길도 필요치 않은 곳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걸음족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길족 세상은,

새로운 판타지 세계로의 첫 발을 내딛게 하는,

초등학생 대상의 판타지 동화의 소재로

호기심과 상상력, 창의력까지 모두 갖춘

충분한 소재임에 틀림없음에 과감한 한 표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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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다 에프 그래픽 컬렉션
루이스 트론헤임 지음, 위베르 슈비야르 그림, 이지수 옮김 / F(에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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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물다

루이스 트론헤임 글. 위베르 슈비야르 그림

f(에프) 』

 

우리의 삶은 예기치 못한 사건의 연속이라고 할 만큼 언제 어느 순간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극히 평범한 일상 속에 살아가는 나에게 『머물다』 속 파비엔느의 삶의 한 단면은 너무나 당황스럽고 현실 속에서 나에게 닥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어떤 것이 나를 위해, 떠난 그를 위한 것인지 도통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만큼 혼돈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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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엔느는, 약혼자 롤랑과 휴가지에 도착한다. 치밀한 계획을 세운 롤랑은 예약과 대금 지불까지 마치는가 하면, 일정동안의 스케줄을 정리해 두는, 삶을 대하는 태도가 사뭇 진지하다. 그의 계획처럼 그들의 휴가는 그 어느 때보다 의미있을 수 있었고, 그의 계획하에 모든 것이 완벽할 수 있었다.


해변가를 걷는 그들의 곁으로 가게의 간판이 날아와 롤랑의 목을 베는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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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사고, 예기치 못한 사고로 갑작스레 약혼자를 잃어야만 한 파비엔느, 그녀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경찰서에 가서 사건 경위를 들어야 하고, 사건을 일으킨 이들의 사과와 보상을 조율해야 하며, 약혼자의 부검 결과와 시신 수습 그리고 장례 절차를 밟아야 하는 현실, 파비엔느는 그 모든 것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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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갑작스럽게 일어난 사고와 마주한 파비엔느는, 당혹스러움과 믿기지 않는 현실의 괴리감에서 혼돈 상태가 찾아온다.

 

그리고 그녀는 선택한다. 스스로를 위한 위로로 선택한 것은 롤랑과 이 곳에 오게 된 목적을 최선을 다해 지켜내는 것, 롤랑이 계획한 일정 스케줄에 맞추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 시간을 보내기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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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지에서 철저히 혼자가 된다. 그 무엇을 해도 채워지지 않는 그녀에게 현지인이자 죽음에 대한 남다른 생각을 가진 파코가 다가온다.


해변가의 죽음과 파비엔느가 연관되어 있을거란 생각이 든 파코는, 파비엔느와 짧은 시간 속 일부를 공유하면서, 철저히 혼자였던 파비엔느에게 잠깐의 쉼과 친구가 되어준다. 그녀의 가슴에 담긴 상처를 드러내도록 유도하지 않고, 그녀의 곁에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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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코는 말한다.

"우리는 삶에서 마주치는 모든 것들을 통해 성장하죠."


우리는 매순간 마주치고 부딪히는 가운데 나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실수와 실패를 통해 또다른 방법을 강구하면서 좀 더 나은 나로 성장하는 과정을 겪게 된다.


파비엔느가 온전히 혼자가 된 순간, 자신을 잃지 않고 지켜낼 수 있었던 것 또한 슬픔 앞에서 자신의 상처를 온전히 담아낸 용기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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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일을 경험하고 이겨내면서 각자만의 방법으로 치유해간다. 누구의 방법이 옳다고 할 수 없듯이 누구의 방법이 틀리다고 말할 수 없다. 약혼자의 죽음 앞에서 애도가 아닌 철저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파비엔느의 행동 또한 예의라는 잣대로 잴 수 없다.


삶과 죽음 그리고 우리 각자가 선택한 다른 치유의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에프 그래픽 컬렉션 『머물다』는, 잔인한 현실과 마주친 순간의 당혹함이 파비엔느와 일정을 함께 하면서 조금씩 마음에 안정감을 찾아가도록 길을 안내해 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의 전개로 잠시 혼돈스러웠지만, 삶과 죽음 그리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하는, 매우 의미있는 시간을 제공받은 기분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를 담아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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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의미 - Bible+Drawings 에프 그래픽 컬렉션
크빈트 부흐홀츠 지음, 염정용 옮김 / F(에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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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의 의미

크빈트 부흐홀츠 글. 염정용 옮김

f(에프) 』

 



나는 시간이라는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삶이라는 나만의 세계를 펼쳐가고 있다.

 

내가 만들어가는 세상은 항상 분홍빛일 수 없으며

또한 항상 회색빛으로 그늘지지도 않는다.

다만 내가 만들고자 색을 위해 끊임없이 애써볼 뿐이다.

 

그러나 때로는, 애씀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애씀에 지쳐 놓아버리고 싶어지기도 하고,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놓아야할 때도 있다.

 

내가 만들어가는 시간,

우리가 함께 하는 시간의 흐름에

짤막한 문장과 그림으로 의미를 담아 표현한

크빈트 부흐홀츠의 『시간의 의미』를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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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이 맞닿은 그 곳에

우리의 시간이 열리는 문이 하나 있다.

 

『시간의 의미』의 표지는,

또다른 세계와의 만남을 알려주는 듯한

평온함과 신비로움을 표현하고 있어

열어보고 싶은 마음과 쉬어가고 싶은 마음이

함께 하는 매력을 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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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심을 때가 있다면

마무리하고 거둬들여야 할 때가 있고요.

 

점 하나하나로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내는

크빈트 부흐홀츠의 매력이 듬뿍 담긴

『시간의 의미』

 

간결한 문장과 한 폭의 그림이 어우러져

지나온 시간과 지금 걸어가는 시간

앞으로 맞이할 시간에 대한

사색의 기회를 주는 『시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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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탄에 잠길 때가 있는가 하면

함께 기뻐 춤출 때가 있지요.

 

나는,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보내왔는지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안기는

『시간의 의미』는,

나에게 말한다.

 

시간은 애써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간은 즐기면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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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찾는 때가 있으면

그냥 그렇게 잃어버릴 때도 있습니다.

 

시간이란 보이지 않는 세계 속에서

삶을 반추하게 하는 『시간의 의미』는,

시간에 매달리는 삶이 아닌

평온한 마음으로 시간과 함께 나를 흘려보낼 수 있는

용기있는, 지혜로운 삶을 살아갈 것을

당부하는 삶의 지침서와 같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를 담아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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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만나기 대작전 청어람주니어 고학년 문고 10
김명진 지음, 전명진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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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만나기 대작전

김명진 글. 전명진 그림

청어람주니어』


나에겐 아주 다정하고 든든한, 단 한번도 보지 못한 귀한 손님이 있다. 첫째가 세 살이 되었을 무렵, 식탁이든 거실 테이블이든 옆자리에 아무도 앉지 못하게 했다. 첫째의 귀한 친구 '괴물'이가 우리 집에 놀러 왔기 때문이다.


책 볼 때도 만들기할 때도 간식먹을 때도 항상 첫째의 옆자리를 채우던 '괴물', 그 손님은 고등학생이 된 첫째에게는 첫 친구이자 동생이었고, 혼자있는 첫째의 가장 귀한 손님이었다.


청어람 주니어에서 초등학생들의 여름방학 시작과 함께 출판된 동화 『외계인 만나기 대작전』이라는 제목을 만나는 순간, 우리집에 잠시 머물렀던, 한동안 잊고 지냈던 '괴물'이가 떠올랐다.


동화 속 친구들에게 '외계인'은 어떤 존재로 다가오고 있는 것일까 궁금해졌다. 손님? 친구? 상상? 그 무엇이든 지금의 시간에서 외계인은 절실한 존재임엔 틀림없을 거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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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만나기 대작전』은, '외계인'이라는 허구의 존재와 더불어 다양한 가족의 모습과 친구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무척 사실적이고 공감을 갖게 하는 동화이다.


어린 나이에 헤어진 아빠를 만나기 위해 섬에 갈 계획을 세운 철구는찾아오는 친구들의 물건과 교환하는 '아무거나 교환소'를 운영하며, 그것들을 모아 '번개장터'에서 팔아 차비를 마련하고자 한다. 아빠에 대해 아무 것도 말해주지 않은 엄마가 밉지만, 더 미운 건 여자 아이 이름을 '철구'라고 지은, 센스없는 아빠에게 따지고 싶다는 철구의 말에 보고픔과 그리움이 깊게 자리하고 있음이 느껴져 마음 한 켠이 짠해온다.


가을이와 한바탕 하면서도 친구들의 동정을 산 안나는 철구에게 무당벌레 브로치를 건네며 사라지게 해 줄 것을 부탁한다. 철구는 안나의 브로치가 탐나는 마음과 지하실에서 『외계인 만나기 대작전』이란 공책을 언뜻 본 것 같아 가능할 것 같다는 긍정의 대답을 하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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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를 사라지게 하는 방법으로 선택한 "외계인 만나기 대작전"은 생각처럼 수월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라지고 싶다고 말하는 안나, 안나의 다리에 가득한 멍자국과 결석의 이유 그리고 가을이가 직접 목격한 안나의 도벽까지.


안나와 절친이 되고 싶은 맘은 1도 없지만 안나에게 마음이 쓰이는 것까지 모른 척 할 수가 없는 철구는 자신도 모르게 안나의 일상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고 말았다. 절대 원한 것은 아니지만, 그냥 모른 척 지나가려고 해도 안나가 창을 통해 보내는 모스 부호가 자꾸만 아른거려 과감히 등을 돌릴 수가 없다.


철구는, 지하실에서 발견한 『외계인 만나기 대작전』 공책은 어린 시절 혼자였던 아빠가 쓴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안나도 아빠처럼 지금의 고통을 잊고 싶은 간절함이 있어서라는 것을 알게 된다.


철구에게 상처가 될까 숨겨왔던 아빠의 존재는, 철구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기다림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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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를 향한 안나 아빠의 사랑과 아빠의 사랑이 힘겹기만 한 안나, 얄밉고 싫지만 친구의 비밀을 웃음거리고 만들고 싶지는 않은 안나를 향한 가을이의 마음, 아빠를 외롭게 만든 죄로 몇년째 곁을 지키는 할머니의 기다리는 사랑까지 『외계인 만나기 대작전』은 가족을 지켜내는 다양한 가족의 모습과 친구를 향한 마음을 잘 그리고 있다.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외계인'이라는 존재로 하여금 잠시 쉬어가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 간절함과 외로운 자신을 누군가에게 의자하고픈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어 온다.


여름방학을 맞이하는 초등학생 고학년을 대상으로 출간된 『외계인 만나기 대작전』은, 친구 그리고 가족의 관계를 들여다보며, 마음을 들여다보는 공감의 시간을 갖게 한다. 나와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그것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기보다는 상대의 입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부터 가져보면 어떨까?


서로 다른 우리가 만나 관계라는 고리를 만든다. 그 고리를 잘 유지하기 위한 우리에게는 '이해'라는 필수 조건이자 고급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 『외계인 만나기 대작전』을 읽으면서 나에게 부족한 새로운 기술 하나 터득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분명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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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주니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성으로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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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싶은 아이 - 2021 아르코 문학나눔 선정
이꽃님 지음 / 우리학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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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이고 싶은 아이

이꽃님 글.

                                                                                                                                                                                                 우리학교 』 

 

 

뉴스 사회면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쏟아져 나오는 기사의 내용을 살피면 '학폭' '살인' '폭력' '학대' '괴롭힘' 이 마치 유행어처럼 반복되고 있기에 이꽃님 작가의 신작 앞에서 잠시 멈칫했다. 제목이 주는 무게감이 꽤 크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청소년이 가해자가 되어 피해자를 만드는 현실 속에. 살아가는, 청소년을 키우는 엄마로 『죽이고 싶은 아이』를 읽어내기가 조금 두려웠다. 청소년기를 살아내고 있는 나의 아이들과 함께 읽을 생각을 하니 더욱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현실에선 분명 이런 일도, 이런 시간을 보내는 누군가가 존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읽고 알아야 한다는 의무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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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은 아빠가 붙여준 변호사 앞에 앉아 변호사가 말하는 대로, 변호사가 그려놓은 대로 그날의 시간을 기억해두어야 한다. 그것만이 주연이를 무죄로 판결 나게 하며, 아빠가 그동안 일궈놓은 것에 티를 남기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다.

 

 

누구나 인정하는 단짝 친구 서은이와 주연.

학교 건물 뒤 공터에서 서은이가 시체로 발견되면서 17살 주연이는 유력한 살인 용의자가 된다. 서은이의 마지막을 함께 했던 주연이는 아무 기억도 나지 않는다. 유일한 단서가 되는 벽돌엔 주연이의 지문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는 것뿐. 주연이는 말해주고 싶다.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믿고 싶은 대로 자신이 서은이를 죽인 게 맞다고.

 

 

그렇게 되면, 서은이 엄마도 더 이상 서은이가 외롭게 마지막을 보냈을 학교에 매일 나와 사무치는 슬픔에 젖어있지 않을 수 있을 테니까.

 

 

『죽이고 싶은 아이』는, 서은이의 죽음 이후에 이뤄지는 두 소녀의 주변 인물들이 증언하는 인터뷰와 주연이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방식으로 구성하고 있다. 인터뷰를 통해 서은이와 주연이의 관계를 짐작하고, 주연이의 주변 인물들을 통해 주연이란 인물과 한 발작씩 다가가는 시간을 제공한다.

 

 

두 소녀의 이야기는 연일 기사로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주연에 대한 악의적인 댓글로 쏟아지는 광경이 펼쳐진다. 기자들이 써내려간 기사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 진실을 덮어버리게 하는, 마치 우리의 현실을 보는 것만 같아 씁쓸하면서 사건을 바라보는 그 동안의 나는 어떠했는지 다시금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사람들이 믿으면 그게 사실이 되는 거야. 팩트는 중요한 게 아니라고."

 

 

"묻잖아. 네가 그랬다는 거야, 아니라는 거야?"

"……어차피."

"뭐?"

"어차피 …… 안 믿어 줄 거면서."

 

 

주연이는 모든 것을 갖췄지만 곁에 아무도 없는 외로운 아이였고, 서은이는 어느 것 하나도 없지만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은, 외로운 아이였다. 서로의 외로움을 채워주기 위한 나름의 행위는 친구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되었고, 이 관계는 서은을 향한 감정이 집착으로 변형되면서 주연은 다시 혼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증폭된다. 죽이고 싶을 만큼 서은이가 간절하게 필요한 주연, 정말 서은이를 향해 벽돌을 던졌을까.

 

 

『죽이고 싶은 아이』는, 우리의 현실을 매우 비슷하게 똑닮게 쓴 청소년 소설이다. 친구가 살인 용의자가 된 사건은 그들을 둘러싼, 사실 그대로인 진실보다는 믿고자 하는 것이 진실이 되는 아프고 씁쓸한 현실을 드러내면서 독자의 마음을 헤집는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가 알고자 하는 믿고자 하는 진실은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을 남긴 『죽이고 싶은 아이』 또다른 진실이 세상으로 드러날 날만을 간절히 기다려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저의 주관적인 견해를 담아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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