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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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이상이 펼쳐질 것만 같은 제목 『멋진 신세계』 를 읽기 전, 번역자 이름 '안정효' 세 글자에 혹시? 하는 의문이 들어 책날개를 펼쳐본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얼마지나지 않아 읽은, 전쟁이 주는 공포와 고통 그리고 안타까움에 울었던 「하얀전쟁」의 저자가 『멋진 신세계』 를 번역한 것이다. 작가 '안정효'만의 필체를 번역본을 통해 만난다는 반가움과 그가 선택한 책이라는 호기심으로 책을 펼치면서, 마치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만나러 가는 듯한 착각이 이는, 색다른 느낌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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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는 마치 언젠가는 그렇지 않을까?하는 상상에서, 정말 그렇게 되는 현실이 펼쳐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에서, 시작된 인간을 공장에서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다.

 

 

'사회 안정을 위한 주요 수단'

획일적으로 떼를 지어 태어나는

표준형 남자들과 여자들.

보카노프스키 처리를 거친 단 하나의 난자로부터

생산된 인력으로 몽땅 운영되는 하나의 작은 공장.

"96개의 똑같은 기계에서

96명의 일란성 쌍둥이들이 일한다!"

"공동체, 동일성, 안정성"

36쪽

『멋진 신세계』 는 철저히 계산되고, 계획되어 움직이는 세계국으로, 헨리포드가 'T'형 자동차를 생산해 낸 해 A.F. 600년을 기원으로 삼은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생산된 난자를 인공 부화기에 넣고 성숙된 난자로 성숙시키는 단계를 거쳐, 감마와 델타와 엡실론을 보카노프스키 처리를 한다. 보카노프스키를 한 난자는 움트고, 발육하고, 분열하는 과정을 거쳐 성장하게 되고, 8개에서 96개까지 싹이 생겨나고, 모든 싹은 완벽하게 형태를 갖춘 태아로 성숙한 어른으로 모양을 갖추게 된다. 모체에서 한 명의 태아가 아닌 96명의 인간이 생겨나게 되는 것, 그것이 바로 새로운 세계를 구성하는 인간의 생산이며, 태어나는 순간부터 계급과 같은 서열이 정해지며, 그들이 첨가하는 용액에 따라 외모와 근육량, 외모까지 결정되며, 감정과 감각까지도 기계의 힘을 빌어 느끼는 생활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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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고 규격화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정밀해야 하고 정확해야 한다. 그것을 통해 획일적으로 생산된 인간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과 장소로 이동하며 정해진 삶을 살아가게 된다. 평온하면서도 안정적인 삶 속에 '야만인'이라는, 과거 속에 존재하는 모체에서 태어난 진정한 인간과 마주하게 된다. 모체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늙고 죽는 야만인 우리 인간의 삶과 유리병 속에서 키워내 세상으로 나온 제품 인간의 삶, 상충할 수 없는 삶에 놓인 두 부류의 인간을 통해 우리는 또다른 상상을 하고, 지금의 삶을 다시금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모체에서 태어난 인간은, 모체의 보호 아래로부터 시작하여 아주 긴 시간을 보살핌을 받으며 살아간다. '사랑'이란 감정을 통해 다양한 감각과 감정을 전달받으며 그것을 사회의 일원으로 다양한 이들과 나누며 성장하게 된다. DNA의 다양성을 물려받은 인간은 서로 다른 외모와 성격, 영향력을 지니고 태어나 각자의 삶을 위해 끝없는 경쟁과 투쟁을 벌이며, 자신의 안전에 최선을 다하게 된다. 빠르게 변화되고 발전해나가는 문명 속에서 인간또한 빠르게 성장하고 발전하는, 사회와 더불어 성장하는 인간의 삶을 영위하며 자연스럽게 삶을 이어간다. 이것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생장의 시간이며, 인간다운 삶이라 우리는 말한다.

 

 

"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당신이 알아들을지는 모르지만, 내가 훨씬 더 나다워지는 기분이 들어요. 그토록 철저히 어떤 다른 존재의 한 부분이 되기보다는 진정으로 나 자신다워진다는 거죠. 사회적인 집단의 세포 하나가 아니고요."

[중략]

"'엡실론들까지도 다 쓸모가 있어요'란 얘기잖아요! 나도 마찬가지고요. 그렇지만 난 정말 그런 존재가 되고 싶지 않아요!"

[중략]

"지금은 누구나 다 행복하고말고요. 우린 다섯 살 때부터 아이들에게 그런 소리를 하죠. 하지만 당신은 다른 방법으로 행복해지는 자유를 누리고 싶지 않나요, 레니나? 예를 들면 모든 사람의 방법이 아니라 당신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말이에요."

151~1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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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는, 규격화된 제품으로 탄생한 인간과 모체에서 태어난 극히 자연스러운 야만인과의 만남을 통해, 인간이 가져야 할 감각과 감정, 욕망과 문화에 혼란을 느끼게 되는 모습을 비춰준다. 이는 상상하기도 끔찍한 또다른 인간의 모습일수도 있으며, 상상조차 하기 싫지만 언젠가는 만들어지는 인간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엄습해오기도 한다.

 

 

"늙어요?" 그녀가 되풀이해서 말했다. "하지만 국장님도 늙었고, 많은 사람들이 늙었지만 누구 하나 저렇지는 않잖아요."

"그건 우리들이 저렇게 되도록 그냥 내버려두지 않았기 때문이죠. 우린 사람들을 질병으로부터 보호합니다. 내분비 활동을 인공적으로 조절해서 젊은 단계와 평형을 유지해요. 우린 마그네슘과 칼슘의 비율이 서른 살 때의 비율 밑으로 떨어지지 않게 해 놨어요. 그리고 사람들에게 젊은 피를 수혈해서 그들의 신진대사를 영원히 자극받는 상태로 유지해요. 그래서 그들은 저런 모습이 되지 않죠. 그들이 저 늙은이의 나이가 되기 훨씬 전에 대부분 죽는다는 사실도 부분적인 이유로 꼽아야 되겠죠. 젊음이 육십 살까지 거의 훼손되지 않고 지속되다가 갑자기 덜컥! 끝장이에요."

178~179쪽

새로운 세계의 중심이 된 '인간'. 인간이기에 가능한 세상이고 인간이기에 공포로 다가올 수 있는 세상, 그곳이 바로 『멋진 신세계』에서 펼쳐진다.

새로운 세상과 제품화된 인간의 생활을 명확하고도 선명하게 표현한 『멋진 신세계』는 새로운 인간의 모습을 들여다보며,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이기심과 안정적인 생활에 주저앉고자 하는 나약함을 온전히 담아내고 있다. 상상 이상의 허구와 새로운 감각이 전하는 아찔함이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을 서늘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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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기준이 바뀐다면? - 일상이 변하면 세상이 변한다
최종우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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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성공을 꿈꾼다. 성공의 깊이가 사람마다 다를 뿐이고, 누구는 소박한 꿈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누구는 일생일대 한 번 꿈꿔온 삶이라 말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성공하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고 대놓고 말하기도 한다. '성공'이란 말이 너무 노골적이라는 측면에서 아니라고 부인하지만, 우리들 맘 속엔 자기가 하는 일에서 누구나 좋은 자리, 좋은 입장이 되고 싶어한다. 그것이 모두 성공 속에 포함된 꿈이자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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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2020년 수능시험이 치뤄졌다. 고3과 재수생이 있는 가정에서는 올해가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을 테고, 시험이 끝난 지금은 점수를 기다리며, 논술고사나 구술시험 준비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12년 동안 진학을 위해 달려온 학생들에게 단 몇시간으로 모든 걸 결정한다는 것, 정말 너무 허무하다. 또한 그들이 그 동안 해 왔던 노력과 열정이 점수로 판가름한다는 것 또한 너무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학생도 부모도 알지만 매달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은, 누구보다는 나아야 한다는 비교와 누구보다 편하게 잘 살고 싶다는 성공에 대한 욕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만들어놓은 피라미드형 성공 기준에 준하여 살아가려면 뛰어나야 하고, 앞서야 하고, 높은 위치에서 서야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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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기준이 바뀐다면?』 은 현실을 살고 있고, 현재 우리 사회가 말하는 성공에 미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는 나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궁금한 마음에 책장을 열게 되었다. 

            

먼저, 『성공의 기준이 바뀐다면?』 은 우리나라 사회 구조와 성공의 기준에 대해 말한다. 저성장·청년실업·저출산·노령화·제조업의 위기가 찾아온 배경과 직면한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한다. 학교에서 배운 것을 사회 속에서 펼쳐나가야 하는 청년들의 실업은 나라의 경제 성장을 저하시키고, 저출산과 직결되며, 생산력없는 노령화 인구 증가로 나라의 경제력은 떨어진다는 것, 이것이 바로 현실적인 상황이며, 문제점이 있음을 증명한다. 

            

'성공'하나만 보고 달려온, 공부만 해서 좋은 대학만 가면 된다고 했던 어른들이 말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좌절하고 만다. 기성세대에게 비친 청년들의 무기력은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함정에 그들의 열정과 치열함을 빠뜨리고 남은 빈 껍데기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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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기준이 바뀐다면?』 의 저자, 최종우는 말한다. 새로운 성공의 기준을 세우고, 성공의 기준을 바꿔야 한다고.

성공의 기준, 그 중심에 '나'가 있어야 한다. "나의 가치를 찾는 것, 나의 개성에 맞는 직업을 구하는 것,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용기"가 새로운 성공의 기준이다. 공부밖에는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조차 사치로 여겨왔던 많은 학생들에게 '나의 가치찾기'란 말은 순간 입을 닫게 할 수 있는 질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에 대한 생각보다는 어떻게 하면 내신을 좀 더 올릴 수 있을까에 집중했던 사고를 온전히 자신에게 보내야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나의 가치 찾기'의 첫걸음이자 생각의 변화이다.

           

내 삶이 가치 있어지는 순간, 나 또한 가치 있는 사람으로 변한다는 것</span>


사회는 그대로인데 나의 생각만 변화된다면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나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이들의 행보가 분명 나와 주변 그리고 사회를 조금씩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초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작가 선생님의 원리대로 사회가 변화된다면, 우리의 미래 곧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지금보다 덜 치열하면서 더 행복한 삶을 영위해갈 것이다. 분명.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나의 가치 찾기'를 좁혀서 설명하면, '사회 속에서 나의 역할과 가치'에 대한 고민을 말하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 시스템을 만들고 그 안에서 살아간다. 그러므로 '사회 속에서 나의 역할과 가치'를 생각해 보는 것은 자연스러우며, 당위적이기도 하다.

또한 자신의 가치를 찾는다는 것은 기능적 요소가 포함되지 않으면 자칫 고상한 정신적인 이야기로 전락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 속에서' 나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며 사회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 속에서' 나의 역할과 가치를 찾게 되면 이것은 나만의 기준이 아니라 타인도 인정할 수 있는 가치로 거듭나게 된다.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기준으로 '나의 가치'를 정한다고 하더라도, 타인이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힘이 빠지는 것 아니겠는가. 따라서 다른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사회 속에서' 나의 가치를 생각해 보는 것은 중요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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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온 사회보다 나의 아이들이 만나는 사회는 더욱 치열하고, 메마르며, 함께보다는 내가 먼저인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기에 걱정스럽지만 그런 세상에서 낙오되지 않게 살게 하기 위해 부모또한 치열하게 경쟁하는 삶을 선택하고 만다. 오늘날 부모는, 자녀의 미래와 부모 자신의 노후까지 걱정해야 하는 세대이다. 청년실업의 시대와 100세 시대가 맞물리는 현실이 서로에게 가히 축복만일 수는 없다는 것이 가슴 아프면서도 현실과 맞닥뜨리게 되는 순간이 두렵기까지 한다.

 

    

『성공의 기준이 바뀐다면?』 에서 새로운 성공의 기준으로 내세운 것은 인간중심이다. 서열과 획일화가 아닌 '나'를 중심에 두고, 내가 관심있고 좋아하는 것을 찾고, 모두가 가는 길이 아닌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열어가는 창의력과 용기, 당당함을 키워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기에 앞서 우리의 교육이 가장 먼저 변화를 일으켜야 하면, 교육자의 입장 또한 점수와 좋은 대학이 아닌 사회인으로 살아갈 아이들의 행복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세상의 변화를 직접적으로 외치는 것만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상의 작은 변화부터 일으켜 거대한 세상의 변화를 돕는 방법도 있다. 다시 말하면, 세상을 뒤흔드는 엄청난 일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을 변화시키는 것에 집중한다면 세상은 조금씩 자연스레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엄청난 일도 결국은 사람들의 일상을 변화기키기 위한 것이 아니겠는가. -9쪽-

『성공의 기준이 바뀐다면?』 은 해답을 준다. 다만 그 해답이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날이 언제쯤 올까? 오기는 할까? 하는 의문점이 든다는 것이 안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성공을 꿈꾸는 것이 아닌 내 꿈을 꿈꾸는 삶을 살기 위해 나만의 싹을 틔워내야 한다는 것, 이것만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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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줄리언 반스 지음, 공진호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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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술에 조예가 깊거나, 많은 미술가를 알지도 못하고 미술 작품에 대한 지식도 깊지 않다. 그러나 난 전시회 둘러보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미술 작품을 그린 화가의 이름이 생소하고, 작품이 만들어진 사회적 배경이나 상황을 몰라도, 작품에서 나오는 작품만의 특별한 에너지를 느끼는 것으로 작품을 충분히 느꼈다고 생각하는 1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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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이란 책을 들면서, 살짝 두렵기도 하고 부담스러운 마음이 전혀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미술에 대한 지식이 없는 나에게 미술작품과 화가 그리고 작품 설명은 자칫하면 지루함으로 변질되어 미술에 대한 흥미를 감소시키는데 한 몫을 할 수도 있다.

줄리언 반스는, "아주 사적인"이란 말에 중점을 둔 것처럼 작품에 대한 설명에 앞서 충분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그들과 관련된 일화를 편안하게 늘어놓는다. 마치 도슨트 설명에 앞서 분위기가 다운되지 않도록 실내를 환기시킨다는 느낌이다.

  < 우리는 뭐든 설명하고, 의견을 내고, 논쟁하기 좋아하는 구제 불능 언어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림 앞에 서면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재잘거린다. 프루스트는 미술관을 둘러보며 그림 속의 인물들이 실제로 누구와 닮았는가 촌평하기를 좋아했다. 아마 그것이 직접적인 심미적 대립을 능숙하게 피하는 방법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충격이나 설득으로 우리를 침묵 속에 빠뜨리는 그림은 드물다. 그런 그림이 있다 해도 침묵은 잠시뿐, 우리는 바로 그 침묵을 설명하고 이해하기를 원한다. 16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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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작품은, 시대상을 그대로 반영하는 증거품과도 같다는 말이있다. 시대가 원하는 또는 시대에 반하는, 시대의 흐름을 따르기 위한 제스쳐가 포함된 것이 바로 예술작품이기에 작품을 통해 시대의 배경과 상황, 종교를 유추할 수 있다 한다. 그러나 시대조차 잘 알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시대적 배경을 알고 작가의 의도를 파악한다는 것은 가히 쉬운 일이 아니다. 전공자가 아니라면 더더욱 말이다.

난, 예술 작품과 작가에 대한 예의가 부족한 사람이다. 작품을 보면서 시대를 예측하고, 작품 속에 숨겨진 작가의 의도를 신중하게 고민해야 하는데, 난 내 눈에 보이는 대로 보고, 내가 느끼고 싶은 대로 느끼는 것으로 충분히 감상했다고 단정짓기에 예의가 부족하다 여긴다. 이것 또한 예술을 감상하는 자기만의 감상법이라 생각해주는 이가 있다면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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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을 읽기 시작하면서 책장을 앞으로 뒤로 왔다갔다를 여러번한다. 그림을 보고 책장을 넘겼는데, 설명을 들으면서 그림에 숨겨진 장면들을 찾아내고, 시대의 배경을 연상케하는 인물들의 몸짓과 표정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이만큼 나의 눈썰미도 예리하지 못할 뿐 아니라, 꼼꼼하게 살피며 왜?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 아닐까 싶다.

  < 우리가 사물을 보는 방식도 시간에 따라 변천한다. 새로운 미술 운동은 이전 것에 대한 재평가를 의미한다. 현재의 미술은 이전의 미술에 변화를 준다. 가끔은 이기적인 이유에서 그렇다. 새로운 미술이 스스로를 정당화하기 위하여 이전 것을 사용하는 경우로, 그런 뒤에는 "이전의 그 모든 것이 지금의 이 모든 것을 가리키는 모습을 보라. 이전에 이루어진 모든 것을 딛고 이 절정을 이루다니 우리는 얼마나 훌륭한가?" 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는 대개 이전의 감수성을 환기시키며 주어진 것들을 당연시하지 말라고, 가끔은 심미안의 백내장 수술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다시 한 번 우리를 일깨운다. 342쪽~343쪽  >

  < 어쩌면 때가 되면 이 모든 게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을지 모른다. 예술 작품은 언젠가는 작가의 전기를 벗어나 자유로이 떠돈다는 특징이 있으니까. 한 세대에서는 거칠고 비열하고 비예술적이고 차가웠던 것이, 다음 세대에 가서는 진실된 것, 심지어 삶의 아름다운 화신이 되고 삶을 표현하는-또는 심화하는-모범이 되기도 한다. 376쪽~378쪽  >

예술은 한 시대를 대신할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이 강한 문화의 하나이다. 그만큼 예술이 주는 파급적 효과는 크며, 또한 예술가는 그것을 반영하기 위해 많은 시련과 고통을 참아내기도 한다. 예술은 그대로의 모습에서도 특별하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제대로 알고 이해한다면 더욱 특별한 것으로 기억될 수 있다. 그 역할을 바로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이 해 주고 있다. 작품과 작가 그리고 작품의 배경과 그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담아 작품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독자의 흥미를 고조시키는데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줄리언 반스' 그는 예술 작품을 매우 심오하고도 깊게 바라보는 눈을 가졌다. 누군가에게는 이미 아는 작품설명일 수는 있으나, 그 설명을 하기 위해 그가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찾고, 그 이야기를 잘 엮어두었는지를 본다면, 그의 감각을 따라가기란 쉽지 않을 듯 싶다.

  < 소설마다 색다른 주제와 기법을 차용하는 소설가답게 그는 미술에세이를 써도 화가에 따라 조금씩 다른 형식을 취한다. 소설을 접근할 때의 작가적 본능과 체질이 다른 장르의 글이라고 해서 본질적으로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리라. 반스의 독자들은 소설에 따라 달라지는 주제와 기법, 함축적으로 조탁힌 문장, 다양한 형식에 당황한 경험이 있을 텐데, 그렇다면 이 에세이들은 장르는 달라도 형식, 심지어 내용 면에서도 왠지 낯설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다. 403쪽~404쪽  >

깊어가는 가을, 미술관으로 떠나는 가을 산책길에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한 권 든다면, 작품을 바라보는 눈과 마음이 달라지리라. 편한 장소에서 편한 마음으로 펼치는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미술에 대한 색다른 경험을 주기에 충분한 미술 에세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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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저물어가는 생을 축복합니다
강신주 지음 / 엘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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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쯤이었을까. 학부모 연수가 있어 교육청을 방문했던 기억이 있다. 그 때 강연자로 나오신 어느 한 중학교의 교장선생님께서 '삶과 죽음'에 대한 발제로 여러 책에서 다뤄지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연수의 내용으로 조금 무거운 게 아닐까 우려되는 마음이었는데, 우리의 삶은 항상 죽음과 대칭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하니, 그 분의 강의가 마음을 차분하고도 의미있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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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저물어가는 생을 축복합니다』 는,

아버지와 엄마는 딸이 있는 미국으로 오신다.

가족 나들이를 다녀오는 길에 아버지는 낙상하고

81세 이춘산과 87세 강대건은

영영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고

3년 후, 아버지 강대건은 영면하신다.

3년이란 시간동안

엄마와 함께 간병의 시간을 가진 딸 강신주가 쓴

감사와 사랑, 존경의 메시지를 실은,

아버지에게 드리는 작별 선물이자

강대건의 딸 인간 강신주의 그리움을 담아낸

편지같은 에세이다.

     

지난 달 친구의 시아버지 부고 소식에 늦은 저녁 길을 나섰다. 검정 옷을 준비할 나이가 되었다는 말을 실감하면서 찾은 장례식장엔 고인의 첫째 손자인 친구의 아들이 할아버지의 떠남을 인사드리는 상주의 자리를 맡아 인사드리는 모습을 보면서, 떠나시는 분이 참 든든하겠다 싶었다. 그 순간 중2의 나이에 엄마를 떠나보내야 했던, 가장 든든한 나의 편이었던 이를 떠나보내야만 했던 나의 남편의 모습이 교차하면서 나도 모르게 속이 메어왔다. 성인이 된 후에 만난 나의 남편, 그의 아픔과 상처를 지금에야 내가 열어본 게 되었다. 새벽에 들어와 잠이 든 두 소녀와 남편을 보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나의 아빠는 75세, 엄마는 74세. 어느덧 염색으로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흰머리가 나고, 손마디는 굵어지고 섬세한 작업이 힘이 들고, 걸음걸이는 느려졌다. 일어날 때마다 무릎에 절로 손이 가는, 8명의 손자 손녀에게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었다. 자식에게 폐 끼치지 않으려면 제날짜에 검진가고, 의사가 주는 약 꼬박꼬박 잘 먹는 거라고 하시는 두 분의 건강은, 앞으로 좋아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더 나빠지지만 않기를, 두 분이 원하는 대로 온전한 정신으로 자식들과 이별할 수 있기만을 간절히 바래본다.


휠체어에 앉은 아버지를 모시고 엄마와 함께 산책을 나갈 때마다, 나는 둘째를 업고 첫째의 뒤를 따라가던 예전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만 가득했던 당시와는사뭇 다른 종류의 감정을 느낀다.

엄마였을 때 나의 의무는 아이들이 나의 품을 떠나 독립할 수 있게 키워내는 것이었다.

지금은, 부모님이 나의 품을 떠나는 것은 '죽음'을 의미한다. 나의 돌봄은 슬픈 끝맺음을 예고하고 있다. 79쪽


『우리의 저물어가는 생을 축복합니다』 의 첫장을 읽은 순간부터 가슴이 쿵 내려앉으면서 묵직함을 느낀다. 딸이 아버지와 3년이란 시간을 보내면서 쓴 글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읽기 시작했음에도, 언젠가 부모님을 보살펴야 하는 자식이기에 읽어보겠노라고 생각하고 펼쳤음에도 《3년 후, 아버지 강대건은 영면하신다》 글귀를 읽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져나오고 만다. 누군가의 아버지는 그렇게 생을 마감하고, 이별하고, 추억되고, 그리움으로 남는다.

               

아버지의 낙상은 골절이라는 가벼운 증상만 주지 않는다. 많은 연세와 급격히 떨어진 체력 그리고 지병이 더해지면서 한국으로의 귀환은 무너져내리고 만다. 그 때부터 시작된 엄마와 딸의 간병은 따듯하고도 치열하게, 마음이 아프면서도 곁에 함께 있음으로 감사하게, 겁이 나면서도 사랑스럽게 시작된다. 아버지에게 맞춰진 시간을 가족들의 도움으로 잘 견뎌낼 수 있었으며, 오로지 아버지에게 매달려 삶을 포기한 것이 아닌 자신만의 시간으로 내면을 충전하면서 환자를 돌봄으로 서로가 충만한 헤어짐을 준비해 나가는 모습이 짠하면서도 현명한 그들의 선택에 깊은 포옹을 보낸다.

 

엄마는 나의 손을 보고 가슴 아파했다.

 "하얗고 곱던 네 손이 어쩌다가 내 손처럼… 우리 때문에 고생해서 너무 미안하구나."

말도 안 되는 소리. 내 손이 엄마 손 같다니!

내 손을 어디 엄마의 세월에 비하겠는가.

내 손은 지금까지와는 아주 다르게 쓰이고 있다.

나는 내 손 덕분에 해보지 못한 것을 해보고,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내 손으로 아버지에게 사랑을 표현할 수 있고, 내 손으로 아버지를 외로움과 두려움에서 보호해드릴 수 있고, 내 손으로 한 인간의 마지막 존엄을 지켜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다. 나는 내 손이 감사하다. 55~56쪽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40대 중반을 넘기는 지금 이시간까지 가까운 이를 잃은 슬픔을 알지 못한 채 살고 있다. 누군가를 잃었을 때의 공허감과 그리움의 깊이를 알지못한다. 대학시절 엄마를 잃은 친구는, 시아버지의 죽음을 앞두고 무섭다고 했다. 그 때의 그 슬픔과 우울이 같을 수는 없지만, 이미 경험해 봤기에 그 시간을 다시 겪어야 한다는 것이 두렵다고 말했다. 누구나 한번 아니 두번 또는 그 이상을 겪어내야만 하는 우리 삶,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준비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나는 아직 모른다. 다만 부모의 노년과 곧 다가올 우리의 노년을 좀 더 침착하게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을 다스리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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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 이춘산과 강대건의 딸 강신주.

 그녀는 아버지 강대건의 마지막을 꿋꿋하게 그리고 의연하고도 침착하게 맞이하며 그리움을 담아 떠나보낸다. 아버지와 함께 한 시간을 담아낸 『우리의 저물어가는 생을 축복합니다』를 통해 자식의 자리가 무엇인지를 잔잔하게 흘려보낸다. 사랑만준 부모가 마지막에 자식에게 사랑을 받고 떠날 수 있는 영광을 주었고, 앞만 보고 달려온 부모가 자식의 올곧은 성장을 훈장대신 가슴에 담아 갈 수 있게 해 주었고, 떠나는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며 외롭지 않게 떠나보내주었다. 그녀가 아버지에게 베푼 손길과 정성은, 딸인 나에게 울림과 반성 그리고 떠나보냄의 깊이를 느끼게 해 준다.

 

나는 죽음의 순간에 '인간 강대건'을 보았다.

죽음은 우리 모두가 하나의 '인간' 그 자체가 되는 순간, 인간의삶에서 유일하게 평등한 순간이다.

나는 강대건의 자유를 축복한다.

동시에 영원한 나의 아버지 강대건을 그리워한다. 180쪽

 

아버지 강대건을 떠나보내는 딸 강신주를 존경합니다.

딸 강신주를 강인하고도 사랑가득한 자녀로 성장시킨 아버지 강대건을 존경합니다.

남편 강대건과 딸 강신주의 곁에서 사랑과 감사함을 표현하며 자신의 삶을 꿋꿋하게 이겨내시는 어머니 이춘산을 존경합니다.

그리고 딸 강신주의 삶을 인정하고 곁에서 버팀목이 되어준 강신주의 남편님을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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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 1 (한정판 양장 에디션)
박동선 글.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학창시절 친구들과 혈액형을 이용해 심리테스트부터 이성친구와의 관계까지도 견주어 보면서, 맞다 아니다를 참 열심히 했다. 나의 혈액형은 A형, O형 남자를 만나는 게 나의 로망 중 하나였다. 삶에 대한 욕구부터 집중력, 사회적인 사람으로 내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일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더랬다. 로망은 로망일뿐 나의 현실은 A형 남자를 만나 결혼해서 A형, O형의 혈액형을 가진 두 딸을 두었다는 것.

O형. 첫째를 낳고 혈액형을 알았을 때 너무 좋았다. A형이 가진 소심하고 모험심ㅇ 없고, 규율적인 나보다는 좀 더 감정적이고 자유롭고 자기 주장을 내세우는, 혈액형의 기본적인 성향만 알고는 마냥 좋았다. 마치 내가 엄청한 힘을 발휘한 것마냥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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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남편은 A형&O형의 부모님에게서 태어난 A형으로, 난 O형의 성향을 좀 많이 가진 A형, 남편은 전형적인 A형, 첫째는 O형이지만 A형 성향이 강한 편이고, A형인 둘째는 O형의 성향이 강한 편이다. 부모에게서 받은 유전자의 성향까지 우리 가족은 A형과 O형의 성향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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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1』 을 통해 그동안 내가 가진 혈액형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들이 드러나고, 인간에게 주어진 혈액형이 4가지 종류라고 해서 인간의 성격 또한 4가지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인간의 성격은 환경적 요소로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며, 그 요소에는 성별, 종교, 출신지역, 부모님의 학벌, 친구, 어릴적 기억, 조부모님의 성향과 기질, 책과 영화 등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곧 혈액형은 하나이지만, 인간의 내면에 포함된 기질은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말한다.

두 소녀와 함께 『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1』 을 읽으면서 서로를 바라보며 "맞아 맞아"를 외치다가도 "아닌 거 같은데" 또는 "정말?"하며 서로의 마음을 살짝 들여다보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혈액형이 상대를 온전히 이해하는 지표가 되는 건 아니지만, 기질의 바탕을 알 수 있어서 참고하기엔 딱 좋은 기준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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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1』 는 웹툰 형식으로 구성된 책이다. 마치 가면을 쓴 거처럼 표현한 혈액형 인물의 모습이 정감가고, 혈액형들이 기본 기질을 내세워 나누는 대화들 또한 우리의 일상생활에서의 경험을 드러내는 모습이기에 몰입과 흥미를 끌어올리는데 탁월한 효과를 준다. 나를 알고 상대를 알면 서로에게 상처되는 말과 행동은 조금 줄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더 꼼꼼하게 들여다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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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1』 은 단순히 혈액형에 대한 기본 상식에 대한 것만을 나열한 것이 아니다. 혈액형으로 알아보는 성격, 인간관계, 장소와 환경에 따른 재미있는 혈액형 이야기 그리고 작가 쳐돌았군맨 박동선님의 그림일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혈액형에 대한 기본 지식 위에 다양한 조건들을 만들어 그 속에서의 혈액형들의 반응까지 살펴보는 혈액형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읽히면서 나의 심리와 가족들의 마음을 아주 조금 들춰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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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에 쓴 글이 소담출판사를 만나 다시 세상으로 나오게 된 『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1』 은, 많은 이들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서로의 입장을 조금 더 이해하는 시간으로 만들어가는데 힘이 되어줄거라 믿는다.

초면에 상대를 좀 알아보겠다고 "혈액형이 뭐예요?"라고 묻지 말자. 상대는 하나의 기질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이젠 알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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