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행복을 찾고 싶은 너에게
변진서 지음 / 부크럼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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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1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01 사랑하면 알게 됩니다]

[14p] 진짜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의 욕망은 어디에 있는가.

스스로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뚜렷한 꿈이 있다. 그러나 그 꿈은 일반적이지 않아서, 타자들에게는 허무맹랑한 소리처럼 들리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시기와 질투를 한 몸에 받는 사람이 될 가능성도 있다. 어떤 사람은 꿈은, 돈이 되지 않으니 허상이라고 말한다. 물론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대게 꿈이 없다. 꿈이 없는 사람은 실속이 없다는 뜻이고, 실속이 없다는 것은 자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아가 없는 사람들은 외부에서 자신이 살아갈 동력을 얻고자 하고, 그 방법으로 남의 꿈을 폄하하는 것을 채택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과 대적하는 것은 좋지 못한 선택이다. 자아가 없는 사람들과 다투는 것은 실체가 없는 허상이랑 싸우는 것이다. 그런 쓸데없는 전투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02 왜 나는 나를 모를까]

[21p] 만약 당신이 목표를 이루고 업무를 하면서 샘솟는 에너지와 희열, 행복감을 지속하다면 당신은 진정으로 원하던 걸 찾았다고 볼 수 있다. 이 샘솟는 에너지 덕분에 어려운 일도 잘 극복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목표를 이룬 순간에는 기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따분함이나 환멸, 무기력을 느낀다면 그건 아직 당신이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모른다는 의미이다.

하기 싫은 회사의 업무를 하면서도 성취감을 얻어낸 적이 있었다. 당시의 나는 어쨌든 사회인으로서 해야만 하는 일이 현재의 업무이고, 그것은 내가 좋아하는 일은 아니지만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아주 큰 착각이었다. 회사는 나를 필요로 하지 않았고, 사원 개개인을 그저 부품으로 사용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리고 그런 비이상적인 구조 속에서 부품들끼리 다투는 현상이 심화됐을 때 나는 퇴사를 결심했다. 그렇게 평소 하고 싶었던 일에 대한 교육을 받으며 새롭지만 익숙한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회사를 다닐 때와는 다른 고난과 역경 그리고 두려움이라는 부정이 있지만, 그것을 이겨낼 원초적인 긍정이 내면 깊은 곳에서 대들보처럼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다. 앞날이 어둡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지만 왠지 모르게 그런 요즘이 더 행복하다.


[03 자신을 잃었다는 증거]

[28p] 탁월함이라는 건 누구보다 잘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일 중에 유독 잘하거나, 유독 재미를 느끼거나, 유독 마음 가는 방향을 의미하는 표현이다.

한 가지를 압도적으로 잘하는 것에는 무조건 천재적인 재능이 필요하다. 그것도 그냥 천재적인 재능이 아닌, 천재들의 천재 느낌으로 말이다. 마치 대한민국의 김연아와, 손흥민 그리고 정찬성, 봉준호, 방시혁 같은 사람들이 아마도 천재적인 재능이라고 볼 수 있을 테다. 그렇다면 천재적인 재능이 없다고 성공할 수 없냐 하면 그것은 아니다. 한 가지로 안된다면 두 가지, 세 가지를 접목시키는 방법이 있다.

나는 읽고 쓰는 것에 조금의 재능이 있다. 그런데 하루에 몇 권씩 읽어버리는 다독 가들 만큼 많이 읽지는 못하고, 김영하 작가처럼 사람을 빨아들이는 문장력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때문에 나는 많이 읽는 것보다는 깊게 읽는 것과 잘 쓰는 것보다는 일단은 쓰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렇게 자신만의 재능을 발현하는 것이 천재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04 무기력에서 벗어나는 법]

[45p] 별 고민 없이 세상이 만들어 놓은 틀대로 살면 편하다. 문제가 생겨도 세상 탓, 남 탓을 하며 책임 회피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주체적으로 나다움을 찾기 위해 도전하는 삶은 나에게 책임이 있다. 큰 용기가 필요한 작업이다. 그렇기에 고귀하다. 이 고귀함은 분명 삶에 밑거름이 된다. 도전의 결과가 실패이든 성공이든 상관없이 도전해다는 자체가 나를 고귀하게 만들었다. 그러니 두려워 말자. 나를 잃은 삶보다, 안주하는 삶보다 훨씬 멋있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니.

나는 틀에 박힌 삶을 살아가는 것도 존중한다. 그것은 입증이 끝난 안정된 삶으로 향하는 길이 맞으니까. 그런데 대부분의 그 안정된 삶을 사는 사람들은 길에서 엇나간 사람들을 나무란다. 패배자라는 말도 안 되는 틀에 가두려고 한다.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남들과 다른 길을 걷는 사람들을 조롱한다. 도전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폄하하면 자신의 불행한 삶이 사라지는 줄 착각하는 것이다. 어쩌면 진정한 패배자는 그들일지도 모르겠다.


[05 나의 욕망과 타인의 욕망 구별하기]

[55p] 자아실현의 욕구를 따르면 인생의 목표는 내부에 있게 된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알고 즐기다 보면 누구를 따라 하고 부러워할 시간이 없다. 자아실현은 계속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삶이 바로 주체적인 삶이다.

타인들은 진정한 나를 알 수 없다. 특히 깊은 관계를 유지한 적 없는 사람들은 더욱 그렇다. 가족도 나를 잘 모르고 나도 가족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하물며 친하지도 않은 '그냥 아는 사람'이 나에 대해서 잘 안다는 건 개소리라고 해도 과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보는 기준은 자신의 기분과 상황 태도에 따라 편차가 크다. 내가 기분 좋은 날은 무례한 사람을 만나도 덜 무례하게 느낄 것이고, 내가 기분이 나쁘다면 상대방은 적의가 없어도 자신의 내면에서 적의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하고자 하는 일과 걷고자 하는 길을 타자의 기준에 맞춰서 변경할 필요가 없다. 그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 훨씬 지혜롭다.

현대의 사람들은 100세 시대를 논한다. 30대라면 70년이나 남았다. 그 시간을 모두 타인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살아야 하나? 절대 아니다. 당장 내일 죽는다고 가정해도 답은 다르지 않다. 우리의 숨이 24시간 후 멈춘다는데도 불구하고 타인의 입방아에 주눅 들어야 하나? 당연히 절대 아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내일 당장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아야 한다. 죽으면 모든 게 끝이니까.


[06 열어줘, 마음의 귀를]

[67p] 장미는 피어야 할 시기가 오면 핀다. 꽃이 활짝 필 때까지 잘 가꾸기만 하면 되니까. 활짝 피지 않은 봉오리 상태도 장미는 장미다. 아직 필 시기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스스로 참 많은 글을 썼다고 생각했는데, 그 어떤 결과물도 나오지 않았다. 열심히 썼던 단편소설도 쓰디쓴 고배를 마셨다. 느낌이 좋았고, 참 열심히 쓴 글인데도 불구하고 당선되지 못했다. 이후 나는 소설을 쓰지 않았다. 회의감에 깊게 빠지는 순간이었다.

때문일까, 그때부터 독서도 하지 않게 되었다. 나는 독서를 하면 무조건 산문도 같이 쓴다. 그런데 글이 쓰기 싫어진 탓에 읽지도 않았다. 타고나길 읽기만 하는 건 아주 어렵다. 좋은 글을 읽으면서 쓰지 않는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밥상에 매일매일 진수성찬이 올라오는데, 반찬은 먹지 말고 밥만 먹으라고 하면 누가 그것을 지켜낼 수 있을까. 나에게는 읽기와 쓰기가 구분되지 않았다. 읽기는 쓰기의 전조이고 쓰기는 읽기의 시초라고 생각했으니까. 나에게 읽기와 쓰기는 한 단어와 마찬가지였다.

지금도 읽고 쓰기를 하기는 하지만, 예전처럼 하루 8시간씩 읽고 쓰는 게 가능하진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의 문구를 보고 조금을 위안을 얻었다. 나에게도 피어야 할 시기가 올 것이 분명하다. 언젠가는 등단할 것이고, 언젠가는 내 책이 눈앞에 현현할 것이다. 그전까지는 쉬지 않고 읽고 쓰기를 반복해야겠다.


[07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준 것]

[69p] 아무리 생각해도 독서라는 취미에는 장점밖에 없다.

독서가 고차원적인 취미인 줄 아는 사람들이 많다. 책을 읽으면 달라지는 것이 있냐며 조롱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한 책을 붙들고 오랫동안 읽고 있으면 핵심을 읽으라는 건방진 조언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독서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한 책을 깊게 읽는 방법도 있고, 자신에게 필요한 핵심만 뽑아내 빠르게 독파하는 방법도 있다. 그리고 책은 참 많은 종류가 있기 때문에 한 가지 방법만으로 읽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그러나 책을 꼭 효율적이게 읽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읽는 것 자체에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으니까.

물론 조금 더 나은 방법, 괜찮은 읽기가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말 그대로 취미이지 않나? 내가 이렇게 읽는 게 좋고, 느리더라도 깊게 읽고 싶다고 한다면 누가 뭐라고 할 수 있나. 핵심이 아니더라도 그 활자 자체가 좋을 수도 있고, 남들은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장이 내게는 엄청난 열의를 불태우게 만드는 문단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몇몇 사람들은 독서에도 천편일률적인 잣대를 들이댄다. 그리고 자신이 읽는 방법이 맞다고 강요하기도 한다. 한국의 주입식 교육의 폐해가 아닐까 싶다. 한 권의 책에서 몇 백가지의 서평이 튀어나오는 이유는 독자들이 모두 다르게 사유하기 때문이다. 독서는 꼭 한 가지로 집약될 필요는 없다.


[STEP 2 매일을 당당하게 가치 있게 용기 있게]

[01 두려워 말고 일단 도전해]

[78p] 내가 삶을 포기하지만 않으면 사실 실패란 없다. 삶이 지속되는 한 모든 경험은 그저 과정일 뿐이다.

모든 좌절의 순간은 결국 지나간다. 그리고 그것들은 질 좋은 경험이 된다. 최악의 상황은 전부 심지만 굳건하게 유지한다면 결국 시간이 해결해 준다. 물론 그 고통의 시간에 침대에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시간도 우리를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 아무리 힘들어도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책상에 앉아 책을 읽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독서를 한다고 해서 당장 내 인생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독서를 하는 모두가 성공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성공한 모든 사람들은 대부분 독서를 했다. 실패했다고 해서 좌절만 하고 있는다면 절대로 나아지는 것이 없을 테다. 그러니까 지금 당장 아무 책이나 집어 들고, 딱 한 장이라도 읽어보자.


[02 두려움이라는 허상]

[83p] 나는 새로운 도전을 고민하는 사람을 만나면 무조건 하라고 말한다. 뭔가 해보려 할 때 느껴지는 걱정과 두려움은 허상이니까. 당신이 하는 걱정의 95%는 일어나지 않을 문제이니 부디 두려워하지 말고 일단 시도해 보라고.

나는 여러 가지 크고 작은 문제들이 두렵지 않았을 때 인생이 잘 풀렸다. 사소한 문제로 전전긍긍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두렵더라도 일단 실행에 옮긴 모든 것들은 긍정으로 다가왔다. 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행동을 하며 후회하는 게 더 값진 경험이었으니까. 하지 않았을 땐 후회만 남았고, 경험은 없었다. 때문에 나는 두렵더라도 실행에 옮겼다. 그것이 정답인지 오답인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03 시작이 반이야]

[85p] 세상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데, 그게 진리라고 인정할 수 없었기 때문에 스스로 세상을 적으로 규정했다. 세상을 적으로 만들 것인가, 내 편으로 만들 것인가. 이것은 내가 정하면 된다. 아주 쉽다. 그냥 세상은 '원래' 내 맘대로 안 되는 게 자연의 이치라는 걸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세상은 왜 이렇게 나에게만 가혹할까라고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물론 그렇지 않았다. 세상은 모두에게 냉정하고 가혹했다. 그런 세상 속에서도 강하게 살아남을지, 도태되어 한 줌의 재로 사라질지는 개인이 선택할 문제였다. 세상은 절대로 내 마음대로만 되지 않고, 결국에는 지나갈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것에 대항할 시간에 책이라도 한 권 더 읽고 글이라도 한자 더 쓰는 것이 내가 가야 할 길임을 직시했다. 세상은, 모두는, 나의 적이 아니다. 내가 적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은 모두 허상에 불과했다.


[04 세상은 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아]

[93p] 나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에 미련을 버리고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부분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무엇이든 통제해 보려고 했던 시기가 있다. 사람도, 일도, 상황도, 내 마음도. 그러나 무엇 하나 제대로 통제가 되지 않았다. 애초에 통제하면 안 되는 것까지 통제하려고 했던 탓일까, 그 제약들은 대부분 구속처럼 보였고 보이지 않는 수갑이 되었다. 스스로에 대한 감독과 관리가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나를 몰아세울수록 더 높은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때문에 정신적으로 많이 유약했던 시기에 몸까지 아프게 되었다. 몸이 좋지 않았던 그 시기에 나는 나를 제어할 수 없었다.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통제할 수 있는 체력이 충분하지 않았다. 그렇게 강제로 미련을 떨쳐내기 시작했다. 하나 둘 미련이 사라질 때마다 편안함은 배로 증폭되었다.

내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은 멀리 했고, 일은 그만두었다. 통제할 수 없는 상황보다는 지금 내 마음이 가는 대로 따르기로 했다. 이상하게도 현재의 상황은 불안정한데, 마음은 점차 안정적이게 되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우선시하게 되었고, 할 수 없는 일은 보지 않았다. 해야 할 일만 해도 시간이 부족한데 하지 않아도 될 일까지 붙들고 있기엔 내 체력이 좋지 않았다. 그러고 나니 항상 탕진했던 체력이 조금씩 비축되는 게 느껴졌다. 그렇게 평범한 작은 행복에 몸을 맡길 수 있게 되었다.


[05 성장을 위한 최고의 비법]

[96p] 의미를 찾으니 꾸준히 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내가 이 일을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고. 원하는 일, 의미를 찾는 게 쉽지 않지만 한번 찾으면 삶에 생기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 생동감 있는 삶의 맛을 당신도 느껴 봤으면 좋겠다.

막연하게 글을 쓰고 싶었다. 나는 독서와 작문을 잘하니까, 읽고 쓰는 것이 업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몇 년을 아무 생각 없이 읽고 쓰는 것을 반복했다. 이것은 나에게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읽고 쓰는 것은 생각만 한다고 해서 능력이 발전하진 않는다. 결국은 읽어야 하고 써야 했다. 그 부분에서는 참 큰 발전이 있었다. 그러나 이후 한 단계 더 나아가는 것에는 걸림돌이 되었다. 나의 글에는 목표가 없으니 색이 없었고, 어떤 의미도 내포되지 않았다. 무엇을 위해서 쓰는지 몰랐던 것이다. 그저 계속해서 읽고 쓰기만 했으니 내 글에는 어떤 생동감도, 영혼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저 나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서사만 있을 뿐이었다. 그곳에 독자의 자리는 없었다.

그렇게 깊어진 고민 끝에 목표 하나를 정할 수 있었다. 나를 찾고 싶은 사람을 위한 소설, 남이 아닌 내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소설을 쓰자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 글에 크게 공명할 수 있는 독자 한 분을 찾는 게 지금의 목표가 되었다. 그렇게 쓰다 보면 내가 왜 글을 쓰는지 더욱 명확하게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06 너는 왜 그런 말을 했을까?]

[99p] 편도체가 '고장' 났다는 표현은 고치면 제기능이 가능하다는 의미이고,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한다는 건 노력하면 느낄 수 있다는 뜻이며 감정이 '희미하다'는 건 뚜렷해질 수 있는 거라고.

나는 유독 남에게 하는 공감이 인색하다. 완전한 타인에게 공감하는 것에 힘을 쏟는 게 너무도 아까웠다. 하루에 할 수 있는 공감의 총량도 정해져 있다고 믿었다. 실제로 공감은 타인을 만나야 하는 것이고, 나에게 타인을 만난다는 것은 많은 체력을 소모할 수밖에 없는 행위였다. 그곳에 체력을 낭비할 만큼 나는 건강하지 않았다.

때문에 영화와 책을 보며 공감을 배웠다. 사람을 직접 만날 필요가 없는 게 가장 좋았다. 그리고 작품에서 나오는 사람들의 서사는 대부분 거짓이 없었다. 어떻게 보면 은둔형 외톨이 같은 방식의 공부법이긴 하지만, 나에게는 참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후 영화 속 인물처럼 최대한 담백한 사람들만이 곁에 남게 되었다. 어머니도, 누나도, 연인도, 친구도 모두 감정에 솔직한 사람들이다. 때문에 그들의 감정을 억지로 파악해야 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자연스럽게 공감이 되었다. 그들과의 공명은 어떤 피로감도 불러오지 않았다. 덕분에 나는 내가 고장 난 것이 아니라, 서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 주변에 있는 공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어쩌면 표현이 서툰 것일 수도 있다. 진심으로 공감은 하나, 그것을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는 게 어려울 뿐이다. 그러나 표현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도 내 사람에 대해서는 깊게 공감할 수 있는 미숙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이다.


[07 공감에도 노력이 필요해]

[104p] 슬픔을 풀어 주기 위해 방법을 생각하고, 실행에 옮기려는 건 공감적 배려라고 한다. 불교에서 말하는 '연민', 상대를 고통에서 해방시켜 주고자 하는 '자비'와 비슷한 개념이다.

책의 내용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소위 말하는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지금 내가 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다수일 가능성이 높다. 그들은 공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T의 성향이라고 치부하고 '너 T야?'라는 부정적인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이처럼 그들은 공감 능력에 과하게 집착한다. 자신의 인생 최대 업적이 '공감능력' 하나인 것처럼 말이다.

'공감능력도 지능이다'라는 말은, 그 능력이 부족하면 전체적인 지능이 낮다는 것을 표명하진 않는다. 오히려 무분별한 공감은 정서적 지능이 높은 게 아니라 변별력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변별력이 과하게 부족한 사람들을 우리는 백치라고 부른다. 그리고 자신의 공감하는 것에 공감하지 못한다고 해서 타인에게 지능이 낮다는 악담은 과연 선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 편협한 틀에 가두는 것은 아주 멍청한 행동이다. 그것이야 말로 인지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행위임을 자각해야 한다.

공감능력은 계륵과도 같다. 너무 없으면 반사회적 인격장애인이 되어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러나 너무 높아도 인권단체처럼 범죄자들에게도 인권을 부여하고, 군인의 훈련을 무슨 어린이 놀이방으로 만들어버리는 참사로 이어진다. 이것 또한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를 주는 것과 진배없다.

이처럼 현대 사회는 한쪽으로 치우친 능력은 필요 없다. 지금이야말로 중용이 가장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 공감능력에도 중용이 절실히 필요하다.


[08 상대를 이해하는 법, 그럴 수도 있지]

[108p] 나의 마음에 평화가 오면 나에게 좋다. 내 마음이 여유로워지면 타인에게도 여유롭게 대할 수 있다. 그러면 관계도 좋아진다.

타인을 생각하는 게 우선인 것은 좋지 않다. 우선 내 마음을 돌아보고, 정말 괜찮은지 여러 번 확인해야 한다. 내가 건강해야 상대에게도 좋은 말을 할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무슨 일이 있어도 스스로가 건강해야 하는 이유다. 나를 돌보지 않고, 건강을 해치며 상대에게만 초점을 맞추면 괜히 억울한 마음만 커진다. 자신은 상대를 이렇게 많이 생각하는데, 돌아오는 것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억울함이 커지고, 관계는 점점 멀어지기 시작한다. 내가 바라는 것을 타인이 무조건 충족해줘야 할 이유는 없다.

어떤 사람은 친구에게 이렇게 말한다. '땡땡이 애인 생겼다고 우리들한테 소홀하잖아'라고 하는 말은 피해자는 자신이고, 가해자는 연인이 생긴 친구이다. 이것은 자기중심적이며 대단히 멍청한 생각이다. 이것에 대해서는 '내 친구가 연인이 생겨서 많이 바쁘구나, 좋은 나날을 보내고 있네'라고 생각하는 게 우리들이 말하는 정상적인 공감일 테다.


[09 마음은 넓게 이해는 여유롭게]

[117p] 마음이 편해진다는 건 여유가 생긴다는 뜻이다. 더 이상 내 가치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세상은 조금 더 살 만해진다.

작가는 이 장에서 절대라는 가치 판단의 위험성을 알렸다. 그러나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외도는 절대 안 돼'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모든 부분에 절대를 대입시키는 것은 아니다. 이성친구와 만나는 것은 싫지만, 내가 막아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 사람도 외도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흡연자들의 흡연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인도에서 대놓고 담배를 태우는 행동은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어떤 부분에서는 절대라는 단어를 대입하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절대라는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모든 부분에서 절대를 대입할 것이라는 생각은 틀린 생각일 가능성이 높다. 모든 부분에서 절대를 외치는 사람은 융통성이 없고 꽉 막힌 사람이다. 또한 모든 부분에서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아가 없고, 주체가 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절대라는 말을 절대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말도 절대를 대입하는 일이다. 여기서 또 말하게 되는데, 결국에는 중용이 중요하다.


[10 나의 생각 알아차리기]

[123p] 생각하는 나를 인지하는 순간 많은 게 달라진다. 의지와 상관없이 떠오르는 생각을 알아차리면 곧 그 생각을 하지 않는 결정도 할 수 있다.

생각이 많아지면 잠이 오지 않는다. 그런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지만, 자기 직전의 그 고요함은 생각을 멈출 수 없게 만든다. 생각하면 안 된다는 고민을 하면서 다시금 사에 빠진다. 그 근심의 늪은 언제나 그렇듯 긍정적이지 않다. 겨우겨우 잠에 든다고 해도, 부정적인 관념이 내 머릿속에 똬리를 틀고 앉아 있기 때문에 숙면이 어렵다. 악몽을 꾸고, 가위에 눌린다. 심리적으로 너무도 위태한 상태가 된다. 그럴 때마다 해야 하는 일이 있다. 바로 명상이다. 명상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정자세로 앉아서 하는 명상이든, 왼발 오른발을 되뇌며 걷는 산책 명상이든 뭐든 좋다. 생각을 하지 않을 수만 있다면 명상은 어떤 모양새를 하고 있든 좋은 행위임이 분명하다.


[11 때로는 흘려보내도 좋을 감정]

[129p] 짜증이 올라오는 걸 인지하면 혼자 심호흡 세 번 정도 한 후 그 짜증을 흘려보낸다. 그렇게 우리는 30년 이상 쌓였던 애증을 조금씩 풀어 가고 있었다.

가족은 떨어질수록 더욱 소중해진다. 같이 살면 가장 소중한 존재의 의미를 잊게 된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존재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잦아진다. 그 상태로 소중한 존재가 영면에 든다면 엄청난 고통이 물밀듯이 몰려온다. 가족에게 했던 나쁜 말들이 떠오르고 극심한 고통이 아주 오랫동안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온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 가족들과 떨어지는 것이 가장 좋지만, 같이 살아야만 한다면 나쁜 말을 하는 자신을 직시하는 게 현명하다.

깊게 고민했을 때 가족에게 죄가 없다면, 나에게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가족이 나를 화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이미 화가 나 있을 수도 있다. 회사에서 있던 불화에 대한 화풀이, 몸이 아픈 것에 대한 화풀이 등 가족은 잘못이 없는데, 외부에서 온 그 악감정을 가족에게 풀어내서는 안 된다. 그 행위를 평생 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직시할 수는 있다. 내가 오늘 화를 낸 것은 순전히 나의 책임이고, 그것에 대한 사과를 해야겠다는 성찰을 할 수 있다. 성찰이 되지 않고 사과도 하기 어렵다면, 가족과의 관계는 평생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부정적인 감정은 스스로 풀어내야 하고, 가족은 그 부정과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12 온실에서 탈출할 용기]

[136p] 당당하고, 자신감 있고, 자존감이 높고, 자아존중감이 있는 사람은 가치가 있다. 그리고 내가 말한 이 모든 조건은 이미 내 안에 있다. 그냥 발견하기만 하면 된다. 이 보물은 타인의 기대, 세상의 기준 뒤에 가려져 있다.

평범함에는 큰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안정적인 결혼생활의 끝이 이혼일 수도 있다. 모든 사람들이 이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대의 사람들은 이혼을 아주 쉽게 하기도 한다. 그들이 잘못된 삶을 살아서 그러는 것은 절대 아니다. 대부분의 이혼한 사람들은 멀쩡한 가정에서 교육을 잘 받은 듯 보인다. 학력과 관계없이 부족함 없이 자란 사람들도 이혼을 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안정의 필수 요건이 평범한 가정과, 높은 학력이 아니라는 소리다. 행복도의 주요 관점은 개인의 높은 월급이 아니다. 자아실현 욕구가 채워진 사람일수록 행복도가 높아졌고, 그런 사람에게는 금전운도 따랐다.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은 금전이 아니다. 돈만을 바라보고 달려온 사람의 행복도는 점차 낮아졌고, 자신의 꿈을 향에 천천히 걸어온 사람의 행복도는 점진적으로 높아졌다. 금전은 부가적인 가치일 뿐이다.

모두가 원하고, 모두가 걷는 길이 안정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곳에서 행복을 찾는다면 그 길도 나쁘지 않다. 유재석 조차도 꿈이 없다고 했으니까. 그런데, 행복하지 않다면 자신의 삶을 위해서 한 번쯤은 재고해 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다.

[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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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달팽이에게]

<덤이라는 말>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덤이라는 말

해님은 빛을 주고 덤으로 따뜻함도 주지요

꽃은 향기만 주는 것이 아니에요 덤으로 꿀도 줘요

재래시장엔 마음을 데워 주는 덤이 많아요

생선 서너 마리만 사도 덤으로 새끼 한 마리 따라오고

콩 한 됫박에도 덤으로 꾹꾹 눌러 줘요

재래시장에선 사람 냄새도 덤이에요

[사람 냄새보다, 자연 냄새.]

어릴 땐 어머니와 함께 노각을 사기 위해 자주 시장으로 향했다. 당시의 나는 '노각'을 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시장을 가야만 하는 것으로 알았다. 어른들이 말하는 시장의 사람 냄새는 맡을 수 없었으니까. 사람으로 미어터진 시장 안 상인들의 표정은 항상 굳어 있었고, 어쩐지 심통이 나 보이기도 했다. 말투도 살갑지 않았고, 카드는 절대 받으려 하지 않았다. 어머니가 집 앞 마트를 가지 않고 굳이 그 시장까지 간 이유는, 시장의 인심이 좋아서가 아니었다. 그저, 노각이 필요했을 뿐이다. 그곳에 덤은 없었다.

그러나 자연은 다르다. 작은 풀과 꽃, 커다란 나무와 바위 그리고 웅장한 숲은 우리에게 늘 덤을 준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평안해지는데, 덤으로 싱그러운 풀내음과 향기로운 꽃내음을 선사한다. 그리고 나무는 공기정화, 종이, 땔감 등 너무 많은 덤을 내포하고 있다. 때문에 나는 사람보다는 자연이 편안하다. 힘들고 그리울 땐 사람보다는 자연이 필요할 때가 있다.


[2부 세상을 보는 법]

<성냥개비 하나가>

쪼그만 성냥개비 하나

파르르 불꽃을 피워

초의 심지에 불을 댕기면 방이 환해진다

작아도 세상을 밝히는 빛이다

[험담하지 않는 사람들]

남을 비방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사람의 특성상 타인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정도를 넘어서 없는 사실까지 들먹이며 상대를 비하하는 인간들이 있다. 그자들의 말을 쉽게 믿는 사람도 별 다를 것 없는 한심한 인간들이다. 그러나 절대로 누군가를 폄하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은 사회적으로 큰 공헌을 눈에 띄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덕분에 우리 사회가 정상으로 돌아가는 기저가 되고 있다. 한 나라로 보면 아주 작은 한 명에 불과하지만, 그들이 모여 만들어가는 세상은 지금보다 몇 곱절은 더 나아질 것이 분명하다.


[3부 돌에도 귀가 있다]

<꽃을 피우기 위해>

박태기나무는 봄이 오면 온몸이 근질근질하다

햇살이 콕콕 쪼아 좁쌀만 한 생채기가 돋은 박태기나무는 상처를 꽃으로 피운다

꽃을 피우기 위해 나무도 아픔을 참아야 하나 보다

[성장에는 아픔이 동반된다]

23년 7월에 회사를 그만두고 500만 원의 거금을 들여 목공 수업을 받았다. 왕복 4시간이 넘는 등하원 시간도 버틸 수 있을 만큼 즐거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면접을 보러 다니며 현업의 현실을 깨닫고 목공은 그저 취미로 남겨두기로 했다. 아직도 책장 밑 서랍에는 목재와 조각칼들이 수북이 쌓여 아쉬움을 남겨두고 있다. 지금은 또다시 교육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심지어 완전히 다른 출판, 편집자 일을 배우려 한다. 성인이 된 후 처음 겪는 백수 생활은 너무도 힘들고, 아프지만 이 또한 꽃을 피우기 위해 겪는 하나의 시련이라고 생각하련다.


[4부 아기 염소가 웃었어]

<구두는 알고 있다>

현관에 벗어 놓은 아빠 구두를 보면

아빠가 어디를 다녀오셨는지 알 수 있다

뒤축이 닳은 건 비탈길을 걸으셨다는 거고

진흙이 묻은 건 비 오는 날 철벅철벅 황톳길을 걸어오신 거다

[아버지]

어릴 적 나는 아버지와 함께 동네를 자주 거닐었다. 서울 끝자락에 위치한 우리 동네에는 아파트를 제외하면 큰 건물이 많지 않았다. 대부분 일 이층 정도 되는 상가건물이 즐비했는데, 그중 우뚝 솟아있는 칠 층 이상의 건물들이 몇 개 눈에 들어왔다. 아버지는 그곳을 지나치며 무심하게 말씀하셨다.

"저거 아빠가 지은 거야."

그리고 조금 더 걸어가다 다른 건물 앞에 다다랐을 때 이렇게 말씀하셨다.

"저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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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n't Burned All the Bright (Hardcover) - 2023년 칼데콧 아너상
제이슨 레이놀즈 / Atheneum Books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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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하나]

그리고 난 여기에 앉아
엄마가 왜 채널을 바꾸지 않는지

왜 뉴스는 주제를 바꾸지 않는지
왜 주제가 다른 것으로 바뀌지 않고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느니
세상을 대하는 방식이나

서로를 대하는 방식이
바뀌지 않는단 말만 하는지



세계적으로 코로나가 한창일 때 가계는 대부분 색을 잃었다. 모든 매체에서 총 확진자 수와 신규 확진자 수를 보도했고, 그것들의 내용은 도무지 바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어디를 틀어도 코로나, 코로나, 코로나! 지긋지긋한 일상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나는, 우리는, 어른들은 출근을 했다. 코로나가 성행해도 지하철은 숨쉴틈 없이 가득 찼다. 코로나가 유행해도 번화가의 밤거리는 늘 반짝였다. 그 밤거리의 빛을 법으로 막았을 땐 자영업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통곡을 하며 울부짖었다. 백화점도, 영화관도, 밀폐된 모든 공간은 백신을 맞지 않으면 이용이 불가능했다. 전 세계적으로 처음 겪는 이 전염병에 대한 방역은 완벽하지 않았다. 사인 이상 모임 금지이지만 예외가 너무 많았다. 우리는 그런 이상한 예외들 속에서 하루하루 똑같이 일을 하며 점점 지쳐갔다. 주변에도 하나, 둘 확진자들이 늘어갔다. 그들은 병을 이겨내고도 엄청난 후유증에 시달렸지만, 그럼에도 출근은 해야 했다.


많은 것을 경험해야 하는 아이들의 세상은 집안이 되었다. 놀이터에서도 놀 수 없었고, 각종 시설 또한 이용이 불가했다. 모든 부모들은 제 아이가 코로나에 걸려 빛이 사그라들까 봐 노심초사했다.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불안한 하루를 겨우겨우 살아내고 있었다. 


언젠가부터 마스크가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몰상식한 사람이 되었다. 공식적으로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되었을 때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들을 흉보는 일도 생겨났다. 심지어 지하철에서는 해제고 뭐고 마스크를 쓰라며 분기탱천하는 아저씨도 계셨다. 


코로나 시기에는 전철에서 잡담을 하지 말라는 방송이 나왔다. 그러나 사람들의 소음에 그 방송은 들리지 않았다.


코로나 시기에는 버스의 창문을 열어두라는 방송이 나왔다. 그러나 사람들은 창문을 닫으라며 화를 내기 일쑤였다.


전체주의적인 정책이 만연했으나, 사람들은 점점 더 개인화되어 갔다. 바이러스 때문인지, 정책 때문인지, 사람의 본성인지 알 수 없다. 아니면 사람들은 그저 마스크 없이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뱉어내고 싶을 뿐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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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윤카페 - 진짜 나를 찾아가는 소자본 창업기
윤영희 지음 / 책구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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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창업 후 달라진 것들과 '윤카페'의 미래]

<도쿄에서 '윤식당'처럼 살아요>

[168p] 우리가 사는 현실 속의 부엌은 그리 아름답지도 그다지 설레지도 않는 공간이다. 20년 차 주부인 나에겐 온갖 정신 지로한이 발병하는 진원지 같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요리를 좋아하지만 식구들의 끼니를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매일매일 차리다 보면 밥시간이 다가올 때마다 강박증처럼 신경이 예민해지고 뭔가에 쫓기는 기부니 들곤 한다. 그럴 때 철없이 던지는 식구들의 무신경한 한마디는 나를 더욱 미치게 만들었다.

"오늘 저녁은 뭐야?"

출처 입력

지금은 혼자 살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대가족이 함께 살았다.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머니와 누나 그리고 매형과 더불어 조카 둘과 함께 살았다. 총 여섯 식구가 함께 살았으면 충분히 대가족이라고 부를 만하지 않을까. 차치하고, 나는 매형과 같은 회사를 다녔다. 때문에 출퇴근 시간이 같았다. 그런데 영업직 특성상 매번 퇴근시간이 달랐다. 평균적으로 집에 도착하는 시간이 20시 ~ 21시였고, 어쩔 때는 22시 ~ 23시일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비교적 일찍 끝나는 누나와 어머니는 늘 우리를 기다려야 했고, 어머니는 그에 맞춰 음식을 준비하셔야 했다.

어머니에게는 퇴근이 없었다. 아이 둘을 돌보다가 우리가 퇴근하면 음식을 하셔야 했다. 심지어 나는 어제 먹은 것을 오늘 먹지 못하는 아주 버르장머리 없는 혓바닥을 가지고 있었다. 혼자 살게 된 지금, 그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달픈 혓바닥인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매일매일 무엇을 먹어야 할지, 어떻게 먹어야 할지 고민이 되지 않을 수가 없다. 결국 나는 요리보다는 참치캔과, 김에 의존하게 되었다. 매일 다른 반찬과 국을 준비하신 어머니가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만약 나도 아이를 기르게 된다면, 작가처럼 부엌 육아를 시켜야겠다.


<나이 50에 찾은 '진짜 나'>

[178p] 혹시 조직 생활이 유난히 힘들고 지치는 사람이 있다면 창업에 도전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생각이 길면 용기는 사라지고 만다. 먼저 행동하고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걱정할 시간에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게 지금 바로 필요한 것을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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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나는 사업을 해야 하는 사람이 맞다. 서점, 카페, 출판사 등 무엇을 하든 결국에는 내가 주도적으로 움직이고 나의 결정권이 가장 큰 일을 해야 사람들과의 마찰도 적고, 스스로의 정신도 온전할 수 있을 것 같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비합리적이고, 사람을 부품으로 본다. 나는 시대착오적인 업무 방식과 수직적인 구조에서 오래 버틸 수 없어 6년 만에 회사를 뛰쳐나왔다. 그나마 지금 준비하는 일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점철된 직군이기에 조금의 희망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보수적이고, 수직적이며, 결국에는 회사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니 무조건 오 년 후에 카페 겸 서점을 차려야겠다. 이것은 어떤 의지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언젠가는'이 아닌, 철저하고 완벽하게 준비해서 무조건 5년 후 서점을 차릴 생각이다.


<좋은 사람들이 넝쿨째 나의 삶 속으로>

[183p] 겸손, 겸허, 양보, 배려와 인내. 요즘은 섣불리 사용하기 어려운 인간관계의 미덕들. 이제는 상대를 면밀히 가려가며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이런 덕목들이 미유키 씨와 있으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 되고 만다. 자신을 먼저 낮추고 겸허한 마음과 자세로 상대를 대하는 모습과 손해 보는 것을 먼저 계산하지 않고 해야 하는 일에 먼저 집중하는 삶의 태도를 보며 너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좋은 사람과 일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몸과 마음이 덜 피곤한 것은 물론, 내가 가진 에너지를 일 자체에 온전히 쏟으며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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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나쁜 사람들로만 가득하다'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다 보니 모두가 악마처럼 보였고, 그들의 사소한 잘못도 천인공노할 범죄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사실 밖을 볼 것이 아니라 내 안을 보는 게 더 중요했다. 나쁜 사람들 보다는 좋은 사람들을 보려고 노력했어야 했고, 좋은 사람들을 찾기보다는 내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선행되었어야 하는 게 맞았다. 나는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일까 하는 내면 속 질문이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전업주부를 우대하고 여성의 자립을 돕는 가게>

[186p] 출산, 육아, 자녀들의 학습, 입사, 결혼까지는 마치 기획, 운영, 개발, 마케팅의 다양한 기술과 능력을 자신이 가진 최대치로 발휘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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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람들이 결혼을 어떻게 생각할까. 나는 2년 가까이 독서모임을 하며 결혼에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다양한 사람들과 나누어봤다. 대부분은 결혼에 회의적이었고, 남성보다 여성이 더 결혼을 하고 싶지 않아 했다. 아무래도 출산 후 경력 단절에 관련된 두려움과, 가부장적인 한국 사회에서 결혼 자체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이 그 원인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결혼은 성공이고 이혼은 실패라는 생각을 많이들 한다. 그러나 연애도, 결혼도 결국 끝이 있기에 둘 다 똑같이 만들어가는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 어떤 것도 실패도 아니고 성공도 아니라는 소리다. 그리고 아이를 낳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결혼 후 아이를 낳는 게 일반적이지만, 한국은 결혼 후 아이를 낳지 않고 살아가는 딩크 부부가 많아지는 추세이다. 그런 과정에서 보았을 때 연애는 결혼의 확장판일 뿐이다. 연애의 종착지이자 성공의 증표가 결혼은 아닌 것이다. 연애 후 이별한다고 해서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이별은 실패가 아닌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게 옳다. 그리고 모든 선택에는 작은 불안과 우울이 따라오기 마련이고 그것을 견뎌낸 우리는 강해질 것이 자명하다.


<음식으로 언어와 문화를, 삼과 삶을 잇는 윤카페>

[195p] 나같이 전업주부로 있던 외국인들이 사회로 한발 내딛는 데 디딤돌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 여성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자립할 수 있는 시작을 도와주고 싶다. 내가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가장 큰 목표는 바로 이것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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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이 한번 더 나온 장이다. 작가는 경력이 단절된 채 전업주부로 20년을 보냈다. 때문에 전업주부에 애틋한 감정이 있는 듯하다. 글에서 '여성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자립할 수 있는 시작을 도와주고 싶고, 그것이 자신이 돈을 버는 이유라고' 하는 대목에서는 '전업주부'에 대한 안타까움과 사랑이 묻어 나온다.


<코로나와 고물가 시대에 가게를 운영한다는 것>

[202p] 내가 가게를 하게 된다면 혹 적자가 되는 한이 있어도 일하는 직원들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겠다고 마음먹었다. 음식점이 제대로 성공을 거두지 못한 채 끝나는 이유 중 하나가 직원들을 홀대하고 일시적인 부품처럼 다루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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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윤카페라는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모든 음식점 사장들이 꼭 한 번은 보았으면 하는 책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사실 작가처럼 생각하지 않고, 직원을 부품으로 쓰며, 손님 알기를 우습게 하는 사장이 성공하는 일도 적지 않다. 한국의 특성상 MZ를 저격한 힙한 카페는 성공할 수밖에 없다. 감각적이고, 개성적이며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인, 아웃테리어를 보여주면 그곳이 어디든 MZ는 소비한다. 때문에 손님에게 막말하고 쫓아내는 수영장 카페도, 화장실을 물어봐도 인스타 공지를 보지 않았냐며 무안을 주는 가게도, 케이크 수령이 1분 늦었다고 바로 폐기해 버리는 가게도 장사가 잘 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몇몇의 젊음은 생생하지만, 지혜롭지 못하다. 자신을 돈으로밖에 보지 않는 공간에 시간과 돈을 쓰며 무례를 경험한다. 이보다 바보 같은 일이 또 있을까. 모든 가게의 사장들이 작가처럼 생각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집 주변에 그런 가게 있다면, 매일 방문할 것이다.

"가게는 많다. 그러나 꼭 가고 싶은 가게는 손을 꼽을 정도다."

작가의 지혜로움이 명료해지는 문장이다.


<취업보다 창업을 꿈꾸는 당신에게>

[207p] 나는 이제야 제대로 잘 알 것 같다. 좋은 삶을 사는 좋은 사람이 좋은 가게를 만든다는 것을. 그리고 그런 가게는 어떤 위기에도 살아남아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러니 책을 쓰고 싶거나 가게를 열고 싶다면 자신의 삶을 먼저 잘 사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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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삶을 잘 영위하는 사람들은 대게 심사가 곱게 뻗어있다. 그들의 뒤틀려 있지 않은 사상은 타인들도 쉽게 알아채는 것 같다. 스스로가 올곧으니 다른 사람들도 곱게 바라본다. 나쁜 사람의 눈에는 나쁜 사람들이 훨씬 잘 보이는데, 내가 그랬다. 나는 부정적인 사람이었고, 부정적인 사람들이 더 쉽게 눈에 나타났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알아채는 것은 0에 가까울 만큼 둔했지만, 나를 싫어하거나 조금이라도 부정적이게 생각하는 사람의 심상은 거의 100에 가깝게 맞출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저 사람 나를 싫어하는 것 같다'라고 생각하면 그 사람이 뒤에서 내 욕을 하고 다닌 경우도 있었고, 내 앞에서 보였던 모습과 다른 사람들에게 보인 모습이 너무도 상이했던 경험도 있다. 그때는 이런 부정적이 감이 엄청 대단한 줄 알았다. 그렇게 뒤틀린 사람들을 잘 찾아내는 이유가 내가 뒤틀려 있기 때문인 것을 알지 못한 채 정신승리를 반복했었다.

그러나 독립을 하며 깨달은 것이 있다. 가족들이 나를 엄청 사랑하고 있다는 것과 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연인이 생기고, 마음의 안정이 찾아들었다. 소홀했던 친구들과 놀러도 가고, 집에 초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도 했다. 점점 좋은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 사람들에게 나 또한 좋은 사람이 되어주고 싶었다. 아직은 가족과 연인 그리고 친구 둘 정도이지만, 그 수를 천천히 조금씩 늘려가고 싶다. 그렇게 언젠가는 나도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을 품어본다.


<창업은 나의 인간력을 극대화하는 과정>

[216p] 나한테 맞는 하나를 정하고 미친 듯이 몰입하는 그 시간이 우리를 경제적으로도 자유롭게 도와줄 거라 믿고 있다. 성공하고 싶다면 매일을 새롭게 살아야 한다고 누군가가 말했다. 어제까지 이룬 성공의 크기와 상관없이 오늘은 또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똑같이 반복되는 일에도 새로운 마음과 태도로 임하는 것, 매일매일 새로운 에너지를 가지고 나의 목표를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보며 계속해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어제는 실수하고 실패했다 해도 오늘 다시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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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작가가 되겠다고 했을 때 무시했던 사람들의 말투와 표정이 떠오른다. 그들은 '월간 에세이'에 실린 내 글을 보고 대부분 입을 닫거나,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인지했다. 사실 월간 에세이에 글을 올린 게 엄청난 사건도 아니고, 내 꿈을 이룬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꿈을 당연하게 무시했던 그들의 입을 차단하기에는 충분했다.

내 꿈을 굳이 누군가에게 말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저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읽고 쓰는 것이 직업이 될 수 있도록 무히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기회는 찾아온다, 스스로를 믿고 기다린다면>

[221p] 기회는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른다고 앞서 여러 번 강조했다. 어쩌면 미래에 일어날 많은 일들이 지금 현재 속에서 구슬이 꿰어지듯 엮여가고 있는지 모른다. 내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끝까지 스스로를 믿고 기다린다면 수많은 기회들이 우리 곁에 다가올 것이다. 내가 윤카페를 시작한 것처럼 책구름에서 책을 내게 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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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윤카페》를 읽으면서 서평을 쓰기 시작한 지 오일만에 내 서평의 방법이 크게 달라졌다. 서평을 쓸 때 책을 소개만 해야 할지 내 에세이를 써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때문에 에세이 겸 소개를 쓰고 있던 중 [3부]에 들어서자 점점 어떤 형식이 잡혀갔다. 바로 인용문 한 번에 그에 맞는 나만의 산문을 쓰는 것이었다. 작가의 생각을 나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거나,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빗대어 좀 더 다르게 해석한 글을 쓰기도 했다. 겨우 오일만에 나타난 긍정적인 변화이다.

이 책은 꼭 음식점 창업이 아니더라도 읽어봄직하다. 새로운 길의 갈래에 놓은 사람이라면 성별, 나이, 국적 할 것 없이 아주 유용한 책일 것이라 장담할 수 있다. 일독을 아주 강력하게 추천한다.

그리고 가게를 옮기고 난 후의 도쿄 윤카페 시즌 2도 꼭 읽어볼 생각이다.

[3부 끝 - 서평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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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윤카페 - 진짜 나를 찾아가는 소자본 창업기
윤영희 지음 / 책구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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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만의 창업 비결]

<창업도 미니멀리즘으로 - 무대출로 시작하다>

작가가 생각하는 돈에 대한 가치관이 대단히 독특하다. 바로 지폐는 항상 빳빳하게 그리고 깨끗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 지폐를 다시 만들 때도 세금이 붙기 때문에 국민 모두의 돈을 절약하기 위해서 아주 깔끔하게 써야 한다는 논리가 있다. 그리고 작가는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것 중 가장 크게 실천해야 할 부분은 교육비라고 말한다. 미니멀리즘이 가장 절실한 것은 바로 육아라는 것이다. 작가는 쓸데없는 인연과 사지 않아도 될 물건들을 줄여서 거금 오천만 원을 모았다. 이 돈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작가의 안정된 가치관이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국 사람들에게 그런 말을 했다간 경을 칠지도 모른다. 세상 물정 모른다며, 바보 취급을 당할 수도 있다. 심지어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제 돈을 아이 교육비에 크게 할애할 생각이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세상 별종을 보듯이 '그러시겠지 ~' 하는 표정을 대놓고 드러낸다. 신기한 것은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 모두가 아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미혼자들도 많다. 그러니까, 아직 아무것도 해본 적 없는 사람들이 "아이 하나 키우는 데 서울은 3억 강남은 10억이 들어요. 어떻게 아이를 낳겠어요 ~"라고 말한다. 물론 자신이 낳고 싶지 않다면, 낳지 않는 게 맞다. 대신 남을 조롱하거나, 비아냥 거리면서 그 뜻을 폄훼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드디어, 기회가 왔다>

작가에게 생각보다 빨리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가게를 해보고 싶다며, 관련 정보를 알려달라고 말하고 다닌 덕분이었다. 그러나 작가는 그 기회를 의심했다. 고심하고 또 고심했지만 가격이 너무 저렴하기도 하고 무언가 찝찝한 느낌이 들었다. 당장 팔아치우려는 주인도 이상했고, 외국에선 한국사람을 조심하라는 이야기가 있어 그 기회를 덥석 잡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얼마 후 가게 주인에게서 처음 제시했던 가격의 절반에 계약하자는 연락이 왔다. 작가는 이토록 파격적인 제안에 더 고민할 여력이 남아 있지 않았다. 결국 도쿄의 마치다 시에 있는 작은 2층 건물을 대출 없이 단 돈 3500만 원에 계약을 하게 된다.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 선택지를 보여준다. 아무리 좋은 기회가 내 눈앞에 당도한다 하더라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그것을 잡는다는 선택지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작가는 가게를 계약하기 전까지 무수한 노력을 했고, 완벽에 가까운 준비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가게를 매입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모든 것은 단순한 운이 아니다. 모두 작가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1층은 카페, 2층은 한국어 교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다. 작가가 매입한 건물은 혼자 식당을 차리기에는 작지 않은 규모의 가게였다. 그러나 원래의 주인은 마치 버리듯 재빨리 떠넘기고 도망치듯 떠났다. 얼마 후 작가가 계약을 망설였던 이유가 튀어나왔다. 주방에는 담배꽁초가 즐비했고, 선심 쓰듯 놓고 간 가전들은 전부 다 고장 나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그뿐 아니라 여러 가지 각종 문제들도 계속해서 나타났다. 그럼에도 작가는 급한 일부터 하나하나 해결했고, 결국 오픈을 해냈다. 물론 처음에는 직원들 모두가 오합지졸 같았지만, 음식맛이 좋은 까닭에 가게 전체는 좋은 평으로 가득했다. 그 힘든 와중에도 작가는 말한다. 변화의 시기에는 누구나 힘든 과정을 거치기 나름이니 초반에 힘든 것을 너무 두려워하면 안 된다고.

 

 


 

 

<가장 고통스러웠던 첫해 - 통장에 잔고가 없다!>

우리가 사업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돈'일 것이다. 돈을 벌지 못하는 사업을 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작가 또한 결국에는 '평균 월급보다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막상 시작한 사업의 그림은 조금 달랐다. 매출이 높아도 들어가는 돈이 많아 결국 돈은 모이지 않았다.

 

작가는 언제 그만두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지쳤지만, 일 할 때는 달랐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에는 책임감 때문이지 않을까. 가족과 직원 그리고 자신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이 작가를 포기하지 않게 만들었다. 그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고독하게 견디며 사장이 무엇인지 배워나갔다. 작가는 아슬하게 재정신을 유지하며 겨우겨우 한 해를 버텨냈다.

 

 


 

 

<기적이 일어났다>

가끔 기적을 바랄 때가 있다. 복권에 당첨됐으면 좋겠다거나, 갑작스럽게 출판 제의가 온다거나 하는 그런 기적을 말이다. 그러나 사실 그런 기적은 일어나기 어렵다. 언젠가는 일어나겠지 하는 시기 없는 기다림은 사람을 나태하게 만든다. 나는 스스로가 나태해질 때마다 심하게 우울해진다. 불면증에 시달리고, 겨우 잠들어도 가위에 눌린다. 때문에 질 나쁜 수면 후 늦잠을 자고 그렇게 다시금 나태해진 나를 마주하며 최악의 상황을 계속해서 반복한다.

 

그러나 작가는 기적을 바라지 않았다. 코로나 시기에 찾아온 매출 감소를 배달과, 포장 장사로 전환하며 버텨냈고, 까다로운 정부 지원금 또한 스스로 받아낼 수 있었다. 작가는 기적은 거저 찾아오는 게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놓은 수많은 가능성에서 발현되는 것이라고 한다. 현재의 나는 이 말에 어떠한 이견도 달 수 없다. 나는 인생을 살면서 거저 얻어낸 것이 별로 없다.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서 중차대한 것 모두 스스로 노력했기에 얻어낼 수 있었다. 기회도 기적도 결국에는 같은 모습으로 찾아온다. 노력 없이 나태하게 지내는 사람에게는 어떤 긍정도 나타나지 않는다.

 

 


 

 

<주부의 경제적 자립에 대하여>

[127p] 수많은 0의 개수는 단순히 돈의 단위가 아니다. 나의 가치에 대한 평가, 나에 대한 기대의 숫자이기도 한 셈이다. 입금된 돈들은 삶을 풍요롭고 여유 있게 만들어주기도 하겠지만 내 안에 잠재된, 나도 모르는 에너지와 재능을 발휘하게 해주는 촉진제가 되기도 하는 셈이다.

출처 입력

 

돈이라는 것에는 항상 의문점이 생긴다. 나는 정말 큰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그저 많이 벌 수 없다는 한계를 인정하고 포기한 상태 지금에 머물러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어떤 날은 고즈넉한 시골 동네에서 글 쓰고, 밭을 가꾸며 사는 나를 꿈꾼다. 그 삶의 나는 책 몇몇 개를 윤문 하고, 조금의 인세를 받으며 넘치진 않지만 충분히 풍족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런데 이 꿈이 이루지 못할 꿈도 아니고, 사실 오 년 이내에 이룰 수 있는 아주 사소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정말 그것으로 만족하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적확하게 '예'라고 답하기가 어렵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기도 하고, 조금 풍족한 돈을 벌어 가끔은 사치를 부리며 가족과 연인에게 선물도 해주고 싶다. 그렇게 하려면 혼자만 행복한 동굴 같은 꿈에서는 기어 나와야 한다. 발전 가능성을 항상 열어두어야 하고 생산해내야 한다. 그 가능성은 저 좁은 동굴에서 얻어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늘 적당히 이룰 수 있는 꿈에 대한 회의가 밀려온다. '그냥 그대로 살아도 좋을 것 같은데, 근데 그것으로 진정 만족할 수 있나'에 대한 질문은 아마도 끊임없이 되뇔 것이 분명하다.

 

 


 

 

<'넘버원'보다 '온리 원'의 시대>

작가는 자신이 하는 일 모두가 즐겁고 사랑스럽다고 말한다. 야채를 손질하는 일, 반죽을 바라보는 일, 요리를 하는 과정 모두가 소중하고 행복하단다. 그렇다면 나도 그런가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쓰고, 읽는 것 그리고 그림 그리는 것과 사진 촬영을 좋아한다. 그 모든 것을 접목시킬 방법도 고안한 적이 있다. 결국 시도 조차 하지 않은 상태로 마음속 구석 어딘가에 처박아 두었지만 말이다.

 

작가는 넘버원이 아닌 온리원을 말한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나만이 할 수 있고, 남들은 하기 어려운 것을 찾아내려 노력했다. 세상에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해도, 그 수가 대단히 적어 효용 가치가 있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더욱 창작에 열을 냈고, 남들이 할 수 없는 생각을 소설로 썼다. 물론 책을 읽을수록 비슷한 것들이 튀어나오기도 했고, 타인들이 '비슷한' 것이 있다고 알려주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똑같다가 아닌 비슷하다였다. 그렇다면 결국에는 다른 것이고, 온리원이 아닐까.

 

세상 모든 사람들과 다른 특별한 나를 바라지는 않는다. 그저 남들이 하지 않는 것에 조금 더 주목하려 애쓰고, 그곳으로 향하는 내가 잘못되지 않았다고 믿기를 원한다.

 

 


 

 

<'나다움'의 심화 과정>

식재료 자체를 좋아하는 작가는 아이들과 함께 요리를 하는 부엌육아를 했다. 대부분 기억에 남는 체험들은 전부 자연친화적인 것이었고, 각종 야채와 벼까지 직접 재배해서 먹을 정도였다. 작가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모든 경험이 오히려 엄마인 자신에게 더 득이 된 것 같다고 말한다. 좋은 부모가 아이들에게 주려고 노력하는 것은 스스로에게도 득이 되는 것 같다.

 

 


 

 

<오은영처럼 강형욱처럼>

이번 장이 도쿄 윤카페의 맹점이 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스스로가 잘하고 또 좋아하는 분야인데 돈까지 벌고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대표적인 인물이 오은영과 강형욱이다. 작가 또한 이들과 같이 선한 영향력을 널리 퍼뜨리고 싶다고 한다. 심지어 자신만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가 아니라, 모든 이들이 함께 그 긍정의 길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이다. 그리고 나이는 어떤 장애물이 될 수 없다는 명료한 뜻을 내비친다.

 

[2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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