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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 5집 Fermata
토이 (Toy)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01년 5월
평점 :
품절
매일 이름으로만 들어오던 그 '유희열' 씨가 앨범을 참 시기적절하게 냈었다. 이제 막 음악을 듣는 영역을 넓혀가던 나에게, 이 앨범은 정말 기념비적인 역할을 해주었다. 이것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유희열의 음악의 장점은 우선 첫번째로 일상생활속에서 느낄 수 있는 정말 사소한 감정까지 잡아내는 그런 아름답고도 고운 가사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전의 앨범들도 가사는 참 좋았지만, 이 앨범은 그게 특별히 더 강조되어야 한다. 유희열이 아니면 쓸 수 없는, 그렇게 작고 소박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가사들은 한편의 시같다.
이런 가사는 그가 만들어낸 곡과 정말 잘 어울린다. 연주곡들 하나하나도 섬세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연주곡에도 달려있는 글은 다음 곡으로 넘어갈 수 있게 해주는 중간 다리 역할을 알맞게 해낸다.
개인적으로 중간에 들어있는 조 트리오의 컴플렉스는 앨범 전체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유희열의 앨범을 완성해준 롤러코스터, 이적, 김형중, 성시경등등의 유명한 이 분야의 음악가들 덕분에 이 앨범은 빛을 발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조용한 낮에, 집에서 커피나 한잔 마시며, 오후의 따사로운 햇살을 온 몸으로 만끽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는 그런 일종의 환상같은 감상에 젖어보고 싶을 때, 또는 그렇게 젖어 있을 때 이 앨범은 적격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앨범을 선물하는 것도 좋을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