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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가 ㅣ 스토리콜렉터 40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미쓰다 신조의 책을 처음 읽은 것은 아니다. 이 책까지 포함해서 총 3권을 읽었는데 맨 처음 접한 책은 상당히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그 책에 대해서는 리뷰도 썼던 것 같다.- 그렇게 작가를 신뢰하게 된 덕분에 두 번째 책도 구입했었지만 그 책은 별 볼 일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덕분에 무슨 책인지 제목도 기억 안 난다- 그리고나서 세 번째 구입. 주말에 서점을 갔을 때 다른 책들과 함께 구입한 것이 이 책이다. 그 때 구입했던 책 중 한 권을 매우 흥미진진하게 읽고 그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아 내친 김에 집어든 소설이 이 책이었다. 그런데 이건 뭐.. 일직선같이 평이한 스토리라인과 몇 명 안 되는 출연진에, 그리고 그 엄한 장소가 그렇게 鬼氣가 서린 곳이란 것은 매우 간단하게 "원래 그런 곳이라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라는 식으로 처리. 그리고 모든 것은 결국 펜으로도 경험으로도 설명이 안 되는 그냥 소설 속의 허구적 장치에 의해 그대로 결론이 나버리는 내용. 더우기 그 결론이란 것은 그다지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수준. 차라리 단편용으로 썼다면 그나마 읽어줄 만 했을 텐데.. 별 것도 아닌 내용으로 그래도 325 페이지씩이나 되도록 끌어나갈 수 있었던 것은 아마 작가의 축적된 필력 덕분이라고나 할까-이 부분은 결과적으로 독자 입장에서는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불행이라고 해야할지.
생각해보면 처음 읽었던 이 작가의 책에서 내가 감탄했던 이유는, 일본 특유의 지역전설에 비끄러맨 추리소설같은 연출 덕분이었다. 그러니까, 시작은 마치 토속신에 대한 음울한 이야기 같았지만 그 뒤에는 결국 인간의 아집과 집착, 그리고 어리석음이 점철된 추하면서도 안쓰러운 모습들이 생생하게 입체적으로 잘 그려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작품만 그랬었나, 아니면 그 작품이 들어가있는 그 시리즈물만 그런 것일까.. 그 외의 작품들은 호러작가란 이름에 너무 연연해서 그런가, 최소한 내가 읽은 두 작품의 경우에는 이야기 전개에 개연성도 없고 그렇다고 호러소설 특유의, 읽는 동안 느끼는 오싹함도 없고 또 마지막으로 덮는 책장 너머로 풍겨져나오는 찜찜함이나 섬뜩함도 없었다. 나름 자금 좀 들인 듯한 디자인의 커버에 인세가 좀 되는 작가여서인지 별로 두껍지도 않은 책에 가격도 비쌌는데.. 정말 본전 생각에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