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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전쟁 ㅣ 샘터 외국소설선 1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 / 샘터사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추리소설을 읽고난 뒤 간만에 접하는 독서의 즐거움으로 바로 집어든 것이 이 SF소설이다. 한 동안 SF소설을 즐겁게 읽었는데, 최근에 읽은 몇몇 작품들은 너무 현란한 글솜씨로 내 지능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미래언어들로 씌여있어서 해당 장르 자체를 포기하던 참이었다. 그러다가 이 책에 대한 소개부분을 읽고 망설이다가 구매를 선택한 것이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75세 이상 노인들만 입대할 수 있고 한 번 입대하면 영원히 지구를 떠나서 돌아오지 못 하는 우주방위부대. 소설은 그 부대에 자원입대하는 한 할아버지를 주인공으로 전개된다. 알고보니 상당히 리더쉽이 강하고 지혜로운 이 할배가 우주여행을 떠날 때 독자인 나도 그의 뒤를 따라서 무리없이 함께 여행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우선 저자의 탁월한 말솜씨 덕분이고 두번째로는 역자의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번역솜씨 덕분이라 할 수 있겠다.
주인공에게 소설 속에서 몇 번의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나 역시 마치 어렸을 때 읽었던 서바이벌게임북 때처럼 선택을 해봤는데, 책장을 넘겨보면 주인공은 매번 나와는 다른 선택을 했다. 그런데 그것이 오히려 절묘한 타이밍으로, 유쾌하게 영웅을 만들어가는 계기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그 영웅 이야기가 껄끄럽거나 한심하게 느껴지지 않은 것은, 주인공이 다치고 부서지고 으깨지는 순간들이 나름 현실적이었고 그 고통도 사실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라고 할까.. 읽으면서 함께 통쾌하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고 놀라기도 하고.. 책을 덮고나니 시리즈물로 뒤에 2권 더 있다는데 다 구매해 볼 생각이 들었다. 다음 책들이 오기 전까지는 이 책을 한 번 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정말 즐겁게 읽었다.
사족으로, 이 책 바로 직전 읽은 것은 영국인에 의해 씌여진 영국귀족이 주인공으로 19세기 말이나 20세기 초반의 영국 내 작은 시골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풀어나가는 형사물이었다. 그 책도 앉은 자리에서 읽고 끝낼 정도로 상당히 흥미진진하게 읽었기 때문에 그냥 일어서기 싫어서 내친 김에 이 책을 집어들었던 것인데, 이 책은 미국인에 의해서 한 30세기 정도의 미래에서 벌어지는 미국인(또는 미국 출신의) 주인공이 우주에서 벌이는 전투로 또 다른 의미의 흥미진진한 내용이었다. 같은 영어를 쓰는 사람들인데 참.. 두 권을 연달아 읽고보니 비록 번역자의 손을 거쳐 한국어로 접하긴 했으나 그들의 묘한 유머감각이나 센스의 차이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