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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에서 영성으로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저는 이어령 장관의 얘기보다 맨 마지막에 그 따님인 이민아라는 분의 간증 내용에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본인도 암으로 망막분리증으로 참 어려운 시간 속에서 항상 오뚝이 마냥 일어섰다죠. 자신의 자식도 자폐아 등 정말 부모로서는 견디기 힘든 시간들을 겪어가면서 캘리포니아 주 지방검사까지 하고서 어려운 청소년들 변호를 맡고자 변호사로 전직하고 그 다음에는 또 전도사와 같은 마음으로 거듭나는 과정 속에서 넘어지거나 좌절한 시간도 많았을 텐데, 그래도 꿋꿋이 일어나서 나가셨다죠. 그런데 가장 믿고 의지하던 의젓한 큰 아들이, 대학도 졸업하고 법대대학원을 가고자 준비하고 있었다면 정말 꽃같은 나이 22-3세에 불과했을 텐데 갑자기 원인 모를 뇌사상태에서 2주 만에 곁을 떠났다죠.
한 사람의 삶 속에서 겪을 수 있는 큰 아픔이라면 가장 큰 아픔이 뭘까요, 내 자신의 육신의 고통일까요 자식의 고통일까요.. 사실 어느 것 하나 가늠하기 어려운데 이 분은 그 두가지를 가지고 평생 씨름하시다가 결국은 장대같은 아들이 눈 앞에서 눈 깜짝할 새에 스러져가버리는 것을 목격하신 셈이잖아요. 너무나 큰 아픔에 악 소리도 안 나오고 눈물 한 방울 떨어트리기 힘들었을 것 같은데.. 아마 그 분은 그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추스리고 일어설 힘이 있으셨겠죠. 인명은 재천이고 내게 주어진 고난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주어진다는 것은, 살아있는 인간이라면 종교인이든 비종교인이든 결국 언젠가는 고통 속에서 깨닫고 맞딱드릴 수 밖에 없는 진리라는 것이 정말 얼마나 잔인한 인간의 숙명이랍니까. 그 고통을 깨달음 속에서 담담히 서술한 그 간증내용에 저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이 났습니다. 자식을 잃은 어미의 심정을 누가 가늠이나 하겠습니까. 짐승도 몇달 키우다가 자기 눈 앞에 쓰러진 새끼 앞에서 큰 소리로 울부짖는데 하물며 그 모든 시간과 애정을 주고받은 20여년을 고이 키워온 그 귀하디 귀한 자식이 한순간에 더 이상 만질수도 볼 수도 없는 곳으로 사라져버렸다는데요.
내가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어렵다고 해도 이게 다 남의 탓이라고 해도, 아무렴 이분이 겪었던 어려움, 고통, 그리고 정말 남의 탓을 하고 싶은 그 모든 것보다 더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도 아직도 투덜대고 내 발 밑만 보면서 징징대는 내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워서.. 울었지요. 이렇게라도 내 자신을 한 번 돌아볼 수 있게 됨을 감사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너무나 죄송하네요. 자신이 누리는 것을 고마워할 줄 모르는 어리석음 때문에요, 그리고 그것을 나눌 줄 모르는 이기심 때문에요. 이제부터라도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고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저도 분발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