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이보다 나를 더 사랑한다 - 아이보다 더 아픈 엄마들을 위한 심리학
신의진 지음 / 걷는나무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요즘은 세상이 많이 바뀌어서인가, 사람들이 자기 상처를 드러내고 그 원인을 찾아서 앞으로 또 있을 수 있는 불행을 방지하고자 애를 쓰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 간혹 어떤 단어를 듣거나 어떤 상황이 되면, 다른 사람들은 별반 반응을 안 보일 것에도 나만은 화들짝 놀라거나 격렬한 반응으로 대응하고 마는 부분이 있다. 상처에 소금을 뿌리면 쓰리고 아프지만, 소금을 뿌렸을 때 아프다는 것은 거기에 상처가 있다는 얘기겠지... 그냥 놔두면 자연히 치유되는 수준의 상처도 있겠지만, 놔두면 계속 상처로만 남아있을 부분은 소금을 뿌려서라도 찾아내서 치유를 해야한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어렸을 때 자기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해줘야 할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가 가장 깊고 자각하지 못 하면서 지워지지 않는 흔적으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어릴 때는 왜 그러는지조차도 모르면서 그냥 아파하고, 조금 자라면 누가 내게 어떤 식으로 부당하게 상처를 줬는지 조금씩 깨닫게 되면서 분노한다. 그런데 조금 더 나이가 들면.. 결국 내게 상처를 줬던 그 사람도, 어렸을 때 그 누군가로부터 상처를 받고 그 상처를 인지하지 못 한 상태로 자라나서 치유되지 않은 상태로 또 누군가를 만나서, 나를 낳고 얼결에 가족이 되어버린 사람이란 것을 보게 된다. 가난과 학대만이 아니라 상처도 대물림이 된다는.. 단순하면서도 진지한 그 진리에 섬뜩함마저 느낀다. 

그래서 얼결에 부모가 되어 내 자식에게 내가 느꼈던 아픔, 배신감, 컴플렉스, 분노, 좌절감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책의 저자는 내 자신의 상처를 먼저 들여다보고 나부터 치유되어 나부터 행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프면 아픈 만큼 솔직히 그 아픔을 인정하고 바라보지 않으면 결국 똑같은 아픔을 잔인하게 내 후세대에 대물림해주고 마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게 되니까.. 여러가지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 글들을 읽으면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이러저러한 상처에서 자유로운 영혼, 부모가 이 세상에 과연 몇 명이나 있을 수 있을까 싶다. 잘나면 잘난대로 못나면 못난대로.. 각자의 왜곡된 자아상과 삐뚫어진 허상, 허장성세 뒤에 파묻혀버린 왜소한 내 진짜 모습.. 그런 것에 둘러쌓여서 한 생을 살다가 가는 것이 보통 인간들의 일반적 모습이 아닌가.. 조금이라도 건강한 자아상을 갖고 잠시라도 온전한 행복을 느끼고 살기 위해서는, 나부터 건강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타인이 입력시켜준 잘못된 자아상에 휘둘리면서 몇십년을 살다간다면 억울할 테니까.. 나부터 행복해지면 내 자식도 내 가정도 행복해질 테니까.. 저자의 말에 백분 공감하면서 주의깊게 읽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