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길 사람 속 - 개정판
박완서 지음 / 작가정신 / 200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박완서씨의 글을 읽다보면 항상 느끼는 거, 이렇게까지 정직해도 되는 걸까 하는 경이로움... 그래서 또 느끼는 거, 친근감... 똑 떨어질 정도로 자신의 감정을 철저하게 해부하면서도, 그 치부조차 가릴 생각 없이 다 드러내는 정직함에 차가움마저 느끼면서도 나도 모르게 박완서씨의 신간에 손이 가는 이유는, 아마 속속들이 공감하는 바로 그 철저한 차가움 때문이 아닐까.

사람들은 사회 속에서 적당한 가면과 가식 속에 가려진 모습으로 서로를 대하고 서로를 느낀다. 적당히 착하고, 대신에 뒤로 적당히 호박씨 까고, 적당히 예의 차리면서 뒤돌아서서는 적당히 흠잡고 헐뜯고... 으례 그러려니 하는 사회 속에서, 점점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들어낼 공간은 줄어만 든다.

그런 가운데 문득 문득 접하는 박완서씨의 산문에서 묻어나오는, 섬뜩할 정도의 독설(?)과 차가울 정도의 이성...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느껴봤을, 그러나 죽기 전에 과연 이 체면치례 세상에서 한 번이라도 겉으로 드러내고 갈 수 있을까 싶은 그 감정들이, 조금의 치장도 없이 활자화되어 흘러나오는 걸 보고 있자면, 그것 또한 하나의 쾌감일 정도다. 그래서인가? 박완서씨의 책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주저함 없이 택하게 되었던 이 책에서도, 난 여전히 똑같은 만족감과 함께 그 책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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