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tic River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고, 그 일방통행로 속에서 인간은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한다. 이런 인간에게 남는 인생이란 결국 자기 합리화와 회피적 망각 뿐이다. 똑같은 상황이 끊임없이 돌아오고, 그 앞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간은 스스로 무뎌져야 한다.
여기서 人間史는 성숙이나 자각이 아니라 억압된 회한과 무감각의 무한 축적으로 귀결된다. 삶은 상표만 달리 한 채, 끝도 없이 동일한 폐기물로 쌓이기만 하는, 쓰레기 하치장의 산과 같다. 난지도 위에 꽃길과 공원을 만들듯이 우리는 단지 포장만 바꿈으로써 인생을 그야말로 '견딘다.' 그리고 이 영화는 이렇게 잘 견딘다는 사실이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를 마지막 퍼레이드 장면에서 보여준다. 견디는 일을 퍼레이드로 바꿀 수 있는 능력, 악몽을 길몽으로 변화시키는 이 놀라운 능력 덕에 인간은 공룡 이후 지구에서 가장 번창하는 종이 되었다.
영화의 핵심은 세 명 중 한 명에 의해 차의 빈 자리는 꼭 채워져야 되고, 그 한 명은 자기 이름을 다 쓸 수 없게 되어 있다는 (일종의 섭리와 같은) 구도인 듯 하다. 그 구도에 인간이 손을 댈 구석은 어디에도 없다. 영화에는 인간이 어쩔 수 없는 차원이 밑에서부터 발목을 부여잡고 있고, 위로부터 어깨를 내리누르고 있다. 그리고 데이브가 죽기 전에 남긴 마지막 말처럼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은 채 삶은 중단된다. 그가 죽은 후에도 어느 누구에게도 開明은 뒤따르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들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누구나 어렴풋이 알지만 스스로 무시할 뿐이다. 아내의 품에 안겨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