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스피노자를 공부하면서 17세기 네델란드 사회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었고, 동시에 스피노자와 몇 블록을 사이에 부고 살던 역사적인 화가 렘브란트에도 눈길이 미치지 않을 수 없었다. 17세기 네델란드 사회를 세밀히 다룬 책을 찾기가 쉽지 않았던 차에 우연찮게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고, 간략하게나마 그 시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며 이 분야에 관한 한 독보적인 저서인 조나산 이스라엘의 'The Dutch Republic: Its Rise, Greatness, and Fall 1477-1806' 도 소개받을 수 있었다. 책이 내보이는 렘브란트는 '새로운 혁명적 예술양식'의 개척자이며, 나아가 그가 개척자로써 등장하게 된 사회적 배경에 주목한다. '렘브란트의 혁명적 예술을 탄생시켰던 것은 17세기 전반부의 네델란드 사회였다. 그리고 그 네델란드 사회는, 에스파냐 왕정에 반발해 1566년에 시작되어 독립 네델란드 공화국 성립으로 종결된 네델란드 독립혁명의 직접적 결과였다.' 그렇지만 렘브란트는 한 시대의 깊은 구조를 반영한 존재이자, 동시에 그 시대를 회의적인 태도를 드러내는 반정립적 존재이기도 했다. 그의 대상 인물에 대한 시각에는 부르조아적 시각과 함께 반부르조아적 (혹은 타자적) 시각이 모순적으로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 증거로 당대의 고통받고 소외되는 자에 대한 단순한 연민의 태도가 아닌 연대감과 동일시의 태도를 내세운다. 렘브란트는 이런 식으로 변증법적 역사 발전의 궤적의 중요한 연결고리이자 증표로서 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