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사 - 단군에서 김두한까지 한홍구의 역사이야기 1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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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앞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던 사람들에게 '대한민국'이란 과연 무엇일까? 기성의 50-60세대에게 대한민국이란 미국과 이승만이 김일성의 공산주의로부터 구해낸 '자유'의 나라다. 조선일보 등 구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언론들은 그런 류의 대한민국의 기원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이승만의 나라만들기, 박정희의 비극적 영웅담 등을 생산해 내기도 했다.

그런 이야기에 너무 노출된 분이라면 강력추천할 수 밖에 없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대한민국>이란 나라의 기원이 그다지 내세울 것 없고 심지어는 추하다는 느낌까지 준다. 그러나 그것이 다는 아니다. 추한 것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그래야 더 추해지지 않을 수 있고 노력 여하에 따라 추함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까...

솔직히 말해서 남한과 북조선을 놓고 볼 떄 어느 나라가 더 정통성이 있을까? 남한은 3-1운동 정신과 대한민국 망명 임시정부의 법통을 잇는다고 헌법에 버젓이 나와있으나 임시정부의 정강에는 토지 국유화안이 있다. 임정의 통일 민족 자주 노선은 당시의 남한과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그냥 순전히 상대적으로 북조선과 비교한다면 남한이 북조선보다 더 정통성이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역사는 아이러니의 연속이다. 남한은 정통성없는 정부에 대항하여 민중들이 봉기하여 민주국가로 나아갔으나, 북조선은 정부의 정통성이 상대적으로 수준이 높았기에 아무래도 민중들은 고분고분 독재를 용인했다. 시원의 정통성은 북조선에 있을런지 모르지만 과정의 정통성은 남한에게 있다. 물론 나의 생각이다. 남북의 통일은 바로 시원과 과정의 정통성이 통합되는 수순을 밟을 때 완벽해 질 것이라고 믿는다.

이 책은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란 나라의 근대적 기원을 흥미있게 서술해준다. 역사에 대한 호기심은 현대사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본다. 이 책은 정말 그 촉매제로 손색이 없는 좋은 책이다. 다만 이 분야를 좀 더 깊이 읽도록 가이드를 해줄만한 저서목록이나 연구 동향 등을 간략하게나마 소개해주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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