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포스트모던적 모던 1 책세상총서 20
볼프강 벨쉬 지음, 박민수 옮김 / 책세상 / 2001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크게 두 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다. 하나는 <포스트모던>의 정체성에 대한 것이고, 둘은 <포스트모던>의 상황에서 필요한 이성의 형태이다.

첫째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다음과 같다. <포스트모던>이란 <모던>과 단순히 배타적인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모던> 역시 혼란스런 개념을 전제하여, 그 역사적 전개과정을 <근대>-<근대적 모던>-<20세기의 모던>으로 세분화하고, 그 다음의 자리에 <포스트모던>을 위치시킨다. <포스트모던>이란 <20세기 모던>에서 스캔들과 같이 보였던 양상들이 이제는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시대는 <포스트모던한 모던>으로 규정된다.

둘째 질문에 대한 대답은 <가로지르기 이성>다. 전통적으로 이성을 총체적 통일의 능력으로 파악하고, 인식능력들의 합리성 중에서 오성의 합리성을 유일한 합리성으로 간주하는 근대철학의 경향을 비판한다. 합리성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으며, 상이한 합리성들을 하나의 기준으로 통약하는 이성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이성은 상이한 합리성들 사이에서 탄생하며, 그들 사이에 다리를 놓아준다. <가로지르기 이성>은 각각의 합리성들의 차이와 한계를 드러내면서 그것들 사이의 교류를 촉진시키고, 논쟁과 변화를 추동한다. 이는 동일성과 차이를 동시에 적절히 고려하는 이성이다.

이와같은 저자의 대체적인 입장은 후일 <심미적 사유>의 문제로 연결된다. 1990년 간행된 <심미적 사유>에서 지각과 사유의 관계는 새롭게 정의되는데, 여기서 지각을 인식과 도덕적 행위의 예비단계로만 규정했던 전통적 견해에 반박한다. 모든 사유에서는 거의 모든 단계에서 감성이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그런 맥락에서 모든 의미는 '감성적 의미' 다름아니라고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