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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아일랜드 - 역사와 문학 속의 아일랜드
박지향 지음 / 새물결 / 2002년 6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이번 월드컵에서의 명승부를 꼽자면 한국 대 이태리 경기와 함께 스페인 대 아일랜드 전을 든다. 우리 팀 처럼 눈에 띠는 스타플레이어는 없지만 근성과 조직력으로 강호들의 간담을 써늘하게 했던 멋진 경기를 보여주었다. 아일랜드 응원단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아일랜드 서포터즈들은 한국 서포터즈들과 비슷했다. 그들이 경기를 보는 태도 속에는 슬픔과 감격이 어우러져 있다. 아쉽게 스페인에게 패하긴 했지만 아일랜드팀은 나에게 큰 인상을 주었다.
그러던 차에 박지향 선생님의 이 신간을 보게 되었다. 일본인들이 조선을 '동양의 아일랜드'라고 불렀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두 나라의 역사와 심성는 너무도 닮았다. 본서는 박지향님의 영국과 일본의 제국주의 비교 연구의 곁가지 산물이다. 주로 '아일랜드'라는 민족적 정체성, 특히나 '슬픈 아일랜드'라는 정체성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 복잡한 관계를 들춰본다. 고스란히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 오버랩되기 때문에 매우 흥미있는 이야기다. 이 분야에 관심이 돋아 저자의 다른 저서 <제국주의 신화와 현실>도 찾아보게 되었다.
아일랜드가 '슬픈' 이유는 다음의 인용으로 대신한다. '잉글랜드 인들이 '아일랜드의 민족성'이라고 부른 것은 실은 잉글랜드성이 투사되어 나타난 굴절된 이미지였다. 그리고 여기서 파생된 아이러니는 이러한 앵글로-색슨의 태도가 아일랜드 사람들 스스로 자신들의 인종적 문화적 신화를 만들어내도록 도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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