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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와 무한
엠마누엘 레비나스 지음, 양명수 옮김 / 다산글방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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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근현대의 철학적 주류는 인식론이다. 데리다가 인식론적 형이상학에 대한 실날한 조소를 보내는 등 인식론의 제국주의에 대한 공격이 날고 거세지고 있지만 여전히 인지과학과 철학의 연계에 철학자들의 관심이 쏠려 있는 것을 보면 인식론의 지배는 여전한 듯 보인다. 그러나 그 놈의 인식란 것... 따지고 보면 우스운 거다. 도데체 인식이 존재(심지어 실존)에 대해 뭘 안다고 할 수 있나? 기껏해야 몸의 생존을 위한 도구 밖에 더 되는가?
그걸 러셀처럼 악으로 깡으로 수학적 집합론을 매개로 인식론의 세계상을 절대화하려는 꼴같잖은 짓은 집어치워주시라. 내 생각으론 인간의 인식이란 도구적인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도구적인 한계에 갇힌 인식이 자신을 '절대'라고 참칭할 때 무슨 해괴망칙한 일이 벌어질까? 다들 알 것이다. 현대사의 꼬락서니를... 나는 레비나스의 철학은 포스트모던 철학이란 배들이 아직 다다르지 못한 항구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푸코도 말년에 '윤리'의 문제로 나아가지 않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