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철학입문
에띠엔느 질송 지음 / 서광사 / 198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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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흔히들 중세철학하면 극복되어야 할 철학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다. 보편성을 추구해야할 철학이 신학과 종교의 시녀로 전락했다는 식의 거친 단순화 덕이다. 그러나 중세철학이 그렇게 단순화해도 좋을 만큼 미신적이고 만만한 사유 체계는 결코 아니다. 스콜라철학이 추구한 그 엄밀성은 이미 칸트의 사유체계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고 18세기를 거치며 서서히 그 베일이 벗겨지고 20세기 초반에 이르러 질송이나 마리땡 같은 이들의 독보적인 작업을 통해 그 심오한 자태를 드러내게 되었을때 많은 이들이 이에 감복하게 되었다. [칠층산]으로 유명한 토마스 머턴 수사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질송은 이 책에서 중세철학을 큰 사상사적 맥락 하에서 이성과 계시라는 넓은 주제로 압축시켜 보여준다. 비록 아주 얇은 책이지만 대가답게 핵심을 도드라지게 세워 그 철학적 흐름과 주제간 연관성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질송의 논문 이외에도 역자는 부록으로 질송의 생애와 사상, 중체철학 개관, 그리고 현대 신비주의철학자인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에 대한 글도 첨가해 놓았다. 철학과 역사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 번 일독을 권할 만한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과 함께 분도출판사에서 나온 [스콜라철학의 기본개념들]을 함께 보면 더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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